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21일 금요일

[크리스천투데이]대선 막판 변수 ‘신천지 연루설’, 그 논란의 전말은(2012.12.21)


성도들, 흑색선전에 흔들리지 않는 성숙한 자세 필요

이번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성도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당선이 유력했던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가 ‘신천지’와 연관이 있다는 설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유례없는 치열한 선거전이었던만큼, 이 이슈로 인해 약 1천만에 달하는 기독교인들의 표심이 흔들렸다면 결과가 충분히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었다. 

선거 과정 막판 ‘네거티브’와 ‘흑색선전’의 정점은 어쩌면 바로 이 ‘신천지 연루설’이었다. ‘국정원 댓글女’나 불법 선거사무소를 뜻하는 이른바 ‘십알단’ 논란의 경우 경찰 등 국가기관의 조사를 통해 법 위반 여부 등 실체가 정확히 드러날 수 있었던 사안이었으나, 선거가 채 1주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느닷없이 제기된 이 ‘신천지 연루설’은 객관적인 ‘팩트’를 파악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종교적 사안이었기에 정치권 인사들이나 국가기관 등이 해명하기도 애매했다.

더구나 이 신천지 연루설이 불거진 계기는 얼마 전 비극적으로 마지막 방송을 마친 ‘나는 꼼수다’ 진행자 김용민 씨의 ‘트윗’이었기 때문에, SNS의 특성상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무차별 유포·확산되던 양상이었다.

김씨는 자신이 목회자 자녀이며, 아버지 교회에도 신천지가 침투해 어려움을 겪었다는 내용을 공개하는 등 신천지 연루설을 공개한 이날 하루에만 40-50건 이상의 트윗을 팔로워들에게 전송하면서, ‘신천지’라는 단어가 하루종일 주요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를 점령해 각종 언론에까지 보도됐다.

‘신천지’ 집단 자체가 가진 휘발성도 이같은 ‘최악의 네거티브’ 주장에 힘을 싣는다. 선거전이 보수와 진보 세력의 대결집으로 유례없이 막판까지 초박빙으로 전개되면서, 작은 이슈나 논란 하나에도 유권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신천지’는 성도들이 가장 두려워하면서도 혐오하는 이단 세력이었다. 교회 바깥에서 전도 등을 통해 기존 교인들을 유혹해온 다른 이단들과 달리, 신천지는 ‘산 옮기기’ 등을 통해 기존 교회에 침투하여 교인들을 통째로 신천지 교인화(化)하거나 교회 자체를 신천지 교회로 바꿔버리는 행태를 보여왔다. 이에 각 교회는 ‘신천지 출입금지’ 팻말을 게시하거나 신천지 대책 세미나를 여는 등 이들을 극도로 경계해 왔다.

이로 인해 본지나 한국교회 주요 연합기관에는 새누리당과 신천지의 연루설이 수면 위로 부상한 후 이를 문의하는 성도들이 적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6-7백만에 육박하는 기독교 유권자들의 표심을 직접적으로 좌우할 수 있었던 신천지 논란은 며칠 안 가 가라앉았다. 그리고 ‘신천지 연루설’이 제기되던 박근혜 후보는 제18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러한 결과는 20-30대를 능가했던 50-60대의 ‘분노 투표’에도 요인이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보수 성향이 많고 ‘성경적 세계관’에 가까운 후보를 선호하는 기독교인들이 이같은 네거티브에 흔들리지 않고 소신을 지켰던 데서도 찾을 수 있다.

이러한 흑색선전을 빠르게 잠재운 것은 박근혜 후보가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신천지 연루설을 언급하면서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초반 진화에 나선 것 외에, 공신력 있는 교계 연합기관에서 잇따라 성명을 발표하면서 ‘신천지 연루설’이 사실이 아님을 밝힌 데서도 찾을 수 있다.

사실 교계에서 박근혜 후보와 가깝다고 알려졌거나, 이를 은연 중에 과시하면서 선거 후 논공행상을 바라던 목회자들은 이번 신천지 논란에 ‘꿀 먹은 벙어리’였다. ‘신천지’라는 이름에 겁을 먹고 개인적 성명이나 의견 발표조차 하지 않으면서, ‘박근혜 후보가 신천지와 관계가 있는 것이 사실인가’ 하는 의구심은 더욱 커져갔다. 특히 반대 진영은 사실관계와 무관하게 SNS 등을 통해 이를 계속해서 유포하고 있었다. 심지어는 신천지와 관련된 언론을 비판했다가 고소까지 당했던 기자가 이 논란이 해프닝에 불과하다는 기사를 쓰자, 이단을 옹호하느냐고 억지를 부리는 이들도 있었다.

이같은 분위기에 제동을 건 것은 결국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홍재철 목사, 이하 한기총)였다. 한기총은 논란이 불거지자 하루 만인 14일 성명을 내고 “악성 루머를 마치 사실인양 인터넷에 유포시켜 유권자들을 현혹시키는 일이 발생했다”며 “이러한 루머가 이미 6개월 전 입수돼 여러 경로로 자체 사실관계를 조사한 결과, 박근혜 후보는 신천지와 아무런 연관이 없고 루머가 사실무근임을 확인했으며 박 후보 역시 전혀 관련이 없다고 했다”고 발표했다. 한기총은 선거를 3일 앞둔 16일(주일), 새누리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차 박 후보와 신천지 연루설을 일축했다. 한기총이 보수적 성향을 띠고 있다고는 하지만, 많은 비난을 감수해야 했기에 분명 쉽지 않은 일이었다.

박 후보도 14일 한기총 주최로 열린 ‘제23회 대한민국 기독교의 밤’ 영상 축사를 통해 “저와 신천지가 관계가 있다는 식의 터무니 없는 주장도 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님을 성도 여러분께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이런 흑색선전을 모두 이겨내고 국민 모두가 화합하고 통합하면서 국민 행복의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고, 그것이 하나님께서 제게 품으신 뜻이라 믿는다”고 언급하면서 논란은 가라앉았다.

교계 한 관계자는 “이처럼 이단을 선거판에 끼어들여 성도들을 혹세무민하는 행위는 다시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성도들도 ‘이단’이라는 소문만으로 귀를 막은 채 배척하고 터부시만 할 것이 아니라, 사실관계를 정확히 따져 이같은 흑색선전이나 성도들의 그러한 자세를 악용한 이단조작이 교계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성숙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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