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25일 화요일

[크리스천투데이]검찰, 아일랜드 리조트의 SK 고소 건 본격 수사 착수(2013.06.24)

‘모해위증’ 관련 고소인-피고소인 10여시간 대질심문

▲지난 16일 서울지방검찰청에서 고소인 아일랜드 리조트 권오영 회장 등과 피고소인 진영민 SK 증권경영지원실 실장(좌), 김태진 SK네트웍스 E&C 사장과(우)의 대질심문이 약 10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사진은 서울지검에 들어가는 피고소인들. ⓒ송경호 기자

아일랜드 리조트(회장 권오영)가 SK그룹(회장 최태원) 임원들을 상대로 ‘모해위증’ 혐의로 고소한 건에 대해,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은 지난 16일 아일랜드측 권오영 회장, 권국만 부사장과 피고소인 김태진 SK네트웍스 E&C 사장과 진영민 SK 증권경영지원실 실장 등을 소환해 대질심문을 가졌으며, 심문은 약 10시간에 걸쳐 이어졌다.

‘을에 대한 갑의 횡포’로 논란이 됐던 SK와 아일랜드 사이의 법정공방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SK는 지금의 아일랜드 권오영 회장이 운영하던 ‘NCC 주식회사’와 합작사업을 벌이다가, 권 회장 등이 자신들을 속여 돈을 편취했다고 주장하며 이들을 검찰에 고소했다.

검찰은 SK의 의견을 받아들여 권 회장에게 징역 10년, 추징금 20억원을 구형했지만, 이후 5년 넘게 진행된 법정 공방 결과 권 회장은 공소사실 대부분에서 무혐의 판결을 받고 억울함을 벗을 수 있었다.

김태진 사장은 NCC 주식회사와 합작을 위한 주주협약 체결 당시 SK그룹의 인사를 담당하는 인력실장 겸 아카데미 실장을, 진영민 실장은 그룹의 자금을 담당하는 재무팀장을 맡았으며,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위증을 했다는 것이 아일랜드측이 이들을 고소한 이유다. 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엄연히 서로 알고 있던 사실을 재판이 시작되자 갑자기 말을 바꿨다는 것이다.

재판 당시 SK는 권 회장 등이 골프장 사업을 위해 모 건설사로부터 매입한 땅을 합작회사로 넘기며 실제 그들이 지출한 땅값보다 많은 값을 요구해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는데, 권 회장은 이것이 “회계상 기록할 수 없는 비용을 함께 청구한 것을 마치 땅값을 부풀린 것처럼 증언한 것”이라며 “우리가 땅을 넘기며 요구한 매매대금에 회계 처리가 어려운 비용이 포함된 것을 SK는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결국 재판부는 이 부분에 대해 SK측 관계자들의 모순된 증언을 지적하며 아일랜드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SK측 증인 김태진은 수사기관에서 ‘주주간 협약서 작성을 전후로 하여 양도소득세에 대한 어떤 언급도 없었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이는 (진술을 신빙할 수 있는) 김명술의 진술기재에 정면으로 모순된다”며 “SK 직원 진영민의 진술과도 모순된다”고 말했다.

또 “증인 진영민은 이 법정에서 ‘주주간 협약 체결을 위한 협상 당시 NCC측으로부터 A목록 토지의 가격은 330억원이고, 말 못할 경비 54억원에 대한 세금은 SK가 부담하여 달라는 말을 들었지요’라는 검사의 질문에 대하여 ‘협약 당시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습니다’라고 진술하였는데, 이는 김명술의 진술기재와도 모순된다”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마침내 “SK측과 권 회장측이 해당 토지의 매매대금을 정함에 있어 권 회장측이 이를 취득함에 있어 실제로 지출됐음이 서류상 확인된 취득원가를 기준으로 정하기로 합의했다는 것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SK가 해당 부분을 뒤늦게 추가 고소한 것에 대해서도 “피해금액이 현저하게 큰 이 부분을 먼저 고소함이 경험법칙상 상당하다는 점에 비추어 SK가 보인 태도는 이해하기 어렵다”고도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게 끝나자 아일랜드측은 SK 관계자들이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SK측을 모해위증 혐의로 고소하며 낸 자료에서 아일랜드측은 “주주협약 체결 과정에서 SK측의 책임자 및 실무자인 피고소인 김태진과 진영민이 그 진상에 반해 증언했음은, 모해위증의 고의가 매우 짙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