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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28일 목요일

[중앙일보]B-2 스텔스 폭격기 2대 한반도 출격(2013.03.29)


북한에 가장 위협적인 무기
미 본토서 1만460km 날아와
폭격훈련 … 사실 공개 처음

미군의 B-2 스피릿(Spirit) 스텔스 폭격기 두 대가 28일 한반도에서 폭격훈련을 했다. 미국 미주리주 화이트맨 공군기지를 이륙한 B-2는 공중급유를 받으며 1만460㎞를 날아와 군산 앞 서해상 직도에 훈련탄을 투하하고 복귀했다. B-2는 핵폭탄 16발을 탑재할 수 있는 최신형 폭격기다. 사진은 2011년 10월 27일 B-2가 북극 상공을 날고 있는 모습이다. [뉴시스]

미국 공군의 B-2 스피릿 스텔스 폭격기 두 대가 28일 군산 앞 해상에서 폭격훈련을 실시했다.

한미연합사령부 관계자는 “B-2 스피릿 스텔스 폭격기가 미국 미주리주 화이트맨 공군기지를 출발해 6500마일(1만460㎞)을 비행하고 군산 앞 서해상 직도에 훈련탄을 투하하는 연습을 한 뒤 복귀했다”며 “이는 다음 달 30일까지 진행되는 한·미 연합 독수리연습(FE)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유사시 한반도 방어를 위한 실기동훈련인 한·미 연합 독수리연습에 미군이 전략폭격기인 B-52와 핵잠수함 샤이엔(Cheyenne)을 보낸 데 이어 레이더를 피할 수 있는 스텔스기까지 투입한 것이다.

 B-2 폭격기는 두께를 줄여 레이더파의 반사를 줄인 데다 표면에 레이더 탐지를 막기 위해 개발한 스텔스 페인트를 칠해 적의 레이더 방공망에는 작은 새처럼 보인다. B-52 폭격기보다 무기탑재량은 적지만 핵무기를 탑재한 최신형 폭격기인 데다 비밀침투가 가능해 잠수함과 함께 가장 위협적인 전략무기로 꼽힌다.

 연합사 측이 B-2 폭격기의 한국 훈련 사실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최근 북한의 군사적 긴장 고조에 대한 맞대응 차원으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괌 등에 주둔하는 B-2 폭격기 대신 미국 미주리주에 대기하던 B-2 폭격기가 군산까지 장거리 왕복훈련을 한 것은 유사시 미국 본토 병력이 투입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연합사 관계자는 “B-2 폭격기가 미국 본토에서 날아와 한국에서 훈련을 실시한 것은 대한민국의 방어를 위한 미국의 역량과 공약을 과시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정용수 기자 

2013년 2월 3일 일요일

[김진의 시시각각] 박근혜 운명의 숫자, 9와 18(2013.02.04)

박근혜 당선인은 9와 18이란 숫자와 운명적으로 연결된 것 같다. 그가 9살 때 아버지가 쿠데타를 일으켰다. 평범했던 소녀는 하루 아침에 권력자의 딸이 됐다. 그 일이 없었다면 박근혜는 보편적인 여자의 일생을 살았을 것이다.

 18년 동안 박근혜는 권력 안에 있었다. 18년은 영광과 비극의 드라마였다. 아버지가 죽고 권력이 사라지자 딸은 광야로 나왔다. 그 후 18년 동안 박근혜는 은둔했다. 이때까지 정확히 권력 18년, 비(非)권력 18년이었다. 1997년 박근혜는 은둔을 끝내고 정치에 뛰어들었다.

 9년 후 박근혜는 다시 운명의 폭풍을 맞았다. 그해 봄 테러로 목숨을 잃을 뻔했다. 가을엔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 안보 불안이 높아지면서 여성 박근혜는 남성 이명박에게 뒤처지기 시작했다. 핵실험이 없었다면 박근혜는 17대 대통령이 됐을지 모른다. 하지만 17은 역시 그의 숫자가 아니었다. 박근혜는 18대 대통령이 됐다.

 9와 18이 보여줄 다음 운명은 무엇일까. 혹시 2015년이 아닐까. 2015년은 박근혜 정치입문 18년, 테러 9년이 된다. 바로 그해, 박근혜는 뭔가 거대 운명을 만나는 건 아닐까. 대통령의 운명은 국가의 운명이요 국민의 운명이다. 그렇다면 그해 한반도에 격변이 일어나는 건 아닐까.

 2015년은 새 대통령 임기 3년차요 한가운데다. 이명박 정권에서도 격변은 3년차에 터졌다. 첫해에는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가 피살됐다. 이듬해 북한은 2차 핵실험을 했다. 3년차인 2010년 김정일은 천암함을 폭침하고 연평도를 포격했다. 남북대립은 심화되고 북한은 더 고립됐다.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김정일은 2011년 말 사망했다.

 박근혜 첫해는 5년 전보다 더 심각하다. 미국 핵잠수함이 와있는데도 북한은 3차 핵실험을 강행할 태세다. 핵실험을 다시 하면 한반도 정세는 엄중해질 것이다. 긴장은 고조되고 국제사회는 북한을 더 조일 것이다. 그런 가운데 1년이 가고 2년이 지나면 2015년이 온다.

 2015년은 여러 가지로 위험하다. 3차 핵실험을 끝내면 북한은 핵탄두 소형화에 몰두할 것이다. 1t 미만이면 미사일에 실어 일본과 괌을 때릴 수 있다. 더 줄이면 미국 서부해안까지 보낸다. 2015년 북한은 이런 수준에 도달할지 모른다. 물론 더 빨라질 수도 있다.

 북한이 핵미사일을 갖게 되면 한반도 상황은 차원이 달라진다. 북한은 왼손에 핵을 쥐고 오른손으로 협박할 것이다. 연평도 같은 노골적인 도발을 다시 할 수도 있다. 연평도 사태 때 이명박 정권은 북한 장사정포에 벌벌 떨면서 제대로 응징하지 못했다. 장거리포에 떨었던 국가가 핵미사일에 의연할 수 있을까.

 9와 18에 따르면 2015년이 중요하다. 역사적·정세적으로도 그렇다. 세계사에서 3대 세습독재가 성공한 예가 없다. 공산주의는 2대도 어려웠다. 북한은 지금 권력이 불안하고 상황이 심각하다. 더 고립되고, 더 배고프고, 더욱 더 벼랑 끝이다. 그런데 손에는 핵미사일이 있다. 2015년엔 한미연합사도 해체된다. 북한은 도발의 유혹을 느끼지 않을까.

 격변은 도발만 있는 게 아니다. 북한 내 급변사태가 터질 수도 있다. 급변이 일어나면 한반도엔 통일과정이 시작될지 모른다. 통일은 급격히 올 수 있다. 독일통일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겨우 11개월 만이었다.

 박근혜는 가장 엄중한 시기에 대통령이 된다. 아버지 박정희 시절 도발은 많았지만 격변은 없었다. 핵도 없었다. 지금은 완전히 다르다. 박근혜는 ‘김용준’ 같은 파동을 일으킬 여유가 없다. 총리, 국가안보실장, 국방장관, 국정원장을 역대 최강으로 짜야 한다. 군대 경험이 있고 위기대처가 뛰어난 전략가로 채워야 한다. 박근혜는 결연한 각오로 9와 18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김 진 논설위원·정치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