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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5일 화요일

[학교 폭력 이젠 그만] 장관에게 눈물로 왕따동생 호소했던 누나, 4개월만에 결국 학교 떠나(2013.02.06)


[9개월前 학교 폭력 토론회서 돌발 질문… 高3 졸업사진 찍고 작년 9월 자퇴]

친구도 학교도 내 말을 안 믿어
친구들 "왜 교복입고 그랬어? 너땜에 학교 명예 떨어졌잖아"
폭력엔 無관용이라던 학교는 외부에 알려진 것을 더 신경써, 되레 가해자와 합의하길 권해
"왕따학생들 얼마나 괴로울까… 이젠 그들의 대변자 되고 싶어"

작년 5월까지 유서현(가명·19)양은 경남 김해에 사는 평범한 고3이었다. 장차 외교관이 되는 게 꿈이었다. 그러나 작년 5월 16일 모든 것이 변했다.

이날 유양은 담임교사의 만류를 뿌리치고 부모와 함께 교복 차림으로 서울에 왔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마련한 '필통톡' 학교 폭력 토론회에 참석해 맨 앞줄에 앉았다. 행사가 끝나갈 무렵 유양은 "장관님께 드릴 말씀이 있다"고 손을 들었다. 교과부 관계자도, 부모도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유양은 떨리는 목소리로 "중3 동생이 왕따와 폭력에 시달리다 43일째 학교에 못 가고 있다"면서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이 눈물을 닦았다.

9개월이 흐른 지금 장관을 울린 남매는 어떻게 됐을까? 유양 동생은 작년 6월 말부터 다시 학교에 다니고 있다. 교과부는 토론회 직후 조사관을 급파해 동생이 다니는 중학교 교장을 교체하고, 템플 스테이 등 왕따 예방 교육을 실시했다. 하지만 누나인 유양은 작년 9월 자퇴했다. 졸업사진까지 찍은 시점이었다.
5일 오후 경남 김해시 한 카페에서 지난해 학교 폭력 피해자였던 동생을 돕기 위해 노력했던 유서현(가명) 학생이 심경을 밝히고 있다. 유양은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 주최로 열렸던‘필(必)통(通)톡(Talk)’행사 무대에 올라 이주호 교과부 장관(맨 왼쪽) 앞에서 동생의 학교 폭력 피해 사실을 눈물로 호소했다(아래). /남강호 기자
학교에서 '하지 말라'고 말린 행동을 동생을 위해 감행했지만 유양 혼자 감당하기엔 험난한 세상이었다. 특히 유양이 토론회 때 "장관님 만나러 가겠다고 했더니 학교에서 '마음은 이해하지만 행동으로 옮기면 퇴학당할 수 있다'고 했다"고 말한 것이 논란이 됐다. 이 발언이 보도된 뒤 학교는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해명했다.

"학교는 제 동생이 폭력을 당했다는 본질적인 문제보다 오로지 (저의 행동이) 언론에 보도됐다는 사실에 신경을 쓰는 것 같았어요. 제 생각엔 학교 폭력 피해 학생과 가족의 마음을 헤아리고, 문제를 해결하는 게 학교의 일인데 그보다 본인들이 편안하고 싶어하는 것 같았어요."

유양은 "친구들조차 (퇴학 발언과 관련해) 제 말을 믿지 않는 것 같아서 그들과 같은 공간(학교)에 있기가 너무 힘들었다"고 했다. "몇몇 친구들은 저를 불러내 '왜 하필 교복을 입고 가서 학교 명예를 실추시켰느냐'고 했어요. 친구들과 멀어지고 (학교에 대한) 신뢰도 무너졌어요." 유양은 고민을 거듭하다 결국 졸업을 반년 앞두고 자퇴를 선택했다. 학교 폭력을 세상에 알리려 했던 학생이 이 일을 계기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아 4개월 만에 학교를 그만둔 것이다.

유양 동생은 또래보다 키가 작아 초등학교 때부터 괴롭힘을 당했다. 작년 4월엔 동급생에게 맞아 피를 흘리며 기절했다. 유양의 가족은 작년 초 동생 학교에서 '학교 폭력은 무관용이고, 방관자도 처벌한다'는 안내문을 받았다. 희망을 가졌지만 현실은 달랐다. 학교는 명확한 처리보다 원만한 합의를 권했다. 가해 학생은 "일방적으로 때린 게 아니라 나도 맞았다"면서 동생을 고발했다. 유양은 "이건 아니라는 생각에 토론회에 나갔다"고 했다. 자퇴할 때까지 넉 달간 유양은 집에 머물며 여러 번 앓았다.

"학교 폭력으로 목숨을 끊은 아이들 기사를 읽고 많이 울었어요. 대구 중학생이 자살하기 전에 엘리베이터에서 혼자 흐느끼는 사진을 봤어요. 세상엔 혼자 괴로워하는 아이들이 많을 거예요."

동생 일을 겪으면서 유양에겐 새로운 꿈이 생겼다. 유양은 "학교 폭력 피해자들을 대변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내년 검정고시를 치르고 이후 수능을 볼 생각이다.

"동생이 학교에 잘 다니고 있어요. 아직 '절친'은 없는 것 같지만 집에 와서 학교에서 친구와 탁구 친 이야기도 하고, 웃겼던 일도 이야기해요. 동생이 '나 때문에 자퇴했다'고 미안해하길래 '니 때메 관둔 거 아이다. 미안해하지 마라' 했어요."

유양이 자퇴한 학교 교감은 "기사 때문에 학교가 정말 골치 아팠다"면서 "어찌 됐건 학교에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받아주려 했는데, 학생이 너무 힘들어하다가 자퇴했다"고 말했다.

2013년 2월 1일 금요일

[크리스천투데이]학교 내 기도모임과 크리스마스 축제가 종교편향?(2013.02.01)


학부모 주축 된 청담고 ‘종교자유침해 시민대책’, 항의 집회

▲학부모들이 주축을 이룬 ‘청담고 종교자유 침해 시민대책’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동윤 기자

청담고 박창호 교장에게 종교탄압을 중지하고 학생 기도모임 ‘카리스’ 활동을 재개하게 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청담고 종교자유침해 시민대책’이 주관하고 참교육어머니전국모임, 나라사랑학부모회, 바른교육교사연대 등 237개 시민단체가 연합한 이 회견은 1일 오전 7시 30분 청담고 앞에서 개최됐다.

주최측은 “청담고 박창호 교장은 부임 직후인 2012년 9월경, 10년 동안 이어져 온 동아리 ‘카리스’의 기도모임을 폐지했고, 교내 동아리들이 작년 12월 24일 개최한 ‘크리스마스 음악축제’ 포스터에서 ‘크리스마스’라는 단어를 삭제하도록 지시해 학생과 학부모, 시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다”고 고발했다.

이에 이들은 ▲헌법에 보장된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 박창호 교장은 청담고 학생들과 학부모 앞에 사과하고 각성할 것 ▲교장과 서울시 교육청은 ‘크리스마스’ 단어 삭제 사건 전모를 진실되게 해명할 것 ▲교장은 왕따, 학교폭력을 위해 기도하며 10년간 많은 학생을 변화시켜 온 기독 동아리의 해체 이유를 학생들과 학부모, 1천만 기독교인들에게 해명할 것 ▲교장은 헌법에 보장된 종교자유 침해 사실을 인정하고, ‘카리스’ 기도모임 활동 재개를 허용할 것 ▲교장과 시교육청은 다시는 종교자유가 침해되는 일이 없도록 약속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조속한 해명과 적절한 시정을 할 때까지 청담고 종교자유침해 시민대책을 비롯한 237개의 시민단체들은 박창호 교장 퇴진운동을 비롯해 1인 피켓시위와 종교탄압철폐 범국민 서명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궂은 날씨에도 아랑곳 않고 50여명의 학부모들이 참여한 이날 집회는 장샤론 실행위원(청소년인권보호협회)의 오프닝 설명, 국민의례 및 애국가 제창, 시민단체 대표와 학부모 대표의 발언, 카리스 동아리 학생들의 퍼포먼스, 성명서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박정화 대표(바른교육교사연대)는 “작년 말 청담고에서 일어난 교내 기독교 동아리 활동 규제 사건 보도를 접하고 많은 학부모와 교사, 시민들이 충격을 받았으며 학교 교육을 우려하는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해 10년 간 이어온 기도모임을, 아무리 운영상의 문제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학교장의 일방적인 지시로 폐지시키는 것은 성급한 직권남용이고 극단적인 처사”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박 교장이 제시한 교육청 공문 중 ‘특정 종교를 지원하는 행사를 개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특정 종교를 향한 편파적인 지원이나 불공정한 지원을 지양하라는 의미이고 일체의 종교 활동을 금지하라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이 공문을 근거로 ‘크리스마스’ 단어 삭제를 지시한 것은 공문의 의미를 오해하고 종교 활동을 위축시키는 과잉조치이고, 만약 이 공문이 헌법에 규정된 종교 활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취지로 작성된 것이라면 마땅히 폐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지숙 대표(참교육어머니전국모임)은 격앙된 어조로 “박창호 교장은 카리스 탄압이 진정 서울시 교육청 공문을 따른 것인지 박창호 교장의 임의 조치인지 정직하게 밝혀라! 헌법을 부정하는 청담고 교장과 교감은 사퇴하라!”고 성토했다.

강 대표는 “가뜩이나 입시 위주의 경쟁적인 학교 생활로 인해 심성이 메마르고 각박해지는 학생들이, 스스로 마음을 추스르고 다잡아 내적 힘을 기르기 위해 종교 생활을 하는데, 이런 활동까지 막아서야 되겠는가”라며 “학생들이 희망하는 종교 활동을 할 수 없게 하는 것이 자유민주주의 헌법을 가진 대한민국 교육에서 정당한 행위로 받아들여질 수 있단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강 대표는 “카리스는 10년 전 학생 두 명이 뜻을 모아 청담고와 학생들, 교사, 교육을 위해 운동장 구석에서 기도하는 모임으로 시작해 지금은 120여명이 될 만큼 성장한 동아리다. 그런데 박창호 교장의 지시로 10년 된 기도모임은 폐지된 상태이고 동아리의 간판만 두고 동아리 활동 시간에는 일반 영화를 보여주도록 하게 하면서 이것이 탄압도 차별도 아니라고 우기고 있는 상황”이라며 “박창호 교장은 10년 동안 학생 자치로 성장한 카리스 기도모임을 하루아침에 영화동아리처럼 만든 것이 교육적으로 정당한지 해명하고 즉각 시정하라”고 강조했다.

한편 집회 중간에 학교측 관계자로 보이는 한 남성이 갑자기 나타나 참석자들에게 거칠게 항의하기도 했다.

2013년 1월 23일 수요일

[시론] 경제로 해결 안 되는 것들(2013.01.24)

이번 정부조직 개편안의 핵심은 경제와 과학기술의 강화로 요약된다. 교육과학기술부의 과학기술 분야와 지식경제부의 응용연구개발 분야를 떼어내고 기존의 대통령 직속 국가과학기술위원회와 원자력안전위원회를 포함시켜 미래창조과학부를 신설해 과학기술 분야의 강력한 컨트롤타워를 구성하는 것이 쌍두마차의 한 축이다. 다른 한 축은 기획재정부 장관을 부총리로 격상시켜 모든 부서의 경제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또 하나의 강력한 컨트롤타워를 만드는 것이다. 과학기술의 발전이 경제적 경쟁력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바야흐로 경제일색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경제의 틀로는 치유할 수 없는 신음이 우리 사회의 도처에서 들려오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 사회를 들여다보자. 노인을 가장 잘 섬기던 나라에서 순식간에 노인 자살률과 그 증가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나라가 되었다. 청소년 자살률 역시 가장 높고 생활만족도는 최저이며 학교폭력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출산율은 급격히 저하되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 사회로 치닫고 있으며, 살인·강도·강간 같은 강력범죄가 2000년에서 2010년까지 10년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는 통계자료도 있다. 경제적 요소가 이들 문제에 일정 부분 개입하고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되지만, 세계에서 유례없는 고속의 산업화와 그에 따른 경쟁구도의 도입에 의한 정신적 피폐가 문제의 저변에 놓여 있음을 가벼이 보아서도 안 된다. 경제가 좋아지면 문제가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편협한 오만이다. 오히려 이들 문제는 우리 사회를 빠르게 잠식해 표면으로 떠오르면서 사회의 동력을 약화시키고 있으며, 결국에는 경제동력에도 영향을 미칠 것임은 불 보듯 뻔하다.

 진정한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바란다면 우리는 어떻게 사는 것이 진정으로 잘 사는 것인지를 다시 생각하고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며 서로를 배려하는 사회를 향한 걸음마를 지금이라도 시작해야 한다. 우선 교육이 달라져야 한다. 타인을 존중하는 건강한 시민의식, 더 나아가 공생의 가치를 구현하는 공동체 의식은 치열한 입시경쟁의 적자생존 문화 속에서 자라날 수 없다.

 경제는 중요하지만 그런 공약에만 주목해선 안 된다. “공동체 정신을 길러주는 협력학습 기회를 확대하고 실천 중심의 인성교육 내용과 방법을 개발해 공급하겠다”는 공약이 의례적인 허언이 되지 않도록 챙겨야 한다.

 다음으로 과학기술 분야와 더불어 인간과 사회를 연구하는 인문학·사회과학을 진흥하기 위한 정책이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과학과 기술 관련 위원회·조직에 비교할 때 인간과 사회를 연구하는 인문사회 분야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대통령 직속으로 과학기술 분야의 국가과학기술위원회와 국가원자력안전위원회가 있지만 인문사회 분야에는 아무런 위원회도 설치되어 있지 않다. 수없이 많은 과학·산업·경제 분야의 국책연구기관이 있으나 경제학 이외의 사회과학과 인문 분야의 연구기관은 손에 꼽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건강한 사회를 위한 효율적 미래 비전을 만들기 위해서는 상황이 달라져야 한다.

 활력 있는 사회를 향한 가치를 창출하는 작업은 하루 이틀 사이에 이루어질 수 없으며 오랜 노력과 희생을 요한다. 새로운 정부의 임기 내에 가시적 효과를 낼 수 없는 일이라고 뒤로 밀어두었다가는 사회동력을 회복할 수 없는 시점에 이를지도 모른다. 필요한 물질을 제공하고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지도자는 인정을 받지만 아픔을 보듬고 치유하는 지도자는 감동을 준다. 인정과 감동이 함께 깃든 박수가 울리는 멋진 날을 우리는 맞을 수 있을까.

김기현 서울대 교수·철학과

2013년 1월 17일 목요일

[교회언론회 논평] ‘종교편향’과 ‘종교의 자유’ 혼동하나?(2013.01.17)



최근에 서울 강남의 모 고등학교에서 ‘종교의 자유’가 침해되는 사건이 있었다 하여 문제가 되고 있다. 이 학교에서는 지난 성탄절에 학생들의 자발적인 모임인 동아리를 중심으로 ‘크리스마스 음악 축제’를 하려 했는데, 학교 측에서는 ‘크리스마스’라는 단어 때문에 제동을 걸었고, 결국은 ‘드림 콘서트’로 이름을 바꿔 행사를 했다는 것이다.

‘크리스마스’를 중요한 절기로 지내는 기독교인은 전 세계에서 20억 명이 넘을 뿐만 아니라, 비종교인들도 인정하고 참여하는 세계적인 축제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날을 공휴일로 지정하여 지낼 정도로 보편화된 것인데, 일선 학교에서 ‘크리스마스’라는 단어에 대하여 알레르기 현상을 보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 뿐만이 아니라, 이 학교에서는 지난 해 9월에 부임한 박 모 교장이 종교연구반이며 기도 동아리인 ‘카리스’의 기도 모임을 폐지시킨 일도 있었다. 이 동아리의 기도 모임은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에 의한 것으로, 그동안 학원의 학생 왕따 문제, 학교폭력 문제, 자신들의 진로문제 등 학생들 나름대로의 현안을 해소하고, 학생들의 정신적 순화를 위해 지난 10여 년간 지속해 온 모임이다.

그런데 갑자기 학교장이 취임하면서 특정 종교의 성격이 있다고 하여, 폐지시킨 것은 ‘종교편향’과 ‘종교의 자유’를 구분하지 못하는 무지의 소치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8년 불교계가 현 정부를 향한 역사 초유의 ‘종교편향’을 앞세워 대대적인 반정부 궐기대회 이후, 학교나 공직자의 종교적 활동에 대하여 ‘툭’하면 ‘종교편향’이라고 몰아세워 왔다.

그러나 그 뒷면을 살펴보면, 자신들의 정교유착(政敎癒着)의 꼴불견이 드러난다. 그런데도 일선 학교에서마저 학생들의 자유로운 종교 활동을 ‘종교편향’으로 몰아가고, 헌법에 보장된 ‘종교의 자유’를 구분하지 못해, 억제 수단으로 삼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불교계에서는 박근혜 차기 대통령에게 정부 각 위원회에 불교계 인사를 참여케 해 달라는 요청을 하였고, 이를 수용키로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히려 이런 것이 전형적인 종교편향이지, 학생들의 자율적인 종교 활동을 종교편향으로 몰아 제재를 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폭거요, 기독교 탄압이다.

이제라도 이 학교는 30여 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청○고종교자유침해시민연대”의 주장대로, 교내에서의 학생들의 자발적인 종교 동아리 활동과 ‘기도 모임’이 자유롭게 이뤄지도록 보장해야 한다. ‘종교편향’을 빌미로 ‘종교의 자유’도 구별하지 못하고 이를 억압하는 것은 참다운 교육이 아니다.

한국교회언론회(대표 김승동 목사)

2012년 12월 27일 목요일

[양선희의 시시각각] 2012년에 묻어버리고 싶은 것(2012.12.28)

이제 사흘 남았다. 이날들이 지나면 2012년은 과거가 된다. 이즈음에 이 해와 함께 ‘과거의 일’로 묻어버리고 싶은 것에 대해 생각했다. 증오·분노·세대전쟁·막말· 권력형 비리…. 그런데 어느 것도 ‘자살’보다 강하지 않았다. 지난해 이맘때쯤 일어난 대구 중학생 자살로 올 벽두부터 ‘자살’이 화두가 됐기 때문일 거다. 게다가 최근엔 한진중공업 복직 노조원 자살까지….

 자살은 만연했다. 하루 평균 40여 명이 자살하고, 청소년 네 명 중 한 명꼴(23.4%)로 자살을 생각하며(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조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를 기록했다. 학생들은 학교폭력과 학업 스트레스 때문에 투신했고, 한 동네 빵집 주인은 옆에 있는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 때문에 장사가 안 된다며, 공기업 직원은 납품 비리가 발각됐다고 목숨을 끊었다. 자살은 도처에서 일어났다.

 가족 드라마에서도 자살한 친구 때문에 고민하는 고등학생 이야기가 한 토막 에피소드로 나오고, 툭하면 주인공들이 벼랑 앞에 서거나 약을 먹었다. 우리나라 연예인 중 자살을 생각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싶게 예능 프로에 나와 자신의 자살 위기를 떠벌리는 연예인들로 넘쳤다. 자살 보도 지침에도 불구하고 자살 보도는 줄을 이었다. 대중매체는 자살을 퍼뜨렸다.

 도대체 자살이 뭐길래. 2주 전 열렸던 언론중재위원회 정책심포지엄 주제는 ‘자살에 관한 전통철학적 접근’이었다. 권성 위원장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자살에 대해 좀 더 깊은 통찰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자경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는 불교철학으로 자살을 설명하며, 이 시대가 생명의 존엄성이 절대가치임을 몰라서라고 했다. 시대정신이 ‘생명경시’라서 자살은 삶의 고통을 끝내기 위해 쉽게 선택된다. 그런데 자살은 생애의 업에다 자살 순간 살인의 진심(嗔心)까지 더해져 다음 생의 고(苦)는 지금보다 더해진다고 했다. 자살은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이 아니라는 것이다.

 김성기 성균관대 유학·동양학과 교수는 내세관이 없는 유교에선 도를 깨치는 삶이 중요하다는 삶의 철학만 있다고 했다. 그래서 옛 선비들은 의(義)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사생취의(捨生取義)를 중시했다. 의로움을 위해 자살을 선택하기도 했고, 그런 이들은 의인으로 추앙받기도 했다.

 중학생이 학교폭력 문제를 제기하면서, 동네 빵집 주인은 대기업 빵집을 고발하면서, 노동자가 회사를 증오하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우리 사회의 자살이 사회문제와 얽혀 있는 것은 이 같은 유교적 뿌리에서 기인한 것일 수 있단다. 이런 죽음을 산 자들은 이해관계에 따라 열사로, 의사로 만들며 이용한다.

 그런데 유교에선 잘 죽기 위해서라도 충실하게 잘 살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사생취의는 대마도에서 “왜놈 땅에서 나는 것은 아무것도 먹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이를 지킨 최익현 선생 같은 죽음을 말한다. 분노와 좌절을 못이겨 죽는 것은 어떤 경우라도 사생취의가 아니라고 했다. 이렇게 작금의 자살 현상에 대해 철학도 답을 주지 못했다.

 역지사지(易地思之)해 보았다. 대구 중학생과 한진중공업 노조원의 유서를 반복해 읽었다. 절망적이었다. 출구가 보이지 않았다. 우리 사회에서 폭력을 당하는 자녀를 안전하게 폭력에서 구해내는 방법은 있는가. 월급을 받지 못하면 빈곤층으로 떨어지는 소시민이 일은 없고 빚더미에 앉아 있다면 어디로 도망쳐야 하나. 낙인 찍히면 끝장이고, 패자는 갈 곳이 없고, ‘뗑깡’쓸 힘이라도 없으면 밟힐 거라는 강박은 무시무시했다. 나도 답을 찾지 못했다.

 그러면서 기운 빠지지만 이런 단어만 떠올랐다. 염치·순리·관용·동감·상부상조·측은지심…. 이젠 진부해진 이런 말을 잊고 산 게 우리 삶을 더욱 팍팍하게 한 건 아닐까. 이런 ‘옛 감정’들이라도 복원하면 삶도 조금은 순해지지 않을까. 내년은 더 어려울 거다. 그 고단한 삶에서 뛰어내리고 싶어 할지도 모를 이웃을 향해 푸근한 마음 갖기 실험이라도 하는 게 그나마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