설문 대상인 기독교 학교들에 조사 거부 요청
![]() |
▲교회언론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에서 교계 인사들이 발언하고 있다. 맨 오른쪽부터 권태진 목사, 박종언 목사, 이효상 목사, 우순태 목사. ⓒ이대웅 기자
|
불교계열 종교자유정책연구원(종자연)의 ‘학내 종교차별 실태조사’ 강행 결정에 종교편향 기독교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16일 오후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언론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의 즉각 중지를 촉구하는 한편, 기독교 학교들에 대해 종자연의 연구조사를 거부해줄 것을 요청하고 결의했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현병철)는 6개월 가까이 계속된 기독교계의 거센 반발에도 꿈쩍하지 않고, 지난 9일 전국 147개 중·고교에 ‘종교차별 실태조사 설문 협조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조사는 학교별 학생 15명을 대상으로 오는 30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이 147곳 중 기독교 학교는 40여곳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같은 인권위의 종교편향적인 태도에는 같은 정부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조차 비판적이다. 문광부는 지난 9월 인권위의 이번 실태조사 연구용역 계약체결에 대해 “인권위 고유업무에 해당하지만, 연구용역 수행과정이나 결과에 종교차별 논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달라”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국장로교총연합회 권태진 상임회장과 대책위 박종언 총괄간사, 미래목회포럼 이효상 사무총장,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우순태 총무, 교회언론회 이병대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종자연 사태로 출범한 대책위에는 예장 합동·통합·고신·합신·백석과 기장, 기감·기성·기침 등 여러 교단들과 한국기독교학교연맹, 한국기독교학교연합회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종자연 사태에 대해 “기독교계는 불교단체에 의한 종립학교 사찰은 문제가 있고, 특정종교 편향으로 종교간 갈등 소지가 있는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그 부당성을 지적해 왔다”며 “인권위는 종자연이 불교단체임을 알면서도 이런 잘못된 용역 체결을 파기하기는 커녕 강행해 기독교계를 무시함은 물론, 헌법에 보장된 ‘종교의 자유’와 ‘교육권’을 반인권적 행위로 매도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또 “국가기관이 앞장서 사회에 파열음을 내는 것에 대해 심히 우려한다”며 인권위를 향해 다음 사안들에 해명을 요구했다. △어느 기관보다 공정해야 할 인권위가 불교단체인 종자연과 용역계약을 맺고, 종교 갈등과 종교 자유, 종교 교육 등 ‘기본권’을 무시하는 반인권적 행위에 앞장서도 되는가? △정부의 일방적 평준화 교육정책 피해자인 종립학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면서, 근본 해결방안인 정부 교육정책 시정에는 어째서 침묵하는가? △종자연 설문조사 항목에는 인권문제와 아무 관련이 없거나 종교다원주의를 요구하는 문항이 포함돼 있고, 종립학교의 당연한 종교행사를 부정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등이다.
이들은 “인권위의 협조요청을 받은 140여 각급 학교는 설문에 전면 응하지 않기로 지난 7·8월 결의했다”며 “이제라도 종립학교의 정체성을 훼손하고 학생들에게 불편을 주며, 자칫 종교간 갈등과 특정종교 억압 우려가 있는 행위를 즉각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국가기관의 이런 부당한 행위에 대해, 기독교계는 결코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회견문 낭독 이후 질의응답에서 권태진 목사는 “대책위의 운동은 결코 기독교 이기주의의 발로가 아니라, 더 나은 사회를 위한 것”이라며 “이 때문에 불교와 기독교간에 갈등이 빚어진다면 사회가 불행해지기 때문에, 불교와 천주교 등 이웃종교 모두를 위해 나섰다”고 말했다.
박종언 목사는 “종자연의 설문 내용을 보면서, 학생들이 단순히 불편함을 느꼈는지 여부를 놓고 인권침해로 호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생긴다”며 “특히 5-1번 문항은 종교 혼합을 국가가 강요하고 있는 것”이라고 항의했다.
이효상 목사는 “인권위가 설문조사를 하겠다는 근거는 지난 12년간 종교편향 관련 구제 요청이 130건 정도 왔다는 것인데, 따져보면 1년에 10건 정도에 불과하다”며 조사 타당성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이번 설문조사는 종교사학 중 절대적 분포를 차지하는 기독사학 말살을 위한 의도가 다분하다”며 “이를 위해 한국교회 모든 교단과 단체, 학교에서 함께 운동을 펼쳐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자연 설문조사, 무슨 내용 담겼길래…
문제의 설문 5-1항은 5번 문항에서 ‘귀하가 다니는 학교 안에 종교적 상징물(불상·예수상·십자가·종교인 동상 등)이 있습니까?’에 있다고 답한 이들, 즉 종립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귀하가 다니는 학교 안에는 불교·기독교(개신교와 천주교 포함)·유교·원불교·대순진리회·천도교·대종교 등 가운데 두 가지 이상 종교에 관련되는 종교적 상징물이 함께 있습니까?’를 질문하고 있다. 이는 개신교 뿐 아니라 불교와 천주교 등 어느 종립학교에서도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는 지적이다.
또 6번 문항은 ‘귀하가 다니는 학교에서 불교·기독교(개신교와 천주교 포함)·유교·원불교·대순진리회·천도교·대종교 등 종교 가운데 두 가지 이상의 종교에 대해 대등한 비중으로 배운 적이 있습니까?’를 물으면서, 주로 한 가지 종교를 교육하는 종립학교를 마치 ‘차별과 편협의 온상’처럼 보이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8번 문항에서는 ‘귀하가 현재 다니고 있는 학교의 입학식, 졸업식 등 학교 공식행사나 수업 등 교육과정에서 종교의식(법회·예배·기도 등)을 거행하는 경우가 있습니까? 있다면 얼마나 자주 합니까?’, 8-1번 문항에서는 ‘종교의식을 거행하는 것은 학교의 공식적인 방침입니까, 선생님마다 다릅니까, 아니면 학생들 스스로 합니까’를 각각 묻고 있어, 학생들이 종교행사에 의구심을 갖게 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7번 문항의 경우 ‘귀하가 고등학교에 지원할 때 학교 측에서 재학중 종교교육을 실시한다는 설명을 한 적이 있습니까?’를 질문, 평준화 정책의 폐해를 학교 측에 전가하고 있다.
이밖에 종교계 사립학교 학생들에게만 ‘귀하의 종교가 학교 설립이념인 종교와 다르다는 것을 학교 또는 교사에게 알리면 각종 종교행사에 참여하지 않아도 불이익을 받지 않습니까(11번)?’, ‘귀하가 다니는 학교에서 진행하는 종교의식이나 수업 등에 참여하지 않았거나 불성실하게 임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습니까(12번)?’, ‘귀하가 다니는 학교의 교사가 성경이나 불경 등 종교경전 구절을 외우라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까(14번)?’ 등을 따지고 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