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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27일 일요일

[김진홍의 아침묵상] 단순함과 순수함 그리고 정열(2013.01.26)


무언가 큰일을 이루어 내는 사람들에게는 남다른 데가 있다. 다음의 세 가지가 가장 두드러진 예이다. ‘단순함’과 ‘순수함’과 ‘정열’이다. 단순한 사고, 단순한 인간관계, 단순한 동기와 목표를 지닌 사람들이 큰일을 성취한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너무나 복잡하다. 사회가 갈수록 복잡하여지니 사람들도 복잡하여진다. 생각이 복잡하여지고, 인간관계가 복잡하여지고, 동기와 목표가 복잡해진다. 이런 시대일수록 단순함을 지니고 그것에 정진(精進)하는 사람들이 큰 일에 쓰임받는다.

사람들의 생각이 복잡해지고 사회가 이해타산에 얽혀 복잡하여 질수록 순수(純殊)한 사람들이 소중하다. 비록 한때 오해를 받거나 실패하는 경우가 있을 지라도, 순수한 사람들은 결국은 빛을 낸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순수함이 힘이고, 순수함이 삶을 행복하게하고 성공에 이르게 하는 것임을 실감케 된다. 누군가가 말하기를 "순수함이 구원 받는다" 말했다. 이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순수한 사람들을 필요로 한다.

또한 단순하고 순수한 사람들에게 정열(情熱,Passion)이 더하여질 때 큰일을 성취케 된다. 어떤 분야이든 자신의 분야에 정열을 지니고 일생을 투자하는 사람들이 큰 업적을 이루어낸다. 독일의 철학자 헤겔이 남긴 명저 중에 "역사철학"이란 책이 있다. 그 책의 말미에 정열의 가치에 대하여 다음같이 쓰여 있다.

"내가 세계사를 살펴 볼 때 그 시대에 큰 업적을 이루고 세계를 이끌어 간 사람들은 정열의 사람들이었다."

‘단순함’과 ‘순수함’과 ‘정열’이 인생을 성공적으로 사는 삶들이 지닌 특성이다.

2012년 12월 27일 목요일

[분수대]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올 한 해 생각대로 사셨습니까(2012.12.28)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프랑스 시인 폴 발레리의 말을 새삼 되새기게 되는 연말이다. 새해 달력을 챙기고, 내년치 수첩도 새로 구해 식구들 생일이나 각종 아이디·비밀번호, 은행 계좌번호 따위를 틈틈이 옮겨 적고 있다. 나는 과연 생각하는 대로 살아왔는가. 아니면 사는 대로 생각해왔는가. 연초부터 지금까지 온갖 메모로 빽빽해진 올해 수첩을 보면 그저 휘둘리며 살았을 뿐 나 스스로의 생각대로 신선하게 지낸 날은 얼마 되지 않는 것 같다.

 대학시절 성경을 읽다가 눈에 꽂혀 자계(自戒)의 문구로 삼은 구절이 있다. ‘개가 그 토한 것을 도로 먹는 것 같이 어리석은 자는 그 어리석은 짓을 거듭 행하느니라’(잠언 26장 11절). 무언가 목표를 세워도 대부분 작심삼일(作心三日)로 끝나고, 나쁜 습관은 반대로 고칠 줄을 모르는 자신에 대한 경계였다. 그러나 수십 년 세월이 흘렀어도 ‘토한 것을 도로 먹는’ 한심한 행태는 개선될 기미가 없다. 이제는 성경 구절의 효용이 자계인지 자조(自嘲)에 있는지 헷갈릴 지경이다. 흡연 습관만 해도 그렇다. 매년 1월 1일 금연 결심을 했다가 곧 무너지고, 이어서 설날, 내 생일, 무슨 기념일 하는 식으로 퇴각만 거듭하다 한 해가 저문다. 어쩌다 석 달간 금연한 적이 있지만 100일을 못 채우고 동굴에서 뛰쳐나간 의지 약한 호랑이 꼬락서니이긴 마찬가지다.

 사실 습관은 뇌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는 본능에 따른 것이다. 미로 끝에 먹이를 두고 쥐에게 길을 찾아가게 하면 처음엔 뇌 활동이 매우 활발하다. 그러나 길 찾는 데 익숙해지면 뇌의 움직임도 줄어든다. 굳이 에너지를 낭비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일련의 행동이 기계적인 습관으로 바뀌는 과정을 학자들은 청킹(chunking·덩이 짓기)이라 부른다고 한다. 우리 일상생활은 대부분 신호-반복행동-보상의 3단계를 거쳐 형성된 행동 덩어리, 즉 습관이 지배하고 있다(찰스 두히그, 『습관의 힘』).

 문제는 뇌가 좋은 습관과 나쁜 습관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우리가 공기를, 물고기가 물을 거의 의식하지 못하듯 습관에 지배당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잊기 일쑤다. 행동만 그럴까. 생각에도 습관이 스며든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그냥 생각하던 대로 생각하면 머리가 편하다. 편한 데 익숙해지면 세상과 사물의 본질을 파헤치는 수고로움을 점차 꺼리게 된다. 생각이 다른 사람의 얘기는 듣기조차 싫어진다. 사서 피곤해질 이유가 없으니 말이다. 올 한 해 우리 사회를 지배한 집단사고 간의 격렬한 대립의 배경에도 생각을 습관에 맡겨버리는 몰(沒)지성, 몰성찰이 깔려 있는 것은 아닐까. 그게 아니라면 다투는 주제마다 합의점을 찾기는커녕 지루한 동어반복 싸움만 되풀이됐을 리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