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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24일 일요일

[크리스천투데이]어린이들, 영어예배 참석하려 ‘테스트’ 거친다는데…(2013.02.24)


영어예배를 말하다-(3) 어린이·청소년 대상 영어예배의 경우

▲한 교회의 어린이 영어예배 모습(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교회 제공

어린이·청소년 영어예배는 지난해 말 일부 교회들의 ‘사전 인터뷰’라는 예배 참석조건 탓에, ‘영어 과외’ ‘조기 영어교육’ 현장으로 변질됐다고 일반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실제 몇몇 대형교회 어린이 영어예배에서는 ‘인터뷰’를 통해 참석 인원을 제한하고 있기도 하다. 그들의 인터뷰는 정말 ‘불순한 의도’일까.

이에 대해 서울 한 강남권 대형교회 어린이 영어예배 K전도사는 “영어권 아이들을 위해 어린이·청소년 영어예배가 있는데, 종종 영어에만 관심이 있어 오는 친구들도 있다”며 “저희는 오로지 예배에만 집중하기 위해 사전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교회 어린이 영어예배에는 매주 150여명이 참석하며, 매달 한 차례씩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3년 이상 외국 거주자나 외국인들의 경우 인터뷰를 실시하지 않고 있으며, 주요 참석자들은 교포 출신이나 외국에서 살다 입국한 어린이들이 대부분. 순수 외국인은 많지 않고, 참석자들 중 4분의1 이상이 국제학교를 다니고 있다.

이 전도사는 “영어로만 예배가 진행되는데, 참석자들이 설교나 찬양의 의미 등을 이해하지 못하면 예배에 의미가 없지 않느냐”며 “한국어를 주로 사용하는 아이들을 위해서는 한국어로 하는 예배가 있으니…”라고 했다. 그는 “저희 예배는 외국에서 살다 오거나 영어가 더 편한 친구들을 위해 개설된 것”이라고 했다.

특히 예배 뿐 아니라 ‘분반공부’가 인터뷰를 해야 하는 이유라고도 했다. K전도사는 “영어를 배울 목적으로 예배에 오는 친구들도 있지만 뭐라 이야기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면서도 “영어만 쓰는 친구들과 영어를 더듬더듬 하는 친구들이 한 반에서 함께 공부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어린이 영어예배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강남권에 교회가 있다 보니 외국에서 살다가 한국에 들어온 아이들이 많은데, 한국어 예배에 갔다가 언어가 어려워 (영어예배로) 다시 넘어오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그는 “영어는 2차적 도구로 전도의 기회를 삼거나 필리핀·베트남 등 영어를 사용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선교의 기회도 될 수 있고, 이런 이들 중 공동체에 속해 신앙생활을 하고 싶어하는 이들에게는 저희 예배가 그런 공동체를 만드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영어가 중요한 도구이지만, 사역자로서 당연히 예배가 먼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것이 일종의 딜레마라고도 할 수 있다”고 했다.

강북의 다른 교회도 사전 인터뷰를 진행해 인원을 제한하고 있는데, 이유는 비슷하다. “어느 정도 아이들이 (영어를) 이해해야 예배가 진행 가능하다”. 또다른 강남권 한 대형교회는 인터뷰를 진행하지는 않지만, 영어예배를 소개하면서 처음부터 “영어실력 향상”을 이유로 내세우기도 한다.

그러나 인터뷰를 진행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또다른 강남권 한 대형교회 어린이 영어예배 담당 J전도사는 “영어를 잘 하는 아이들이 많이 찾는 편이고, 별다른 인원 제한이나 사전 인터뷰 조건은 없다”고 했다. ‘전도 기회’에 대해서는 “성인들은 모르겠지만, 어린이 영어예배의 경우 효과가 좀 있는 것 같다”며 “예배에 많게는 80-90명, 적어도 60-70명은 꾸준히 참석하고 있다”고 했다.
‘어린이 전도’로 유명한 강북권 한 교회에는 연령대별 영어예배가 마련돼 있다. 이 교회의 어린이 영어예배 목표는 ‘영어를 통해 예배를 드리면서 하나님을 만나는 시간’이다. 이 교회는 예배에 참석하는 어린이들의 영어 실력이 전혀 평가대상이 아니다. 목적 자체가 ‘전도’에 있기 때문에, 영어 자체에 큰 목표를 두지 않는다는 것.

이곳 유년부(초 1-2) 영어예배 순서를 보면, 20여분의 영어 찬양 이후 간단한 인사말을 교사들과 영어로 주고받고, 함께 기도문을 한 줄씩 따라 읽으며, PPT로 제작한 교회 자체의 ‘바이블 스토리’를 원어민 교사들이 읽어준다. 내용을 다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일단 다 듣고 나면 설교자가 나와서 간략히 내용을 설명하고, 한 문장씩 읽어가면서 의미를 살펴본 후 전체 결론을 함께 외우고 기도한다. 헌금 찬양과 기도 이후, 함께 영어로 주기도문을 외우면서 예배가 마무리된다.

이 교회에서 중점을 두는 부분은 예배 후 2부 순서이다. 외국 영화를 시청하거나 쿠키를 함께 만들면서 교사들과 영어로 대화하고, 십계명이나 사도신경을 외우기도 한다. 담당 L전도사는 “초등학생 부모들의 영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이므로, 어린이 전도에 관심이 많은 교회 특성상 영어를 통해 아이들이 예배를 접하면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면 어떻겠나 하는 생각으로 영어예배가 시작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 전도사는 “아이들이 오전에 예배를 드리고 오후에 있는 영어예배에 믿지 않는 친구를 데려와 함께하기도 하고, 이렇게 발을 들여놓은 친구들이 부모를 교회로 데려오는 경우도 있다”며 “1주일에 한 번이기 때문에 사실 영어예배를 통해 영어를 배우려 하기보다는, 오후 시간대에 예배드리고 싶은 친구들을 위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곳 어린이 영어예배에는 원어민 교사 자녀들이나 특목고 학생들도 참석하고 있다.

어린이 영어예배에 대해 연구해 온 한 관계자는 ‘인터뷰’에 대해 “일각의 비판에 대해 수긍할 수도 있지만 예배가 왜 그래야 하느냐는 식의 반응은 사실 순진한 이야기일 수 있고, 영어예배가 시작된 이유도 영어교육을 위해서가 아니었고, 영어예배가 영어교육 현장으로 변질된 것도 아니다”며 “그러므로 ‘조기 영어교육 현장’으로 변질됐다는 문구 자체는 현상을 잘못 이해했거나 ‘수박 겉핥기 식’으로 대충 파악하고 내린 결론”이라고 응수했다.

그는 “인터뷰를 실시하는 교회들의 경우 영어교육을 위한 사전 테스트 성격이 아니라, 예배에 좀더 집중하기 위해서 아니냐”며 “예배를 위해 영어가 필요해서 취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또 “어차피 영어를 하나의 ‘도구’로 전도에 활용하려는 교회도 있지 않느냐”며 “교육 사각지대에 위치하거나 그런 환경의 아이들을 위해 주중 영어교육을 실시하는 교회도 있는데, 그런 부분들까지 감안한다면 영어예배는 하나의 ‘모티브’로서 작용하는 긍정적 면도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2013년 2월 3일 일요일

[크리스천투데이]한국교회 영어예배, ‘일석이조’와 ‘일사각오’ 사이에서(2013.02.03)


영어예배를 말하다-(1) 기원(起源)과 현황(現況), 이면(裏面)

21세기 한국교회에서 ‘영어예배’란 어떤 의미일까.

“영어를 미끼로 성도를 모으려는 술책일 뿐”이라는 부정적 시각부터 “외국인들의 영적 고향이자 해외선교의 베이스캠프”라는 긍정적 시각까지, 영어예배라는 화두는 넓고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 각 교회에서 ‘영어예배’가 시작된 배경 혹은 목적도 다양하고, 실제 현장에서 활용법 내지 기여도 역시 목적에 따라 크게 다른 것이 한국교회의 현 상황이다.

현재 한국 중·대형교회에서는 대부분 성인 또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영어예배’를 드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예배’까지는 아니라도, 교회학교 학생들을 위한 ‘영어성경 공부반’ 정도는 적잖게 개설돼 있다. 그 목적도 영어권 외국인들을 위한 예배에서, 애초 목적부터 ‘한국인 선교 또는 전도’, ‘영어실력 향상’을 내건 예배까지 극과 극을 오간다.

▲서울 한 교회 영어예배에서 내·외국인들이 기도하고 있다(상기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이 없음). ⓒ홈페이지 캡쳐

어쩌면 기복주의와 세속주의 등으로 비판받고 있는 한국교회의 현 주소가 ‘영어예배’라는 한 단어 속에 집약돼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천주교나 불교 등에서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영어 미사나 법회는 드물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종교들의 경우 인프라 부족이나 종교 특유의 ‘분위기’ 탓일 수 있다. 한국교회는 천주교·불교 등 국내 널리 퍼져 있는 다른 종교들과 달리, 영어권 국가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것이 사실이다.

초기 미국·캐나다·영국 등 영어권 선교사들로부터 복음이 전래됐고, 목회자나 신학자들도 대부분 이들 국가로 유학을 다녀오고 있으며, 마찬가지 이유로 영어에 관한 한 수준급의 자원들이 많다. 천주교의 경우 라틴어 성경을 고수하려던 것이 종교개혁의 시발점 중 하나가 되기도 했고, 오늘날 그 본산도 바티칸(이탈리아 로마)에 있다. 불교는 더 말할 것도 없으며, 이들에게는 역으로 외국인들 대상의 ‘템플스테이’가 있다.

그러나 ‘영어예배’에 대한 사회의 시선은 곱지 않다. 실제로 지난해 말 일부 언론들에서는 영어예배를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일부 어린이 영어예배에서의 ‘사전 테스트’ 제도를 ‘잘못된 조기 사교육 열풍이 교회 문마저 열어젖혔다’, ‘조기 영어교육이 부른 사회문제’, ‘부모들의 빗나간 욕망의 결과’ 등으로 보도한 것.

오늘날 한국교회의 ‘영어예배’ 현상은 결국 우리 사회에서 ‘영어’ 또는 ‘영어권 외국인’이 갖는 위상 또는 현주소를 말해주고 있다. 모름지기 수요가 공급을 낳는 법, 영어는 사회생활, 특히 ‘스펙’에 필수 요건이 됐다. 열린예배 등 시대의 흐름에 적극적으로 반응해 왔고, 대다수 교회가 복음주의를 표방해 ‘선교 지향적인’ 한국교회가 자연스럽게 영어로 예배를 드리는 데까지 나아갔다는 것이다. 스포츠나 취미생활을 선교에 접목시켰듯, 불신자들과 접촉하는 하나의 도구로 ‘영어’를 선택했다는 논리로, ‘선교학적 관점’인 셈.

실제로 영어예배를 포함한 ‘외국어 예배’도 1980년대 후반 경제가 성장하고 서울올림픽이 개최되는 등 국가 위상이 높아지면서 국내 외국인 거주자가 늘어나자, 일부 대형교회들이 이들을 위해 시작했다는 것이 정설(正設)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일본어·중국어 예배 등도 차츰 시작됐으며, 2000년대 이후에는 베트남어·방글라데시어·인도네시아어 예배 등 외국인 노동자들의 유입 속에 다변화되는 추세다. 이 교회들은 지금도 ‘외국인 위주의 영어예배’를 드리고 있으며, 이곳에는 한국인이지만 오랜 해외 생활로 ‘영어가 국어보다 편한’ 교포 출신 등도 찾아들고 있다. “교회에서까지 영어를…” 하는 비판 속에서도 “교회에서도 영어를…”이라는 현실론이 고개를 드는 이유다.

▲영어권 선교사들이 한 지역 교회에서 쿠킹클래스를 마련, 지역사회 어린이들을 위해 봉사하는 모습(상기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이 없음). ⓒ교회 제공

여기서부터 “언어 습득은 최대한 생활 속에서 많이 접하여 익숙해지는 게 좋다”, “국제화 시대, 영어가 어쩔 수 없는 우리 삶의 필요라면 받아들여야 한다”, “초·중등 학생들에게 요한복음 영어성경을 가르치면 일석이조”라는 말들도 등장한다. 해외 선교사들에게도 ‘영어’는 필수 항목이어서, 향후 세계 선교를 주도해야 할 한국교회에 더 많은 ‘영어 인재’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국내에는 ‘글로벌 인재양성’을 표방하면서 영어로만 수업하는 신학대학원도 등장했고, 어린이·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영어예배 사역자들을 길러내고 그들의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한 컨퍼런스까지 마련되고 있다.

물론 다수 의견은 ‘예배는 예배, 영어는 영어’이다. 특히 영어는 다른 ‘도구’들과 달리 예배 자체에 침투했기 때문에 그 성격이 다른 도구들과 약간 다른 측면도 있다. “예배 자체보다 공부를 목적으로 하는 영어예배는 하지 말아야 한다”, “예배는 모두가 듣고 참여할 수 있는 언어로 해야 한다”, “공부가 목적이라면 주일예배 이외 시간에 별도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예배는 하나님께 드리는 신앙의 표현이지, 하나의 도구가 돼선 안 된다”는 등의 말에는 힘이 실린다. 일제 36년과 6·25 전쟁이라는 고난 속에서 ‘일사각오’로 신앙을 지켜온 한국교회에, ‘일석이조’론은 하나의 혼합주의이자 ‘사단의 음성’일 뿐이다. 이른바 ‘예배학적 관점’.
결국 논란의 초점은 외국인들이 참석하고 그들을 위해 개설된 영어예배가 아니라, 한국인들이 영어공부를 위해 참석하는 영어예배로 압축된다. 특히 사리 분별이 가능하고 자신의 행동이나 신앙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성인’이 아닌, ‘어린이’들을 위한 영어예배로 모아진다. 그리고 ‘선교’가 아닌 ‘공부’를 위한 영어예배가 좀더 비판을 받기 쉽지만, 이 둘은 사실 크게 다르지 않다. 선교를 위한 영어예배라면, 영어공부에 관심있는 ‘비신자’들을 겨냥할 것이기 때문이다.

본지는 이처럼 복잡다단한 ‘영어예배’라는 화두를 총체적으로 다루면서, 영어예배가 ‘도구’로서 불가피하다면 바람직한 모델이 무엇인지 또는 지향해야 할 방향성 등을 탐구해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