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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28일 화요일

[동아일보][단독]CJ, 본사 압수수색 직전 비자금 증거자료 빼돌리려 했다(2013.05.29)

■ 檢, 李회장 관여 정황 자료 확보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CJ그룹이 검찰의 압수수색 직전 중요 문서를 빼돌리다 적발됐다. 21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CJ그룹 본사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검찰 수사관들이 압수품을 가지고  나오는 모습.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CJ그룹이 서울 중구 남대문로 CJ그룹 본사 사옥과 장충동 CJ경영연구소에서 21일 검찰의 압수수색 직전 중요 문서를 빼돌렸던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CJ그룹이 빼돌렸던 자료에는 재무팀의 각종 보고서와 재무 관련 결재서류,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비자금 명세와 관리 정황을 입증해 줄 수 있는 자료가 다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대진)는 21일 CJ그룹 본사를 압수수색하던 도중 당일 새벽 이 회사 직원들이 박스 5, 6개를 옮기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화면을 발견하고 해당 박스들을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계단을 이용하지 않고 엘리베이터로 자료를 옮겼는데 엘리베이터 입구 CCTV에 그 모습이 찍혔다. 검찰은 이 자료들이 본사의 지하창고로 옮겨진 사실을 파악한 뒤 모두 확보했다.

검찰의 압수수색에 앞서 당일 새벽 CJ경영연구소에서도 직원들이 일부 자료를 연구소 밖으로 빼돌리는 모습이 연구소 앞 도로 CCTV에 포착됐다. 검찰은 직원들을 추궁해 빼돌린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CJ그룹이 조직적으로 중요 자료에 대한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번 수사와 관련해 홍콩과 싱가포르 사법당국에 공조수사를 요청했다. CJ그룹 지주회사 및 계열사 주식을 사들인 해외 증권계좌의 계좌주와 거래 내용을 알려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대상 계좌는 10개가 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계좌의 거래 내용 등을 파악하면 이 회장이 해외 비자금을 어떻게 조성했고, 어떤 용도로 썼는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해외 차명계좌를 이용해 사들인 CJ그룹 주식이 이 회장과 누나 이미경 CJ E&M 총괄부회장의 경영권을 굳히는 데 활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차명계좌 운영자가 외국인투자자를 가장해 계열사 주식을 집중 매도해 주가가 떨어지면 이 회장 일가가 국내에서 주식을 매집해 지분을 늘리는 방식을 썼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도 이용됐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특수2부는 최근 이런 의혹을 파헤치기 위해 공인회계사 등 전문가들로 구성된 계좌추적팀을 수사팀 내부에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CJ그룹 압수수색 당일 최교일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특수2부 검사들에게 전화를 걸어 수사 상황을 확인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 되고 있다. 3월 퇴임한 최 전 지검장은 이 회장과 고려대 법대 동기생으로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수사팀에 확인한 결과 최 전 지검장이 특수2부 검사들에게 전화한 적이 없다”고 공식 부인했다. 하지만 최 전 지검장은 “수사 상황을 확인하거나 청탁하는 전화를 한 적이 없다”면서도 전화를 건 사실에 대해선 명확히 부인하지 않았다.

최 전 지검장은 퇴임한 판검사가 자신이 재직한 기관의 사건을 1년간 맡지 못하는 ‘전관예우금지법’에 따라 이번 사건의 변호를 맡지 못한다. 이 회장과 개인적 친분을 고려해 전화를 걸었더라도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2013년 5월 27일 월요일

[동아일보]CJ, 자사 영화에 상영관 몰아주고 방송 외주업체엔 제작비 후려치기(2013.05.28)

■ 문화산업 ‘슈퍼甲’ 횡포
CGV, 전국 스크린 41% 차지
CJ E&M, 케이블 채널 18개 보유


CJ그룹 사주 일가가 검찰 수사선상에 오르며 ‘문화계 공룡’ CJ의 ‘갑(甲)의 횡포’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CJ가 문화산업에 뛰어든 것은 제일제당 시절이던 1994년 할리우드에 영화사 드림웍스를 공동 설립하면서부터다. 당시 제일제당은 이 회사 자본금의 30%인 3억 달러(약 3300억 원)를 투자해 ‘꿈의 공장’으로 불리는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에 참여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애니메이션계의 거장 제프리 카젠버그, 유명 음반 프로듀서 데이비드 게펜도 이 회사의 투자자였다.

1996년 삼성에서 계열 분리된 제일제당은 이후 방송 가요 공연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문화산업의 대표 주자가 됐다. 1998년에는 서울 광진구에 ‘CGV강변 11’을 오픈해 멀티플렉스 극장 시대를 열었다.

CJ는 2000년 투자한 ‘공동경비구역 JSA’가 흥행에 성공하며 국내 영화계의 강자로 떠올랐다. 중소 자본이 주도하던 영화업계가 대기업 위주로 재편된 것도 이때부터다. ‘구멍가게’ 수준이던 영화산업을 산업화한 것이다. 삼성 대우 등 대기업이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철수하고, 2000년대 중반 국내 영화시장의 거품이 꺼지는 와중에도 CJ는 영화계를 지켰다. ‘영화광’으로 소문난 이미경 CJ E&M 총괄부회장의 공로라고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한국영화의 해외 진출에도 CJ는 기여했다. 2000년 한국영화의 첫 칸 영화제 본선 진출작인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은 CJ가 배급한 영화다. 올여름 북미 시장을 겨냥하는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가 제작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때 400억 원이 넘는 제작비를 투자한 것도 CJ다.

하지만 1등 기업인 CJ에 대해 요즘 영화계는 공(功)보다 과(過)가 크다고 평가한다. CJ가 투자, 배급, 상영 등 모든 것을 장악하는 수직계열화 문제 때문이다. CJ 계열사인 CJ E&M이 투자, 배급한 영화가 전국의 CGV 극장을 온통 차지한다. 한 기업이 생산과 유통을 장악해 독과점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 CJ E&M이 기획, 투자한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전국 2081개 스크린 중 1000개를 넘게 차지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CGV의 스크린 수는 858개. 전국 스크린의 41.2%에 이른다.

이런 CJ의 자사 영화에 상영관 몰아주기 행태는 저예산, 독립영화의 설 자리를 빼앗고 있다. 지난해 ‘터치’를 연출한 민병훈 감독은 상영관 몰아주기를 비판하며 영화를 조기 종영해 파장을 불렀다.

현재 영화계에는 “모든 돈줄은 CJ로 통한다”는 말이 있다. 제작사들은 투자를 받기 위해 CJ에 줄을 선다. 익명을 요구한 영화계 관계자는 “제조업체가 납품 단가를 후려치듯이, CJ도 자기들의 콘셉트에 안 맞는 영화에는 제작비를 깎으라고 강요한다. 스태프 인건비조차 CJ가 정한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tvN, Mnet, OCN, 온스타일 등 18개 케이블방송 채널을 보유한 방송 부문에서도 CJ E&M은 절대 강자다. 프로그램을 납품하는 외주 제작사들은 CJ의 ‘갑 행세’를 비판한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CJ는 갑 중에서도 심하게 ‘갑질’을 하는 회사다. 지상파, 종편 4사 어디에도 어음을 주는 곳은 없는데, 여기는 때로 어음을 준다. 결국 제작사는 ‘어음깡’을 해서 스태프에게 수당을 지급한다”고 전했다.

CJ E&M이 과도한 스카우트로 외주 제작사의 씨를 말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른 관계자는 “외주사가 만든 특정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 CJ가 이 회사 소속 연출가와 작가만 데려가서 자체 제작을 한다. 대기업 하나가 문화산업 전체를 쥐고 흔드는 꼴이다”라고 비판했다.

2013년 5월 26일 일요일

[동아일보]CJ 비자금 수사, 막후 실력자 손복남 고문으로 향하나(2013.05.27)

CJ그룹의 국내외 비자금 조성 의혹 수사 속도가 빨라지면서 오너 일가의 차명재산 관리와 비자금 조성을 기획한 최고 책임자가 누구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53)이 비자금 조성과 운용을 직접 보고받고 개입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고 이미경 CJ E&M 총괄 부회장(55)도 수사 선상에 올랐지만 재계에서는 이 회장의 어머니인 손복남 CJ그룹 고문(80·사진)에게까지 수사가 확대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손 고문이 대외 활동은 하지 않지만 그룹 내 주요 업무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기 때문이다. 최근 CJ그룹을 퇴직한 한 전직 임원은 26일 동아일보 취재팀과 만나 “손 고문은 요즘도 서울 남대문 본사 집무실로 출근해 주요 업무에 대해 보고받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도 손 고문의 가문 내 위치와 경영에 관여한 이력 등에 주목하고 있다. 손  고문은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의 부인으로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맏며느리다. 농림부 양정국장과 경기도지사를 지낸 고 손영기 씨의 딸로,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는 손경식 CJ그룹 공동회장(74)의 누나다. 그는 1993년 제일제당이 삼성그룹에서 분리돼 나올 때 자신이 갖고 있던 삼성화재 지분 12.8%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갖고 있던 제일제당 지분 11.3%를 맞바꿨다. 이듬해 3월 제일제당은 대주주가 ‘손복남 외 3인’으로 바뀌었다고 공시했다. 이후 손 고문은 1998년 장남인 이 회장에게 제일제당 주식 116만 주를 증여하는 등 자신의 주식을 몰아주며 힘을 실어줬다. CJ그룹 출신 관계자는 “2000년대 제일제당의 사명이 ‘CJ’로 바뀐 뒤 영업 일선에서 혼란이 일자 손 고문이 직접 나서 지주회사는 CJ㈜, 제일제당은 CJ제일제당으로 하라고 교통정리를 했다”고 전했다. 


손 고문은 CJ그룹이 현재의 계열사 구조를 갖추게 된 과정뿐 아니라 이 회장이 그룹 내에서 지분과 영향력을 쌓아 온 과정을 주도한 인물로 꼽힌다. 1995년 이미경 부회장이 제일제당 멀티미디어사업부 이사 시절 미국 ‘드림웍스’와 합작을 성공시킨 뒤 현재까지 CJ의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 사업 전반을 맡고 있는 것도 손 고문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 관계자는 “CJ E&M의 경우 이 회장이 2.43%, 이 회장이 최대주주인 CJ㈜가 40.19%의 지분을 갖고 있는 데 비해 이미경 부회장의 지분은 0.15%밖에 안 된다”며 “이 회장 역시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 사업에 관심이 있지만 손 고문이 이미경 부회장의 영역을 확실히 지켜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차남인 이재환 재산커뮤니케이션즈 사장(51)은 CJ그룹 상무 출신으로 2005년 CJ그룹을 떠나 회사를 차렸다. 이 사장이 대표로 있는 재산커뮤니케이션즈는 CJ CGV 영화관 광고와 CJ 계열사 광고 대행을 독점해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해 이 회사의 매출액은 192억 원, 영업이익은 88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이 45.8%나 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세 남매가 돈독한 사이는 아니지만 서로 견제하거나 경쟁하지 않는 것은 손 고문이 막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검찰의 관심사는 손 고문이 오너 일가 차명재산 관리와 해외 재산 도피에 관여했는지다. 오너 일가의 차명재산이 홍콩 싱가포르 스위스 등지의 해외 차명 증권 및 예금 계좌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의 서류상 회사(페이퍼컴퍼니) 등을 거치며 세탁되고 불려진 뒤 국내로 흘러들어와 그룹 내 지분 확보 및 유지에 쓰인 의혹이 제기된 상태여서 손 고문이 이런 사실을 보고받거나 관여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 안에서도 “손 고문에 대한 조사 없이 이번 수사를 마무리하긴 힘들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