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17일 일요일

[크리스천투데이]‘한국 선교의 선각자’ 게일 목사 탄생 150주년(2013.02.18)


신분 장벽 허물고 ‘하나님’ 칭호 확립하는 등 다방면 공헌

▲게일 목사 탄생 150주년 기념예배가 열리고 있다.가야금과 창의 축하공연. ⓒ이동윤 기자

숭실학교를 설립한 윌리엄 베어드나 연세대의 전신 연희전문학교(延禧專門學校)를 창설한 언더우드처럼 대중적인 인기를 끌지는 못했지만, 성경번역·문서선교·복음전파에 이르기까지 한국 선교와 교회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제임스 스카스 게일 목사. 그의 탄생 150주년을 기리기 위한 기념예배 및 ‘게일목사기념관’ 개관식이 17일 오후 3시 연동교회(이성희 목사 담임)에서 열렸다.

기념식은 논문집 배포, 기념예배, 게일학술연구원 발기, 게일목사기념관 개관 순으로 거행됐으며, 게일 목사의 손녀인 웬디와 로즈마리 여사를 비롯해 손달익 예장통합 총회장 등 기독교계 인사 및 연동교회 교인 400여명이 참석했다.

게일 목사(1863∼1937년)가 한국 교계와 사회에 남긴 업적은 다방면으로 방대하다. 그는 처음 평신도 선교사의 신분으로 한국에 입국한 이후, 1897년 미국 뉴알바니노호에서 목사로 안수받고 다시 돌아와 1927년 떠나기까지 40년 동안 한국에서 선교했다. 제1대 연동교회 담임목사로서 연합기관장, 100만인구령운동의 실행위원장, 2회에 걸친 독노회장 등을 역임하며 한국 선교의 중요한 토대를 구축했다. 또 번역사역, 조선학 탐구와 해외홍보 및 각종 문화사역 등에 큰 업적을 남겼다.

연합기관사역에 있어 그는 독노회장으로, 학무위원으로, 신문사무국위원으로 맡은 사역을 성실하게 감당하며 탁월한 리더십을 보였다. 한국에서의 27년을 연동교회의 담임목사로 시무하였으며, 지식인들과의 활발한 접촉을 갖고 많은 지성인들을 교회로 오게 했다. 또 당시 양반들이 모인 교회에 천민들 역시 발을 들여놓게 한 장본인으로, 출신과 신분의 장벽이 없는 교회의 전통을 마련했다.

아울러 게일 목사는 ‘하나님’에 대한 이해가 ‘하늘의 주’에서 ‘유일하신 큰 분’으로 바뀌게 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1894년 당시 봄 상임성서실행위원회는 신명 채택을 놓고 투표했다. 이때 영국성공회의 한국선교부는 영국성공회 중국선교부와 한국천주교가 오랫동안 사용해 온 ‘텬쥬(천주)’를 채택하자고 주장했고, 여타 개신교 선교사들은 ‘하나님’을 채택하자고 주장했다. 이러한 신명에 관한 논쟁(1894∼1906년)에서 게일 목사는 ‘하나님’이 다신론적인 ‘하늘의 주’가 아닌 유일신론적인 ’한 크신 분’으로 이해되게 하는 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

또한 그는 한글 성경번역, 국어 문법서인 ‘사과지남’의 저술, 최초의 한글 번역소설인 ‘천로역정’의 번역, 그리고 구운몽·춘향전·흥부전·조선야담 및 이규보의 한시도 영어로 번역 소개했고, 다양한 단행본도 영어로 펴냈다.

교육문화 활동 역시 활발했다. 그는 경신·정신학교를 재건했고 ‘유몽천자’를 편찬, 교과서로 사용했다. 교육협회와 조선어학회 조직에 관여했고, ‘예수교회보’ 등 여러 언론기관의 책임을 맡았으며 조선음악연구회를 조직했고, 조선 고서적에도 관심을 가져 희귀고서들을 수집, 미국의회도서관에 보냈다.

▲게일 목사 유족이 초청돼 감사패를 받고 있다. ⓒ이동윤 기자

이성희 목사는 이날 기념예배에서 ‘게일의 천로역정’이란 제목으로 설교하며, 게일 목사의 선교 열정과 한국에 대한 뜨거운 사랑을 소개했다. 그는 “한국인들과 한국교회를 위한 게일 목사의 지극한 사랑의 결과로 ‘천로역정’이 번역돼 출판됐다. 이것은 당시 일제시대 때 시달리는 민중들을 보며, 일제의 기독교 신앙 탄압에 대항해 하늘나라를 향한 꿈을 심어준 것은 아닐까라는 추측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기독교의 신앙은 구원받고 성화의 과정을 통해 영화의 단계로 가는 것인데, 천로역정은 이러한 순례자의 신앙을 잘 표현해주고 있다. 한국교회와 성도들도 순례자의 신앙으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푯대로 삼아 그리스도의 삶의 길을 좇아가야 한다”고 권면했다.

축사를 전한 이만열 장로(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은 게일 선교사가 한국사와 교회사에 남긴 업적이 방대하기에 체계적인 연구의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에 연동교회가 ‘게일학술연구원’을 발기함으로 게일 연구에 새로운 전화점을 이루고 한국사와 교회사 연구에 큰 도움이 되길 희망했다.

고춘섭 장로는 기념예배에서 ‘게일학술연구원’을 발기한다고 발표했다. ‘게일학술연구원’의 발기인은 연동교회 이성희 목사로부터 주요 관계자 6명과 ‘논문집’ 집필자 12명을 비롯해 과거 게일 목사가 깊이 관계했던 기독교계 주요기관 및 유관기관의 장, 또한 현재 게일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학자를 총망라한다.

기념예배 후에는 교회 4층에 마련된 ‘게일목사기념관’ 테이프 커팅식이 있었다. 이 기념관에는 게일 목사의 주요 약력 및 김봉희 사모가 그린 초상화와 진열장 안의 유품 및, 1972년 레이놀드(이눌서) 선교사가 지은 게일 목사의 전기와 화봉책박물관의 기증책자 등이 진열돼 있다.

게일목사기념관 부설 게일학술연구원은 20일(수)에 개원한다. 이날은 게일 목사가 150년 전 탄생한 날이며, 연구원은 첫 행사를 대한예수교장로회 장로교회역사학회와 공동주관으로 하여 ‘한국 교회사 특강’을 연내 개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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