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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17일 목요일

바닥에 드러누워 생떼 쓴 교수, 알고 보니… 선관위가 개표 보여줘도 "이건 쇼"라는 사람들 중 한 명(2013.01.18)


[국회 '대선 개표 시연' 난장판]
재검표 운동단체 60명 '생떼' - 선관위가 개표 과정 설명하자
"네가 뭔데" "거짓말마라" 고성… 바닥 드러누워 "119 불러달라"
野의원, 국회 경위에 "나가달라" - 野, 지지자 달래기 차원서 추진
당내선 "모양 우습게 돼 창피"

18대 대선이 끝난 지 한 달이 다 되어가는 17일 국회의사당에서 '18대 대선 개표 진행 과정 시연회'가 열렸다. 민주통합당 진선미 의원이 주최했고, 중앙선관위가 시행했다. 인터넷 등을 중심으로 대선 개표 과정에서 부정이 있었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던 데 따른 것이다.

◇폭력 상황까지… 119 출동

이날 오후 2시 국회 본관 지하 1층 배드민턴장에는 실제 개표장과 형태가 똑같은 개표 상황실이 차려졌다. 투표함을 열어 투표지를 추리고→투표지 분류기에 넣어 기호순으로 100장씩 묶고→개표 사무원이 확인하고 계수기로 재확인한 뒤→위원장이 확인해 결과를 보고하고→투표지를 정리한 뒤→보관하는 6단계 흐름이었다. 선관위 직원 약 50명이 현장에 파견됐다.
중앙선관위가 17일 국회에서 연 ‘18대 대선 개표 과정 시연회’에서 일부 재검표 운동 단체 회원이 현행 개표 방식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며 선관위 측에 거칠게 항의하고 있다. /오종찬 기자
인터넷 등을 통해 재검표 청원 운동을 벌이고 있는 사람도 50~60명 참석했다. 이들 중 일부는 2시 5분쯤 선관위 김대년 관리국장이 개표 과정을 설명하기 시작하자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네가 뭔데 우리를 가르치느냐" "약 올리려고 나왔느냐"고 했다. 김 국장은 "2002년 이후 선거 19번에서 투표지 분류기가 이용됐지만 단 한 번도 기계상 오류는 없었고, 재검표를 한 경우도 결과가 바뀐 적은 없다"고 했으나 "거짓말하지 말라"고 몰아붙였다.

이어 2시 30분쯤 개표 시연(試演)이 시작되자 참석자 일부가 부정 개표 증거물이라고 가져온 자료를 들고 또 소리를 치기 시작했다. 국회 경위들이 이들을 행사장 밖으로 몰았다. 곧이어 이경목 세명대 교수(전자상거래학)가 팔과 허리를 다쳤다며 행사장 밖 복도에 드러눕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 교수는 "119를 불러달라"며 소리 질렀고 잠시 후 출동한 119가 그를 싣고 갔다. 이 교수는 18대 대선 개표가 잘못됐다고 주장해왔다. 일부는 "경위들이 시민을 폭행했다. 경위들을 쫓아달라"고 했고, 현장에 있던 진선미 의원은 "경위들 나가주세요"라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사실상 묵인

행사장 바깥에서 소란이 벌어지는 사이 행사장에서는 개표가 진행돼 4시 30분쯤 완료됐다. 현장에는 조용히 시연을 지켜보는 사람도 40명 정도 있었다. 대선 무효 소송을 제기한 한모씨는 현장에서 "이건 다 쇼하는 거다. 실제로 이렇게 안 하지 않느냐"고 했다. 한씨는 선관위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투표지 분류기가 도입된 2002년부터 선거 때마다 비슷한 주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선관위에서 해임됐다.
국회에서 대선 개표방식 시연회 열어줬더니… "시연회 자체가 조작" 생떼… 중앙선관위가 17일 국회에서 연‘18대 대선 개표 과정 공개 시연회’에서 수작업 재검표를 요구해온 이경목 세명대 교수가“시연회 자체가 조작”이라며 선관위 측에 거칠게 항 의하다 국회 경위들에게 제지당하자 바닥에 드러누워 고함치고 있다. 이날 시연회는 일부 재검표 운동 단체의 재검표 요구에 따라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이 선관위 측에 요청해 열렸지만 고성·욕설·몸싸움으로 20여분간 시연 진행에 차질을 빚었다. /오종찬 기자
이날 벌어진 일은 민주당 지도부가 사실상 묵인한 측면이 있다. 민주당에서 이 단체들의 주장에 호응한 사람은 진선미·정청래·박지원·이석현 의원 등이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수개표 청원한 사람이 23만명이 넘는데 주장의 타당성을 떠나서 그냥 방치하면 그 사람들이 민주당에 등을 돌릴 것"이라고 했다. 지지자 달래기 차원에서 개표 시연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의원과 당직자 대부분은 "창피하다"는 반응이었다. 한 중진 의원은 "가장 치졸한 게 선거에 불복하는 것"이라며 "실제로 우리가 그런 것도 아닌데 아주 모양이 우습게 됐다"고 말했다.

2012년 12월 14일 금요일

[사설] 黑色선전 청산 진심이면 자기 캠프부터 단속하라(2012.12.14)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14일 "문재인 후보 측이 나에 대한 허위 사실을 무차별적으로 유포하고 있다"고 말하고 민주통합당이 국가정보원의 문 후보 비난 댓글 팀 사무실이라며 국정원 여직원이 사는 오피스텔을 봉쇄하고 여직원을 사실상 연금한 사건에 대해 "한 여성의 인권을 짓밟은 심각한 범죄행위"라고 비판했다. 문 후보는 "새누리당이 불법 선거 사무실을 운영해오다 적발되자 물타기를 하고 있다"면서 "경찰이 국정원 여론 조작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데 여당 후보가 그렇게 말하는 것은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 후보와 문 후보는 상대 측 흑색선전만 보이는 모양이다. 선관위는 13일 박 후보를 위해 불법 선거운동을 해온 것으로 의심되는 사무실을 적발했다. 선관위는 이 사무실 직원 8명이 SNS에서 박 후보 홍보와 문 후보 비난 활동을 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문 후보 측은 국정원 댓글팀 증거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고는 사흘이 지나도록 아무 증거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정원 여직원이 흑색선전 댓글을 다는 현장을 붙잡았다고 기세등등하던 민주당 사람들은 슬그머니 오피스텔에서 철수했다. 뚜렷한 근거 없이 선거용으로 의혹을 부풀려왔다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박 후보가 2차 TV 토론 때 아이패드로 커닝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가 사실과 다르자 사과했고, 문 후보 멘토단에 속한 작가 공지영은 박 후보가 여론조사 업체에 거액을 주었다는 트위터 글을 올렸다가 삭제하기도 했다.

두 후보는 그동안 서로 정치 쇄신을 하겠다고 해왔다. 가장 빨리 실천할 수 있는 정치 개혁은 근거 없이 의혹을 부풀리고 불법·탈법적 방법으로 상대 후보를 비방하는 행태를 바로잡는 것이다. 박 후보와 문 후보가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폭로와 흑색선전을 청산할 뜻이 정말 있다면 자신의 선거 캠프와 외곽 조직부터 단속해야 한다. 

2012년 12월 13일 목요일

국정원 의혹 제기한 민주당, 되레 “국정원이 증거 내라”(2012.12.14)


“대선 개입 확실” 사흘째 말로만 공세
원세훈 원장 “민주당 선거공작” 반박
경찰, PC 하드디스크 2점 받아 분석


서울 수서경찰서 소속 경찰이 13일 오후 역삼동 오피스텔에서 국정원 직원의 컴퓨터 본체와 노트북을 담은 상자를 들고 나오고 있다. 이 직원은 국정원 대변인이 취재진과 기자회견을 하는 사이에 건물을 빠져나갔다. 민주당 소속 당원들은 이날 오전 철수했다. [신인섭 기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를 비방하는 내용의 인터넷 댓글을 달았다는 의혹을 받는 국가정보원 여직원 김모(28)씨가 13일 노트북과 데스크톱 컴퓨터 하드디스크 2점을 경찰에 제출했다. 이번 사건을 규명할 핵심 증거물이 수사기관으로 넘어간 것이다. 민주당이 제기한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한 진위가 조만간 가려지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건은 하드디스크가 2개인 데다 사안이 민감한 만큼 분석이 완료될 때까지는 일주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시간 단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원세훈 국정원장은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김씨의 신분과 역할 일부를 공개하며 민주당의 주장을 ‘선거공작’이라고 받아쳤다.

 원 원장은 정보위에서 “김씨는 국정원 3차장(북한 담당) 산하 심리전단 소속 직원”이라고 확인했다고 양당 정보위 간사인 새누리당 정문헌, 민주통합당 정청래 의원이 전했다. 원 원장은 이어 “김씨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으며 2008년 1월 전산요원으로 들어왔다”면서 “(심리전단 직원의 경우) 근무가 24시간 체제라서 상황에 따라 출퇴근이 일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고 양당 간사들이 밝혔다.

 민주당은 김씨가 지난 3일간 하루 2~3시간밖에 내곡동 청사에서 근무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집에서 문 후보에 대해 악성 댓글을 다는 활동을 했을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정문헌 의원은 “원 원장은 민주당이 제기한 것처럼 국정원이 여론조작을 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적 없다’고 말했고, 그렇다면 민주당이 선거 공작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정청래 의원은 “김씨가 밖에 안 나갔는데, 집에서 업무를 본 것 아니냐는 질문에 원 원장이 ‘사이버 영역 업무는 했을 수 있다’고 답했다”며 여전히 선거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날도 김씨가 문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달았다는 근거 자료는 제시하지 못한 채 국정원이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문 후보 선대위 박광온 대변인은 “국정원은 김씨의 컴퓨터 IP 주소를 공개하고 스마트폰 등도 제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주당이 받은 제보에 대해 당 핵심 관계자는 “국정원 내부자 제보를 받은 것으로 제보의 내용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원 원장은 정보위에서 국정원 내부 인사가 민주당 측에 제보했는지 여부를 놓고 감찰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국정원이 어떻게 나오는지 보고 대응하기 위해 우리의 카드를 보여주지 않는 것”이라며 “국정원이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할 경우 반박할 근거를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당내에선 사건이 크게 확대됐는데도 아직 뚜렷한 증거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도 있다. 수도권 지역의 한 의원은 “확실한 것을 가지고 터뜨린 게 아닌 것 같아 불안하다”며 “너무 나가선 안 된다”고 말했다. 문재인 후보도 이번 사건과 다소 거리를 두고 있다. 그는 당 회의에서 “아직 사실관계를 제대로 알지 못해 단정하기 어렵다”며 “제기된 의혹이 사실이라면 국가기관의 선거 개입”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김씨는 이날 자신을 오피스텔에 가둔 혐의(주거침입, 감금)로 민주당 관계자들을 서울 수서경찰서에 고소했다. 김씨는 민주당이 자신의 신분과 주거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법 위반 사실이 있었는지도 수사해줄 것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