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트루먼 쇼' 포스터
새해 초 북한을 방문했던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의 딸 소피 슈미트가 19일 자신의 ‘구글 플러스’ 블로그에 북한 여행기를 올리며 적은 이야기다. 소피가 말한 트루먼 쇼는 할리우드 배우 짐 캐리가 주연한 1998년 개봉한 영화로, 주인공 트루먼이 완벽하게 만들어진 세트장 안에서 30년의 인생을 살다가, 마침내 실제 존재하는 바깥세상을 알게 되는 이야기이다.
소피의 여행기는 아버지 에릭이 블로그에 남긴 간단한 소감문에 비해 훨씬 자세하고 내용이 풍부했다. 각종 풍경 사진은 물론, 입국 심사 서류, 크리스마스트리 장식 사진도 올리며 이야기를 풀어갔다.
여행기의 제목은 ‘이보다 더 기괴할 수 없다(It might not get weirder than this)’이다. 소피는 먼저 ‘강추위’를 북한에 대한 첫인상으로 언급했다. 그는 “영하 15도 이하로 떨어지는 날씨에도 실내 난방을 한 건물이 하나도 없었다. 그들은 자기들 최첨단 기술과 최신식 건물을 자랑하는 데 여념이 없었지만, 그걸 보는 우리 입에서는 입김이 나왔다. 내빈으로 이런 대접을 받기는 처음이었다”라고 말했다.
구글 회장의 딸 소피 슈미트의 블로그 화면./사진=인터넷 캡쳐
소피는 북한 주민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북한 주민들은 마치 ‘우리가 북한에서 태어난 것은 행운이야’라고 믿는 것 같았다. 그들은 현실에 대한 자각 없이 국가의 인질로 억류되어 있는데도 말이다”라고 말했다. 소피는 이어 김일성 종합대학 전자도서관의 풍경 사진을 올리며 “이 사진 한 번 봐라. 굉장하지 않나? 90대의 컴퓨터 책상이 있는데, 거기 앉아 있는 사람들이 모두 남자다. 더 이상한 건 이들이 뭘 하는지 아무리 봐도 모른다는 점이다. 일부는 그냥 스크롤을 내리거나 마우스를 클릭하고 있고, 대다수는 모니터만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고개를 돌리는 일도, 서로 눈을 마주치지도 않았다. 마치 피규어 인형들을 보는 듯했다”고 적었다.
소피 슈미트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사진. 북한 김일성 대학의 전자도서관 풍경이다./사진=인터넷 캡쳐
소피는 아버지의 질문이 북한 현실을 비꼬는 아주 똑똑한 질문이었다고 평가하며, “이 어리석은 북한 사람아, 당신들은 국제은행의 규제에 묶여 있기 때문에 (북한 애플리케이션을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판매하는 것을) 하고 싶어도 못 해…”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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