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환 우리 근로자가 전한 北소식]
"북한 직원들 평소와 많이 달라져… 농담 받아주거나 웃지도 않더라
남은 사람들 혹시
인질될까 걱정"
이날 오후 4시에 귀환한 근로자들은 "평소 사복을 입고 근무하던 북한 직원들이 군복으로 갈아입고 경비를 강화했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은 이날 공단에서 남측으로 넘어오는 사람들에 대한 심사에 평소와는 달리 군인들을 투입했다. 세관 직원들은 평소보다 검문 시간을 더 끌었다. 공단 근로자 S씨는 "군인들이 장갑차까지 대기해 놓았다"고 전했다.
3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남북출입사무소로 돌아오는 개성공단 관계자에게 취재진이 몰려들고 있다. 이날 북한은 개성공단으로 들어오는 것을 금지하고, 서울로 돌아가는 것만 허용한다고 통보했다. /이진한 기자
한 공단 입주업체 관계자는 "남북 관계도 문제지만 우린 거래선이 깨지면 회복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기 때문에 매우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공단에 남은 직원들은 언제 귀환할 수 있는지를 묻는 등 북측의 인질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귀환자들은 전했다. 3일 오후 현재 개성공단에 남아있는 한국 근로자는 800여명에 이른다. 공단 근로자 K씨는 부식이나 식자재가 2~3일 안에 안 들어가면 공장도 멈춰 서고 사람들도 먹고 살 게 없어진다며 우려했다.
반면 공단 분위기가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반응도 있었다. 공단 의류업체 직원 N씨는 "공단 내부 분위기는 달라진 게 없다. 천안함 사건을 겪어봤기 때문에 사람들 분위기도 평소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CIQ)에는 개성공단에서 돌아오는 근로자를 취재하기 위해 국내외 기자 등 80여명이 대기했으나 CIQ에 도착한 근로자들은 대부분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을 피했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이날 낮 긴급 임원회의를 소집했다. 한재권 협회 회장은 "제일 걱정되는 것은 공단에 있는 주재원의 안전"이라며 "식자재와 원·부자재 반입을 허용할 것을 북측에 촉구한다"고 말했다. 회의에 참석한 한 부회장은 "입주 기업은 통상 식자재는 2주치, 원자재는 한 달치를 보유하고 있지만 기업에 따라 다르다"며 사태 장기화를 우려했다.
경기도 파주지역 민통선 주민들도 긴장 속에 하루를 보냈다. 대성동 마을의 한 주민은 "민통선 초소의 특별한 움직임은 없지만 최전방이다 보니 걱정하는 주민들이 많다"고 했다. 이 일대 관광지를 찾는 관광객 수도 크게 줄었다. 도라산전망대~제3땅굴~임진각을 연결하는 안보관광투어 코스에는 평소 평일에 2500여명이 찾았지만 이날은 1000여명만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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