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 무산까지 긴박했던 하루]
北, 우리측 대표 차관급 보자 '우롱·도발' 운운하며 화내… "柳통일로 바꿔라" 거듭
요구
정부 "北도 차관보급" 맞서, 7~8차례 접촉… 이견 못 좁혀
◇오후 1시 명단 맞교환
남북은 이날 오전 9시 판문점 연락관 전화 접촉을 통해 협상을 시작했다. 북측은 남북이 동시에 대표단 명단을 교환하자고 요구했고, 우리 측은 이를 받아들였다.
명단 교환 시간은 오후 1시로 정해졌다. 양측 연락관은 판문점 중립국감독위원회에서 대면 접촉을 통해 남북 당국회담에 참석할 양측 대표자 5명의 명단을 교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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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당국 회담이 무산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11일 저녁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 마련된 회담장에서 호텔 직원들이 관련 시설물을 점검하고 있다. /뉴스1
이에 대해 남측은 김남식 통일부 차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명단을 전달했다. 천해성 통일부 통일정책실장, 이수영 통일부 교류협력국장, 서호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 등이 대표단에 포함됐다.
◇오후 7시 北 "철수한다"
이를 받아든 북한은 남측 대표단 명단을 문제 삼고 나섰다. 정부 당국자는 "명단 교환을 하고 헤어진 후 북측이 연락관 전화 접촉을 통해 남측 명단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고 했다. 북측은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아니라 김남식 차관이 수석대표로 적힌 것을 보고 화를 냈다고 한다. 북측은 "남측이 수석대표를 차관급으로 교체한 것은 남북 당국회담에 대한 우롱이고 실무접촉 합의에 대한 왜곡으로써 엄중한 도발로 간주한다"며 류길재 장관이 나올 것을 거듭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 8시 정부 회담 결렬 선언
정부는 저녁 8시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을 통해 "이번 남북 회담은 무산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 대변인은 "북한은 비정상적인 관행에 따라 권한과 책임을 인정하기 어려운 인사를 장관급이라고 하면서 통보해 왔고 오히려 우리 측에 부당한 주장을 철회하는 조건에서만 회담에 나올 수 있다고 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북한은 그간 EU(유럽연합) 국가들과 대화할 때는 상대국의 격과 급을 맞춰온 관행이 있다"며 북한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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