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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26일 수요일

[조선일보]北 "NLL, 盧대통령에 전화해 물어보라"(2013.06.27)

[2007년 국방장관 회담서 "NLL 고집하는 건 北南 정상회담 약속 깨는 것"]

당시 김일철 인민무력부장, 김장수 국방장관을 압박… 우리 측은 北 제안 거부

지난 2007년 10월 남북 정상회담 직후인 11월 27~29일 열린 제2차 남북 국방장관 회담에서 김일철 북한 인민무력부장은 김장수 당시 국방장관(現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서해 NLL(북방한계선)을 유지하려는 것은 남북 정상 간 약속을 지키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6일 "김일철 인민무력부장은 당시 평양서 열린 남북 국방장관 회담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거론하며 여러 형태로 김장수 장관을 압박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당시 김 부장은 김 장관에게 "NLL을 고집하는 것은 북남 수뇌회담(정상회담)의 정신과 결과를 모르고 하는 얘기"라며 "노 대통령에게 전화해 물어보라"는 말까지 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김 장관은 이에 대해 "나는 노 대통령으로부터 협상에 대한 전권(全權)을 위임받아 온 사람이므로 대통령에게 전화해 결심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북측은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제안했던 대로 북측의 해상 경계선과 남측의 NLL 사이에 공동어로구역(평화수역)을 설정하자는 주장을 폈으며, NLL을 중심으로 등(等)면적의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하자는 우리 측 제안을 거부했다. 북측이 주장한 해상 경계선은 백령도·연평도 남쪽까지 설정된 것이어서 이를 인정할 경우 NLL은 무력화되고 우리 대북 경계 작전 등에도 큰 공백이 생기게 된다. 군 소식통은 "NLL 남쪽만의 공동어로구역을 받아들였을 경우 단순한 NLL 포기보다 더 나쁜 결과를 초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담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당시 북측은 NLL 문제에 대해 우리 측이 완강하게 나가자 크게 당황했다"며 "결국 NLL 문제와 공동어로구역에 대해선 구체적 합의를 보지 못하고 남북 장성급 회담을 열어 다시 논의하기로 한 채 회담을 끝냈다"고 말했다.

2013년 6월 16일 일요일

[중앙일보]북, 통미봉남 새판 짜기 … 미국은 "말보다 행동" 싸늘(2013.06.17)

북한, 미국에 회담 제의했지만
북 외무성 아닌 국방위가 공들여
미국 언론들 “회담 성사 힘들 것”

북한이 16일 북·미 고위급 회담을 제안하고 나서면서 향후 남북관계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북 당국회담 개최(12~13일·서울)에 합의하고도 수석대표의 급(級)을 둘러싼 기싸움으로 무산된 직후 대미 접근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점에서다. 북한이 이른바 ‘통미봉남(通美封南·남한을 제쳐둔 채 미국과만 대화하려는 것)’ 전술을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남북대화를 ‘워싱턴(북·미대화)으로 가는 징검다리’로 여겨온 북한이 남북회담의 판을 깨버린 채 곧바로 미국과 상대하려는 것이란 얘기다. 북한 국방위는 회담을 제안하는 ‘중대담화’를 통해 “사대와 굴종에 체질화된 남조선의 현 당국자들과 여러 추종세력들이 같이 춤추고 있다”고 우리 측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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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2월 북·미 고위급 회담 합의를 두 달 만에 깨트리고 장거리 로켓을 쏘는 등 도발 일변도로 나선 김정은 정권에 대한 불쾌한 기억이 또렷하다.


북한도 이런 분위기를 고려한 듯 북·미 고위급 회담 제안에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담화에서 미국을 비난하면서도 한편으론 회담의 ‘장소와 시일은 미국이 편리한 대로 정하라’는 등 유화 제스처를 담은 것이 그중 한 예다. 외무성이 아닌 국방위를 내세운 점도 눈길을 끈다.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책임자로 있는 ‘국가기구’인 국방위를 통해 제안함으로써 무게를 실어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앞서 남북 당국대화를 제의하면서 노동당 통일전선부의 외곽단체로 간주되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통해 담화를 냈다. 둘 다 ‘특별담화’ ‘중대담화’ 등으로 이름 붙이고, 현충일이나 워싱턴의 주말을 택한 점도 제안에 대한 관심을 부각시키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회담 제안을 하면서 ‘위임에 따라’라는 표현을 써 최고권력층의 의중이 담긴 것이란 점을 강조하고,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등의 주문을 곁들였다.

 정부는 북한이 일단 서울과 워싱턴을 겨냥한 두 개의 회담판을 펼쳐놓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워싱턴 현지 반응은 싸늘하다. 미국이 휴일인 토요일 오후에 나온 북한 제안에 대해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 케이틀린 헤이든 대변인은 비핵화 원칙과 함께 “신뢰할 만한 협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헤이든 대변인은 16일 성명을 통해 “우리는 언제나 대화를 선호해 왔으며, 북한과 공개 연락망이 있다”면서도 ‘말’보다 ‘행동’을 요구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도 실제 회담이 성사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북한이 또 하나의 회담판인 서울 당국회담 테이블로 돌아올 가능성은 아직 미지수다. 남북회담 무산의 요인이 된 수석대표 급 문제는 여전히 불씨로 남아 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해온 개성공단 입주업체의 피해를 덜어주기 위한 대북접촉은 마냥 미뤄두기 어려운 상황이다. 통일부는 이미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아닌 다른 고위 인사라도 ‘장관급’에 해당한다면 류길재 통일부 장관의 상대로 받아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북에 던졌다. 회담 추진에 관여한 당국자는 “북한이 퇴짜맞은 강지영 조평통 서기국장과 김양건 사이에서 답을 찾는다면 회담은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6월 13일 목요일

[조선일보]北 "회담 무산 南책임"… 정부 "억지 주장"(2013.06.14)

조평통, 당국회담 무산 후 담화 "회담에 털끝만한 미련도 없다"
정부 "실무접촉 왜곡공개 유감"

북한은 13일 "북남당국회담에 털끝만한 미련도 가지지 않는다"고 했다. 남북당국회담 무산 뒤 나온 첫 공식 반응이었다.

노동당 통일전선부의 대남 창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이날 대변인 담화에서 "북남당국회담이 괴뢰패당의 오만무례한 방해와 고의적인 파탄 책동으로 시작도 못 해보고 무산되고 말았다"며 "이런 자들과 마주앉아 북남 관계 문제를 풀어나갈 수 없다는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평통은 지난 9~10일 판문점 실무 접촉 과정을 상세히 공개했다.

통일부는 "북한이 수석대표 급(級) 문제를 이유로 남북당국회담을 무산시키고 오늘 담화를 통해 실무 접촉 과정을 일방적으로 왜곡해 공개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조평통은 "(남측은) 우리 당 중앙위 비서의 이름(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을 저들 합의서 초안에 북측 대표단장으로 박아 넣는가 하면, 개성공업지구 잠정 중단 사태에까지 연결지었다"고 주장했다. 통일부는 북측 단장으로 김양건을 지목한 점은 인정하면서도 "지난 4월 8일 개성공단 철수 조치가 김양건 명의로 나온 만큼 김양건이 남북 관계를 실질적으로 관장한다는 예시를 들었을 뿐"이라고 했다.

조평통은 또 "당 중앙위 비서가 공식 당국 대화마당에 단장으로 나간 적은 한 번도 없다"고 했지만 통일부는 "1994년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예비접촉 수석대표로 김용순 비서가 나온 적이 있다"고 반박했다. 통일부는 또 "남측이 애당초 대화 의지가 없었고 회담을 고의로 파탄 냈다"는 조평통 주장에 대해서도 "억지 주장이며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했다.

한편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은 회담 논의 시작 때부터 지금까지 담담하다"며 "남북 회담이 당초의 진정성을 갖고 서로 같이 노력해서 좋은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2013년 6월 11일 화요일

[조선일보][南北 회담무산] 北, 명단 동시교환 고집→南측 대표에 반발→판문점 연락관 철수(2013.06.12)

[회담 무산까지 긴박했던 하루]

北, 우리측 대표 차관급 보자 '우롱·도발' 운운하며 화내… "柳통일로 바꿔라" 거듭 요구
정부 "北도 차관보급" 맞서, 7~8차례 접촉… 이견 못 좁혀

남북은 11일 수석대표의 급(級) 문제를 놓고 판문점 연락관을 통해 총 7~8차례 전화 및 대면 접촉을 갖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지만 결국 '회담 무산'을 선언했다.

◇오후 1시 명단 맞교환

남북은 이날 오전 9시 판문점 연락관 전화 접촉을 통해 협상을 시작했다. 북측은 남북이 동시에 대표단 명단을 교환하자고 요구했고, 우리 측은 이를 받아들였다.

명단 교환 시간은 오후 1시로 정해졌다. 양측 연락관은 판문점 중립국감독위원회에서 대면 접촉을 통해 남북 당국회담에 참석할 양측 대표자 5명의 명단을 교환했다.

 남북 당국 회담이 무산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11일 저녁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 마련된 회담장에서 호텔 직원들이 관련 시설물을 점검하고 있다
남북 당국 회담이 무산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11일 저녁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 마련된 회담장에서 호텔 직원들이 관련 시설물을 점검하고 있다. /뉴스1
북측은 단장에 '강지영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국장'이라고 적어 남측에 전달했다. 북한은 강 국장이 장관을 뜻하는 상(相)급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우리 측 천 실장과 함께 지난 9~10일 실무접촉을 책임졌던 김성혜 조평통 서기국 부장과 전종수 조평통 서기국 부국장,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 권영훈(소속 미상)씨 등이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측은 대표단이 아닌 보장성원(안내요원) 명단에 '원동연'이란 이름을 올려, 남측에서는 "통전부 부부장을 하는 그 원동연이 맞느냐"는 얘기가 나왔다. 통일부 당국자는 "원동연이 명단에 있었던 것은 맞지만 그가 북한 내부에서강지영보다 급이 높다는 점에서 동명이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측은 김남식 통일부 차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명단을 전달했다. 천해성 통일부 통일정책실장, 이수영 통일부 교류협력국장, 서호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 등이 대표단에 포함됐다.

◇오후 7시 北 "철수한다"

이를 받아든 북한은 남측 대표단 명단을 문제 삼고 나섰다. 정부 당국자는 "명단 교환을 하고 헤어진 후 북측이 연락관 전화 접촉을 통해 남측 명단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고 했다. 북측은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아니라 김남식 차관이 수석대표로 적힌 것을 보고 화를 냈다고 한다. 북측은 "남측이 수석대표를 차관급으로 교체한 것은 남북 당국회담에 대한 우롱이고 실무접촉 합의에 대한 왜곡으로써 엄중한 도발로 간주한다"며 류길재 장관이 나올 것을 거듭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남북 협상 경과 시간대별 정리 표
하지만 남측은 "북측 강지영 국장도 장관급이 아니고, 김 차관은 합의문에 나온 대로 남북문제를 실질적으로 협의하고 해결할 수 있는 당국자"라며 바꿀 수 없다고 맞섰다. 이미 청와대에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또는 그와 동급의 인사가 오지 않는 한 류길재 장관을 대표로 내보낼 수 없다는 지침이 내려진 상태였다. 반면 북측은 밀고 당기기를 하는 과정에서 '회담 무산'을 시사하는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고 한다. 남북은 이날 총 7~8차례 접촉을 가졌지만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남북 간 접촉은 북측 연락관이 오후 7시 5분쯤 "철수한다"고 통보해오면서 끝났다. 정부 당국자는 "더 이상 설득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오후 8시 정부 회담 결렬 선언

정부는 저녁 8시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을 통해 "이번 남북 회담은 무산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 대변인은 "북한은 비정상적인 관행에 따라 권한과 책임을 인정하기 어려운 인사를 장관급이라고 하면서 통보해 왔고 오히려 우리 측에 부당한 주장을 철회하는 조건에서만 회담에 나올 수 있다고 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북한은 그간 EU(유럽연합) 국가들과 대화할 때는 상대국의 격과 급을 맞춰온 관행이 있다"며 북한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2013년 6월 10일 월요일

[조선일보]"우리 수석대표, 北대표와 級 맞추겠다"(2013.06.11)

청와대 밝혀… 내일 南北회담, 北수석대표 누군지 모르고 議題도 이견

정부는 오는 12일 서울에서 열리는 '남북 당국 회담'에 북측이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나 그와 비슷한 급의 인사를 보내지 않을 경우 우리 측도 그에 맞춰 류길재 통일부 장관보다 급이 낮은 인사를 내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10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외교안보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침을 정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0일 "북에서는 국장이 나오는데 우리는 장관이 나가면 회담이 잘되겠느냐"며 "북측 수석대표를 보고 그에 맞춰 우리도 급을 낮추는 게 맞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격(格)이 맞지 않는다면 시작부터 서로가 신뢰하기 어렵다"며 "이는 회담에 임하는 기본 자세로 (남북 간에도) 국제 스탠더드가 적용돼야 한다"고도 했다. 정부는 북측이 원동연 통전부 부부장을 내보낼 경우 우리 측은 통일부 차관을, 맹경일 조평통 부국장을 내보낼 경우 통일부 1급 실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은 회담을 이틀 앞둔 이날까지 대표단 명단을 우리 측에 통보하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오후 청와대에서 외교·안보 장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남재준 국정원장, 류길재 통일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 김관진 국방부 장관(박 대통령으로부터 시계 반대 방향)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 외교·안보 장관 회의 -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오후 청와대에서 외교·안보 장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남재준 국정원장, 류길재 통일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 김관진 국방부 장관(박 대통령으로부터 시계 반대 방향) 등이 참석했다. /문화관광부 제공
앞서 남북은 9~10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실무 접촉을 갖고 12~13일 이틀간 '남북 당국 회담'을 갖기로 최종 합의했다. 당초 장관급 회담을 열기로 했으나 김양건 부장이 북측 수석대표를 맡는 방안을 북한이 거부하자 회담 명칭을 바꾼 것이다. 남북은 6·15 기념행사 등 의제(議題) 문제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누구와 무엇을 논의할지'가 정해지지 않은 채 회담 개최에만 합의한 것이다. 회담 명칭이 '남북 장관급 회담'에서 '남북 당국 회담'으로 바뀐 데 대해 천해성 통일부 통일정책실장은 "새로운 시대, 새로운 남북 관계, 새로운 남북 대화의 정립이라는 차원에서 타당하다고 판단해 동의했다"고 말했다.

양측 대표단 숫자는 각 5명으로, 북측 대표단의 왕래 경로는 경의선 육로로 정해졌다. 회담 장소는 서울 그랜드힐튼호텔 등이 거론된다. 천 실장은 "이번 회담은 기존 21차까지 있었던 남북 장관급 회담과는 별개"라며 "남북 간 신뢰를 쌓아나가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정부는 차분하게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6월 6일 목요일

[동아일보][남북대화 급물살]北 패키지 제안에 정부 ‘큰틀서 통크게’ 응수(2013.06.07)

■ 北 “당국회담 하자” 제의 → 南 “장관급 회담 열자” 맞제의… 긴박했던 현충일

현충일 추모사 90분 뒤 北 회담 제의 박근혜 대통령이 6일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58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한 시간 반 뒤 북한은 개성공단 정상화와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남북 당국 간 회담을 제의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북한이 6일 당국 간 회담을 제의하자 정부가 ‘12일 서울에서 장관급 회담’이라는 파격적인 맞제안을 내놨다. 2007년 5월 이후 6년 만에 장관급 회담이 열리게 될 경우 꽉 막혔던 남북 관계가 이명박 정부 출범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다시 공을 넘겨받은 북한이 어떻게 호응하는지는 7일로 예상되는 판문점 연락채널 재개와 이어질 실무접촉 등을 통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남북 간 견해차가 큰 의제들이 산적해 있는 데다 국제사회의 강한 요구를 받고 있는 비핵화 문제에서 북한의 실질적 자세 변화가 없다면 남북 당국 간 회담의 지속 가능성도 낙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 긴박했던 하루

북한은 낮 12시경 ‘당국 간 회담’이란 갑작스러운 제안을 내놨다. “장소와 날짜는 남측이 편리한 대로 정하라”고 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즉시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했고, 북한의 제안 1시간여 만인 오후 1시 20분, “북한의 당국 간 회담 제의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김형석 통일부 대변인)며 사실상 수용 의사를 밝혔다.

이후 청와대와 통일부, 외교부 등은 관계부처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선 민간 측만 상대하며 ‘통민봉관(通民封官)’을 시도하던 북한이 당국을 향해 태도를 바꾼 만큼 남북 관계 개선을 모색해볼 여지가 생겼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한 안보회의가 끝난 뒤인 오후 6시 20분, 정부는 후속 발표를 예고했고, 오후 7시 류 장관은 ‘12일 서울에서 장관급 회담’을 제안했다. 북측 제의가 있은 지 7시간 만에 회담의 형태(장관급), 장소(서울)와 날짜(12일)를 구체적으로 정해 북한에 다시 제의한 것이다. 장관급 회담 준비를 위한 판문점 연락채널 재개 등 북측의 사전 조치까지 요구했다. 북한의 대화 제의를 계기로 남북 관계를 급진전시키겠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 “큰 틀에서 통 크게”

정부의 제의는 남북 관계의 큰 틀에서 한꺼번에 통 크게 다뤄 보자는 박 대통령의 뜻이 담겼다는 것이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5·24 대북제재 조치의 해제를 비롯한 다양한 이슈가 대화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여러 가지 의제를 한꺼번에 던졌는데 정부가 옹색하게 하나씩 건드려서야 되겠느냐”며 “이를 포괄적으로 논의하려면 최소 장관급은 되어야 진지한 논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북한이 막상 회담장에서 개성공단 정상화 같은 시급한 현안을 제쳐놓고 6·15남북공동선언 이행을 앞세워 거액의 대북 지원을 요구해올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전해졌다. 의제의 우선순위를 놓고 시작부터 양측이 충돌할 여지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개성공단과 금강산, 이산가족 등 문제를 놓고 다양한 회담 시뮬레이션을 거치면서 북한과의 협상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우리는 준비가 다 돼 있다”며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의 고통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회담을 미룰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대화가 진전될 경우 가을쯤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재개되고 남북 정상회담 논의가 시작될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오고 있다.


○ 여전히 갈 길 먼 비핵화

남북 대화가 급진전될 가능성은 커졌지만 북한 문제의 핵심인 비핵화는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은 이날 남북회담을 제의하는 장문의 특별담화문을 내놓으면서 비핵화는 단 한 줄도 언급하지 않았다. 핵개발을 강행하겠다는 기존의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는 메시지와 함께 남한을 핵 문제의 협상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다시 확인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남북 대화가 곧바로 6자회담이나 북-미 대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이 비핵화의 진정성을 보이지 않는다면 이번 회담이 다른 다자 간  대화로 쉽게 연결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유호열 교수는 “남북 교류나 협력, 대화 다 좋은데 결국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이자 과제”라며 “이걸 무시하고 대화할 상황은 전혀 아니라는 점을 북한에 명확하게 인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3년 6월 5일 수요일

[조선일보]北,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정상화 당국회담 제의(2013.06.06)


  TV조선 화면 캡처
 TV조선 화면 캡처
북한이 6일 개성공단 정상화와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남북 당국 간 회담을 제의해왔으며, 정부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이날 대변인 특별담화문을 통해 "6.15를 계기로 개성공업지구 정상화와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북남 당국 사이의 회담을 가질 것을 제의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와 함께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업체들이 하루 빨리 방북할 수 있도록 실무 접촉을 하자는 제안도 내놨다.

북한은 "당국 간 회담 장소나 날짜 등은 남측이 편한 대로 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또 올해로 13주년을 맞는 6·15 공동선언과 7·4 공동성명을 기념하는 행사를 남북 당국이 참여한 가운데 함께 열자고도 제안했다.

북한은 이어 "회담에서 필요하다면 흩어진 가족, 친척 상봉을 비롯한 인도주의 문제도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남한 당국이 호응해 오면 판문점 연락망 등 끊긴 남북 통신 시설도 복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 잠정 폐쇄 이후 북한에 일관되게 남북 당국간 회담을 제안해왔다.
 
한편 청와대는 북한의 제의에 대해 북한의 의도를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통일부는 "북한 회담 제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긴급 간부회의를 통해 대응 방안 논의에 들어갔다.

개성공단 입주업체 비대위는 북한의 제의에 "반가운 소식 환영한다"며 "개성공단 정상화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대 아산은 금강산 정상화 회담 제의의 진의 파악을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