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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13일 목요일

국정원 의혹 제기한 민주당, 되레 “국정원이 증거 내라”(2012.12.14)


“대선 개입 확실” 사흘째 말로만 공세
원세훈 원장 “민주당 선거공작” 반박
경찰, PC 하드디스크 2점 받아 분석


서울 수서경찰서 소속 경찰이 13일 오후 역삼동 오피스텔에서 국정원 직원의 컴퓨터 본체와 노트북을 담은 상자를 들고 나오고 있다. 이 직원은 국정원 대변인이 취재진과 기자회견을 하는 사이에 건물을 빠져나갔다. 민주당 소속 당원들은 이날 오전 철수했다. [신인섭 기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를 비방하는 내용의 인터넷 댓글을 달았다는 의혹을 받는 국가정보원 여직원 김모(28)씨가 13일 노트북과 데스크톱 컴퓨터 하드디스크 2점을 경찰에 제출했다. 이번 사건을 규명할 핵심 증거물이 수사기관으로 넘어간 것이다. 민주당이 제기한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한 진위가 조만간 가려지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건은 하드디스크가 2개인 데다 사안이 민감한 만큼 분석이 완료될 때까지는 일주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시간 단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원세훈 국정원장은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김씨의 신분과 역할 일부를 공개하며 민주당의 주장을 ‘선거공작’이라고 받아쳤다.

 원 원장은 정보위에서 “김씨는 국정원 3차장(북한 담당) 산하 심리전단 소속 직원”이라고 확인했다고 양당 정보위 간사인 새누리당 정문헌, 민주통합당 정청래 의원이 전했다. 원 원장은 이어 “김씨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으며 2008년 1월 전산요원으로 들어왔다”면서 “(심리전단 직원의 경우) 근무가 24시간 체제라서 상황에 따라 출퇴근이 일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고 양당 간사들이 밝혔다.

 민주당은 김씨가 지난 3일간 하루 2~3시간밖에 내곡동 청사에서 근무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집에서 문 후보에 대해 악성 댓글을 다는 활동을 했을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정문헌 의원은 “원 원장은 민주당이 제기한 것처럼 국정원이 여론조작을 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적 없다’고 말했고, 그렇다면 민주당이 선거 공작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정청래 의원은 “김씨가 밖에 안 나갔는데, 집에서 업무를 본 것 아니냐는 질문에 원 원장이 ‘사이버 영역 업무는 했을 수 있다’고 답했다”며 여전히 선거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날도 김씨가 문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달았다는 근거 자료는 제시하지 못한 채 국정원이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문 후보 선대위 박광온 대변인은 “국정원은 김씨의 컴퓨터 IP 주소를 공개하고 스마트폰 등도 제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주당이 받은 제보에 대해 당 핵심 관계자는 “국정원 내부자 제보를 받은 것으로 제보의 내용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원 원장은 정보위에서 국정원 내부 인사가 민주당 측에 제보했는지 여부를 놓고 감찰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국정원이 어떻게 나오는지 보고 대응하기 위해 우리의 카드를 보여주지 않는 것”이라며 “국정원이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할 경우 반박할 근거를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당내에선 사건이 크게 확대됐는데도 아직 뚜렷한 증거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도 있다. 수도권 지역의 한 의원은 “확실한 것을 가지고 터뜨린 게 아닌 것 같아 불안하다”며 “너무 나가선 안 된다”고 말했다. 문재인 후보도 이번 사건과 다소 거리를 두고 있다. 그는 당 회의에서 “아직 사실관계를 제대로 알지 못해 단정하기 어렵다”며 “제기된 의혹이 사실이라면 국가기관의 선거 개입”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김씨는 이날 자신을 오피스텔에 가둔 혐의(주거침입, 감금)로 민주당 관계자들을 서울 수서경찰서에 고소했다. 김씨는 민주당이 자신의 신분과 주거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법 위반 사실이 있었는지도 수사해줄 것을 요청했다.

[사설]국정원 여직원 감금, ‘민주당 스타일’ 과시인가(2012.12.14)

대선 막판에 국가정보원 여직원의 선거 개입을 주장하고 나선 민주통합당의 행태는 무리수와 불법으로 얼룩져 있다. 민주당의 의혹 제기가 신뢰를 얻으려면 국정원 여직원이 언제, 어디에, 어떤 내용의 악성 댓글들을 달았는지 먼저 상세하게 밝혀야 한다. 민주당은 국정원 직원이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악성 댓글을 달아 여론을 조작했다느니,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느니 주장하면서도 구체적인 증거 하나 내놓지 않았다. 더구나 사사로이 여직원의 뒤를 캐고 사실상 감금하는 불법 행위를 했다.

만약 그 여직원이 정치적인 중립을 지켜야 할 공직자로서 인터넷에 댓글을 달아 법률 위반 행위를 했다고 치더라도 경찰이나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해 사실 여부를 규명하는 것이 적법한 순서다. 국정원의 개입 여부를 가리는 일도 마찬가지로 정당한 법 절차를 따랐어야 옳다.

하지만 민주당은 수사기관도 아니면서 자의적으로 법을 집행하려는 행태를 보였다. 국정원 여직원을 일주일 동안 미행해 감시하고, 이틀간이나 여직원을 집 안에 감금하다시피 했다. 현행범이 아닌데도 소방관을 불러 문을 따려고 시도했으며 여직원의 컴퓨터를 강제로 압수해 조사하라고 경찰을 윽박질렀다. 취재기자에게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그러고도 “불법 선거운동 감시를 위한 정당한 활동”이라고 강변했다. 민주당은 수십 년 전 박정희 시대의 인권 유린은 문제 삼으면서 자신들의 인권 유린 행태에 대해서는 아무런 죄의식이 없는 듯하다. ‘남이 하면 스캔들,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식의 이중적 태도다.

민주당은 당초 여직원이 사는 오피스텔에 대해 ‘국정원의 여론조작 비밀아지트’라고 주장했으나 이 집은 여직원의 부모가 2년 전 마련해준 것으로 확인됐다. 오피스텔 내부는 사무실이 아니라 여느 가정집과 다를 바 없었다. 수많은 사람이 인터넷 댓글을 다는 시대에 국정원이 여직원을 시켜 정치성 댓글을 달도록 해 선거 개입을 했다는 주장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여직원은 어제 자발적으로 자신의 노트북과 컴퓨터를 경찰에 제출했다. 댓글을 달았는지 여부는 하드디스크를 분석해보면 쉽게 드러난다. 여직원이 실제 어떤 법 위반 행위를 했는지와 상관없이 민주당은 자신들이 보인 인권 유린과 불법적 사(私)권력 행사에 대해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

민주당, 국정원 女가 PC 제출하자 이번엔 "증거인멸 의혹"(2012.12.14)


민주당, 컴퓨터 제출하니 이번엔 "증거 인멸 의혹"
경찰 "민주당 낸 증거는 김씨 출퇴근 기록이 전부"

국가정보원이 인터넷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비방 댓글을 다는 등 조직적 낙선운동을 벌였다는 의혹과 관련, 민주당이 의혹만 부풀리면서 증거는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또 의혹을 제기했다가 반론이 제기되면 또 다른 의혹을 제기하는 등 수시로 공세의 초점과 요구 사항을 바꾸고 있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11일 국정원 직원 김모씨가 문 후보 비방 댓글을 달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선관위 직원 및 경찰과 함께 김모씨의 역삼동 집을 급습했다. 당시 민주당은 "김씨를 비롯한 국정원 심리정보단 요원들이 인터넷에서 비방 댓글을 다는 등 조직적 선거 개입을 하고 있다는 제보와 증거를 갖고 있다"고 했다.
민주통합당 관계자들이 13일 오전 서울 역삼동 국정원 여직원 오피스텔에서 철수한다고 밝힌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다. /성형주 기자
민주당은 12일 국정원과 김씨를 공직선거법과 국가정보원 위반 혐의로 서울 수서경찰서에 고발하면서 "갖고 있는 증거 자료를 모두 제출했다"고 했다.

그러나 경찰은 13일 "(민주당이 낸 증거는) 언론에서 이미 나온 의혹 제기 수준으로 범죄를 소명할 수 없었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민주당이 제출한 증거는 김씨의 출퇴근 기록이 사실상 전부이고 나머지 증거는 없다"고 했다. 구체적이고 명백한 증거 자료가 없었다는 얘기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13일에도 "경찰에 낸 것 외에도 국정원이 선거에 개입한 더 구체적인 증거와 추가 제보 내용을 확보했고 순차적으로 밝힐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현재까지 김씨가 작성했다는 비방 댓글 하나 공개하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은 "민주당이 증거가 있다고 말만 하면서 경찰에는 증거를 제출하지도 않은 채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경찰이 수사할 의지가 있느냐"며 경찰에 화살을 돌렸다. 박광온 대변인은 "경찰이 국정원 요원의 신병과 증거물을 인수받아서 철저한 수사가 진행되기를 기대했는데, 국정원이 요원들을 동원해 (김씨를 데리고) 도망치듯 빠져나갔다"며 "무엇을 숨기려고 하는 것이냐"고 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달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국정원 여직원 김모(모자 쓴 이)씨가 13일 서울 역삼동 오피스텔에서 경찰과 선관위, 국정원 관계자들이 입회한 가운데 자기의 데스크톱·노트북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원세훈 국정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에서 사건 3일이 지난 뒤 컴퓨터를 제출한 이유에 대해 "(컴퓨터 안에) 다른 업무 내용이나 개인적 사항이 있을 수 있지 않겠느냐"며 "원장이 제출을 명령할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본인 동의도 구해야 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그동안 "경찰이 김씨의 PC를 압수해 댓글 내역을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이와 함께 김씨 컴퓨터의 IP 주소를 확인해 통신망 접촉 내역을 확인하면 진실이 확인될 것이라고도 했다.

진성준 대변인은 13일 "경찰이 통신 자료 제공 요청을 통해 얼마든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압수수색 영장을 핑계로 수사를 회피하는 것은 국정원과 정권 눈치 보기"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김씨가 이날 경찰에 자신의 PC를 경찰에 임의 제출하고 경찰이 PC에 대한 검증 작업을 시작하자 민주당 측은 다른 의혹을 제기했다. 김씨와 국정원이 PC 사용 기록과 댓글 내역을 삭제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PC 내역 조사에서 댓글 기록 등이 나오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공격 포인트를 옮기려는 것으로 비쳤다.

민주당 의원·당직자·지지자들이 김씨 집을 찾아간 것을 두고 민주당 측 인사들은 '역삼동 습격사건'이라는 표현을 썼다. 하지만 이틀 넘게 집 앞 대치가 이어지면서 불법 감금 논란이 일어나자 이날 당직자와 지지자들을 철수시켰다. 진 대변인은 "'감금', '사찰' 등의 표현은 사실관계 호도"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