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병법을 관통하는 핵심 교훈은 대여대취(大予大取)라 할 수 있다. 즉 “크게 주고 크게 얻으라”는 것이다. 그래서 천하를 평정한 지도자들은
대여대취의 비밀을 알았다. 유비, 조조 등 삼국지의 영웅들도 때로는 자신의 자존심, 명분, 실리를 통 크게 양보하고 베풂으로써 천하의 인재들을
얻었다. 뿐만 아니라 세계 IT계의 최고 리더인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도 손자병법을 애독하며 대여대취의 원리를 활용해 꿈을 성취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은 명예와 실리, 권력을 좋아한다. 손자병법은 그러한 인간 심성을 활용해 싸우지 않고 상대방을 제압하는 지도자의 비책을
소개한다. 그중 핵심이 바로 대여대취인 것이다.
손자병법에서 말하는 최고의 지도자는 백전백승의 전략가가 아니다. 그보다 더 높은
경지가 있다. 그것은 싸우지 않고 굴복시키는 부전굴인(不戰屈人)의 지도자다. 그래서 손자병법의 리더십은 전쟁을 최대한 피하는 병도(兵道),
전투를 최대한 피하는 전도(戰道), 전화를 최대한 줄이는 쟁도(爭道)를 대원칙으로 한다. 진시황 암살계획을 실행하는 세 명의 자객 이야기인
‘영웅’이라는 영화에서도 무공의 3단계를 소개한다. 첫째, 검과 몸이 하나 되는 것이다. 둘째, 검을 마음으로 휘두르는 경지다. 그러나 그보다
더 높은 경지, 세 번째는 싸우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자객은 충분히 진시황을 죽일 수 있었으나 오히려 검을 거두고
살려준다. 진시황에게 목숨이라는 큰 것을 주고 천하의 안정과 평화라는 더 큰 명분과 실리를 취한 것이다. 즉 그들도 대여대취를 한
것이다.
지도자라면 협상을 할 때도 대여대취의 교훈을 명심해야 한다. 정말 상대방의 마음을 얻고자 한다면 먼저 상대방을 배려하고 큰
이익을 베풀어야 한다. 그것이 자신한테는 작은 이익일 수 있지만 상대방에게는 큰 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내가 더 큰 명분과 이익을
얻게 되는 것이다. 지난 대선 때 한 후보가 상대 후보와의 협상 과정에서 대여대취를 하지 못했기에 결과적으로 소탐대실의 패착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큰 물고기를 잡으려면 큰 미끼가 필요하다. 그러나 소인들은 먼저 주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결코 큰 것을 얻을 수 없는 것이다.
하물며 지도자가 먼저 주려고 하지 않는다면 무엇을 얻고 어떤 영향력을 끼치겠는가.
지금 한국교회는 개 교회, 교단, 교계가 극심한
분열과 대결양상을 보이며 온갖 패권 싸움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다투고 분열하는 공동체는 망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지도자들끼리 눈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 소탐대실하면 더더욱 그렇다. 그대, 지도자인가. 그렇다면 어떤 지도력을 구사하고 있는가. 이제는 소탐대실을
버리고 대여대취를 하라. 더 이상 이기적이고 소아적인 모습을 버리고 통 크게 주고 더 큰 것을 얻어라. 이제 좀 더 큰 가슴으로 서로를 품어라.
지금은 작은 것을 탐하다가 큰 것을 잃는 소탐대실의 리더십이 아닌, 큰 것을 내어주고 더 큰 명분과 실리를 얻는 대여대취의 지도자가 필요한 때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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