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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10일 월요일

[동아일보][단독]CJ, 檢내사 와중에도 해외비자금 조성 정황(2013.06.11)

檢 “싱가포르 중계무역 계열사 통해… 2010년~2013년초 1000만달러 빼돌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2010년부터 올해 초까지 싱가포르의 중계무역 계열사를 통해 최소 1000만 달러(약 112억 원)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검찰이 포착해 수사 중인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이 같은 비자금 의혹은 과거 CJ그룹에 대한 국세청 조사와 검찰 내사 등을 통해 드러났던 혐의들과는 전혀 별개의 것으로 이번 수사팀이 최근 새롭게 찾아낸 혐의다. CJ그룹과 이 회장은 2008년 국세청이 4000억 원대에 달하는 이 회장의 차명재산을 적발한 이래 지난해 초까지 수차례 사정당국의 내사를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비자금 조성을 계속한 혐의가 포착돼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대진)는 이 회장 일가의 ‘금고지기’였던 신모 부사장(구속 수감 중)이 2010년부터 운영해 온 싱가포르 곡물 사료 중계무역업체 C사의 거래 수수료와 수익을 빼돌리는 방식으로 최근까지 모두 1000만 달러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한 단서를 확보해 수사 중이다.

검찰은 신 부사장이 C사에 쌓아 둔 비자금을 단계적으로 이 회장 개인의 비밀 계좌에 송금해 왔다는 의혹을 뒷받침할 회계자료와 진술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CJ그룹 국내 계열사들이 C사와 거래하면서 결제대금을 실제보다 많이 지급한 뒤 남은 돈을 빼돌렸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2006년 세워진 C사의 대주주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BVI)에 설립된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로 확인됐으며 검찰은 이 페이퍼컴퍼니의 실제 소유주는 이 회장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신 부사장이 C사 대표를 맡은 2010년 이후 급성장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 회장이 신 부사장에게 그룹의 일감을 몰아주면서 비자금을 조성하도록 지시했는지를 확인할 계획이다.

C사는 CJ그룹을 위해 브라질 아르헨티나 태국 베트남 등지에서 원당(原糖·정제하지 않은 설탕 원료), 대두분(콩가루), 사료용 주요 곡물 등을 대량 구입해 중계해 왔다. 2011년에는 중국과 인도까지 사업영역을 넓혔다. 한편 검찰은 CJ그룹의 해외 비자금 운용 의혹을 밝히기 위해 CJ차이나 임원 김모 씨에게 검찰 출석을 통보했다고 10일 밝혔다.

2013년 1월 20일 일요일

[매경춘추] 준법은 `문화`(2013.01.20)

싱가포르 근무 시절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국경에서 진풍경을 경험한 적이 있다. 불과 몇 걸음 되지 않는 거리의 국경을 기준으로 갓 청소를 끝낸 듯 깨끗한 거리와, 쓰레기가 뒹구는 거리로 확연히 대조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싱가포르는 엄격한 법으로 잘 알려진 나라이지만, 필자는 이 차이가 단지 법의 유무에서 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동남아와 유럽의 일부 국가는 교통신호 체계의 존재가 무색할 만큼 법을 지키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는 법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준법이 무시되거나 법을 어기는 것을 융통성으로 여기는 `문화`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준법문화는 대개 아래가 아닌 위로부터 시작된다. 지도자들이 법을 준수하고 그 중요성을 늘 강조함으로써 국민 전체의 준법 의식 수준을 높일 수 있다. 

싱가포르의 엄격한 법이 시민들에 의해 잘 지켜지는 것도 위정자들의 높은 준법 의식이 전제된 법 제정을 매개로 국민 전체로 확산된 하나의 문화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기업은 엄격한 준법문화로 잘 알려져 있다. 제각기 다른 준법 의식을 가진 다양한 국가에서 예외 없이 엄격한 준법 윤리 경영을 실행할 수 있는 비결로 리더들로부터 시작된 준법의 기업문화를 꼽는다. 준법은 어떠한 사업가치보다도 우선하며 리더들이 가장 많이 강조하는 주제다. 

준법을 일상에서 논하고 매번 상기할 수 있게 하는 조직문화를 통해 각 국가의 준법 의식 차이를 극복할 수 있다. 이처럼 법을 준수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며 이를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는 조직의 분위기, 즉 `문화`가 리더들에 의해 조성되는 것이 중요하다.
 

얼마 전 2012년 사자성어로 `거세개탁(擧世皆濁)`이 선정됐다. 지위의 높고 낮음을 막론하고 모든 사람이 바르지 않음을 일컫는 말로, 우리 사회의 위정자와 리더들의 자정이 요구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한 국내 대기업이 회장의 의지에 따라 협력사 경조사비를 받지 않는다는 윤리 강화 방안을 발표했는데, 새해엔 더 많은 준법의 리더십을 통해 지난해의 불명예를 벗고 지도자들로부터 시작된 준법 `문화`가 사회 전반에 퍼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