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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27일 목요일

[조선일보][韓·中 정상회담] 朴, 중국어로 5분 인사말… 시진핑 "옛친구 만난 것 같소"(2013.06.28)

朴대통령, DMZ 세계평화공원 구상 밝히며 "시 주석께서 北에 잘 설명해달라"

- 시진핑, 최치원 詩 인용
'푸른 바다에 배를 띄우니 긴 바람이 萬里를 통하네' 읊어… "우린 中韓관계를 중요시"

- 朴대통령, 孔子 말씀 인용
"처음엔 내가 사람들 말을 듣고 그 행실을 믿었다
지금은 사람들의 말을 듣고도 행실을 살핀다"
북한의 행동 변화를 강조

"옛 친구를 만난 것 같습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은 27일 오후 3시 45분(이하 현지 시각)부터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 동대청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의 단독 정상회담을 이렇게 시작했다. 시 주석은 "8년 전인 2005년 서울 63빌딩에 있는 백리향에서 만난 이래 마치 옛 친구를 만난 것 같다"고 말했고, 박 대통령이 5분 이상 중국어로 인사말을 이어가자 얼굴이 환해져서 활짝 웃었다.

◇공자와 최치원 인용

정상회담 전, 시 주석은 인민대회당 동문 광장에 미리 나와 박 대통령을 기다렸다. 환영식 후 동대청에서 시작된 단독 정상회담은 허심탄회하고 우호적인 분위기였으며, 미리 예정한 45분을 15분 이상 넘겨 1시간보다 길어졌다.

단독회담에서 시 주석은 '북한에 대해 압력도 넣겠지만 설득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국 측 배석자가 전했다. 박 대통령은 논어(論語)에 나오는 공자(孔子) 말씀을 인용했다. "처음엔 내가 사람들의 말을 듣고 그 행실을 믿었다. 지금은 사람들의 말을 듣고도 행실을 살핀다." 북한이 핵개발과 도발을 거듭해 온 상황에서 북한의 진정성을 믿기 위해 구체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中, 관례 깨고 장관급이 공항영접… 역대 최고 예우… 27일 중국을 국빈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베이징 서우두공항에 영접 나온 장예쑤이(張業遂)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과 악수하고 있다. 2008년 이명박 대통령 방중 때는 그보다 직급이 낮은 부장조리(차관보급)가 맞이했다. 중국은 박 대통령에게 중국산 최고급 의전 차량인 훙치(紅旗) 리무진을 제공했다
中, 관례 깨고 장관급이 공항영접… 역대 최고 예우… 27일 중국을 국빈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베이징 서우두공항에 영접 나온 장예쑤이(張業遂)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과 악수하고 있다. 2008년 이명박 대통령 방중 때는 그보다 직급이 낮은 부장조리(차관보급)가 맞이했다. 중국은 박 대통령에게 중국산 최고급 의전 차량인 훙치(紅旗) 리무진을 제공했다. /청와대 제공
오후 4시 56분 시작된 확대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은 고운 최치원 선생의 한시(漢詩)를 인용하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시 주석은 "당나라 시대 최치원 선생은 중국에서 공부하고 한국에 돌아갔을 때 '푸른 바다에 배를 띄우니 긴 바람이 만리를 통하네'라는 시를 쓰셨다"며 "중국은 중·한 관계를 대외관계의 중요한 위치에 놓고 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이에 "조어대(영빈관)의 신록이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답게 느껴졌다"고 했다. 두 정상은 오후 6시에 나란히 공동 기자회견장에 입장했고 표정은 밝았다.

◇"양국 관계 발전 중요 계기"

시 주석은 회담에서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내실화에 대해 "앞으로 양국 관계가 긴밀하고 건강하며 활기찬 관계가 될 것이다"고 했고, 박 대통령은 "경제 관계를 지금보다 훨씬 다변화하면서 강화해야 하고 인문(人文) 분야 유대를 더 심화시켜 나가야겠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어업과 관련해서 "앞으로 황해를 평화협력 우호의 바다로 만들자"고 했다. 박 대통령은 DMZ 세계평화공원 구상을 설명하면서 "시 주석께서 잘 지원해 주시고, 또 필요하면 북한 측에도 이러한 우리 취지를 잘 설명해 달라"고 말했다. 두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서 양국 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들어서는 중요한 계기가 됐으며 양국이 신정부가 출범하면서 긴밀한 공조를 양자 차원뿐만 아니라 지역과 세계로 넓히자는 논의를 했다고 윤병세 외교장관이 전했다.

◇최고 등급 경호에 장관급 영접

방중 첫날인 27일 중국은 이례적 의전(儀典)으로 박 대통령을 예우했다. 최고등급 경호를 했고 의장기도 통상의 4개에서 6개로 늘렸다.

박 대통령을 태운 공군 1호기(대통령 전용기)는 당초 예정보다 10분가량 이른 이날 오전 11시 10분쯤 베이징 서우두(首都)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는 장예쑤이(張業遂)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수석 부부장)과 장신썬 주한 중국대사 등이 나와 영접했다. 중국은 정상급 외빈을 맞을 때 대체로 지역을 담당하는 외교부 부부장(차관급)이 나와 영접하지만, 박 대통령을 맞은 장예쑤이 부부장은 장관급이었다.

중국 육·해·공군 의장대의 호위 속에 공군 1호기에서 내린 박 대통령은 영접 나온 중국 측 인사들과 간단한 인사를 나눈 뒤, 중국 측이 준비한 중국 국산 의전 차량 훙치(紅旗) 리무진에 올라 베이징 시내 숙소로 향했다. 지난 4월 중국을 방문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이 차를 썼다.

◇만찬에서 朴대통령 애창가요 합창

이날 밤 열린 만찬에선 박 대통령이 좋아하는 가요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과 육영수 여사가 좋아했던 동요 '고향의 봄'을 한국어 전공 중국 학생들이 합창했다. 경극 공연에서도 박 대통령이 자서전에서 '첫사랑의 대상'으로 묘사한 조자룡이 등장하는 '장판파 전투' 장면이 묘사됐다. 박 대통령은 황금빛 도는 노란색 한복을 입었다.

2013년 6월 16일 일요일

[조선일보]朴대통령 "고교생 70%,'6·25는 북침'충격…교육현장 역사왜곡 묵과못해"(2013.06.17)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얼마 전 언론에서 실시한 청소년 역사인식 조사 결과를 보면 고교생 응답자의 69%가 6ㆍ25를 북침이라고 응답한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며 “역사는 민족의 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건 정말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번 한 번이 아니라 매년 여론조사에서 6ㆍ25가 남침인지 북침인지 잘 모르겠다는 학생들이 많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교사가 학생을 가르치는 데 있어 각자의 철학에 따라 교육 방법에 차이가 있을 수 있고, 교사의 특징이나 가지고 있는 장점에 따라 다양하게 가르치는 것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교육현장에서 진실을 왜곡하거나 역사를 왜곡하는 것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것은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이 가져야 할 기본 가치와 애국심을 흔들고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치신 분들의 희생을 왜곡시키는 것으로서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그런데 한탄스럽게도 학생들의 약 70%가 6ㆍ25를 북침이라는 한다는 것은 우리 교육 현장에서 이 교육이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단면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것은 결코 묵과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새 정부에서는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6월 10일 월요일

[조선일보]"우리 수석대표, 北대표와 級 맞추겠다"(2013.06.11)

청와대 밝혀… 내일 南北회담, 北수석대표 누군지 모르고 議題도 이견

정부는 오는 12일 서울에서 열리는 '남북 당국 회담'에 북측이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나 그와 비슷한 급의 인사를 보내지 않을 경우 우리 측도 그에 맞춰 류길재 통일부 장관보다 급이 낮은 인사를 내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10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외교안보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침을 정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0일 "북에서는 국장이 나오는데 우리는 장관이 나가면 회담이 잘되겠느냐"며 "북측 수석대표를 보고 그에 맞춰 우리도 급을 낮추는 게 맞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격(格)이 맞지 않는다면 시작부터 서로가 신뢰하기 어렵다"며 "이는 회담에 임하는 기본 자세로 (남북 간에도) 국제 스탠더드가 적용돼야 한다"고도 했다. 정부는 북측이 원동연 통전부 부부장을 내보낼 경우 우리 측은 통일부 차관을, 맹경일 조평통 부국장을 내보낼 경우 통일부 1급 실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은 회담을 이틀 앞둔 이날까지 대표단 명단을 우리 측에 통보하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오후 청와대에서 외교·안보 장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남재준 국정원장, 류길재 통일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 김관진 국방부 장관(박 대통령으로부터 시계 반대 방향)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 외교·안보 장관 회의 -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오후 청와대에서 외교·안보 장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남재준 국정원장, 류길재 통일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 김관진 국방부 장관(박 대통령으로부터 시계 반대 방향) 등이 참석했다. /문화관광부 제공
앞서 남북은 9~10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실무 접촉을 갖고 12~13일 이틀간 '남북 당국 회담'을 갖기로 최종 합의했다. 당초 장관급 회담을 열기로 했으나 김양건 부장이 북측 수석대표를 맡는 방안을 북한이 거부하자 회담 명칭을 바꾼 것이다. 남북은 6·15 기념행사 등 의제(議題) 문제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누구와 무엇을 논의할지'가 정해지지 않은 채 회담 개최에만 합의한 것이다. 회담 명칭이 '남북 장관급 회담'에서 '남북 당국 회담'으로 바뀐 데 대해 천해성 통일부 통일정책실장은 "새로운 시대, 새로운 남북 관계, 새로운 남북 대화의 정립이라는 차원에서 타당하다고 판단해 동의했다"고 말했다.

양측 대표단 숫자는 각 5명으로, 북측 대표단의 왕래 경로는 경의선 육로로 정해졌다. 회담 장소는 서울 그랜드힐튼호텔 등이 거론된다. 천 실장은 "이번 회담은 기존 21차까지 있었던 남북 장관급 회담과는 별개"라며 "남북 간 신뢰를 쌓아나가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정부는 차분하게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6월 6일 목요일

[동아일보][남북대화 급물살]朴대통령 지휘로 라오스 탈북자들 대사관 이송작전(2013.06.07)

“머무는 安家도 위험” 4일 18명 옮겨

박근혜 대통령의 지휘로 4일 라오스에 있는 탈북자 18명을 주라오스 한국대사관저로 이송하는 작전이 펼쳐진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및 대북 소식통은 6일 “박 대통령이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 있는 안가(安家·한국 정부가 탈북자들을 보호하는 은신처)에 머물던 탈북자 18명을 모두 대사관저로 이동시키도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이 청와대 내 지하 벙커인 국가안보실 예하 위기관리상황실에서 자리를 지키며 이송 상황을 지휘했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18명 중 마지막 1명이 대사관저에 안전하게 도착하는 걸 확인할 때까지 위기관리상황실을 떠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과 함께 외교안보 주요 당국자들이 벙커를 지켰으며 첩보작전을 방불케 했다는 후문이다.

주라오스 한국대사관과 정부 관계자들이 안가에 머물던 탈북자들을 대사관저로 인솔했으며, 18명을 한꺼번에 옮기지 않고 소규모 그룹으로 나눠 이동시키느라 이송 시간이 하루 종일 걸렸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한국 정부가 이송 작전의 보안을 유지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이 지하 벙커를 떠나지 않고 탈북자들의 이송을 직접 확인하며 지휘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

박 대통령은 탈북 청소년 9명이 라오스에서 강제추방돼 북한 당국에 의해 평양으로 압송되는 사태가 일어나자 당시 정부의 대응에 문제가 없었는지 점검하면서 외교안보 당국자들에게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선 안 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라오스를 비롯해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머물고 있는 탈북자들의 상황을 보고받는 과정에서 라오스의 안가에 18명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그러면서 “현재 라오스의 상황을 고려할 때 안가도 안전하지 않다”며 “탈북자들을 대사관저로 이동시킬 것”을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 朴대통령, 18명 이송 끝날때까지 靑벙커 지켜 ▼

안가에 있는 탈북자들을 모두 대사관저로 옮긴 것도 이례적이다. 통상 탈북자들은 안가에 머물다 한국으로 향하며 대사관저로 옮기는 경우는 환자나 아기인 경우에 한정된다고 한다.

이처럼 박 대통령이 직접 나선 데는 비슷한 사태가 재발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3일 “라오스에서 탈북 청소년 9명이 강제로 북송된, 정말 안타깝고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다”고 강조했다. 라오스 정부는 “10대 미성년자의 정치적 망명을 인정할 수 없다”면서 “인신매매에 대응한 것”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렇듯 라오스 당국이 탈북자의 한국행에 비협조적인 상황에서 또다시 탈북자들이 라오스 당국에 체포되는 최악의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라오스를 경유하는 탈북 루트가 막히지 않도록 라오스 당국에 외교적 노력을 벌이는 것과 별도로 탈북자도 한국 국민인 만큼 국민의 신변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박 대통령의 인식이 작용한 결과로도 볼 수 있다.

주라오스 대사관은 라오스 당국과의 비공식 신사협정에 따라 중국을 거쳐 라오스로 들어간 탈북자들을 안가에서 보호하고 있다. 탈북자들이 라오스 등을 거쳐 한국으로 탈출하기 시작한 초기에는 주라오스 한국대사관 내에 탈북자들이 한국행 때까지 머물 공간을 마련했으나 탈북자가 늘어나면서 이 공간만으로 수용이 어려워지자 별도의 안가를 마련한 것이다.

2013년 6월 2일 일요일

[동아일보]朴대통령 취임 100일… 인사는 실망, 안보는 선방(2013.06.03)

정치-외교안보-경제전문가 50인 평가 
현재 국정운영 평가는 ‘보통’ “앞으로 잘할 것” 기대는 높은 편



4일 취임 100일을 맞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전문가들은 ‘보통’이란 평가를 내렸다. 

동아일보와 채널A가 2일 정치 리더십 분야와 경제 분야 전문가 각 20명, 외교안보 분야 전문가 10명 등 모두 50명을 대상으로 박 대통령 취임 100일 평가 설문을 한 결과 현재의 국정 운영에 대한 평점은 5점 만점에 3.3점이었다. 다만 앞으로 국정을 잘 운영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평균 3.7점을 줘 박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평점이 낮은 항목은 역시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이었다. 정치 리더십 분야 전문가 20명은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에 대해 평균 2.0점을 줘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들은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 등 잇단 인사 실패가 반복되지 않도록 인사 시스템의 대대적 개편을 주문했다.

‘깨알 리더십’으로 상징되는 박 대통령의 만기친람(萬機親覽·온갖 정사를 친히 보살핌)형 업무 스타일도 전문가 평가에서 2.9점을 받아 중간 점수(3점)를 넘지 못했다. 참모와 내각에 자율권을 더 많이 주고 대통령은 좀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북한의 연이은 도발 위협에 대한 정부 대응과 관련해서 외교안보 분야 전문가 10명은 평균 3.8점을 매겨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한미정상회담 성과와 일본의 우경화에 대한 정부 대응도 각각 평균 3.7점, 3.8점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박근혜정부 초대 청와대 참모진 구성에 대해서는 평균 2.6점, 외교안보 라인 구성에는 평균 3.1점을 부여했다.

경제 분야 전문가 20명은 ‘박근혜노믹스’에 평균 3.2점을 매겨 외교안보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내렸다. 전문가들은 새 정부가 추진한 경제정책 중에서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가장 잘한 정책으로 꼽았다. 반면 창조경제의 개념을 둘러싼 혼선을 가장 잘못한 정책이라고 지목했다. 이들은 새 정부 임기 중 가장 역점을 둬야 할 경제 과제로 ‘성장잠재력 제고’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고 답했다. 박 대통령이 국정 목표 중 하나로 제시한 ‘고용률 70% 달성’이 그만큼 녹록지 않다는 의미다. 

[동아일보]청와대 새 홍보수석에 핵심측근 이정현 임명(2013.06.03)

차관급 경호실 차장 박종준, 민주평통 사무처장 박찬봉
'성대 학맥' 재주목…정무수석ㆍ대변인은 미정


이정현 정무수석비서관. 동아일보 DB


박근혜 대통령은 3일 공석 중인 청와대 홍보수석에 이정현(55) 정무수석을 임명했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홍보수석 자리는 대통령과의 직접 소통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그것이 인사의 판단 기준으로 작용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임명 배경을 설명했다.

전남 곡성 출신인 신임 이 수석은 2007년 경선패배 이후 박 대통령이 정치적 칩거 기간을 보낼 때 '입'으로 통했던 핵심 측근인사다.

박 대통령은 '윤창중 성추문 의혹 사태'에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이남기 전 홍보수석의 사표를 지난달 22일 수리한 이래 언론인과 정치인 출신 가운데 후임자를 물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자신의 국정철학을 언론에 제대로 설명하고 국정을 홍보할 마땅한 인사를 찾지 못해 결국 이 수석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수석은 18대 새누리당 국회의원과 새누리당 최고위원, 지난해 대선캠프 공보단장 등을 지냈다. 

김 대변인은 이 수석의 이동으로 공석이 된 정무수석과 윤 전 대변인의 낙마로 비어있는 남성 몫 대변인의 경우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정무직 차관급인 대통령 경호실 차장에는 박종준(49.충남) 전 경찰청 차장을 임명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박 신임 차장은 공주사대부고와 경찰대 행정학과를 졸업했으며 서울경찰청 수사부장, 충남경찰청장, 경찰청 기획조정관 등을 역임했다.

역시 정무직 차관급인 민주평통 사무처장에는 박찬봉(57.충남) 현 새누리당 외교통일위 수석전문위원을 임명했다.

대전상고와 성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행시 22회 출신으로, 통일부 감사관과 정책기획관, 남북회담본부 상근회담대표 등을 역임했다.

김 대변인은 박 차장의 임명 배경에 대해 "경찰청에서 주요 보직을 거쳐 경호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갖췄을뿐만 아니라 조직관리 역량이 뛰어나고 주위의 신망이 두터워 발탁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박 사무처장에 대해서는 "통일부에서 27년간 근무한 통일분야 공무원 출신으로 새누리당 외교통일위 수석전문위원으로 약 5년 근무하는 등 통일업무의 식견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 사무처장의 임명으로 새 정부에서 '신흥 학맥'으로 부상한 성균관대 출신의 중용이 다시 주목받았다.

박근혜 정부 들어 정홍원 국무총리와 황교안 법무부 장관,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 유민봉 국정기획수석, 곽상도 민정수석, 박찬우 안전행정부 1차관, 정현옥 고용노동부 차관 등 성대 출신이 장ㆍ차관(급) 주요 보직에 다수 임명됐다. 

2013년 5월 30일 목요일

[조선일보]탈북자 9명 평양 압송… 유엔 '중대한 우려' 성명(2013.05.31)

라오스의 송환 조치 조사중
朴대통령, 시진핑에 '탈북자 보호' 요청할 듯

유엔난민기구(UNHCR)의 안토니오 구테레스 최고대표는 30일 라오스 경찰에 적발된 '꽃제비' 출신 탈북자 9명이 북송(北送)된 것에 대해 '중대한 우려(grave concern)'를 표명하고 이들의 안전 보장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구테레스 대표는 이 성명에서 "UNHCR은 (북한으로) 송환된 탈북자들이 망명 심사받을 기회를 갖지 못한 것을 우려한다"며 모든 국가들이 난민을 박해받을 위험이 있는 국가로 추방 또는 송환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지킬 것을 강하게 촉구했다. 구테레스 대표는 이 성명에서 UNHCR이 라오스 정부의 송환 조치에 대해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테레스 대표의 성명은 9인의 탈북자가 북송된 후 유엔에서 나온 첫 번째 조치다.


 슬프도록 짧았던 자유… 다시 北으로 끌려간 아이들… 이들에게 한국은 너무 먼 나라였다. 중국, 라오스를 거쳐 한국에 오려다 강제 북송된‘꽃제비(탈북 고아)’출신 탈북자들이 작년 여름 다른 탈북자들과 함께 중국의 한 도시에서 사진을 찍었다. 사진 중 신체 대부분을 모자이크 처리한 6명은 이미 한국 등으로 넘어온 탈북자들이고, 얼굴만 모자이크 처리한 탈북자 8명은 이번에 북송됐다. 이들 8명과 사진에 없는 1명 등 총 9명이 이번에 북으로 끌려갔다. 사진은 중국에서 이들과 함께 1년7개월 동안 생활한 탈북자 김강식(가명)씨가 TV조선을 통해 전달한 것이다. 김씨는“탈북자들이 북한에서 제대로 먹지 못해 같은 나이의 한국인보다 키가 작다”고 말했다
슬프도록 짧았던 자유… 다시 北으로 끌려간 아이들… 이들에게 한국은 너무 먼 나라였다. 중국, 라오스를 거쳐 한국에 오려다 강제 북송된‘꽃제비(탈북 고아)’출신 탈북자들이 작년 여름 다른 탈북자들과 함께 중국의 한 도시에서 사진을 찍었다. 사진 중 신체 대부분을 모자이크 처리한 6명은 이미 한국 등으로 넘어온 탈북자들이고, 얼굴만 모자이크 처리한 탈북자 8명은 이번에 북송됐다. 이들 8명과 사진에 없는 1명 등 총 9명이 이번에 북으로 끌려갔다. 사진은 중국에서 이들과 함께 1년7개월 동안 생활한 탈북자 김강식(가명)씨가 TV조선을 통해 전달한 것이다. 김씨는“탈북자들이 북한에서 제대로 먹지 못해 같은 나이의 한국인보다 키가 작다”고 말했다. /중국서 함께 지냈던 탈북자 제공
이와 관련, 박근혜 대통령은 탈북자 9명이 북송됐다는 보고에 몹시 안타까워했으며, 6월 말 방중(訪中) 때 탈북자 보호 문제를 거론할 가능성이 크다고 정부 고위 관계자가 30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탈북자 북송) 보고를 받고 마음 아파했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할 때 전반적인 탈북자 문제를 의제로 올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한·중 양국은 6월 말 정상회담을 갖기로 하고 의제를 최종 조율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달 초 방미(訪美) 중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탈북자 북송은 "인도적 차원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중국이 남한으로 보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탈북자를 직접 북한 당국자들에게 넘긴 라오스에 대해서는 외교부를 통해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라오스를 통한 탈북 경로는 그동안 비교적 잘 유지돼 왔는데 북한이 보통 때와 다른 움직임을 보인 배경을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2013년 5월 19일 일요일

[조선일보][기자수첩] 노래 한곡에… 반쪽난 5·18, 빛바랜 국민통합(2013.05.20)


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 나오자 노회찬, 맨먼저 주먹 흔들며 노래
野인사들, 일어나 차렷 자세나 태극기 또는 주먹 흔들며 불러…
朴대통령도 자리에서 일어나… 태극기 쥔 채로 노래는 안 불러
5·18 유족·단체는 불참한 채 정치인도 제각각 국민통합 무색

인천오페라합창단의 '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은 지난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33주년 기념식의 맨 마지막 순서였다.

전주가 흘러나오자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맨 앞줄에 앉아있던 노회찬 진보정의당 대표가 가장 먼저 일어나 주먹을 흔들며 노래를 따라 불렀다. 민주당 의원들과 대부분의 야권 인사들은 미리 나눠준 태극기를 흔들며 노래를 불렀다. 김한길 대표는 주먹이나 태극기를 흔들지 않고 차렷 자세로 노래를 불렀다. 박준영 전남지사는 주먹을 흔들면서, 강운태 광주시장은 태극기를 흔들며 노래를 불렀다.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 앉았던 안철수 무소속 의원은 태극기를 흔들거나 주먹을 흔들지는 않았지만 함께 일어서 노래를 불렀다.

당초 국가보훈처가 '정부 공식행사에서 주먹을 흔들며 노래를 부르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이유를 들어 제창을 거부하자, 5·18 관련 일부 단체가 '주먹이 문제라면 태극기를 들고 노래를 부르겠다'는 성명을 냈었다. 합창은 따로 마련된 '합창단'이 노래를 부르는 것이지만, 제창은 참석한 모든 사람이 부른다. 보훈처는 제창은 허용하지 않았으나, 행사장에서 작은 태극기를 참석자들에게 나눠줬다. 하지만 야권 인사들의 노래를 부르는 방식도 제각각이었다.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국립 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33주년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이 진행되는 동안 박근혜 대통령은 태극기를 들었으나 노래를 따라부르지는 않았다. 왼쪽으로 한 사람 건너 강운태 광주시장은 태극기를 흔들며 노래를 부르고 있고, 박 대통령 바로 오른쪽의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도 노래를 부르고 있다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국립 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33주년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이 진행되는 동안 박근혜 대통령은 태극기를 들었으나 노래를 따라부르지는 않았다. 왼쪽으로 한 사람 건너 강운태 광주시장은 태극기를 흔들며 노래를 부르고 있고, 박 대통령 바로 오른쪽의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도 노래를 부르고 있다. /뉴시스
노래가 두세 소절쯤 진행되자 박근혜 대통령도 자리에서 일어섰다. 배에 가지런히 모은 양손에 태극기를 쥐긴 했지만 노래를 부르지는 않았다. 황우여 대표와 이정현 정무수석 등 여권 인사들도 박 대통령을 따라 일어섰다. 황우여 대표는 차렷 자세로 노래를 불렀다. 행사 중에도 사람들의 눈은 오로지 누가 노래를 부르는지, 누가 안 부르는지 그 입만 쫓았다.

이때 기념식장 뒤편에 있던 시민 2명은 "그 노래(임을 위한 행진곡)를 부르려고 왔는데 못 부르게 하면 되느냐"며 소리를 지르다 퇴장당했다. 일부 참석자는 공식 행사가 끝나고 박 대통령이 자리를 뜰 때까지 태극기를 흔들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반복해 불렀다. 소복 차림의 유가족 10여명도 박 대통령이 퇴장한 뒤 기념식장 앞에서 노래를 불렀다. 이날 5·18 유족과 광주 지역 시민단체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이 아닌 합창 형식으로 진행하는 데 반대하면서 불참했다. 이 때문에 기념식장 의자 절반 정도가 텅 비었다.

제창이든 합창이든, 그 형식과 무관하게 자연스럽게 '임을 위한 행진곡'을 따라 부르는 것이 5·18 기념식의 관행이라고 한다. 합창이라고 해서 따라 부르는 것이 금지되는 것도 아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의 제창은 절대 안 된다는 정부나, 제창 순서를 반드시 넣어야 한다는 야권 어느 한쪽의 입장이 쉽게 바뀔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이번과 같은 장면이 되풀이될 것이다. '국민 통합'의 상징이 돼야 할 행사가 언제까지 참석자들을 분열시키는 행사가 돼야 하는가.

2013년 5월 5일 일요일

[중앙일보]개성 7인 귀환작전, 청와대·합참 생중계(2013.05.06)


무인정찰기 화면 보며 지휘
군사분계선 넘은 것 확인 뒤
현금 수송차 북으로 보내

코드명 오퍼레이션 넵튠 스피어(Operation Neptune Spear). 미 중앙정보국(CIA)이 주도해 2011년 5월 2일 파키스탄에 은신 중이던 오사마 빈 라덴(9·11 테러 주범)을 사살한 작전이다. 일명 제로니모(Geronimo·오사마 빈 라덴 지칭) 제거 작전으로도 불렸던 당시 상황은 백악관 벙커로 고스란히 중계됐다. 작전에 투입됐던 미 특수부대 네이비 실 대원의 헬멧에 장착된 카메라는 인공위성을 통해 백악관에 실시간으로 장면을 전송했다. 백악관 상황실을 찾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합동특수작전사령부 마셜 브래드 웹 준장 옆 소파에 쪼그리고 앉아 이 영상을 보고 있는 사진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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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와 유사한 상황이 지난 3일 청와대와 국방부(합동참모본부)에서 펼쳐졌다. 개성공단에서 우리 국민 완전철수 결정(지난달 26일) 이후 북한 측의 불허로 귀환치 못하고 있던 7명의 귀환 장면을 우리 당국자들이 실시간으로 시청했다. 군사분계선(MDL)에서 4.1㎞ 떨어진 북한 출입국사무소에서 홍양호 개성공단관리위원장 일행 7명의 출발준비부터 전해졌다. 당시 화면을 지켜봤다며 익명을 원한 정부 당국자는 “이전 같았으면 유선으로 여러 단계를 거쳐 보고를 받았을 것”이라며 “군의 감시장비를 통해 실시간으로 현장상황을 지켜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다른 당국자는 “군에 감시장비 동원을 요청해 이뤄졌다”며 “영상만으로 봐서는 마치 인질 교환 장면을 연상케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이 상황실을 방문해 영상을 함께 시청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생중계를 위해 군은 무인정찰기(UAV)와 신형 열상감시장비(TOD)를 준비했다. 2000년대 초부터 우리 군 군단급에 배치된 무인정찰기는 이들의 귀환 예정시간에 맞춰 날아 올랐다. UAV는 이날 일부 취재진에 목격되기도 했다. 고성능 카메라를 탑재한 UAV는 휴전선 이남에서 비행하며 개성공단 남단에 위치한 북한 출입사무소에 초점을 맞췄다. 홍 위원장 일행이 공단을 출발해 출경수속을 하는 장면부터 이들이 탑승한 4대의 차량 앞뒤에 북한군 지프 2대가 호위하는 모습이 실시간으로 전해졌다. 우리 차량이 MDL을 넘어서도 중계는 이어졌다고 한다.

 이들은 평소와 달리 MDL을 넘어 한 차례 정차했다. 우리 초병들의 신변확인을 위해서다. 평소 같으면 곧바로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로 향했겠지만 남북이 당초 합의한 대로 우리 인원들이 무사히 MDL을 넘으면 1300만 달러를 실은 현금수송차를 출발시키기로 했다. 그래서 MDL상에서 신원확인 절차를 밟은 것이다. 홍 위원장 일행을 안내해온 북한군 차량은 잠시 뒤 현금 수송차량을 호위해 북으로 돌아갔다.

 이 같은 영상은 휴전선 이남 지역에 배치된 초소의 TOD 영상에도 담겼다. 공중과 지상에서 다원 중계가 이뤄진 셈이다. 군은 최근 주야간 구분 없이 10㎞ 이상의 거리를 감시·녹화할 수 있는 장비를 배치했다. 이로 인해 우리 초소에서 직선거리로 7~8㎞ 떨어진 개성공단 지역은 손금 보듯 감시가 가능해졌다는 게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적대행위 중지해야 공단 정상화”

북한 국방위 정책국 대변인은 5일 “(한·미) 해상합동훈련을 구실로 핵탄을 적재한 ‘니미츠’함 항공모함이 부산항에 들이닥치게 된다”며 “먼저 (한·미가) 적대행위를 중지해야 개성공단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미 양국군은 이번 주말 연합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2013년 4월 15일 월요일

[동아일보]“우리는 순수…무지는 계몽해야” 욕하는 게 계몽?(2013.4.16)

■ SNS ‘손가락 욕설’ 논란

팝아티스트 이주혜 씨가 14일 오전 3시 5분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가 나란히 있는 사진 간판 옆에 선 이 씨가 오른손 가운뎃손가락을 치켜 세운 모습이다. 이주혜 씨 페이스북 캡처

#1. 여성 팝아티스트(대중예술가) 이주혜 씨(25)는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 육영수 여사의 사진 앞에서 ‘손가락 욕’을 하는 사진을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 씨는 13일 경북 구미시 박 전 대통령 생가에서 진행된 ‘박정희와 팝아트 투어’에 참가해 박 전 대통령 부부가 나란히 서 있는 사진간판 앞에서 이런 포즈를 취했다. 이 씨는 ‘우리는 순수하다. 그러나 무지는 계몽해야 하고 죄이자, 폭력이다’라는 글을 함께 올렸다.

#2. 자칭 ‘새누리당 저격수’ 황모 씨(28)는 지난해 4·11총선과 대선 기간에 트위터로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선후보를 비난했다. 황 씨는 총선 선거운동이 한창이던 지난해 4월 4일 “맘 같아선 박근혜 ××를 찢어버리고 싶다. 삼성동 저택에 근혜 있을 때 수류탄 던지고 싶다”는 트윗을, 총선이 막 끝난 지난해 4월 15일엔 “만약 내 부모가 박근혜나 이명박이었으면 난 벌써 죽였다”라는 트윗을 날렸다. 황 씨는 박 대통령의 남편감으로 조두순, 오원춘 등 성폭행범이 제격이라는 트윗도 다수 퍼뜨렸다. 인터넷 게시판엔 ‘박근혜와 오원춘이 같이 교도소에 합방되는 그날까지’라는 글을 올렸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 전현직 대통령에게 퍼붓는 욕설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국가원수에 대한 비판은 표현의 자유 차원에서 최대한 보장되어야 할 권리지만 일부 인사들은 보는 이에게 혐오감을 불러일으킬 수준의 욕설을 서슴지 않는다.

팝아티스트 이 씨가 육 여사에게 손가락 욕을 하는 사진은 14, 15일 뜨거운 논쟁을 불러왔다. 박 전 대통령의 공과(功過)에 대해서는 정치적 견해에 따라 찬반 견해를 표현할 수 있지만 왜 육 여사에게까지 욕설을 퍼붓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일부 누리꾼들은 이 씨를 향해 “저 ×, 육 여사가 누구인지 알고나 저러나” “손가락을 잘라버려야 한다”는 등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이 씨는 페이스북 계정을 폐쇄했다가 15일 다시 열었다. 이 씨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외국 욕을 잘 모르나본데 내 손가락 방향을 보면 육영수 여사가 아니라 그 사진을 보는 ‘박정희 빠(열혈지지자)’에게 욕을 하는 것”이라며 “박정희는 이미 죽었지만 사실 죽지 않았다. 박근혜가 대통령이 된 것이 이를 증명한다”고 주장했다.

이 씨의 트위터엔 ‘1980.5.18 대량살인을 정당화한 유신정권. 당연한 권익을 행사하는 사람들을 살해했다’고 적혀 있다. 그러나 유신정권은 1979년 박 전 대통령이 암살당하면서 종말을 고했으며 5·18민주화운동 진압과는 무관하다. 이 씨가 역사의 사실관계를 잘못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방 중독증’이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국가원수 비난 글을 올리는 데 매달리는 누리꾼들도 있다. ‘새누리당 저격수’를 자칭했던 대학 휴학생 황 씨는 ‘안티 박근혜’라는 트위터를 운영하며 4300여 명의 팔로어에게 2400여 개의 ‘욕설 트윗’을 쓰거나 리트윗하고 있다. 황 씨는 지난해에는 다른 트위터 계정으로 이 전 대통령과 박 대통령 등 여당 인사를 비방하는 트윗 4000여 개를 쓰거나 리트윗했다. 결국 황 씨는 도가 지나친 후보 비방으로 지난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두 차례 불구속 기소됐다.

국가정보원은 최근 경찰과 동행해 황 씨의 아버지를 찾아가 ‘아들이 온라인 활동을 자제하게 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국정원은 박 대통령을 살해하고 싶다는 황 씨의 위협이 도를 넘어섰다고 판단했다. 그러자 황 씨는 15일 자신이 운영하는 박 대통령 안티 카페에 글을 남겨 “국정원의 이번 행위는 민간인 사찰이며 헌정질서 파괴”라고 주장했다. 김현 민주통합당 대변인도 “국정원이 황 씨 가족을 방문한 건 민간인 사찰”이란 논평을 냈다.

박정희 이명박 박근혜 등 보수성향 대통령만 욕설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에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맹목적인 비난을 퍼붓는 글도 숱하게 검색된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에 대해 한국 현대사의 주요 인물들에 대한 역사적 평가나 객관적 사실을 알아보기보단 이념적 지역적으로 자기편이 아니라고 여겨질 경우 무조건적인 증오를 퍼붓고 보는 치기 어린 역사관이 사회에 만연한 결과라고 우려하고 있다.

국가원수모독죄는 1988년 폐지됐다. 하지만 국가원수뿐만 아니라 그 누구를 대상으로 해서라도 상습적으로 인신공격성 비방을 하거나 허위사실을 유포할 경우엔 모욕죄와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다. 

2013년 4월 1일 월요일

[조선일보]朴대통령,'4강대사유출'·'17초 사과' 격노…비서실장·수석 등 긴급 호출 질책(2013.04.02)

박근혜 대통령이 1일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과 일부 수석비서관들을 집무실로 불러 상대국의 아그레망(주재국 임명동의) 절차를 거치기 전에 주변 4강국 주재 대사 내정 사실을 청와대 블로그에 게재했던 데 대해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한국일보가 2일 보도했다. 

박 대통령은 또 지난달 30일 당정청 워크숍에서 나온 새누리당 의원들의 쓴소리와 청와대 인사 실패와 관련한 ‘17초 대독 사과’ 논란 등도 언급하면서 참모진들에게 불편한 심경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신문은 청와대 관계자들을 인용, “박 대통령은 이날 국방부와 국가보훈처 업무보고를 앞두고 핵심 참모진을 긴급 호출했다”며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외교적 절차와 관례를 어기고 대사 인선 결과가 게재된 경위 등을 묻고 참모진에 주의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달 30일 4강 대사에 대한 인선이 언론에 보도되자 출입기자단에게 주요 대사 인선에 대해 엠바고(일정 시점까지 보도 금지)를 요청하면서 인선 대상자 명단과 프로필을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청와대 블로그’에 게재했다가 뒤늦게 삭제하는 어이없는 실수를 해 비판을 받았다. 

통상 외교관 임명은 아그레망(주재국 임명동의) 절차가 끝날 때까지 엠바고가 적용되는 것이 관행이어서 청와대 스스로가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청와대 인사위원장을 겸임하는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도 같은 날 장·차관 등 고위공직자 줄낙마 사태에 대해김행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두 줄짜리’ 대국민 사과문을 17초’만에 대독하게 해 야권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는 “원칙과 절차를 중시하는 박 대통령이 아그레망 논란과 관련해서 상당히 언짢게 생각한 것으로 들었다”, “박 대통령이 상당히 격노한 것으로 안다”, “대통령의 심기가 매우 불편하다”고 전했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2일로 예정됐던 기획재정부의 업무보고가 연기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얘기도 나왔다.

2013년 3월 27일 수요일

[조선일보][사설] 北 '핵 선제 타격' 운운한 날, 남북 교류 들고나온 통일부(2013.03.28)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27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통일부 업무 보고에서 "남북 당국 간 책임 있는 대화를 재개하고 개성공단의 국제화를 비롯한 남북 간 교류·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가 남북 대화 재개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이 뉴스는 아니다. 남북 대화의 주관 부처인 통일부가 올해 추진 과제로 '남북 교류·협력·대화'를 이야기할 수도 있다. 그러나 통일부는 눈치가 없어도 보통 없는 게 아니다. 북한은 이날 남북 간의 마지막 공식 접촉 채널인 군 통신선을 끊었다. 이 통신선은 개성공단 출입에 필요한 절차 등을 논의하는 채널로도 이용돼 왔다. 북한이 공단 출입에 필요한 통신선을 차단해 버린 날, 통일부가 대통령에게 '개성공단 국제화 추진'을 보고하는 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북한 노동신문은 인민군 최고사령부가 전날 밝힌 '전투 1호 태세와 실제적인 군사행동'에 대해 "핵 선제 타격이 포함된다"고 했다. 대한민국과 미국 본토에 핵 공격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상황에서 대통령과 통일부·외교부 장관 이하 간부들이 모여 '남북 교류·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는 모습이 국민에게 어떻게 비쳤겠는가.

유엔 안보리는 올 들어 두 번이나 대북 제재 결의를 채택했다. 미국 정부는 유엔 제재보다 수위가 높은 별도 대북 금융 제재 틀을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고, 중국도 공개적으로는 '성실한 유엔 제재 이행'을 다짐하고 있다. 그런데 대북 제재들이 제 궤도 위에 아직 오르지도 못한 시점에서 대한민국이 앞장서 '남북 교류·협력 강화'를 들고나오는 걸 당사국들은 또 어떻게 바라보겠는가. 정부의 북핵 핵심 부처의 정치적 센스가 이 모양이어서는 어떻게 대한민국이 북핵의 방관자가 아니라 핵심 당사자라는 평가를 받겠는가.

통일부는 이날 "국제기구를 통한 영·유아 지원 등 인도적 지원을 투명성 있게 지속해 나가겠다"고 했다. 대북 인도적 지원과 남북 상황을 직접 연계하지 않는 것은 옳은 방향이다. 하지만 대북 인도적 지원을 막힌 남북 관계의 물꼬를 트는 수단으로 삼게 되면 인도적 지원의 본래 취지가 흐려진다. 국제사회도 인도적 지원을 대북 제재와 별개로 다루고 있다. 우리 대북 정책의 근본 목표는 북한 주민을 기아(饑餓) 상태에서 건져내고, 최악의 인권유린 상황에서 인간다운 삶을 포기하고 살아가는 북한 주민의 인권(人權)을 개선하는 것이다. 정부는 이 두 가지 근본 목표를 절대 잊어선 안 된다.

[동아일보][광화문에서/안영식]타이거 우즈와 바운스 백(2013.03.28)


안영식 스포츠부 부장
애플이 삼성전자 등 전 세계 스마트폰 제조사를 상대로 벌이고 있는 특허소송 중 하나가 바운스 백(Bounce Back)이다. 이는 손가락으로 터치 화면을 위로 올렸을 때 마지막에 이르면 화면이 살짝 튕겨 올라가, 끝 부분임을 알려주는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미국 특허청은 이에 대해 ‘특허 무효 예비판정’을 내려 법원의 최종 판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런데 바운스 백은 비슷한 뉘앙스는 담겨 있지만 분야 또는 종목에 따라 다양한 뜻으로 쓰인다. 스포츠 외신기사에는 부진했던 팀이나 선수가 뚜렷한 회복세나 향상된 성적을 나타냈을 때 이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특히 골프에서는 ‘보기 이하의 저조한 스코어를 낸 직후 곧바로 버디 이상의 좋은 스코어를 기록하는 것’을 말한다. 바운스 백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정신력이 강하다는 징표다. 

골프에는 스크램블링(Scrambling)이라는 기록도 있다. 이는 그린을 놓친 홀(2퍼팅 파 세이브 기준)에서 파 이상의 좋은 스코어를 내는 확률로 위기관리 능력의 척도다.

그런 의미에서 이틀 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8·미국)의 세계랭킹 1위 탈환은 최고 경지의 바운스 백, 스크램블링이 아닐까. 2009년 성 추문이 잇따라 터져 나오면서 우즈는 끝 모를 추락을 시작했다. 이혼한 2010년에는 각종 부상에 시달리며 단 1승도 거두지 못했고 2011년에는 세계랭킹이 58위까지 떨어졌다. 이미지 훼손을 우려한 스폰서들은 후원 및 광고계약을 해지해 우즈의 체면은 구겨질 대로 구겨졌다. 

그랬던 우즈가 지난해 19개 대회에 출전해 3승을 거두며 ‘아직 죽지 않았음’을 알렸다. 그리고 미녀 스키스타 린지 폰(미국)과의 열애 사실을 공개한 올 시즌에는 5개 대회에 출전해 벌써 3승을 거뒀다. ‘이빨 빠진 호랑이’로 전락했던 우즈가 ‘임플란트 송곳니’로 재무장한 듯하다.

우즈를 보면 ‘골프는 역시 멘털 스포츠’라는 것을 실감케 한다. 30대 후반의 적지 않은 나이에 재기에 성공했다는 것은 ‘천부적 재능을 타고났다’는 설명만으론 부족하다. 폰과의 교제로 정신적 안정을 되찾은 우즈의 절치부심(切齒腐心)은 놀라울 따름이다.

스포츠에서 고수와 하수는 결국 ‘기본에 얼마나 충실한가’에서 판가름 난다. 최근 세계선수권을 제패한 ‘피겨 여왕’ 김연아의 안무 코치 데이비드 윌슨은 “김연아는 세계 최고의 선수인데도 마치 스케이팅을 처음 배우는 아이처럼 매일 기본 기술을 연습한다. 반면에 대부분의 선수는 화려한 기술을 따라하는 데 급급하다. 그래서 그들은 더이상의 발전을 못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대회 우승)을 이룬 전설적인 프로골퍼 게리 플레이어(남아공)는 어드레스 때마다 자신의 골프장갑에 써놓은 ‘3S’를 되새겼다고 한다. 3S는 Soft(그립은 부드럽게), Slow(백스윙은 천천히), Smooth(다운스윙은 매끄럽게)다.

새로 출범한 정부엔 ‘제대로 검증된’ 인재(人材)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게 기본 과제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공식 출범 이전부터 국무총리 후보자 낙마로 삐끗하더니 이후 주요 장관 후보자, 현직 법무부 차관 등이 줄줄이 사퇴했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다’라는 말을 무색하게 하는 인재(人災)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경제부흥과 문화융성으로 국민행복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박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돼야만 국민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추론은 지나친 단순화일까. 아무쪼록 박 대통령이 ‘헌정 초유의 낙마 도미노’ 난국을 슬기롭게 스크램블링해 멋지게 바운스 백 하길 기대한다. 이는 지난 대선 때 박 대통령에게 찬성표를 던진 52%는 물론이고 반대표를 던진 48% 가운데서도 대다수가 바라는 일이다.

안영식 스포츠부 부장 ysahn@donga.com

2013년 3월 25일 월요일

[조선일보]朴대통령,천안함3주기 추모식 참석…"北 도발·위협 내려놓아야"(추모사 전문 포함)(2013.03.26)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오전 대전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천안함 46용사 3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추모사를 하고 있다./뉴스1
박근혜 대통령은 26일 “북한은 핵무기가 체제를 지켜줄 수 있다는 생각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천안함 용사 3주기 추모식’에 참석, 이같이 밝힌 뒤 “주민들은 굶주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체제유지를 위해 핵무기 개발에 국력을 집중하는 것은 국제적인 고립을 자초할 뿐”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핵무기와 미사일, 도발과 위협을 스스로 내려놓고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변하는 것만이 북한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며 “북한은 더 이상 우리 젊은이들의 희생과 대결의 악순환을 가져오는 도발을 즉각 중지하고,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선순환의 길을 선택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박 대통령의 추모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천안함 용사 유가족과 승조원 여러분,

우리는 오늘 조국을 지키다 숨진 46명의 용사들과 故 한주호 준위님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추도식에 함께 했습니다. 

조국을 위해 산화하신 용사들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표하고, 사랑하는 아들과 배우자, 아버지를 잃은 유가족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시간이 지나도 우리가 절대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조국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분들입니다. 

그분들의 애국심과 충정어린 마음이 대한민국의 안보와 국민의 안위를 지켜낸 것입니다.

저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순직한 용사들의 뜻이 절대 헛되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

아들의 얼굴을 씻기듯 매일같이 묘비를 닦고 계셨던 어머니의 눈물과 아들이 남겨놓은 방을 아직도 정리하지 못하고 계신 아버님의 마음과 천안함 용사들의 유가족 여러분의 아픔을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천안함 폭침은 우리에게 많은 상처를 남겨 주었습니다. 평화로운 국민들에게 불안과 위협을 주었고, 갑작스런 폭침으로 죽어간 용사들의 유가족에겐 평생 마음의 상처를 남겼습니다.

지금도 북한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이어 정전협정 백지화까지 주장하면서 우리 안보와 평화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저는 천안함 3주기를 맞아, 북한의 변화를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북한은 핵무기가 체제를 지켜줄 수 있다는 생각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야 합니다.

주민들은 굶주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체제유지를 위해 핵무기 개발에 국력을 집중하는 것은 국제적인 고립을 자초할 뿐입니다. 

핵무기와 미사일, 도발과 위협을 스스로 내려놓고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변하는 것만이 북한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북한은 더 이상 우리 젊은이들의 희생과 대결의 악순환을 가져오는 도발을 즉각 중지하고,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선순환의 길을 선택해야만 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유가족 여러분,

오늘의 대한민국은 천안함 용사를 비롯한 수많은 호국영령들의 희생 위에 지켜온 소중한 나라입니다. 

선열들의 숭고한 뜻을 되새기고, 후손에게 안전하고 평화로운 조국을 물려주는 것은 우리의 책무이자 정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의무입니다.

저는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분들이 예우와 존경을 받는 나라를 반드시 만들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나라를 지키는 가장 큰 힘은 국민여러분의 투철한 안보의식과 단결입니다. 

안보 앞에는 너와 내가 다를 수 없고, 여야가 나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천안함 용사 3주기 추모식이 용사들의 남기신 고귀한 뜻을 받들어서,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화합과 희망의 미래로 나아가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천안함 3주기에, 희생된 46용사와 故 한주호 준위를 추모하며, 그 희생이 조국의 앞날을 지키는 초석이 되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3년 3월 24일 일요일

[조선일보][내일 천안함 폭침 3주기] 軍 "제2천안함 땐 김일성父子 동상 정밀 타격"(2013.03.25)


北전역 父子동상 3만5000개
- 타격땐 北체제에 엄청난 충격… 軍, 동상 위치·크기 리스트 확보
NLL 해군 전력 증강했지만…
- 北, 잠수정 침투 훈련 5배 확대, 우리軍은 신형 소나 장착 차질
朴대통령, 3주기 추모식서 강력한 對北 메시지 보낼 듯

정부는 천안함 폭침 3주기인 26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식을 연다. 박 대통령은 당시 전사(戰死)한 용사 46명과 수색·구조 작업 도중 숨진 고(故) 한주호 준위의 유가족을 위로하고 강력한 대북(對北) 메시지를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이와 함께 북한이 천안함 폭침(爆沈) 사건이나 연평도 포격 도발과 같은 고강도(高强度) 국지 도발을 감행하면 응징 차원에서 평양 등 대도시의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미사일로 정밀 타격하는 계획을 수립하는 등 군사 대응 체제 구축도 정밀화하고 있다.

◇북 전역 우상화 동상 3만5000여개

김일성·김정일 동상 파괴 계획은, 북한에서 신성시되고 있어 훼손될 경우 북한 체제와 주민에게 엄청난 심리적 충격을 줄 수 있는 김일성 부자(父子)의 상징물을 파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북한의 추가 고강도 도발을 억제하겠다는 차원에서 수립되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24일 "북한이 고강도 국지 도발을 감행할 경우 우리 군은 도발 원점과 함께 지원·지휘 세력인 북한 4군단은 물론 일부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공대지(空對地)·지대지(地對地)미사일로 타격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군은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 이후 이런 계획을 적극 검토하기 시작했으며, 같은 해 연평도 포격 도발이 일어난 뒤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정권이 김일성·김정일 부자 우상화를 위해 세운 부자상(像)은 북한 전역에 3만500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은 위성사진 등을 통해 동상의 위치와 크기, 특징 등을 정밀하게 분석해 제거 우선순위 목록을 만들어 놓았다고 한다.

◇초계함·호위함 여전히 구형 소나

해군은 천안함 폭침 이후 불시 해상기동훈련과 대(對)잠수함 훈련 횟수를 늘렸다. '잠수함 킬러'로 알려진 해상초계기(P-3CK) 8대도 추가로 배치했다.

그러나 NLL 인근 해군 전력이 제2의 천안함 폭침과 같은 북한 잠수함 도발을 사전에 막을 만한 수준으로 강화됐는지는 여전히 의구심이 높은 상황이다.
 대답 없는 삼촌… “보고싶어요”… 천안함 폭침 3주기를 사흘 앞둔 23일, 대전 현충원에서 천안함 용사 추모 걷기대회가 열렸다. 행사에 참석한 고 임재엽 중사의 조카가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삼촌의 묘비에 입맞춤을 하고 있다. /신현종 기자
북한은 천안함 공격 이후 잠수함정 침투 훈련을 평소보다 5배가량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대동-2급' 반(半)잠수정은 이달 들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기동훈련을 벌이고 있다. 이 반잠수정은 천안함을 공격한 것으로 알려진 'CHT-02D'와 같은 신형 어뢰 2기를 탑재할 수 있다.

우리 군은 천안함 폭침 이후 천안함과 같은 초계함(1200t급)과, 호위함(1800t급) 30여 척에 잠수함 탐지 능력이 대폭 향상된 신형 소나(음향 탐지 장비)를 장착하기로 한 바 있다. 구형 소나는 탐지 거리가 2㎞에 불과해 10~15㎞ 바깥에서 어뢰를 쏘는 북한 잠수함을 탐지할 수 없었다. 군은 그러나 초계함과 호위함 대부분이 1980년대에 만든 구형으로 10년 이내에 퇴역을 앞두고 있고, 신형 소나를 장착하려면 개조 비용이 많이 들어 이 계획을 포기했다.

해군은 백령도 부근과 서해 NLL 근처 해저에 수중 음파 탐지망(SOSUS) 설치 작업을 진행 중이며 현재 완료 단계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한 잠수함에 대한 음향 정보 데이터가 축적되어 있지 않아 현재로선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한다.

2013년 3월 21일 목요일

[조선일보][단독] 청와대, 김관진 현 국방장관 유임하기로(2013.03.22)


    
청와대는 22일 김병관 국방장관 후보자가 전격 사퇴함에 따라 김관진 현 국방장관을 유임시킬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안보 상황이 시급해서 더이상 국방 수장 자리를 공백으로 남겨두기 어렵다”며 “김 장관이 그동안 장관직을 성실하게 수행해 왔으므로 그 업무를 계속 이어나가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 같은 방침을 김 장관에게 전달했으며, 김 장관은 고사끝에 이를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병관 후보자는 이날 박근혜 정부 초대 국방장관으로 지명된 뒤 38일 만에 전격 사퇴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오전 11시 국방부를 통해 낸‘사퇴의 변’에서 “국방부장관 후보자로서 그 동안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국정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이 시간부로 국방부장관 후보자 직을 사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당면한 안보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우리 국방이 더욱 튼튼해지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그동안 무기중개업체 고문재직과 위장접입 등 30여건의 의혹이 제기돼 야당에서 자진사퇴를 촉구해왔다.
최근에는 특혜 의혹을 받아온 미얀마자원개발업체 KMDC 주식 보유 신고 누락 등으로 위증 논란까지 제기되면서 여당 내에서도 지명철회나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조선일보]朴 정부, 첫 민간 대북지원 승인(2013.03.22)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 .2013.3.8/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통일부는 22일 대북지원단체인 유진벨재단의 결핵약품 반출을 승인했다. 이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정부가 처음으로 민간단체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승인한 것이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오늘 통일부는 유진벨재단에서 인도적 대북지원을 위해 신청한 결핵약 등 6억7800만원 상당의 물품반출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 물품은 유진밸 재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북한의 평양과 남포, 평안도 지역의 8개 결핵센터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것으로 환자 약 500여명을 치료할 수 있는 양이다.

김 대변인은 "정부의 반출 승인은 북한의 결핵환자들에게 치료약이 시급히 제공돼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순수한 인도적 차원에서 이뤄진 조치"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의 이번 대북 지원물품 반출 승인은 현 정부의 대북정책인 '한반도신뢰프로세스'를 본격 가동하기 위한 첫 신호탄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김 대변인은 "대통령께서는 당선인 시절부터 계속적으로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며 "남북 간 기존 합의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것을 포함해 신뢰를 쌓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간다는 차원에서 대북지원물품을 승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3차 핵실험 이후 북한의 대남 도발 위협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지원물품 승인이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정부도 우리의 북한도발 위협에 대한 단호한 메시지에 혼선이 있지 않겠냐는 우려를 했다"며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지만 남북이 함께하는 행복한 통일시대로 가야된다는 큰 틀에서 지원의 시급성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이번 승인의 취지가 북한의 도발을 용인한다든지 북한의 도발에 굴복해서 유화제스처를 보내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2013년 3월 18일 월요일

[조선일보][김대중 칼럼] 從北의 시험대에 오른 朴정부(2013.03.18)


'北核은 자위용' '韓美 공격연습' 일사불란한 종북 세력과 北정권
연일 한국 옥죄며 '떠보기' 공세… 當局 무기력이 종북 확산 기여
방치하면 포용 한계 넘을 수도, 얕보였다간 '미래 창조'도 없어

 김대중 고문
작년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친북·종북 세력들이 보란 듯이 성명을 내고 기자회견을 하며 거리 시위에 나서 연례적 한·미 훈련을 '전쟁 연습', '북침 훈련'으로 몰아가며 북핵을 '자위용'으로 두둔하는 공개 언행을 서슴지 않고 있다. 심지어 자기들을 '애국자'에 비유하고 박근혜 정권이 북한의 세습과 무엇이 다르냐고 주장한다. 지난 총선에서 저들이 대한민국 국회에 진출하는 변란이 일어났을 때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기는 해도 이렇게 빨리 또 이렇게 당당하게 진척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통합진보당, 한국진보연대,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범민련 남측본부, 한국대학생연합 등이 동시다발로 나서 북한 핵실험과 대남 '불바다'협박에는 일언반구 언급이 없이 오로지 한국과 미국 공격에 나선 것은 결코 우연일 수 없다. 이들의 행동은 어디로부터 지령을 받은 듯 조직적이고 일사불란하며 뚜렷한 공통의 목적의식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작년 대선 직전 좌파 역사 연구 단체인 민족문제연구소가 만들어 인터넷에 띄운 동영상 '백년전쟁'은 한마디로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정당성을 왜곡한 악질적인 반한(反韓) 문건이다. 이승만을 '하와이언 갱스터', 박정희를 '뱀 같은 인간'으로 희화화한 이 동영상은 한국의 경제 발전상을 식민론의 관점에서 다루고 있다. 이것이 중·고교 학생들의 교육 자료로 쓰이고 있다니 섬뜩하기까지 하다.

이와 때를 같이해 벌어지고 있는 북한 정권의 전쟁 위협은 지난 20년 이래 가장 밀도 있고 가장 강도 높고 가장 현실감 있게 이뤄지고 있다. 휴전협정의 폐기, 4차 핵실험 위협, '남한 벌초'등 초강세를 보이는 것은 평소 '그냥 해보는 소리일 것'으로 치부하며 무시해온 일부 남쪽 리버럴들마저 긴장감을 갖게 하고 있다.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왜 휴전선 북쪽에서는 김정은 집단이, 휴전선 남쪽에서는 종북 세력들이 이처럼 때를 같이해 일사불란하게 한국을 옥죄는 공세를 펴고 있는 것일까?우선은 새로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북에 문을 닫다시피한 이명박 정권으로 인해 크게 곤혹을 치른 북한 정권이 박근혜 정부가 MB 노선을 답습하지 못하도록 강경 모드를 선보이는 의도인 듯하다. 박 대통령의 의중을 두드리고 반응을 보기 위한 기선(機先) 제압용이기도 하다.

저들이 강경 모드로 나오는 또 다른 배경은 북한의 처지와 입장에 동조적인 세력과 계층의 확산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세력 또는 사람이 상당수 늘어났다고 보는 자신감, 또는 그것을 확인해보고 싶은 속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보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 땅에 '반미'와 '반(反)박근혜' 세력이 적어도 어느 정도에 달했다고 자신하지 않는 한 북한 정권이 저렇게 기고만장하게 무력 도발 협박을 드러내 보일 수 없을 것이고, 남쪽의 종북 세력이 저렇게 당당하게 고개를 들고 대한민국 체제를 깔보고 나올 수 없는 것이다. 단적인 예가 서울 시청 앞 대한문 옆에 세워진 농성장의 문제다. 농성장이 세워진 지 1년의 세월이 지났으면 농성의 원인을 해결해주든지 불법 농성 자체를 철거하든지 했어야 정상적인 정부다. 그것 하나 해결 못 하고 10평 남짓 농성장을 장시간 방치한 당국의 무기력이 바로 종북 좌파에 깔보인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대한민국에 수많은 문제가 있고 풀기 어려운 난제도 수두룩하다. 하지만 그 문제의 근처에 접근해보면 그것들은 결국 우리의 이념적 대립과 갈등으로부터 파생된 것이고, 그것을 슬기롭게 뛰어넘거나 조정하지 못하는 무능 때문에 적체돼 있는 것이다. 정치도, 경제도, 기업과 일자리도, 양극화도, 문화도 모두 이념적 갈등으로 매듭이 풀리지 않고 있다.

위정자들은 대한민국 체제를 좀먹는 남쪽의 종북 요소들을 다루는 일부터 착수해야 한다. 이런 요소들이 한국 인구의 5% 내에 머무는 상황과 이것이 자라서 10%를 넘어 20%로 이행되고 있는 상황은 결코 같을 수 없다. 예를 들어 소수, 즉 5% 미만일 때는 체제의 포용성·다양성으로 설명될 수 있지만 그것이 어느 수준을 넘으면 체제의 대안으로 발전할 소지가 생기는 법이다. 지난 10년 좌파 대통령 시절 그들은 포용을 내세우고 공존을 두둔했지만 그 결과는 체제의 이질 요소들을 방치하거나 양성하는 쪽으로 빗나갔다. 종북 좌파가 음지에서 양지로 나와 우리 체제를 깔보며 당당히 회견을 하고 시위에 나서는 상황을 방치하면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으로 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 통합은 연목구어(緣木求魚)다.

박 대통령의 선택이 어떤 것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박 정부는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밖으로는 북한 정권의 강력한 무력 드라이브에, 안으로는 친북·종북 세력의 간단없는 '유신독재'브레이크와 체제 이간질에 시달릴 것이다. 그 상황에서 '미래 창조'는 추진력을 얻기 힘들다.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은 지금 북한과 좌파 세력에 얕보이고 있거나 저들의 시험대에 올라 있다.

2013년 3월 10일 일요일

[조선일보]北주민 "명령 떨어졌다"… 20년전 그 공포가… 충돌 일보직전(2013.03.11)


1993년 북핵위기와 닮은꼴
평양시내 위장막 설치… 주민 전투식량 준비 등 전쟁 분위기
韓美 정권교체기에 유엔제재·합동훈련 핑계로 긴장감 조성
테러총책 김영철이 직접 TV 등장하는 등 협박 수위 높아져

북한이 연일 '핵 불바다' '제2의 조선전쟁' '핵 선제타격'을 언급하며 긴장의 강도를 최고 단계로 끌어올린 한반도 안보 상황이 20년 전인 1993년 3월과 닮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자신들의 핵 도발로 조성된 위기 국면에서 한·미 군사훈련과 국제사회의 제재를 문제 삼아 위기를 만드는 방식이 1993년을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준전시' 상태였던 1993년

미국의 클린턴, 한국의 김영삼 정부 출범 직후인 1993년 3월 북한은 준전시상태 선포(3월 8일)와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성명(3월 12일)으로 '벼랑끝 전술'을 구사했다. 당시 연초부터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미신고시설 2곳에 대한 사찰을 압박하고 한·미가 팀스피리트 훈련을 재개한다고 발표(1월 26일)하자 이를 빌미로 삼은 것이다.

당시 준전시상태가 선포(최고사령관 명령)되자 3월 9일부터 평양 상공엔 미그기들이 편대 비행을 시작했다. 도로엔 기관총을 탑재한 군용 차량이 위장 그물을 덮은 채 달렸다. 낮에는 대피훈련 사이렌과 함께 방공호와 지하철 역으로 대피하는 훈련이 반복됐다. 밤에는 공습경보 사이렌과 함께 집마다 검은 모포로 창문을 막는 등화관제(燈火管制) 훈련이 이어졌다. 당시 평양에 거주했던 탈북자 김모씨는 "가정마다 설치된 라디오에서는 훈련 진행 상황을 보도하면서 마치 진짜 전쟁이 일어난 것처럼 분위기를 고조시켰다"고 회상했다.
북한 전역에서는 비상소집 훈련도 진행됐다. 주민들은 새벽마다 모포·쌀·소금·치약·칫솔·의약품·마스크·비옷·군용밥통 등 10㎏의 물품을 채운 비상용 배낭을 메고 집결 장소로 뛰어가야 했다. 김씨는 "이때도 제일 먼저 챙기는 것은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초상화"라며 "초상화를 넣는 함이 따로 있는데 그것만 해도 배낭 크기와 비슷하다"고 했다.
北 전역서 '정전협정 백지화' 지지대회 10일 북한 평안북도에서‘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을 지지하는 군민(軍民)대회’가 열리고 있다. 지난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시작된 이 대회는 9일 평안남도·자강도·함경북도에서 열리는 등 북한 전역으로 확산하고있다. 북한은 지난 5일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11일부터 정전협정을 백지화하겠다고 위협했다. /로이터 뉴시스
당시 상황은 1차 북핵 위기의 시발이었다. 그 이후로도 북의 노동미사일 발사(1993년 5월)→'서울 불바다' 협박(1994년 3월)→군사정전위원회 철수(〃4월)→국제원자력기구 탈퇴 선언(〃6월) 등으로 한반도는 전쟁 직전 상황까지 갔다. 미국이 영변 핵시설에 대한 정밀 폭격(surgical strike)도 대응전략 중의 하나로 준비하며 극에 달했던 위기는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의 방북(1994년 6월)과 김일성 사망(〃7월)을 거쳐 북·미 제네바 합의(〃10월)로 '봉합'됐다.

◇'말 도발' 강도는 사상 최고

한반도를 둘러싼 지금의 상황은 20년 전과 매우 흡사하다. 미국과 한국에선 오바마 2기 행정부와 박근혜 정부가 막 출범했다. 북한은 한·미 연합 키 리졸브 훈련과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에 반발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5일부터 각종 기관·단체를 동원해 △정전협정 백지화 △남북 불가침 합의와 비핵화 선언 폐기 △북·미 군 통신선과 남·북 판문점 통신선 차단 등을 위협했다.
韓美연합훈련 참가하러 온 美이지스함 미 해군의 이지스함인 라센함과 피츠제럴드함이 한₩미 연합 야외 기동훈련인‘독수리연습’에 참가하기 위해 지난 9일 동해항에 입항하고 있다. 독수리연습은 지난 1일 시작됐다. 이와 함께 지휘소 훈련인 키리졸브는 11일 시작된다. /해군 1함대 제공
준전시상태는 선포되지 않았지만 북한 현지 분위기는 그에 못지않다고 한다. 북한군 장교 출신인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연락이 닿은 북한 주민에 따르면 최근 준전시상태의 전(前) 단계인 전투동원태세 명령이 내려졌다고 한다"며 "아직 포에 포탄이 장전만 안 됐지 1993년 준전시상태와 거의 유사하다"고 말했다. 지난 6일부터 평양시내엔 군사용 위장 그물을 덮은 차량과 열차들이 목격되고 있다.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게 전투식량 준비 지시를 내렸다는 첩보(대북 소식통)도 있다.

위협의 강도는 1993년을 능가한다는 평가(통일부 당국자)다. 지난 5일 대남 공작 총책인 김영철 정찰총국장이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을 낭독한 것이 대표적이다. 안보부서 관계자는 "노출을 삼가야 할 인물이 북한 전 주민이 정규 뉴스를 보는 저녁 8시에 등장했다는 건 파격 중의 파격"이라고 했다.

대남 협박도 '서울 불바다'(1994년)→'남조선 잿더미'(2008년)→'남조선 최종파괴'(2013년)로 갈수록 노골화하고 있다. '핵 불바다' '제2의 조선전쟁' '핵 선제타격' 같은 표현도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지만 이번처럼 공식 문건에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북한 주요 매체들이 이를 연일 인용하는 경우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