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대기업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대기업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3년 6월 11일 화요일

[크리스천투데이]‘샤크라’ 이은 “고난 중 만난 하나님께 감사”(2013.06.11)

▲인기그룹 샤크라 멤버에서 아일랜드 리조트 마케팅 실장으로 변신했던 이은 씨. SK라는 대기업과의 억울한 싸움에서 오히려 하나님을 만났다고 고백했다. ⓒ송경호 기자
“(시)아버지가 믿으시는 하나님이 항상 궁금했습니다. 6년 동안 대기업 SK와 억울한 싸움을 겪으면서도 늘 기도하고 예배드리고 감사함을 잃지 않는 가족들의 모습을 보며,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참 궁금했습니다. 그러다가 작년 성탄절 때 무릎을 꿇고 기도하며 처음으로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는데,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여성가수그룹 ‘샤크라’의 막내로 더 많이 알려진 이은(본명 이경은·28)은, 결혼과 함께 시작한 본인의 신앙을 고백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하나님을 알고 싶다는 것이 고민이었던 그녀였기에, 하나님과의 첫 만남은 설레면서도 더 많은 감사의 눈물을 흘리게 만든 사건이었다.
그녀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며 ‘살아계시는 하나님께서 나와도 함께 하고 계셨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 이후 하나님을 깊이 만나고 싶어서 더 많이 기도하고 있다”며 “아직은 어린아이 같은 신앙이지만 한 걸음씩 내딛고 있는 것 같아 무척 기쁘고 감사하다”고 밝혔다.

결혼으로 시작된 신앙… 모든 것은 하나님의 계획하심
대기업 SK와의 분쟁에서 오히려 하나님 깊이 만나

남편(권용)과 데이트를 하면서 처음 교회를 다닐 정도로 종교와 거리가 멀었던 이은이었지만, 하나님이 궁금해 데이트를 하던 당시 새벽예배를 다닐 정도로 호기심과 열정도 있었다.

그녀는 “당시 남편이 ‘우리 집안은 독실한 크리스천 집안이기에, 어렵겠지만 천천히 교회를 다녀봤으면 좋겠다’며 조심스럽게 쓴 편지와 함께 마음에 꼭 드는 예쁜 성경책을 선물해 줘서, 그때부터 교회를 다니게 됐다”며 “물론 사크라 활동 시절 바쁜 가운데서도 주일예배를 드리며 신앙적인 이야기를 해주는 황보 언니가 있었지만, 그때는 ‘내가 멤버의 막내이기에 나쁜 길로 빠지지 않기를 바라는 언니의 마음이겠거니’ 하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렸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시작된 그녀의 신앙이지만, 여전히 하나님이란 존재는 의문이었다. 시부모의 하나님이고, 남편의 하나님이었지, 그녀 자신의 하나님이라는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은은 “지난해 하나님과의 첫 만남 이후 정기 성경공부를 하며 더욱 깊게 하나님과 교제하게 됐다”며 신이 나서 설명을 이어나갔다.

▲어려움 가운데 하나님을 더욱 깊이 만나게 됐다는 이은 씨. 혼자 통곡하며 울고 있을 때 하나님께서 “네 마음을 다 안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 송경호 기자
“말도 안 되는 SK의 횡포로 아버지가 제일 힘드시겠지만 자식으로서 억울한 생각이 들 때가 많기에, 그날도 무거운 마음으로 성경공부에 갔습니다. 그런데 의자에 앉자마자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혼자 통곡하며 울고 있는데 꼭 엄마 품에 안긴 것 같았어요. 그 때 하나님께서 ‘네 마음을 다 안다. 내가 너희와 함께 하고 있으니 기다려라. 너희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놀라운 계획을 준비하고 있으니 너는 감사하며 기도하라’는 음성을 들려주셨습니다. 남편에게 꿈으로 보여주신 것처럼 제게는 음성으로 하나님의 뜻을 보여주신 거죠. 그때 더욱 신앙의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당시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겠다’고 고백했는데, 그때부터 신앙이 더욱 뜨거워진 것 같아요.”

그녀는 또한 남편의 꿈을 설명하며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언급했다.

“동업자였던 SK의 갑작스러운 고소 및 채권가압류 신청 등으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던 시기에 남편이 SK가 우리 차량을 폭파시키는 꿈을 꿨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시아버지는 전혀 다친데 없이 유유히 걸어 나왔죠. 그 모습을 보며 남편은 하나님께서 지켜주실 것을 확신했었습니다. 또 다른 꿈에서는 흰 옷을 입은 시아버지가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있었으며, 남편은 뒤에서 기도하던 중 하나님과 대면하게 됐습니다. 생생하게 얼굴을 대할 수 있었던 남편은 하나님이 항상 함께 하심을 더욱 굳게 믿게 됐지요.”

“네 마음 다 안다, 너희와 함께 하리라” 하나님 음성으로 위로
“지금의 삶이 가장 행복해… 내가 만난 하나님 전하고 싶어”

그녀에게 기도제목을 묻자 “내가 만난 하나님을 다른 이들도 만났으면 좋겠다”고 수줍게 답했다. 6년간 설교 말씀을 들으며 메모했던 것들을 토대로 ‘신앙 에세이집’을 출간하고 싶은 소망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저 같이 아무 것도 모르는 이도 하나님을 만나 행복하게 사는데, 아직 부족하지만 다른 이들에게도 이 기쁨을 나눠주고 싶습니다. 신앙에 대해 어렵게 생각했는데, 신앙과 사랑의 세계는 단순하더군요.”
특히 그녀는 6년간 어려움 속에서도 오직 하나님만을 바라볼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저희 가족의 삶이 겉으로 보기에 화려한 모습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SK의 횡포 속에서 피눈물을 흘리며 외로운 싸움을 했습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고난을 겪으면서도 가족이 똘똘 뭉쳐 서로 위로해주고 하나님만을 바라볼 수 있었던 것은 정말 큰 축복입니다. 제가 이런 고백을 하는 것 자체가 하나님의 역사하심이고 축복입니다.”

실제 이은의 시아버지인 권오영 회장(61·아일랜드 리조트)은 SK와 골프장 사업 동업 문제로 질긴 싸움을 진행 중이다. 아일랜드 리조트의 가치와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뒀던 SK측의 제안으로 50대 50의 동업관계를 맺었으나, SK측이 아일랜드 리조트를 완전히 인수하려는 시도가 무산되자 권 회장을 배임·횡령 등으로 고소했고, 오랜 재판 끝에 권 회장은 대부분의 혐의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현재는 아일랜드 리조트 측이 SK 최태원 회장을 △무고 △모해위증교사 △사업방해 혐의로, 임원들은 △모해위증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힘든 기간을 함께 위로하며 가기에 어느 때보다 더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권용 실장과 이은 씨 가족. 우측 아래부터 권은(5), 권윤(4), 권유(2) 세 자매의 모습이 해맑다.

화려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연예인의 삶을 뒤로하고 세 딸의 엄마로, 남편을 내조하는 아내로, 시부모를 공경하는 며느리로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삶이 참 행복하다고 힘주어 강조하는 그녀에게, 현재 최대의 관심사는 ‘신앙’이다.

그녀는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니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 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손으로 너를 붙들리라”(사 41:10)는 성경구절을 굳게 붙잡고 있다며, 하나님의 말씀으로 성숙하게 변화될 자신의 신앙을 기대해 본다고 덧붙였다.

인터뷰가 마무리될 무렵, 자리에 함께한 이은의 남편 권용 씨(30·아일랜드 리조트 마케팅 실장)는 아내에게 미안함과 감사함을 전했다. 대기업과의 분쟁으로 결혼식이 연기됐을 뿐만 아니라, 몇 년째 경제적·정신적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사업장이 대부도이기에 집에 들어가는 날이 많지 않아 미안한 마음이 큰데, 이 모든 것을 감당해 줘 감사하다”며 “특히 어린 딸들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양육시키며, 매일 하나님께 나아가고자 하는 아내의 신앙적인 삶이 큰 힘이 된다”고 밝혔다.

2013년 6월 4일 화요일

[크리스천투데이]아일랜드 리조트, SK 최태원 회장 고소… “대기업의 횡포 고발”(2013.06.04)

SK와의 재판서 대부분 혐의에 무죄 인정
무고·모해위증교사·업무방해 등으로 고소

▲SK그룹 최태원 회장 및 2명의 SK 임원을 각각 고소한 아일랜드 리조트측은, 권오영 회장의 며느리 등과 함께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앞에서 “누명은 벗었지만 후유증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SK그룹과 4년여 간의 법정 공방 끝에 대부분의 혐의에서 무죄를 입증한, 아일랜드 리조트 권오영 회장(전 NCC 주식회사 대표)이 최근 SK그룹 최태원 회장 및 2명의 임원을 각각 고소했다. 이로 인해 두 회사를 둘러싼 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아일랜드 리조트에 따르면, 권오영 회장은 지난 3월 SK 최 회장을 △무고 △모해위증교사 △업무방해 혐의로 수원지방검찰청 안산지청에 고소했다. 권 회장은 앞서 1월 SK그룹 임원 2명에 대해서도 모해위증 혐의로 안산지청에 고소했다.

NCC 주식회사(이하 NCC)와 SK에너지는 2006년 말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에 골프장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관계가 시작됐다. 이들은 충분한 논의와 사업 검토 끝에 2007년 3월 합작법인 아일랜드 주식회사를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듯했지만, 2008년 1월 SK측이 안산지청에 권오영 회장에 대한 형사고소를 제기하며 관계가 틀어졌다. SK는 같은 해 2월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 채권가압류신청을 했으며, 4월 NCC를 상대로 한 차례 더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SK는 2008년 당시 NCC가 골프장 건설을 위해 취득한 토지를 합작법인 아일랜드에 넘기는 과정에서 취득원가 330억원의 토지를 384억여원으로 속여 계약, 54억원의 매매차익을 챙기려 했다는 등의 허위사실로 권 회장을 검찰에 고소했다.

그러나 이후 권 회장측이 SK의 불공정성과 부도덕성을 알리는 집단 민원제기·시위 등을 펼쳐 중소기업을 향한 대기업의 횡포에 대해 여론이 악화되자, SK는 시위중단·고소취하 및 합작지분을 돌려받는 등의 조건으로 NCC와 합의해 골프장 사업에서 물러났다.

NCC는 고소장에서 “하지만 SK측은 2008년 4월 검찰에 제출한 고소인 보충의견서를 통해 합작사업과 관련 없는 인신 비방 등을 제기, 검찰은 이를 토대로 권 회장을 불구속기소해 징역 10년과 추징금 20억원을 구형했다”고 주장했다.

또 “골프장건설 사업에 직접적으로 참여했던 SK그룹 수뇌부 두 임원은 2008년 12월과 2009년 1월 법정에서 권 회장을 불리하게 하는 증언을 했다. 이에 대해 권 회장은 녹음파일 등의 증거를 제시하며 3년이 넘는 재판 끝에 무죄를 선고받았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고소장을 통해 “SK는 2007년 골프장 사업에서 NCC를 배제하고 단독 경영을 하기 위해 NCC의 지분을 SK에 매각할 것을 요구하며 압박했지만, (본인은) 이 사업을 오랫동안 준비해왔기에 SK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며 “SK는 나를 고소 및 구속시킴으로 골프장 사업에서 포기하게 하려고 했지만 법원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이후 SK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상대로 악의적인 M&A를 한다는 여론까지 거세지자, 현재 진행 중인 것은 물론 향후에도 모든 민·형사상의 고소를 하지 말자는 내용의 합의를 요구해오며 골프장 사업에서 철수했다. 우리 역시 그들의 지분 50%에 대한 현금을 모두 지불하며 동업의 관계를 정리했으나, SK측은 고소를 취하하고서도 더욱 거세게 몰아붙여 나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권오영 회장은 이어 “검찰에 의해 징역 10년에 추징금 20억이라는 생각지도 못한 구형을 받았지만, 그들이 말했던 녹화영상과 대화록 등의 결정적 증거를 법정에 제출함으로 위증임을 밝혀 1, 2, 3심 무죄를 받았다”며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려고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SK그룹의 야만적 중소기업 강탈 행위를 막아야 한다. 위증 등의 방식으로 상대적 약자를 옭아매 강탈하려는 대기업의 불법행위는 도저히 용납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2013년 1월 25일 금요일

[손규태 칼럼] 돈에 대한 단상(2013.01.25)


손규태·성공회대 명예교수

들어가는 말
 
▲손규태 성공회대 명예교수(본지 편집고문) ⓒ베리타스 DB
한국 사람들은 옛날부터 돈은 둥근 것, 따라서 순환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영국의 정치학자 철학자 토머스 홉스는 돈은 피와 같은 것이어서 순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으로 적절한 말인 것 같다. 사람의 몸에서 피가 제대로 돌지 않으면 사람은 살 수 없다. 피가 머리로 올라가지 않으면 뇌가 손상을 입어서 병신이 되거나 사망한다. 그 반대로 피가 머리로 과도하게 올라가면 뇌출혈이 발생해서 병신이 되거나 죽게 된다. 피가 다리로 제대로 내려가지 않으면 발가락이 괴사하거나 다리를 절단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피를 순환시켜주는 통로인 혈관이 튼튼해야 피를 몸의 구석구석까지 공급해 주어서 사람이 건강하게 살 수 있다. 그런데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거나 하면 여러 가지 질병을 발생시킬 수 있다. 이렇게 피는 우리 몸 전체로 골고루 순환할 때 우리는 생명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 그래서 혈액순환이 잘되는 사람이 건강한 사람이다. 이러한 혈액을 온 몸에 공급해 주는 곳이 심장이다. 그런데 심장이 약하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몸은 심각한 위기에 처하게 된다. 아니 이 심장이 멈추기라도 한다면 사람은 죽는다. 그래서 위기라는 개념은 원래 의학적 용어에서 왔다. 즉 생명이 죽게 되었을 때 우리는 위기라고 한다.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없으면 살수 없고 또 사람들의 살림살이가 제대로 되려면 돈이 잘 돌아야 한다. 피가 돌지 않으면 생명이 위기에 처하는 것처럼 우리 사회에서 돈이 제대로 돌지 않으면 역시 위기가 오는 것이다. 요즘 시장이나 적은 기업체에 가보면 사람들은 돈이 잘 돌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것은 시장에서 장사가 잘 안 된다는 것이고 기업에서는 공장이 잘 안 돌아가는 것을 뜻한다. 어떤 사람들은 요즘 돈의 씨가 말랐다고도 한다.

한국은행이나 정부가 발표하는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의 대기업들은 많은 수출을 해서 무역흑자가 많이 난다고 하는데 그렇게 벌어들인 돈들은 다 어디에 있는가? 부자들의 주머니에 쌓여 있는가 아니면 은행에만 틀어박혀 있는가? 아니면 국고에만 저장되어 있는가? 그 많은 돈들이 다 어디에 가 있는가? 대기업들이 그렇게 많이 벌어들이는 돈들은 다 어디에 숨어버렸는가? 서민들은 왜 그렇게도 돈 버는 일이 힘들고 어려운가? 청년들은 취직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보다 힘들다고 말하고 거리에는 실업자들이 넘쳐난다. 그러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빚을 지고 갚지 못하는 사람들도 허다하다. 집 없는 사람들도 집 가진 가진 사람들도 빚을 지고 산다.

우리나라만 그런 것이 아니다. 몇 년 전에는 미국사람들이 많은 빚을 지고 산 집들을 빚을 갚지 못해서 빼앗기고 거리의 노숙자로 내몰렸었다. 근래에 와서는 유럽의 남쪽지역에 있는 나라 사람들이 국가채무로 어려움을 격고 있다. 얼마 전까지 잘 살아가던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등의 나라들이 재정위기를 격고 있다. 그 결과 수많은 사람들이 일자리에서 해고되고 연금이 줄어든 노인들과 서민들이 고통을 격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동구라파의 나라들도 경제적으로 어렵기는 마찬가지이다. 유럽공동체를 지탱하고 있는 독일과 프랑스 등 비교적 재정적으로 튼튼한 것으로 알려진 나라들도 실업자들로 넘쳐난다고 한다. 그래도 가장 튼실한 나라들로서는 북유럽 국가들인 스칸디나비아 제국들인 것 같다. 그 나라들은 벌써부터 가진 자들이 많은 세금을 내서 사회보장제도를 튼튼하게 만들어 놓아서 오늘날 경제위기에도 잘 대처하는 것 같다.

성서에 나타난 돈

필자는 신학자로서 돈에 대해서 늘 부정적 생각을 하고 있다. 왜냐하면 성서에 보면 돈에 대한 부정적 표현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구약성서 모세 5경(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에 보면 돈은 일반적으로 상품을 거래하는 수단으로만 사용되어 별로 부정적 평가는 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욥기, 시편, 잠언 등 지혜문학작품들을 읽어보면 돈에 대한 윤리적 판단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돈에 대해 부정적 의미에서 사용된 구절들은 이렇다.“격언에도 이르기를 '돈에 눈이 멀어 친구를 버리면, 자식이 눈이 먼다' 하였다.”(욥기 17:5) “재산이 많다고 하여 속죄 받을 수 없고, 돈과 권력으로도 속죄를 받지 못합니다.”(욥기36:19). 그리고 돈에 대한 긍정적 표현들도 많이 나타난다. “돈을 셀 수도 없이 긁어모으고, 옷을 산더미처럼 쌓아 놓아도, 엉뚱하게도 의로운 사람이 그 옷을 입으며, 정직한 사람이 그 돈더미를 차지할 것이다.”(욥기 26:16-17). 한 마디로 말해서 구약성서에서는 악인들은 돈을 아무리 쌓아놓아도 형벌을 받게 되지만 정직한 사람은 결국은 돈의 축복을 받는다는 것이다.

특히 예언서들에게서는 메시아를 통해서“돈이 없는 사람들도 배불리 먹고 사는 세상”을 예언하고(이사야 55:1) 동시에 세상에서 삶을 돈벌이 하는 데만 바칠 것이 아니라 의미 있는 일을 하라고 말하기도 한다(이사야 55:2).그리고 성서는 가난한 사람들을 상대로 돈놀이하는 것을 엄격하게 금하고 있다(에스겔 18:9). 특히 돈을 받고 불의한 재판을 하거나 죄를 짓는 것을 철저히 금한다(아모스2:6).

특히 신약성서 복음서들에서 예수는 돈 혹은 재물이 인간의 마음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것 특히 부정적으로는 유혹에 빠지게 할 수 있다는 것은 여러 곳에서 언급하고 있다.(마태 6:21; 13:22;마가 4;19; 가 8:14) 예수는 돈 혹은 재물이 갖는 악마적 성격(魔性)에 매우 주목하는데 이는 하나님과도 필적할만한 힘 있는 존재로 파악한다. 당시 농경사회에서와는 달리 오늘날 우리는 세계적 차원에서 금융자본주의 체제를 통해서 돈이 가진 악마적 성격을 더욱 분명하게 경험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크게는 지난 세기에 금융업자들이 돈을 벌기 위해서 국가 간의 전쟁을 부추기거나 고도로 발달된 무기를 판매함으로써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살상을 당하기도 했다. 적게는 관리들이 돈을 받고 그릇된 재판을 하거나 불의를 눈감아주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사람들이 돈을 받고 다른 사람의 생명을 살해하기도 한다. 이렇게 돈은 인간의 악한 심성을 발동하게 해서 생명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오늘날 산업사회에서는 자연환경을 파괴하기도 한다. 그동안 인류가 이 돈과 그것의 증식을 위해서 저지른 죄악들은 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렇게 돈 혹은 재물이나 자본(맘몬)은 때로는 매우 악마적이기 때문에 절대 하나님과 같이 섬길 수 없다는 것을 예수는 분명히 했었다. “하나님과 맘몬은 같이 섬길 수 없다”(마태 6:24; 누가 16:13)

사도들의 서신들에도 돈에 대한 매우 부정적인 표현들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것을 들자면 다음과 같다. “돈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악의 뿌리입니다. 돈을 좇다가, 믿음에서 떠나 헤매기도 하고, 많은 고통을 겪기도 한 사람이 더러 있습니다.”(딤전 6:10; 희브리서 13:5) 그리고 그리스도를 따르는 그의 제자들, 성도들은 돈을 사랑하거나 거기에 얽매어 살거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딤전 3:3 딤후 3:2).

따라서 성서에서 예수와 사도들은 돈이 가진 매력 혹은 악마적 힘을 분명하게 파악했었다. 그래서 돈은 상거래의 수단 그 이상으로 섬기거나 사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특히 사람은 그 돈을 받고 타인을 해치거나 불의하게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재산을 탈취해서는 안 된다. 특히 돈을 증식수단으로 삼는 이자놀이나 투기자본으로 이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성서는 분명히 하고 있다. “이자를 받으려고 돈을 꾸어 주지 않으며, 무죄한 사람을 해칠세라 뇌물을 받지 않는 사람입니다. 이러한 사람은 영원히 흔들리지 않을 것입니다.”(시편 15:5).

돈에 대한 단상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서 살아가는데서 여러 가지 방식으로 돈과 관계를 맺게 된다. 어린 시절은 부모님들 밑에서 성장하고 공부하며 인생을 준비할 때 부모님들의 돈으로 필요한 것들을 지불하거나 산다. 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되면 부모님들에게서 독립하여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가게 된다. 유럽 등 선진국의 경우 성인이 되면 그 때부터 젊은이들은 심리적 신체적으로뿐만 아니라 법적으로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하기 때문에 부모들은 자녀들의 양육의무에서 벗어나며 자녀들은 양육 받을 권리를 상실하게 된다. 다시 말하면 성인이 된 자녀들은 스스로 돈을 벌어서 살아가야 한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독일의 경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만 18세가 되어 성인이 되면 대학에 들어가는데 대학 등록금은 없으나 그래도 생활비는 마련해야 한다. 만일 부모님 집을 떠나서 다른 도시의 대학에서 공부할 경우(대개의 경우 그렇게들 한다) 그들은 집세와 생활비를 마련해야 하는데 그 때 형편이 여의치 못한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국가가 주는 대여금(Bafög)으로 충당하면서 공부한다. 그리고 만일 학생이 부님 집에서 거처하며 식생활을 해결하면서 학교에 다닌다면 그는 일정한 생활비를 부모님에게 지불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는 법적으로 이미 성인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돈을 벌지 못하면 그것도 대여금으로 충당해야 한다. 우리 나라에서처럼 부모들이 성인이 된 자녀들의 생활을 지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라마다 성인이 되는 나이를 법률로 정한다. 성인이 된다는 것은 우리나라에서처럼 형식적 의식을 치르는 것이 아니라 법적으로 부모님의 경제적 후원에서 제외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국가에서 받은 대여금은 졸업 후 직장을 가진 다음부터 무이자로 상환하며 직장을 갖지 못하거나 여성들의 경우 가정을 가지고 자녀들을 양육해야 할 경우 대부분 갚을 수 있는 능력이 생길 때까지 유예되거나 탕감된다.

이렇게 유럽 등 선진국들에서는 성인이 될 때까지는 자녀들의 삶을 위해서 부모들이 돈을 지원해주는데 그것도 물론 법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부모가 그 의무를 다하지 않을 경우 처벌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일단 자녀가 성장하여 성인이 되면 부모들은 자녀부양책임에서 벗어나게 된다. 성인이 된 자녀가 직장도 갖지 못하고 공부도 하지 못하는 경우 그는 국가에다 실업자로 등록하고 실업보험을 받아서 살아가야 한다. 그리고 실업보험을 받는 사람들은 노동청에서 소개해 주는 직장(대부분은 좋은 직장이 아니다)에 다녀야 하고 3회 이상 거부하면 실업보험에서부터 사회보험으로 넘어가는데 그 때는 보험금이 더욱 줄어들게 된다. 이 사회보험이 액수는 “죽기에는 너무 많고 살기에는 너무 적다”라고 말한다.
그런데 필자가 다루고자 하는 것은 유럽 나라들에서 나타나는 사회제도와 돈의 관계를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필자는 현직에서 은퇴한 사람으로서 그동안 돈과 관계 맺고 살아온 과거를 회상하면서 몇 가지 체험한 것들을 여기서 말해보려고 한다.

첫째 돈이라는 것은 스스로 생산한다고 할까 아니면 증식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돈은 은행에 예치를 통해서나 타인에게 대여를 통해서 이자를 낳게 되는 것이다. 그 결과 돈은 그것을 많이 가진 사람에게로 모여드는 성향을 갖는다. 돈은 땅속에 묻혀 있지 않고(그러나 한 달란트를 받은 사람은 나아와서 '주인님, 나는, 주인이 굳은 분이시라, 심지 않은 데서 거두시고, 뿌리지 않은 데서 모으시는 줄로 알고, 무서워하여 물러가서, 그 달란트를 땅에 숨겨 두었습니다. 보십시오, 여기에 그 돈이 있으니, 받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마태복음 25:24-25) 은행이나 사람들 사이에서 순환하는 경우 이자나 이익을 낳는다. 사람들은 일요일이나 공휴일이 되면 휴식을 취하지만 돈은 노는 날이 없다. 유대인들에게는 안식일이 있어서 절대적으로 쉬어야 하지만 그들의 은행의 돈은 안식일을 모른다. 따라서 안식일이나 일요일이나 공유일이라고 해서 이자를 깎아주는 은행은 없다. 따라서 결국 돈은 적게 가진 사람으로부터 많이 가진 사람에게로 모여든다. 그래서 돈을 많이 가진 사람은 점점 더 많이 벌어서 부자가 된다. 그래서 세상에는 빈익빈 부익부라는 말이 생겨났다.

둘째 돈의 속성은 물과 같이 아래로 내려가려고 하지 않고 위로만 올라가려 한다. 돈은 낮은 사람의 주머니에서 나와서 높은 사람의 주머니로만 들어가려고 한다. 그것은 돈이 부자들, 돈이 많이 있는 곳으로 모이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예를 들어서 돈이 없거나 부족한 사람, 비천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은 돈을 꾸어야 하고 그들에게 꾸어준 부자나 높은 사람에게 이자를 갚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돈은 권력 있는 높은 사람에게로 모여든다. 권력 없는 가난한 사람들은 권력자에게 돈을 주어야 인허가를 얻어낼 수도 있고 때로는 처벌을 면하기도 한다. 그래서 아래 사람이 윗사람에게 돈을 주게 마련이다.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들에게서 돈을 꾸거나 이자를 갚아 주지 않는다. 그리고 권력이나 명예가 없는 사람에게 사람들은 인허가를 부탁하거나 어떤 청탁을 하지 않는다. 이렇게 돈을 부자나 명에나 권력이 있는 높은 사람들에게로만 모여들게 마련이다.

이것이 필자가 일생동안 살면서 돈과 관련해서 보고 경험한 것들이다. 따라서 결국 이 원리가 맞는다면 빈익빈 부익부 현상, 사람들 사이의 격차는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것이 아담 스미스가 말하는“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원리인가? 이것이 자본주의적 고전경제학의 이론인가? 사실상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이러한 자연스러운 법칙에다 인공적 법률들을 가미해서 생겨난 자본주의 사회다. 왜냐하면 “보이지 않는 손”은 하나님의 손이 아니라 인공적인 인간의 손이기 때문이다. 돈은 인간 속에 흐르는 피처럼 자율신경계통에 의해서 순환하는 것이 아니라 인공적 조작에 의해서 순환되는 것이다.

성서에서 적시된 대로 돈은 교환의 수단인 동시에 인간과 세계를 지배하는 악마적 힘을 가진 맘몬이다. 따라서 성서에 의하면 인간은 이 맘몬을 섬길 대상이 아니라 통제해야 할 대상이며, 사랑할 것이 아니라 때로는 싸워야 할 것이기도 하다. 돈은 숭배 받아야 할 절대적 존재가 아니라 억제해야 할 상대적 존재이다. 이 돈이 많은 곳으로 집중되는 것이나 상위자에게로 올라가려고 하는 것은 그것이 자기 본래의 성격인 교환수단을 넘어서서 지배수단으로 전락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상위자나 부자에게 돈이 과도하게 집중된 사회는 돈이 악마화, 맘몬화되어 인간들을 지배하고 고통스럽게 만든다. 그리고 돈이 부자들이나 권력자들에게 집중되지 않고 모든 사람들 사이에 원활하게 유통되면서 상품들의 교환수단이 될 때 돈은 본래의 기능으로 돌아오며 그 때 사람들은 물건들의 부족함이 없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이 때 사람들은 돈이 잘 돌아간다고 말하게 된다.

따라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한사코 가운데로 모이려고만 하고 위로 올라가려고만 하는 돈을 흩트리고 아래로 내려 보내는 일이다. 특히 정치가 할 일은 돈을 높은 사람들과 부자들의 주머니에만 머물게 하지 말고 낮은 사람들과 가난한 사람들의 주머니로 들어가게 해야 한다. 가난한 사회적 약자들의 주머니가 차게 되면 그들은 돈을 쓰지 않고 못 배긴다. 그들은 돈이 주머니에 들어오는 즉시 시장으로 달려가서 그동안 사지 못했던 것들을 사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돈이 없어서 필요한 것들을 살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사기 시작하면 시장의 물건들은 동이 날 것이고, 식당들은 손님들로 꽉 들어 찰 것이다. 그러면 상인들은 장사가 잘되어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물건들을 공장으로 주문할 것이다. 물건주문이 많이 들어오면 공장은 더 많은 물건들을 생산해서 시장의 수요에 응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기계도 필요하고 인력도 필요하게 된다. 그러면 공장은 더 많은 기계와 인력을 확충하고 더 많은 원자재를 사들여서 생산을 늘려야 한다. 그 결과 더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져서 사람들이 고용되게 된다. 사람들이 많이 고용되면 실업자가 줄게 되고 지급된 노임들은 노동자들의 주머니에 들어간다. 그들은 다시 그 돈으로 시장으로 달려가서 또 물건들을 사게 된다. 그러면 시장과 공장은 돌아가고 노동자는 더 많이 채용된다. 따라서 이렇게 경제의 선순환이 이루어지려면 돈은 어느 한 사람이나 기업에 집중되지 말고 돌아야 하며 높은 곳이 아니라 낮은 곳으로 내려보내지지 않으면 안 된다.

오늘날 자본주의 특히 금융(돈)자본주의가 위기에 처한 것은 이렇게 돈이 위로 집중되는 것을 막지 못한 것에 기인한다. 토머스 홉스가 말한 우리 몸의 피(돈)의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고 모든 피(돈)가 머리로 올라간 것과 같아서 자본주의가 뇌출혈에 걸린 것이다. 이러한 돈의 속성을 고치겠다고 나선 것이 사회주의였다. 역사적 사회주의의 실패는 돈을 통제해야 할 국가체제, 관료체제의 타락해서 그 사명을 다하지 못했다. 지금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타협안으로서 유럽의 사회적 시장경제체제를 선택한 나라들, 예를 들면 스칸디나비아 제국과 독일이나 프랑스 등이 비교적 돈(화폐)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이 돈의 속성 즉 마성을 통제할 국가체제가 준비됐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지금 경제민주화가 정치개혁과 경제개혁의 화두이다. 무엇보다도 정치가 금력의 굴레에서 벗어나서 그 집중화를 막는 데서부터 경제민주화는 시작된다. 정치민주화가 권력의 분산이라면 경제민주화는 금력의 분산이 아니겠는가! 예를 들어서 정치가들이 특권을 내려놓는다면서 돈을 차지하려해서는 안 된다. 자본가들이나 기업가들이 부를 나누지 않으면서 권력까지 차지하려 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노동자들을 제대로 대우하여 그들이 기업들이 생산하는 상품들을 마음대로 살 고객이 되도록 그들의 주머니를 채워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내수시장이 살아나서 기업의 항구적인 시장이 보장된다. 뇌로만 올라와서 과도하게 집중된 피가 몸 전체로 순환하도록 혈관을 열어주어 대한민국이라는 몸(국민) 전체가 건강을 회복하도록 해야 한다. 이 일이 오늘날 세계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나라가 직면한 시대적 과제이다. 

2012년 11월 13일 화요일

[사설] 朴·文·安, 비정규직 짓밟는 대기업 노조 횡포 안 보이나(2012.11.13)

박근혜·문재인·안철수 후보 모두가 우리 경제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 재벌 개혁을 거론하고 있다. 구체적인 대책은 약간씩 달리하고 있지만 재벌의 경제력 집중이 양극화와 소득 격차 같은 우리 경제의 모순을 낳았다는 인식은 같다. 재벌 개혁만 하면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함께 성장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이 없어지고 균형 잡힌 경제가 만들어지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

그러나 세 후보는 일자리 나누기를 거부하고, 생산성은 제자리걸음하고 있는데도 해마다 월급과 수당의 인상을 요구하며 태업·파업을 위협하는 대기업 정규직 노조가 우리 사회를 양극화 절벽으로 밀고 가는 원인 제공자의 한 축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안철수 후보가 정치 쇄신을 주장하는 자리에서 지나가는 말로 "정규직 노동자가 양보해달라는 요청을 할 때가 올 것"이라고 한마디 한 게 유일하다. 세 후보는 현실을 외면하고 청년 고용 할당제와 정년(停年) 60세 의무화 등 노동계의 구미를 맞추는 공약 경쟁만 벌이고 있다.

우리 경제의 환부(患部)는 재벌과 대기업 노조가 합작(合作)한 결과다. 겉으론 대결하는 척하다가 비정규직 근로자의 처우와 작업 환경을 희생시켜가며 자기들만의 이익을 추구해온 게 재벌과 대기업 노조다. 대기업 노조는 한국 사회의 특권층이다. 대기업 정규직 노조가 장악한 한국 노동운동은 근로자 간의 형제애(兄弟愛)와는 거리가 먼 대기업 정규직 근로자들의 기득권 지키기 수단으로 타락한 지 오래다.

한진중공업 사태는 바로 그 집약판(集約版)이다. 한진중공업이 작년 초 경영 악화로 정리해고에 나서자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계와 좌파 단체들은 고공 크레인 농성과 원정(遠征) 시위를 벌였다. 정치권이 기업주를 국회에 불러내 압박을 가하자 회사는 작업 물량을 확보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이들을 재고용하겠다고 두 손 번쩍 들었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9일 약속대로 92명을 복직(復職)시켰지만 이들은 나흘 후부터 무기한 휴직에 들어간다. 회사가 2008년 9월 이후 배를 한 척도 수주하지 못해 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이미 한진중공업 근로자 700여명 중 410여명이 통상임금과 자녀학자금·의료비 등 한 달 400만원 정도를 받으며 휴직 중이다.

좌파 단체와 민주노총이 한진중공업 사태를 대신 떠맡고 무한투쟁에 나선 이후 일감을 받지 못한 협력업체 직원 3000여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그러나 민주노총과 좌파 단체는 중소기업들에 떠넘겨진 덤터기를 못 본 척 눈을 감았다. 대기업 정규직 노조가 장악한 노동운동은 자기들보다 약한 비정규직과 하도급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희생을 밟고 서 있는 것이다.

대기업 노조는 자기들만의 특권을 지키려고 근로시간제 변경, 생산라인 조정, 근로자 전환 배치 같은 주요 사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며 기업 경영의 숨통을 죄기도 한다.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은 자동차 한 대 만드는 데 들어가는 시간이 14.6시간인 데 비해 국내 공장은 31.3시간이나 된다. 그런데도 현대차 정규직 근로자들은 앨라배마 공장 근로자나 비정규직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임금·복지 혜택을 누리고 있다. 기업들은 정규직 고용에 따르는 이런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거나 비정규직 채용을 크게 늘려왔다.

한국 경제의 경쟁력 회복과 양극화 해소를 위해서는 재벌 개혁과 노동 개혁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 재벌을 개혁해야 노조를 개혁할 수 있지만 역(逆)으로 노조를 개혁해야 재벌을 개혁할 수 있는 동력(動力)이 생긴다. 어느 한쪽만 개혁하겠다고 하면 그 한쪽의 거센 반발을 부를 수 있고, 그만큼 개혁에 실패할 위험이 커진다. 그런데도 대선 후보들은 대기업 노조의 표를 의식해 노동 개혁 문제에는 입을 꼭 다물고 있다. 대통령이 돼 국정(國政)을 책임지겠다는 정치 지도자들이 이렇게 진실을 외면한다면 어떻게 한국 경제의 앞날을 열어갈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