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교회가 신도들에게 현금 봉투를 나눠주며 선행 실천을 권유, 화제가 되고 있다.
7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시카고 노스사이드의 '파크커뮤니티 교회'는 전날 신년 첫 예배 참석자 전원에게 봉투 하나씩을 전달했다.
봉투 안에는 최소 2달러(약 2천원)부터 최대 102달러(약 11만원) 사이의 현금이 각각 들어 있었다.
이 교회 잭슨 크럼 목사는 "봉투 안의 돈을 각자 생각하는 가장 선한 목적에 써달라"며 "이를 통해 교인들 사이에 선행에 대한 대화가 촉발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크럼 목사는 설교 도중 폭력·살인사건 발생 지역마다 산발적으로 동그라미를 그려넣은 시카고 시 지도를 꺼내 보였다.
그는 "화려한 고층 빌딩 숲에 가려진 그늘진 곳에서 희망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으며 때로는 그들에게 현금이 희망이 될 수도 있다"면서 "각자 받은 현금으로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최고의 선행을 찾아보라"고 당부했다.
파크커뮤니티 교회가 교인들에게 나눠 준 현금 총액은 1만2천달러(약 1천300만원)에 이른다. 이들은 교회 일반 기금에서 예산을 마련했다.
크럼 목사는 예산이 넉넉해서 이 같은 일을 계획한 것은 아니라면서 "'선행'이야말로 교회의 존재 이유 아닌가,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를 위해 무언가 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교회는 십일조를 요구하기만 했지 교인들이 이웃에게 직접 금전적인 도움을 베풀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3달러(약 3천원)가 든 봉투를 받은 에린 인도비나는 "매일 아침 출근길에 만나는 노숙자가 머리에 떠올랐다"며 "단순히 3달러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이번 기회에 그 노숙자와 이야기를 나눠보고 봉투 속 돈에 개인 기부금을 보태 좀 더 특별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인 제임스 애덤스는 "봉투 속 12달러(약 1만3천원)를 어디에 사용할지를 놓고 기도를 시작하겠다"며 "우리가 누구를 왜 도와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예배를 마치고 교회 문을 나서는 이들 대부분은 현금 봉투를 어떻게 사용할지 아직 결정 못 한 상태라면서도 "교회가 하나가 되어 이웃을 돌아보고 돕는 것은 매우 뜻깊고 중요한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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