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15일 화요일

KAL기 폭파사건 김현희 "MBC PD수첩이 날 테러했다"(2013.01.16)


 2011년 8월 11일 김현희씨는“KAL기 폭파 때만 해도 나는 통일 임무를 수행한 것으로 믿었다”고 말했다./사진=조선일보DB
‘KAL 858기 폭파사건’의 주인공 김현희(51)씨가 MBC 대담프로그램 ‘마유미의 삶, 김현희의 고백’에 출연해 사건 후 25년간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김현희는 15일 방송에서 10여년 전 MBC ‘PD수첩-16년간의 의혹, KAL기 폭파범 김현희의 진실’에 대해 “사실이 아닌 왜곡보도”라며 “재발 방지를 위한 사과와 함께 관계자들은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2003년 MBC PD수첩은 방송을 통해 KAL기 사건 유족과 사건의 진상을 다루며 ‘김현희가 진범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현희는 “MBC가 당시 남편이 없는 집을 급습해 촬영해갔다”며 “그건 한 마디로 테러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때 한 살, 세 살 된 두 아이를 업고 집을 나와 지금까지 추방생활을 한 지 만 10년이 됐다”면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너무나 괴로웠고 (MBC가) 자살을 하고 싶을 정도의 고통을 줬다”고 밝혔다. 그는 외국으로 이민을 가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증인이 눈을 뜨고 있는데도 가짜로 모는데, 내가 없으면 가짜라서 도망갔다고 하고, 마음대로 KAL기사건을 조작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희는 방송사가 가짜 논란을 만든 데 대해 ‘이적행위’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가짜면 대한민국이 KAL 858기를 폭파한 테러국이 되는 것이다”며 “(가짜 김현의 논란은) 국가문란과 이적행위와 마찬가지다. (의혹 제기에) 관여했던 사람들에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희는 KAL기 폭파사건에 투입된 것에 대해 “당시에는 혁명전사인 줄 알았으나 알고 보니 북한의 로봇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폭파사건 후 죄책감에 대해 “많이 괴로웠다. 아무리 세월이 약이라고 하지만 유가족에게 너무 큰 고통을 드렸기에 진심으로 그분들께 사죄드린다”며 “아무리 말로 한들 그 상처가 치유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1989년 3월 7일 김현희가 첫 재판을 받기 위해 서울형사지법 대법정에 나왔다./사진=조선일보DB
탑승객 115명 전원이 사망한 KAL 858기 사건은 1987년 11월 29일에 일어났다. 밤 11시 27분 이라크의 바그다드를 출발, 아랍 에미리트의 수도 아부다비에 기착한 뒤 방콕을 향해 가던 대한항공 858편 보잉 707기가 29일 오후 2시 5분쯤 버마 근해인 안다만 해역 상공에서 공중폭발했다. 

일본 여권을 갖고 있던 김현희는 공범 김승일(하치야 신이치)과 함께 바그다드에서 KAL-858기에 탑승해 7B와 7C 좌석에 앉았다. 그리고 머리 위 선반에 쇼핑백에 든 시한폭탄을 넣어두고 11월 29일 새벽 2시44분쯤 중간 기착지인 아부다비에 내렸다.

김현희는 당시 ‘하치야 마유미’라는 가명을 사용했다. 이틀 후, 중동의 섬나라 바레인에선 아시아인 남녀 두 명이 음독자살을 기도해 남자는 죽고 여자는 살아남았다. 이때 생존한 여성이 바로 김현희다.

폭파 후 자신의 신분이 들통나자 김현희는 자살용 앰플을 깨물었다. 공범인 김승일은 그 자리에서 즉사했으나 김현희는 응급처치 후 한국으로 압송됐다. 김현희는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1990년 노태우 정권 시절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 당시 국가안전기획부는 ‘일본인으로 위장한 북한 공작원 김승일과 김현희가 북한의 지령에 따라 1988 서울올림픽을 방해하기 위해 저지른 범행’이라고 밝혔다. 

김현희는 방송에 출연한 것에 대해 “아이들은 KAL기 폭파 사건을 모른다. 만약 이 방송을 본 뒤 알게 된다면 사실대로 털어놓겠다”며 “한 번은 넘어야 할 산이기에 (출연을) 결정했다. 오늘이 1988년 1월 15일 안기부에서 KAL 858기 사건을 수사해 발표한 지 25년이 되는 날이라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이날 방송은 전국 시청률 6.3%(닐슨코리아 발표)를 기록했다.
 15일 MBC 대담프로그램 ‘마유미의 삶, 김현희의 고백’에 출연해 눈물을 흘리는 김현희씨./사진=방송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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