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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30일 일요일

[동아일보]文 “원본 열람해 NLL포기 사실땐 정계은퇴”(2013.07.01)

회의록 공개 논란에 정면승부 나서… 野 “국정원 개입, 대통령이 사과해야”


민주당은 국가정보원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로 불거진 서해 북방한계선(NLL) 논란 속에서 대여 공세의 고삐를 바짝 조였다.

문재인 의원(사진)은 이날 국가기록원에 보관된 2007년 10·4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관련 기록을 열람해 노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정계 은퇴를 하겠다고 밝혔다. 문 의원은 ‘새누리당에 제안합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기록 열람 결과, 만약 NLL 재획정 문제와 공동어로구역에 관한 노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입장이 북한과 같은 것이었다고 드러나면 제가 사과는 물론 정치를 그만두는 것으로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문 의원 측은 이 같은 제안 배경에 대해 “‘NLL 포기’ 발언은 여야가 공방을 벌일 여지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노 전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발언에 대해 ‘NLL 포기가 아니다’라는 답변이 ‘NLL 포기’란 답변의 2배 이상으로 나타난 것도 문 의원의 자신감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원본 공개를 1일 정부에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전 원내대표는 통화에서 “논란을 종식시키려면 원본을 비롯해 녹음테이프, 사전 준비회의 회의록 등을 모두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양당 원내수석부대표는 1일 만나 공개될 자료의 범위와 공개 방식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여야 합의로 자료제출 요구서가 제출되면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 국회의원 3분의 2의 찬성으로 공개가 최종 결정된다.

민주당은 이날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정치공작 진상규명 및 국정원 개혁’ 촉구 서울시당 당원 보고대회를 열고 원내외 병행투쟁을 본격화했다. 김한길 대표는 당원 보고대회에서 “대통령의 진솔한 대국민 사과와 함께 국정원 등 권력기관이 다시는 정치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여야가 함께 대대적으로 개혁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2013년 6월 24일 월요일

[조선일보]국정원,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전문 일반문서로 재분류해 공개(2013.06.24)


  TV조선 화면 캡처
 TV조선 화면 캡처
국가정보원은 24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해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논란과 관련, 2급 비밀인 ‘2007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전문을 일반문서로 재분류해 공개한다고 밝혔다.
 
여야가 회의록 전문 공개 여부를 놓고 정면충돌하고 있는 가운데 국정원이 전격적으로 공개 결정을 함에 따라 상당한 파장과 논란이 예상된다.
 
국정원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국회 정보위원회가 지난 20일 회의록 발췌본을 열람했음에도 불구하고 NLL 발언과 관련해 조작·왜곡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을 뿐 아니라 여야 공히 전문 공개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에 국정원은 6년전 남북정상회담 내용이 현 시점에서 국가안보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것으로 판단하는 가운데 오히려 회담 내용의 진위를 둘러싸고 국론분열이 심화되고, 국가안보에 심각한 악영향이 초래됨을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전문공개 이유를 설명했다.
 
또 “2007년 남북정상회담 직후부터 NLL 관련 논란이 제기되며 지난 6년간 관련 내용 상당 부분이 언론보도를 통해 이미 공개돼 있어 비밀문서로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할 가치도 상실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국정원은 “그동안 국회에서 여러 차례 전문 공개 요청이 있었던 점을 감안, 24일 오후 국회 정보위원들에게 전달한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지난 19일 서상기 국회 정보위원장이 '대화록 열람'을 요구하자 다음 날인 20일 곧바로 대화록 발췌본과 함께 전문(全文)까지 국회로 가져와 여당 정보위원들에게 해당 부분을 보여줬다. 
 
국정원은 작년 국정감사 때만 해도 대화록을 대통령지정기록물로 보고 “열람하려면 국회의원 3분의 2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으나 최근 입장을 바꿨다. 국정원 관계자는 “지난 2월 검찰에서 ‘국정원에 보관 중인 정상회담 대화록은 대통령지정기록물이 아니라 일반적인 공공기록물’이라고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공공 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37조에 따르면 '공공기관에서 직무 수행상 필요에 따라 열람을 청구한 경우로서 해당 기록물이 아니면 관련 정보의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비공개 기록물을 열람할 수 있다'고 한 규정이다. 새누리당과 국정원은 '국정원에 보관된 대화록'은 '대통령기록관에 보관된 대화록'과 달리 '대통령기록물관리법'이 아니라 이 법의 적용을 받는다고 보고 있다.

'대통령기록물관리법'에 따른 대통령지정기록물을 보려면 국회 재적 3분의2의 동의가 있거나 중요한 재판의 증거로서 고등법원장이 영장을 발부한 경우 등 엄격한 조건이 필요하지만 공공기록물의 경우에는 7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기록물공개심의회의 결정이 있으면 공개도 할 수 있다.

2013년 6월 13일 목요일

[本紙, 검찰 수사보고서 입수]

민주당 비판 28건, 이정희 26건… '선거개입' 댓글 쓴 직원은 9명
국정원 댓글 1760건 중 1700건은 從北 비판이나 신변잡기
'선거개입' 67개 글 중엔 NLL·北미사일 등 野후보 입장 비판 많아


  TV조선 화면 캡처
TV조선 화면 캡처
지난해 대선에서 선거와 정치 개입 혐의를 받고 있는 국가정보원 직원들이 인터넷 사이트에 작성한 댓글(게시글 포함)은 모두 1760여개였고, 이 가운데 검찰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적용한 글은 67개인 것으로 13일 밝혀졌다. 본지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이 최근 대검찰청과 법무부에 제출한 '수사 보고서'를 입수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그간 논란이 된 댓글 전모가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선거 개입 혐의를 받고 있는 댓글을 작성한 국정원 심리정보국 직원 등은 모두 9명이었고 2012년 9월 19일부터 같은 해 12월 14일까지 67개의 글을 썼다. 검찰 관계자는 "국정원 측이 쓴 것으로 확인된 1760여개 글 중에 종북(從北)세력 비판, 정부 사업 홍보는 물론 신변잡기와 관련된 글이 대부분이고, 선거 개입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 글은 67개로 파악됐다"고 했다. 국정원 직원이 올린 전체 글 중에 3.8% 정도가 대선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었다는 말이다.


 국정원 게시글 댓글 내용 분석 표
67개 글에는 문재인 당시 후보를 실명 거론하며 비판한 글이 3건이었고 민주당의 대북 정책 문제점 등을 지적한 글이 28건이었다. 이정희 당시 후보와 통합진보당을 비판한 글은 26건이었고 박근혜 당시 후보가 등장한 글은 3건이었다. 당시 대선에 나섰던 안철수 의원에게 불리한 글도 3건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원 측이 정치권을 비판하는 글의 주제는 NLL(북방한계선) 관련 내용이 19개로 가장 많았고, 북한 미사일(15개), 금강산 관광(7개) 등 주로 야당의 대북 관련 시각이나 후보의 발언과 관련된 내용이 주류를 이뤘다. 그러나 대선 과정에서 화제가 됐던 경제나 교육 공약 등으로 후보들을 비판한 글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심리정보국 5팀 소속 여직원 김모씨는 2012년 12월 6일 오후 5시쯤 '오늘의 유머' 사이트에 '국보법 없애면 안 되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국보법 없애면 안 되는 이유가 명확해졌다. 대한민국을 남쪽 정부라 부르는 사람이 대통령 하겠다고 나서는 판인데 국보법마저 폐지하면 대한민국이 남아나겠나"라는 글을 썼다. 검찰은 이 글을 이정희 후보의 당선을 막으려는 글로 판단했다.
같은 팀 소속의 다른 김모씨는 10월 18일 자정 무렵 ‘일간베스트’ 사이트에 ‘KBS 시사기획 대선 후보 편파 검증 감상평’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박근혜 5·16 발언을 집중 부각하고 문재인은 경선 시 잡음은 단 한 건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해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 혐의를 받았다.

양모씨는 여직원 김모씨가 민주당원 등에 의해 오피스텔에 갇힌 다음 날, ‘경찰 국정원 직원 이번 주 내 소환’이라는 포털 뉴스에 “부모가 와서 데려가려는데도 못 가게 했답니다”는 댓글을 올렸다. 이는 특정 정당(민주당)을 겨냥한 글로 분류됐다.

국정원 직원이 올린 글 중 하나는 “두 후보는 모두 징세보다는 기존 예산을 구조조정해서 (복지 비용을) 조달하겠다고 한다”고 해 박근혜·문재인 두 후보를 동시에 비판해 대선에 개입한 혐의를 받게 됐다.

검찰은 이들 67개의 글과 인터넷의 다른 사람 글에 찬반 표시를 한 기록을 증거로 삼아 원 전 원장에게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하기로 결정했다. 검찰은 이르면 14일 이 사건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2013년 6월 11일 화요일

[조선일보][단독] 국정원 활동 내용 유출한 前 간부 '여직원 댓글 사건' 불거지기 직전 문재인 캠프 2명과 40여차례 통화(2013.06.12)

또다른 1명, 여직원 동태 살펴… 검찰, 통화내역과 CCTV 입수

국가정보원의 대북 심리 활동 내용을 외부로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전직 국정원 간부 김모(50)씨가 '국정원 여직원 대선(大選) 개입 의혹'이 불거지기 직전인 작년 12월 10일부터 이틀간 문재인 대선 캠프 A팀장 등과 집중적으로 통화한 사실이 확인됐다. 민주통합당은 하루 뒤인 12월 11일 오후 7시 10분쯤 국정원 대북심리전단 소속 김모(여·29)씨의 서울 강남구 역삼동 오피스텔을 국정원의 대선 개입 아지트라고 지목, 이후 문 앞에서 40여 시간 동안 농성하며 대치했다.

11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김씨는 작년 12월 10~11일 문재인 캠프 A팀장과 캠프 소속 B씨 등 2명과 40여 차례 전화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대선 캠프 관계자 C씨가 작년 12월 10일 김씨와 함께 국정원 여직원 김씨의 오피스텔 주차장에 잠복하면서 김씨의 동태를 살피는 모습이 CCTV에 잡히기도 했다. 검찰은 이 통화 내역과 오피스텔 주차장의 CCTV를 입수, 김씨와 민주당의 연결 고리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직 국정원 간부 김씨는 동향(同鄕) 출신의 국정원 후배 정모(49)씨를 회유해 대북심리전단 소속 직원의 집 주소와 출퇴근 시간 같은 정보까지 빼낸 것으로 조사됐다. 정씨가 '(대북심리전단 소속 직원이) 지금 퇴근했다'고 전직 김씨에게 연락하면 밖에서 대기하던 김씨가 미행해 주소를 알아내는 식이었다고 사정 당국 관계자는 전했다.

2013년 6월 10일 월요일

[조선일보]국정원 활동 유출한 前직원 "민주당서 국정원 고위직 약속"(2013.06.11)

"대선 이기면 기조실장이나 총선 공천권 준다고 제안"
민주당선 "신빙성 없는 얘기"

제의했다는 민주당 관계자 누군지는 안 밝혀

작년 대선 전 국가정보원의 대북 심리전 활동을 민주당에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전직 국정원 직원 김모(51)씨가 민주당 측으로부터 "대선에서 (민주당 집권에) 크게 기여하면, 민주당이 집권한 뒤 국정원 기획조정실장 자리나 총선 공천을 주겠다"는 내용의 제안을 받았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국정원 기조실장은 1·2·3차장과 같은 차관급 정무직이다. 김씨는 조사 과정에서 '민주당 고위층'으로부터 제안을 받았다고 진술했으나, 그 관계자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른바 '국정원 사건'을 ▲원세훈 전 원장의 정치·선거 개입 혐의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의 수사 축소 혐의 ▲민주당의 국정원 여직원 감금 혐의 ▲국정원 직원들의 기밀 유출 혐의 등 4가지로 분류해 수사 중이다. 김씨가 민주당에 '댓글 활동'을 제보한 것은 나머지 모든 사건의 시발점이 됐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은 김씨와 김씨를 도운 당시 국정원 후배 직원 정모씨를 외부 공개가 금지된 국정원 심리정보국의 체계와 직원 정보, 국정원장 지시문 등을 유출한 혐의(국정원직원법 위반 등)로 기소할 방침이다.

2009년 부이사관으로 퇴직한 김씨는 민주당 측으로부터 이러한 제안을 받고, 당시 국정원에 근무하던 후배 정씨를 시켜 심리정보국 활동 상황과 종북활동 대응을 지시한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 등을 전달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의 고향 후배인 정씨는 “정권이 바뀌면 국정원에서 잘나가게 될 것”이라는 말을 듣고 김씨에게 적극 ‘협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작년 4월 총선 때 시흥에서 민주당 공천을 노렸지만, 백원우 당시 의원에게 밀려 탈락했었다.

후배 정씨는 국정원 내부 통신망에 떠 있는 원 전 원장 지시사항을 프린트하지 않고 필사해 김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면서 정씨는 “대선 과정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말라”는 원 전 원장의 지시 등은 민주당에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와 김씨는 당시 심리정보국 직원들을 수개월간 미행해 여직원 김모(29)씨가 사는 서울 강남의 오피스텔을 찾아냈다. 이들의 ‘제보’를 받은 민주당 측은 작년 12월 이곳을 ‘댓글 활동 아지트’로 착각하고 몰려간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민주당 관계자들은 고의로 여직원 차에 접촉 사고를 내는 방법으로 오피스텔 호수를 알아낸 뒤, 문밖에 진을 치면서 김씨를 감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감금 혐의로 고발된 민주당 인사들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를 검토 중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금시초문이고 신빙성 없는 얘기”라며 “뒷거래 얘기가 있었다면 처음부터 김씨의 제보를 받아들이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검찰은 원 전 원장에 대한 선거법 위반 혐의 적용 및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이날도 결론 내리지 못했다.

2013년 4월 10일 수요일

[동아일보]北, 2012년 6월부터 1590회 접속… 국내PC에 악성코드 심어(2013.04.11)

[“3·20 사이버테러는 北 소행”]

북한이 3·20 사이버테러의 배후로 지목됐다. 2009년 7·7 디도스 공격 등 과거 사례들과 유사한 패턴을 보인 증거가 다양하게 발견됐기 때문이다. 10일 정부과천청사 미래창조과학부 브리핑실에서 한국인터넷진흥원 전길수 침해사고대응단장이 북한 배후설의 근거를 설명하고 있다. 과천=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지난달 20일 주요 방송사와 금융회사의 전산망을 마비시킨 사이버테러의 배후도 북한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번 공격에서 북한은 특정 기관만 공격하던 패턴에서 벗어나 일반인의 PC까지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새 패턴을 보였다.

의문도 남는다. 2009년 이른바 ‘7·7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에서 시작된 비슷한 패턴의 공격을 왜 4년이 다 돼 가는 올해 초에도 막지 못했느냐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소홀하고 땜질식 처방만 반복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 북한의 무차별 사이버테러

합동대응팀은 이른바 ‘3·20 전산망 마비’ 사태로 시작된 이번 공격이 지난달 25일 ‘날씨닷컴’ 웹사이트를 통한 무차별적 악성코드 유포 시도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날씨닷컴에 대한 공격은 국내 전자금융거래에서 흔히 사용되는 제큐어웹(XecureWeb)이라는 보안 솔루션의 취약점을 노렸다. 날씨를 보러 접속하는 일반인도 북한의 사이버테러 대상이 됐던 셈이다.

이는 지금까지 청와대나 국가정보원 웹사이트를 노린 디도스 공격, 언론사와 금융회사에 대한 전산망 파괴 공격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다행히 이 공격은 사전에 징후를 파악한 합동대응팀이 공격 또는 파괴 명령을 내리는 명령 및 통제(C&C) 서버를 차단하고 보안 패치를 강화하라는 지시를 내려 큰 피해 없이 넘어갔다. 지난달 26일에는 대북·보수단체 14개 홈페이지가 해킹을 통해 자료가 삭제됐고, YTN 계열사의 홈페이지 자료가 저장된 서버도 파괴되는 등 다양한 공격이 이어졌다.

특히 최근 북한의 공격은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이뤄진다는 게 특징이다. 지난달 20일 피해를 본 방송사와 금융회사에 북한이 처음 침투한 날은 지난해 6월 28일로 추정된다. 북한이 이번 공격을 최소 8개월 이상 준비했다는 뜻이다. 또 공격 대상 기업마다 사용한 공격 방식도 모두 달랐던 데다 한 번 피해를 입히면 큰 피해를 줬던 것도 눈에 띈다. 

이번 공격에서 북한 측은 피해 PC의 자료를 지우는 방법을 사용했는데 일반적인 복구 방법이 통하지 않도록 한 번 지운 하드디스크 위에 의미 없는 문자열을 덮어 쓰는 파괴적인 수단도 동원했다.

북한 지역에 위치한 PC가 세계 각국의 통신망을 경유해 남한 PC를 공격했다. 인터넷주소(IP)를 역추적한 결과 여기에 활용된 북한 PC가 현재까지 6대 발견됐는데, 이 6대만으로도 1590차례나 침투 시도를 했다. 3·20 사이버테러 이후에는 이 PC들이 공격 경유지와 공격 흔적을 제거하려고 시도하는 등 용의주도한 면을 보였다.


○ 해마다 똑같이 당했다

합동대응팀은 이번 공격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증거를 ‘과거의 패턴’에서 찾았다. 즉 2009년 7·7 디도스 공격, 2011년 3·4 디도스 공격, 2011년 농협 전산망 파괴 공격, 지난해 중앙일보 전산망 파괴 공격 등이 이번 공격과 비슷했기 때문에 북한의 소행이라는 것이다.

북한의 공격 방식을 분석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전길수 침해사고대응단장은 “정부와 민간 보안업체가 모니터링을 하고는 있지만 공격자는 취약점 하나만 잡으면 공격이 가능하기 때문에 침투할 수 있는 경로는 늘 있는 셈”이라며 “징후를 파악해서 빨리 대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인성 한양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현재 한국의 정보보안 체계는 초기에 설계된 공인인증서를 통한 보안체계를 유지하기에 급급해 세계 표준과 동떨어진 상황”이라며 “지금이라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보안체계로 온라인 금융거래와 전자상거래 시스템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10일 오후 5시 반경 KBS 홈페이지가 접속이 안 됐다. KBS는 20분 만에 복구했지만 오후 6시 45분, 8시경에도 각각 20분 남짓 접속 장애가 생겼다. 또 NH농협은행도 이날 오후 6시 20분 인터넷뱅킹과  스마트폰뱅킹 서비스가 중단됐다가 9시 45분에 복구됐다.

KBS는 접속 과부하로, 농협은 하드웨어 문제로 각각 장애를 겪었다고 밝혔다. 합동대응팀은 KBS와 농협에 조사팀을 급파해 정확한 원인을 조사했다. 

합동대응팀은 11일 국가정보원장 주재로 미래창조과학부, 금융위원회, 청와대 국가안보실 등 15개 정부 기관이 참여하는 ‘국가 사이버 안전 전략회의’를 열고 사이버 안전 강화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2013년 2월 27일 수요일

'국정원 여직원 신상 공개' 공지영, 경찰 조사 '묵비권 행사'(2013.02.28)


 공지영 작가/조선일보DB
대선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국가정보원 여직원 김모(29)씨의 신상을 SNS를 통해 공개한 혐의로 고발된 소설가 공지영(49)씨가 28일 경찰 조사를 받았다.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공씨는 이날 오전 10시쯤 변호사 없이 혼자 자진출석해 1시간 가량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경찰 관계자는 “공씨가 신상정보 이외의 사항에 대해서는 묵비권을 행사해 귀가조치했다 ”며 “따로 추가소환은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씨는 지난해 12월 11일 민주통합당이 국정원의 선거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서울 역삼동 모 오피스텔을 급습해 대치하자 트위터에 “국정원 역삼동 오피스텔 실소유주는 XXX XXX XXXXX 거주 XX년생 X모씨입니다. 빨리 아시는 분은 연락해서 사실관계 확인 부탁드립니다”라는 한 네티즌의 글을 재전송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공씨의 팔로어는 51만명에 달했다. 

이에 나라사랑실천운동 등 보수단체는 “국정원 여직원의 거처를 수십만 명에게 알려 한 국민의 안전에 위협을 가하고 명예를 훼손했다”며 공씨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당시 조국(47) 서울대 교수도 김씨의 오피스텔을 실명으로 공개한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가 검찰에 고발당했다.

2013년 2월 21일 목요일

국정원의 대화록 발췌문 본 검찰, '盧 NLL포기' 사실상 확인(2013.02.22)


[정문헌의 '盧 NLL 포기' 발언… 왜 무혐의 결정했나]
국정원, 南北정상회담 대화록 발췌 작년12월 검찰제출
검찰, 수사 발표하며 구체적 발언 내용은 공개 안해
월간조선의 보도에 대해서도 '허위 아니다' 입장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이 작년 12월 1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서해북방한계선)을 남측이 더 이상 주장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기병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때 'NLL을 주장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의 의혹 제기가 '허위가 아니다'라고 검찰이 결론을 내린 것은 뒤집어 얘기하면 그런 취지의 발언이 실제 존재했다는 뜻이다.

이 사건은 민주통합당이 고발할 때 '허위 사실 유포'라고 문제 삼았기 때문에 실제 노 전 대통령이 그런 발언을 했는지가 뜨거운 관심사였다. 명예훼손 사건에선 허위 사실을 말했더라도 그 경위가 어쩔 수 없는 경우라면 고의성을 인정하지 않고 무혐의 처리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 검찰은 "대화록 발췌본을 열람한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혀, '허위 사실이지만 무혐의 처리'하는 경우가 아니라는 점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대선을 뜨겁게 달군 이슈이기도 했다. 정문헌 의원이 작년 10월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북방한계선(NLL) 때문에 골치 아프다. (NLL은) 미국이 땅따먹기하려고 제멋대로 그은 선이다. 남측은 앞으로 NLL을 주장하지 않을 것이며 공동 어로 활동을 하면 NLL 문제는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다'고 말했다"고 주장하면서 안보 문제가 대선의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정 의원은 이어 작년 12월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 전 대통령은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작계5029(북한 급변 사태를 대비한 군사작전 계획)를 언급하면서 미국의 요구를 막아냈다'고 했고, '경수로는 미국을 제치고라도 반드시 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다"며 추가 폭로를 했다.

이에 대해 노무현 재단과 당시 정상회담에 관여했던 인사들이 모두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김만복 당시 국정원장은 "정 의원 발언은 허위"라고 했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역시 같은 쪽에 섰다. 문 후보는 정상회담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었다.

민주통합당이 정 의원을 고발한 이후 3개월간 수사한 검찰은 그동안 국가정보원이 작년 12월 17일 검찰에 낸 '정상회담 대화록 발췌본' 등을 검토하고, 정 의원 등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를 거쳤다.
외부로 공개된 노 전 대통령의 발언은 정 의원이 주장한 것 외에도 더 있었다. 월간조선은 2월호에서 노 전 대통령이 정상회담 때 "그동안 외국 정상들의 북측에 대한 얘기가 나왔을 때 나는 북측의 대변인 또는 변호인 노릇을 했고, 때로는 얼굴을 붉혔던 일도 있습니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달 초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국격이 떨어지는 내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검찰은 수사 발표를 하면서 발췌본과 노 전 대통령의 구체적인 발언 내용은 '국가 기밀'이어서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기 때문에 이런 발언이 실제 있었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검찰은 "그 부분은 수사 대상이 아니어서 확인해 줄 수 없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월간조선 보도 등에 대해서는 '허위 사실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 의원과 함께 고발당한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과 박선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변인이 '남북 정상회담 준비 회의에서 NLL 관련 논의가 있었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2007년 8월 18일 준비(대책) 회의가 개최됐고, 그 회의에서 NLL 관련 논의가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돼 허위 사실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2013년 1월 31일 목요일

국정원 여직원 120개 ‘정치적 글’ 게시… 정상업무 여부 논란(2013.02.01)


 

대선 개입 의혹을 받아온 국가정보원 여직원 김모 씨(29)가 선거 직전 인터넷 사이트에 4대강 사업이나 국가보안법 존폐 등 정치적 사안과 관련해 보수적 입장을 대변하는 글을 포함해 모두 120여 건을 올린 사실이 확인됐다. 국정원 직원이 선거를 앞두고 민감한 사회 이슈에 관해 한쪽을 대변하는 의견을 표출한 것이다. 이를 국정원의 정상 업무로 볼지, 부당한 정치 개입으로 판단할지 논란이 일고 있다.

○ 북한과 통진당 비판, 보수정책 지지

서울 수서경찰서는 김 씨가 지난해 8월 28일부터 12월 11일까지 좌파 성향의 인터넷 사이트 ‘오늘의 유머’와 중고차 매매사이트 ‘보배드림’에 각각 91개, 29개의 글을 게시했다고 31일 밝혔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김 씨가 ‘오늘의 유머’ 사이트에서 사용한 11개의 ID로 해당 게시물을 검색한 결과 북한과 야당, 좌파성향 단체의 주장을 비판하는 글이 대다수였다. 이명박 대통령과 여당 정책을 옹호하는 내용도 있었다. 본보가 확인한 46개의 글 중 북한 비판이 18건, 대통령 칭찬 8건, 민주통합당 비판 1건, 통합진보당 비판 5건이었다. 김 씨는 자신의 ID로 올린 글에 다른 ID로 추천을 누르기도 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올린 글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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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는 북한을 비난하는 글을 가장 많이 썼다. “북한은 정상적인 국가가 아니다. 국민들을 굶겨 죽이면서 핵실험하고 미사일 쏘는 게 정상인가?”(지난해 12월 5일) “북한이 ‘제2의 6·25’까지 운운하면서 대놓고 우리나라 대선에 개입하려고 한다”(지난해 11월 21일) 등이다. 탈북자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가 논란이 되자 지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야당 후보들의 발언과 관련한 의견도 나왔다. 김 씨는 12월 5일 ‘남쪽 정부’라는 제목의 글에서 “어제 토론 보면서 정말 국보법 이상의 법이 필요하다고 절실히 느꼈다. 대통령 되겠다는 사람조차 대한민국을 남쪽 정부라고 표현하는 지경이라니”라고 썼다. 전날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가 TV 토론회에서 ‘남쪽 정부’라고 말한 것을 비판한 글이었다.

11월 20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조건 없는 금강산 관광 재개하자”고 주장했을 땐 “금강산 한번 가보고 싶기는 하지만 목숨 걸고 가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썼다.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 도중 북한 경비병에게 피격돼 숨진 박왕자 씨 사건을 간접적으로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제주 해군기지 예산안이 민주당의 반대로 보류된 것과 관련해선 “(국가안보에) 눈과 귀를 틀어막고 입만 여는 반대세력 덕분에 국가안보가 보류되고 말았다”고 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치적을 찬양하는 글도 있었다. “이 대통령이 발리 민주주의 포럼에서 일본에 과거사 문제를 압박했다” “송도에 녹색기후기금(GCF)을 유치한 걸 보니 이 대통령의 외교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등의 내용이다.

○ “선 넘은 부당 처신” vs “정상적 업무”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김 씨가 온라인 공간에서 정치적 이념적 성향의 게시글을 직접 올린 것에 대해 강한 비판이 제기된다. 설령 글의 내용 중 대부분이 종북주의에 맞선 이념적 선전 활동이었다 해도 국정원 직원이 업무시간에 이런 게시글을 올리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그가 올린 글 가운데는 특정 대선 후보 진영에 불리한 내용이 있다. 민주당은 31일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 것”이라며 “국회 정보위를 즉각 소집해 국정원과 경찰에 강력하게 책임을 추궁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국정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 사이버요원 1명이 선동 글을 게재하면 핵심 추종세력 9명이 실시간 퍼나르고, 이를 90명이 본다. 오늘의 유머는 북한에서 쓴 걸로 보이는 글들이 다수 발견돼 심리정보국이 이에 대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에 관한 글에 대해선 “보수 성향인 김 씨가 개인적으로 쓴 글이다. 주로 대통령의 외교적 성과에 대한 내용이라 국내 정치와는 무관한 데다 치적에 관한 글은 1, 2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본보 취재 결과 김 씨의 ID로 작성된 이 대통령을 칭찬하는 글은 확인한 것만 8개였다. 이 중 일부는 삭제됐다.

전문가들은 김 씨의 이 같은 행위가 정상적인 업무 범위를 넘어섰다는 의견을 내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국정원이 심리전 업무 활동으로 글을 올려도 상대 후보에 대한 비판이 포함돼 있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라며 “특히 선거 기간에는 엄정하게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4대강 예산, 해군기지 등 국내 정치 이슈에 대한 언급도 비판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국정원이 가지고 있는 정보로 국민을 상대로 정치적 성향이 강한 글을 올리는 것은 여론몰이의 가능성이 있다”며 “대선 후보의 이름을 지칭하지 않았더라도 정치적 발언을 하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국정원의 심리전이 북한의 대남세력, 종북세력을 파악하는 방법이라고 한다면 철저하게 국익 차원에서 보호해야 한다”며 “북한이 인터넷 심리전을 상당히 고차원적으로 펼치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 은폐 논란 자초한 경찰

경찰은 김 씨가 올린 글이 뒤늦게 알려지자 은폐 논란에 휩싸였다. 경찰은 1월 3일 김 씨의 정치 관련 글의 내용을 확인하고서도 “김 씨가 연예나 요리 등 사적인 내용의 글밖에 올리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이광석 수서경찰서 서장은 “박근혜 문재인 등 키워드가 포함돼 있지 않은 글은 대선과 관련 없다고 보고 발표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2013년 1월 30일 수요일

말 바꾼 경찰 "국정원 여직원, 대선 글 직접 올렸다"(2013.01.31)


지난 25일 오후 불법선거운동 혐의를 받고 있는 국정원 여직원 김모씨(29)가 3차 조사를 마친 후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 News1 박세연 기자

지난 대선 때 특정후보에게 불리한 여론을 조작한 의혹을 받고 있는 국가정보원 김모씨(29·여)를 수사해온 경찰의 발표가 사실이 아니었던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예상된다.

대선 관련 댓글은 없었다는 경찰의 수사 발표와 달리 정치적 성향의 댓글이 49건으로 드러났다.

또 경찰이 찬반을 표시했다고 지목한 진보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 이외의 사이트에도 김씨가 글을 게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국정원이 대선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을 경찰이 수사과정에서 축소하거나 은폐하려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씨가 작성한 게시글은 주요 정치·사회 쟁점을 다루면서 정부·여당을 일방적으로 편들거나 야당과 야당 대통령 후보를 비판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31일 "김씨가 '오유' 게시판에 직접 대선과 관련한 글을 49건 올렸다"고 밝혔다.

또 김씨는 국내 최대 중고차 커뮤니티인 보배드림에서도 4대강, 해군기지 등 정치문제와 관련한 글을 29회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김씨와 김씨의 변호인 측은 "게시판에 직접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해왔고 경찰도 역시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김씨가 쓴 글은 있으나 대선과 전혀 관련없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보배드림에서 확인된 김씨의 글은 29건으로 이들은 주로 4대강, 해군기지 등 정치와 관련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또 경찰은 '기자간담회 당시 대선 관련 글이 없다'고 밝힌데 대해 "전달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며 "명확하게 대선에 개입하려는 글은 아닌 것으로 본다는 말이 와전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2013년 1월 21일 월요일

[2013한국 ‘탈북자 간첩’ 딜레마]간첩 정체 알고보니 탈북자 위장 北화교 ‘경악’(2013.01.22)

구속된 ‘서울시 공무원 간첩’ 위장탈북 행적 드러나
北서 태어난 화교… 中 친척집 왕래하다 한국행
南 정착후 中여권으로 방북… 北보위부에 포섭
정보당국 신분 눈치챘지만 버젓이 공무원 임용


탈북자들의 인적 정보를 북한으로 빼돌리다 체포된 서울시청 공무원 유모 씨(33)는 탈북자로 가장해 위장 입국한 북한 화교 출신인 한족(漢族)으로 21일 알려졌다. 이번 사건이 ‘탈북자 간첩사건’이 아닌 ‘화교의 탈북자 위장 입국 및 간첩활동’ 사건임을 명백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본보 21일자 A1면 참조… [단독]서울시 '탈북 공무원'이 간첩? 첫 구속 ‘충격’
▶본보 21일자 A2면 참조… 신상 노출 탈북자 협박대상 될수도


한 소식통은 “국가정보원이 약 5년 전부터 유 씨가 탈북자가 아니며 북한도 몰래 다녀온다는 신고를 받고 감시하다 이번에 증거를 잡고 체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2011년경에도 경찰과 기무사가 신고를 받고 유 씨의 내사에 착수했다가 손을 뗀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정보당국이 주시하는 기간에도 유 씨는 탈북자 담당 공무원에 버젓이 임명돼 수천 명의 목숨과 직결될 수도 있는 민감한 탈북자 정보들을 빼돌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보당국이 탈북자 정보 유출의 파장보다는 ‘실적 만들기용’ 덫을 놓는 데 집착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한 탈북단체장은 “유 씨처럼 탈북자로 위장해 한국에 정착한 북한 출신 화교들이 여러 명 있는 것으로 안다. 이를 관계당국에 제보했지만 별 반응이 없었다”고 말했다.

자신이 감시받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유 씨는 최근 여동생까지 탈북자로 위장해 북한에서 빼내 한국에 데려왔으며 이 여동생은 현재 관계기관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씨의 북한 및 한국 내 행적을 관련 소식통들의 설명을 빌려 종합해 재구성한다.

유 씨가 한국에 도착한 것은 2004년 4월. 탈북자 정착지원시설인 하나원 57기로 졸업한 그는 대전에 정착했다. 싹싹한 성격에 반한 담당 형사는 그를 양아들로 삼았다. 이후 서울 소재 모 명문사립대 중국어과에 입학하면서 서울 서대문구와 송파구에서 살았다. 

유 씨는 서울시 공무원이 되기 전 중국에서 장뇌삼이나 그림을 가져와 북한산이라고 주장하며 팔았다. 2008년엔 환치기 수법으로 26억 원을 중국에 보내려다 적발돼 서울동부지검의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환치기 업자들은 벌금형을 받았지만 유 씨는 단순 가담자라는 이유로 큰 처벌은 면했다.

유 씨는 한국에 정착한 뒤에도 북한에 3, 4번 밀입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첫 밀입국은 2006년경으로 어머니 사망 소식을 듣고 방북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교인 유 씨는 중국 여권을 보유하고 있고, 북한엔 화교로 등록돼 있어 중국을 거쳐 남북을 오가는 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유 씨는 이때 북한 보위부에 포섭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과 중국을 넘나들며 장사하는 화교 중엔 북한 보위부 첩자로 암약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보위부는 이들의 통관 편의를 봐주는 대신 중국과 한국의 탈북자 정보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씨 역시 부친의 장사 편의를 봐주고 아무 때나 북한에 와서 가족을 만나도 된다는 회유에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 유씨, 청진의대 나왔다는 말도 거짓말 ▼
이후 유 씨는 한국에서 한 남북청년모임 회장을 맡는가 하면 한국의 각종 북한 인권단체에 가입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유 씨가 화교임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한 탈북자는 “그는 북한인권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태국까지 갈 정도로 열성이었다”며 “화교가 탈북자 인권활동을 벌인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 유 씨의 북한 생활

유 씨는 모범적인 정착 사례로 한국의 여러 언론매체에 자주 등장했다. 유 씨는 함경북도 청진시를 고향이라고 소개했고 청진의대를 나온 뒤 외과의사를 1년간 하다 탈북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전혀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유 씨의 고향은 두만강 옆 함경북도 회령시 오봉리이며 1990년대 초반 회령시내 성천동으로 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족인 유 씨의 할아버지 이름은 류린당이며 부모 역시 한족으로 알려졌다. 유 씨의 본명은 류광일이다. 북한에서는 유 씨의 성을 류 씨로 표기한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북한에서 화교들은 일반 북한 주민과 별반 다를 바 없이 가난했다. 하지만 중국이 개혁·개방으로 급격한 경제성장을 한 뒤 화교들도 1990년대부터 급속히 부를 축적했다. 지금은 북한에서 가장 선망받는 집단으로 떠올랐다. 자유롭게 중국을 왕래할 수 있는 화교들은 중국 공산품과 북한 농수산물을 거래하는 무역업으로 큰돈을 벌었다.

성천동에는 화교가 세 가족이 살고 있었는데 유 씨 집안은 크게 사업을 벌인 다른 두 가족보다는 사정이 좋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높은 담장을 세우고 사나운 개를 키울 정도로 동네 주민들과는 다른 삶을 살았다. 유 씨는 청진시 포항구역 수북동의 화교 학교에서 6년간의 중학교 과정을 마쳤다. 북한에선 중국 국적자인 화교는 일반 중학교에서 공부할 수 없다. 또 원칙적으로 대학도 다닐 수 없다. 유 씨가 졸업했다고 거짓 증언한 청진의대는 화교 학교 바로 옆에 있다.

유 씨는 중국의 친척집을 방문했다가 한국의 발전 소식을 접한 뒤 다른 탈북자들 틈에 섞여 한국으로 왔다. 북한에서 태어나 자랐기 때문에 실정을 잘 알고 있어 관계기관을 속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013년 1월 20일 일요일

탈북자들을 충격과 공포에 떨게 한 엘리트 의사 출신 공무원 유모씨, 알고 보니(2013.01.21)


서울시에서 탈북자 지원 업무를 담당해 온 탈북자 출신 공무원이 간첩 혐의로 구속됐다. 이 공무원은 2004년 탈북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국가정보원과 검찰에 따르면,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지령에 따라 자신이 관리하는 탈북자 명단과 한국 정착 상황, 생활환경 등 관련 정보를 북한에 넘긴 혐의(국가보안법상 목적수행, 특수잠입·탈출, 회합·통신)로 서울시청 복지정책과 생활보장팀 주무관 유모(33)씨를 구속해 수사 중이다.

유씨가 자신이 내사받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채고 달아나려 하자, 국정원은 11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유씨를 체포한 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상호)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보위부 소속 간첩들이 위장 탈북했다가 국정원 합동심문센터 심문 과정에서 적발되거나 간첩활동 중 검거된 경우는 있었지만 탈북자 출신 공무원이 검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씨는 국정원 조사에서 2005년부터 2006년 7월까지 북에 수차례 밀입북, 보위부 당국자들을 접촉하고 탐문 공작원을 함북 회령에서 만나 탈북자 관련 정보를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에 넘긴 혐의(국가보안법상 목적수행, 특수잠입·탈출·회합·통신)에 대해 모두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정원은 유 씨가 북한에 들어가 북한보위부 당국자를 접촉한 것이 총 4차례라고 보고 있는 반면, 유 씨는 2차례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문화일보는 보도했다.

공안당국에 따르면, 2004년 탈북한 유 씨는 함경북도 청진의대를 졸업한 뒤 1년간 외과 의사를 한 엘리트였다. 당시 유씨는 탈북 이유를 밝히는 과정에서 “밀수를 하기 위해 중국에 갔다가 독재정권의 폐쇄성이 북한의 위기를 초래했다는 걸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 유씨는 남한에 정착한 후 명문 사립대에 진학했다. 중문학과 경영학을 복수 전공했고 유창한 영어, 중국어 실력을 바탕으로 무역회사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유씨의 가족은 북한에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는 2011년 6월 탈북자 대상 서울시 특별전형에 2년 계약직으로 합격했다. 그는 최근까지 1만여 명의 서울 거주 탈북자 지원 업무를 전담해 왔다. 주 2~3회 탈북자 가정을 방문해 면담하고 탈북자 전화상담을 하는 업무였기 때문에 유씨는 서울 탈북자들의 생활, 개인정보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서울의 한 탈북자 지원센터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는 “탈북자 중에서도 유능하고 똑똑한 사람이었다”며 “유씨를 알던 탈북자들도 (유씨의 간첩 혐의 사실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누구를 믿어야 할지 모르고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1차 수사가 마무리되는 이달 말쯤 이 사건을 지휘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에 송치할 예정이다. 

[단독]北 엘리트 의사, 탈북후 北에 넘긴자료 보니…(2013.01.21)

탈북자 1만명 정보 통째로 北에 넘긴 정황
2004년 탈북후 北 드나들어 2011년 서울시 계약직 취업



탈북자 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현직 서울시 공무원이 간첩 혐의로 구속됐다. 탈북자 출신 공무원이 간첩 혐의로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서울에 거주하는 탈북자 명단과 이들의 구체적인 동향이 통째로 북한에 넘겨진 정황도 포착돼 정부의 탈북자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국가정보원은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지령에 따라 자신이 관리하는 탈북자 명단과 한국 정착 상황, 생활환경 등 관련 정보를 북한에 넘긴 혐의(국가보안법상 목적수행, 특수잠입·탈출, 회합·통신) 등으로 서울시청 복지정책과 생활보장팀 주무관 유모 씨(33)를 구속해 수사 중인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국정원은 유 씨가 내사 받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챈 뒤 달아나려 하자 11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체포한 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상호)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유 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위부 소속 간첩들이 위장 탈북했다가 국정원 합동심문센터 심문 과정에서 적발되거나 간첩활동 중 검거된 경우는 있었지만 탈북자 출신 공무원이 검거된 것은 처음이다.

공안당국에 따르면 2004년 혼자서 탈북한 유 씨는 함경북도 청진의대를 졸업한 뒤 1년간 외과 의사를 한 엘리트였다. “밀수를 하기 위해 중국에 갔다가 독재정권의 폐쇄성이 북한의 위기를 초래했다는 걸 알게 됐다”는 게 유 씨가 밝힌 탈북 이유였다. 탈북 후 명문 사립대에서 중문학과 경영학을 복수 전공했고 유창한 영어 중국어 실력을 바탕으로 무역회사에서 근무했다. 가족은 북한에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11년 6월 탈북자 대상 서울시 특별전형에 2년 계약직으로 합격해 최근까지 1만여 명의 서울 거주 탈북자 지원 업무를 전담해 왔다. 주 2, 3회 탈북자 가정을 방문해 면담하고 탈북자 전화상담을 하는 업무여서 탈북자들의 생활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국정원은 유 씨가 간첩활동을 하기 위해 계획적으로 서울시 공무원시험에 지원을 했는지와 보위부의 지령을 받아 탈북자 정보를 북한 쪽에 넘긴 과정 등을 수사 중이다. 특히 북한에 넘긴 정보의 내용과 유출 경로 등을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유 씨는 탈북 이후 중국을 거쳐 여러 차례 북한을 드나들었던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났다. 국정원은 1차 수사가 마무리되는 이달 말경 이 사건을 지휘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에 송치할 예정이다.

2012년 12월 17일 월요일

[사설]“수사 지켜보라” 더니 결과 나오자 딴말하는 文 후보(2012.12.18)

그제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국가정보원 여직원에 대한 민주통합당의 인권 침해를 문제 삼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수사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문 후보는 경찰이 중간수사 결과를 내놓자 “새누리당 정권이 국가정보원 경찰 언론을 총동원한 갖은 불법과 편법으로 정권을 연장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수사를 기다리자더니 막상 결과가 나오자 딴소리를 했다. 유력 대선후보가 자신의 말에 책임도 지지 않고, 근거 없는 주장으로 국가기관과 언론을 마구 매도해서는 안 된다.

경찰은 중간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국정원 여직원이 제출한 컴퓨터 2대의 하드디스크를 분석했으나 문 후보 비방 댓글을 단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쯤 되면 민주당이 국정원과 여직원에게 정중히 사과하고 응분의 책임을 지는 것이 도리다. 문 후보의 ‘국민연대’에 참여한 진중권 동양대 교수조차 트위터에서 “민주당에서 증거가 있으면 내놓고, 없으면 깔끔하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도 국정원 여직원 사건에 더 매달리지 말고 방향 전환을 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민주당은 사과는커녕 도리어 수사를 한 경찰을 향해 ‘부실 수사’ ‘정치 수사’라고 역공을 폈다. 수사 결과 발표 시점을 문제 삼아 “경찰의 선거 개입 의도를 명백히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경찰의 수사 결과 발표가 TV토론이 끝난 지 한 시간 뒤였다는 점에서 논란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핵심은 국정원 여직원이 댓글로 대선에 개입했느냐 안 했느냐는 것이다. 국정원의 정치개입 의혹이 있었다면 반드시 밝혀내야 하지만 구체적 증거가 선행(先行)돼야 한다.


민주당이 수사 결과가 기대했던 대로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정치 공세를 펴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애당초 민주당이 제기한 의혹은 함량 미달이었다. 의혹을 제기하면서 민주당은 아무런 증거도 내놓지 못했다. 경찰로선 수사 결과가 나왔는데도 발표를 마냥 미룰 수도 없었다. 만약 수사 결과가 민주당에 유리하게 나왔더라면 말을 확 뒤집어 ‘거 봐라’ 했을 것이다.

민주당은 국정원 여직원을 미행하고 사실상 감금하는 인권 침해를 저질렀다. 정보기관 종사자의 신분을 노출시키고 사는 집을 알아내기 위해 여직원의 자동차에 고의로 접촉사고를 냈다. 민주당이 국정원을 관권선거 개입 의혹에 끌어들임으로써 국가기관의 공신력을 실추시킨 것도 잘못이다. 문 후보는 이제라도 수사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국민 앞에 정중히 사과해야 한다.

2012년 12월 13일 목요일

국정원 의혹 제기한 민주당, 되레 “국정원이 증거 내라”(2012.12.14)


“대선 개입 확실” 사흘째 말로만 공세
원세훈 원장 “민주당 선거공작” 반박
경찰, PC 하드디스크 2점 받아 분석


서울 수서경찰서 소속 경찰이 13일 오후 역삼동 오피스텔에서 국정원 직원의 컴퓨터 본체와 노트북을 담은 상자를 들고 나오고 있다. 이 직원은 국정원 대변인이 취재진과 기자회견을 하는 사이에 건물을 빠져나갔다. 민주당 소속 당원들은 이날 오전 철수했다. [신인섭 기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를 비방하는 내용의 인터넷 댓글을 달았다는 의혹을 받는 국가정보원 여직원 김모(28)씨가 13일 노트북과 데스크톱 컴퓨터 하드디스크 2점을 경찰에 제출했다. 이번 사건을 규명할 핵심 증거물이 수사기관으로 넘어간 것이다. 민주당이 제기한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한 진위가 조만간 가려지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건은 하드디스크가 2개인 데다 사안이 민감한 만큼 분석이 완료될 때까지는 일주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시간 단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원세훈 국정원장은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김씨의 신분과 역할 일부를 공개하며 민주당의 주장을 ‘선거공작’이라고 받아쳤다.

 원 원장은 정보위에서 “김씨는 국정원 3차장(북한 담당) 산하 심리전단 소속 직원”이라고 확인했다고 양당 정보위 간사인 새누리당 정문헌, 민주통합당 정청래 의원이 전했다. 원 원장은 이어 “김씨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으며 2008년 1월 전산요원으로 들어왔다”면서 “(심리전단 직원의 경우) 근무가 24시간 체제라서 상황에 따라 출퇴근이 일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고 양당 간사들이 밝혔다.

 민주당은 김씨가 지난 3일간 하루 2~3시간밖에 내곡동 청사에서 근무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집에서 문 후보에 대해 악성 댓글을 다는 활동을 했을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정문헌 의원은 “원 원장은 민주당이 제기한 것처럼 국정원이 여론조작을 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적 없다’고 말했고, 그렇다면 민주당이 선거 공작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정청래 의원은 “김씨가 밖에 안 나갔는데, 집에서 업무를 본 것 아니냐는 질문에 원 원장이 ‘사이버 영역 업무는 했을 수 있다’고 답했다”며 여전히 선거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날도 김씨가 문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달았다는 근거 자료는 제시하지 못한 채 국정원이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문 후보 선대위 박광온 대변인은 “국정원은 김씨의 컴퓨터 IP 주소를 공개하고 스마트폰 등도 제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주당이 받은 제보에 대해 당 핵심 관계자는 “국정원 내부자 제보를 받은 것으로 제보의 내용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원 원장은 정보위에서 국정원 내부 인사가 민주당 측에 제보했는지 여부를 놓고 감찰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국정원이 어떻게 나오는지 보고 대응하기 위해 우리의 카드를 보여주지 않는 것”이라며 “국정원이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할 경우 반박할 근거를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당내에선 사건이 크게 확대됐는데도 아직 뚜렷한 증거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도 있다. 수도권 지역의 한 의원은 “확실한 것을 가지고 터뜨린 게 아닌 것 같아 불안하다”며 “너무 나가선 안 된다”고 말했다. 문재인 후보도 이번 사건과 다소 거리를 두고 있다. 그는 당 회의에서 “아직 사실관계를 제대로 알지 못해 단정하기 어렵다”며 “제기된 의혹이 사실이라면 국가기관의 선거 개입”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김씨는 이날 자신을 오피스텔에 가둔 혐의(주거침입, 감금)로 민주당 관계자들을 서울 수서경찰서에 고소했다. 김씨는 민주당이 자신의 신분과 주거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법 위반 사실이 있었는지도 수사해줄 것을 요청했다.

[사설]국정원 여직원 감금, ‘민주당 스타일’ 과시인가(2012.12.14)

대선 막판에 국가정보원 여직원의 선거 개입을 주장하고 나선 민주통합당의 행태는 무리수와 불법으로 얼룩져 있다. 민주당의 의혹 제기가 신뢰를 얻으려면 국정원 여직원이 언제, 어디에, 어떤 내용의 악성 댓글들을 달았는지 먼저 상세하게 밝혀야 한다. 민주당은 국정원 직원이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악성 댓글을 달아 여론을 조작했다느니,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느니 주장하면서도 구체적인 증거 하나 내놓지 않았다. 더구나 사사로이 여직원의 뒤를 캐고 사실상 감금하는 불법 행위를 했다.

만약 그 여직원이 정치적인 중립을 지켜야 할 공직자로서 인터넷에 댓글을 달아 법률 위반 행위를 했다고 치더라도 경찰이나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해 사실 여부를 규명하는 것이 적법한 순서다. 국정원의 개입 여부를 가리는 일도 마찬가지로 정당한 법 절차를 따랐어야 옳다.

하지만 민주당은 수사기관도 아니면서 자의적으로 법을 집행하려는 행태를 보였다. 국정원 여직원을 일주일 동안 미행해 감시하고, 이틀간이나 여직원을 집 안에 감금하다시피 했다. 현행범이 아닌데도 소방관을 불러 문을 따려고 시도했으며 여직원의 컴퓨터를 강제로 압수해 조사하라고 경찰을 윽박질렀다. 취재기자에게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그러고도 “불법 선거운동 감시를 위한 정당한 활동”이라고 강변했다. 민주당은 수십 년 전 박정희 시대의 인권 유린은 문제 삼으면서 자신들의 인권 유린 행태에 대해서는 아무런 죄의식이 없는 듯하다. ‘남이 하면 스캔들,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식의 이중적 태도다.

민주당은 당초 여직원이 사는 오피스텔에 대해 ‘국정원의 여론조작 비밀아지트’라고 주장했으나 이 집은 여직원의 부모가 2년 전 마련해준 것으로 확인됐다. 오피스텔 내부는 사무실이 아니라 여느 가정집과 다를 바 없었다. 수많은 사람이 인터넷 댓글을 다는 시대에 국정원이 여직원을 시켜 정치성 댓글을 달도록 해 선거 개입을 했다는 주장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여직원은 어제 자발적으로 자신의 노트북과 컴퓨터를 경찰에 제출했다. 댓글을 달았는지 여부는 하드디스크를 분석해보면 쉽게 드러난다. 여직원이 실제 어떤 법 위반 행위를 했는지와 상관없이 민주당은 자신들이 보인 인권 유린과 불법적 사(私)권력 행사에 대해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

민주당, 국정원 女가 PC 제출하자 이번엔 "증거인멸 의혹"(2012.12.14)


민주당, 컴퓨터 제출하니 이번엔 "증거 인멸 의혹"
경찰 "민주당 낸 증거는 김씨 출퇴근 기록이 전부"

국가정보원이 인터넷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비방 댓글을 다는 등 조직적 낙선운동을 벌였다는 의혹과 관련, 민주당이 의혹만 부풀리면서 증거는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또 의혹을 제기했다가 반론이 제기되면 또 다른 의혹을 제기하는 등 수시로 공세의 초점과 요구 사항을 바꾸고 있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11일 국정원 직원 김모씨가 문 후보 비방 댓글을 달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선관위 직원 및 경찰과 함께 김모씨의 역삼동 집을 급습했다. 당시 민주당은 "김씨를 비롯한 국정원 심리정보단 요원들이 인터넷에서 비방 댓글을 다는 등 조직적 선거 개입을 하고 있다는 제보와 증거를 갖고 있다"고 했다.
민주통합당 관계자들이 13일 오전 서울 역삼동 국정원 여직원 오피스텔에서 철수한다고 밝힌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다. /성형주 기자
민주당은 12일 국정원과 김씨를 공직선거법과 국가정보원 위반 혐의로 서울 수서경찰서에 고발하면서 "갖고 있는 증거 자료를 모두 제출했다"고 했다.

그러나 경찰은 13일 "(민주당이 낸 증거는) 언론에서 이미 나온 의혹 제기 수준으로 범죄를 소명할 수 없었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민주당이 제출한 증거는 김씨의 출퇴근 기록이 사실상 전부이고 나머지 증거는 없다"고 했다. 구체적이고 명백한 증거 자료가 없었다는 얘기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13일에도 "경찰에 낸 것 외에도 국정원이 선거에 개입한 더 구체적인 증거와 추가 제보 내용을 확보했고 순차적으로 밝힐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현재까지 김씨가 작성했다는 비방 댓글 하나 공개하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은 "민주당이 증거가 있다고 말만 하면서 경찰에는 증거를 제출하지도 않은 채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경찰이 수사할 의지가 있느냐"며 경찰에 화살을 돌렸다. 박광온 대변인은 "경찰이 국정원 요원의 신병과 증거물을 인수받아서 철저한 수사가 진행되기를 기대했는데, 국정원이 요원들을 동원해 (김씨를 데리고) 도망치듯 빠져나갔다"며 "무엇을 숨기려고 하는 것이냐"고 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달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국정원 여직원 김모(모자 쓴 이)씨가 13일 서울 역삼동 오피스텔에서 경찰과 선관위, 국정원 관계자들이 입회한 가운데 자기의 데스크톱·노트북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원세훈 국정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에서 사건 3일이 지난 뒤 컴퓨터를 제출한 이유에 대해 "(컴퓨터 안에) 다른 업무 내용이나 개인적 사항이 있을 수 있지 않겠느냐"며 "원장이 제출을 명령할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본인 동의도 구해야 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그동안 "경찰이 김씨의 PC를 압수해 댓글 내역을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이와 함께 김씨 컴퓨터의 IP 주소를 확인해 통신망 접촉 내역을 확인하면 진실이 확인될 것이라고도 했다.

진성준 대변인은 13일 "경찰이 통신 자료 제공 요청을 통해 얼마든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압수수색 영장을 핑계로 수사를 회피하는 것은 국정원과 정권 눈치 보기"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김씨가 이날 경찰에 자신의 PC를 경찰에 임의 제출하고 경찰이 PC에 대한 검증 작업을 시작하자 민주당 측은 다른 의혹을 제기했다. 김씨와 국정원이 PC 사용 기록과 댓글 내역을 삭제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PC 내역 조사에서 댓글 기록 등이 나오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공격 포인트를 옮기려는 것으로 비쳤다.

민주당 의원·당직자·지지자들이 김씨 집을 찾아간 것을 두고 민주당 측 인사들은 '역삼동 습격사건'이라는 표현을 썼다. 하지만 이틀 넘게 집 앞 대치가 이어지면서 불법 감금 논란이 일어나자 이날 당직자와 지지자들을 철수시켰다. 진 대변인은 "'감금', '사찰' 등의 표현은 사실관계 호도"라고 했다.

2012년 12월 7일 금요일

[사설] 북한의 선교사 독살은 명백한 국제 테러다(2012.12.07)

지난해 8월 중국 랴오닝성 단둥의 한 백화점 앞에서 숨진 김창환 선교사가 독극물로 암살된 사실이 법원 기록을 통해 공식 확인됐다. 김 선교사는 당시 택시를 기다리다 입에 거품을 물며 갑자기 쓰러졌고, 몸에서 퍼런 멍이 발견되는 등 독살의 정황이 있었다. 그러나 중국 공안이 주도한 1차 부검에서 독극물이 발견되지 않아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그런데 최근 국내에 잠입했다 검거된 한 북한 공작원을 재판하는 과정에서 국가정보원이 사건 발생 직후 김 선교사가 독살됐음을 확인했던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국정원은 그를 숨지게 한 독극물이 북한의 공작기관이 암살용으로 사용하는 브롬화스티그민이라는 점도 밝혀냈다.

하지만 국정원은 이를 외교통상부에 통보하지 않아 중국 공안과의 공조수사는 더 이상 진행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정부가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암살된 사실을 확인하고도 1년이 넘도록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게 된 것이다. 더욱이 북한의 소행이 거의 확실시되는데도 중국과의 외교마찰 등만 생각해 진상파악에 적극적이지 않음으로써 유사한 테러행위가 재발가능성까지 남겼다. 재외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정부가 의무를 스스로 방기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북한이 중국에서 활동하는 선교사를 독극물로 살해한 것은 명백한 국제적 테러행위다. 지금 북한은 3대 세습에 따른 주민 동요를 막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 특히 북한과 인접한 중국 국경지역에서 활동하는 눈엣가시 같은 대북 선교사와 인권단체 운동가들에게 노골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다. 때문에 선교사 등은 심각한 생명의 위협을 느껴 활동이 위축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고 범인을 잡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필요하다면 국제사회강력한 대응과 응징을 촉구해야 한다. 중국 정부에는 범인 색출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북한의 국제 범죄에 동조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의사를 분명히 전달해야 한다. 그것만이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제2, 제3의 테러를 막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