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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25일 월요일

[동아일보][동아광장/윤종성]우리는 벌써 천안함 교훈을 잊고 있다(2013.03.26)


벌써 천안함 사건이 발생한 지 3주기를 맞았다. 천안함 폭침은 우리의 안보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었다. 그러나 미국이 9·11테러 이후 보여준 집요함이나  긴장감을 우리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으니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미국은 9·11테러 이후 배후인물인 오사마 빈라덴을 찾아 처단하는 끈질김을 보여줬고,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서 테러와의 전쟁을 벌였다. 기존 22개 정부조직을 통합해 국경 경비, 재난 및 화생방 활동, 정보 분석, 이민 관리, 사이버 보안 등 대테러 기능을 책임지는 인원 17만 명, 예산규모 400억 달러 규모의 국토안전부를 설치했다. 또 미국 국민 또한 공항·항만 등에서의 엄격한 출입국 관리의 불편함을 감수하는 등 국가 안보를 위한 노력을 치열하게 보여줬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어떠한가. 당시 국가정보능력의 부재, 군 대비태세 미비, 국가 위기관리 능력 부족, 국민의 안보불감증 등 국가안보에 중대한 교훈을 남겼지만 심각한 고민이나 적합한 해결책을 마련한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한마디로 우리는 천안함의 교훈을 잊고 있는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이러한 교훈이 무엇인지를 상기하고 치밀하게 분석하여 행동으로 옮겨주기를 다음과 같이 소망한다.

첫째, 국가정보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천안함 사건 초기 국가정보의 수장조차 “천안함 사건을 북한이 했다고 할 만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할 정도로 대한민국의 눈과 귀는 멀거나 먹은 상태였다. 군 정보기관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러나 국가정보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실질적인 조치를 취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이제 국가안보에 필요한 정보를 획득하기 위하여 조직을 어떻게 통폐합할 것인지, 임무는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 등에 대해 심각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국가정보원과 군의 정보본부·정보사 등 해외와 대북정보를 담당하는 기관을 대폭 확대 개편하고 기타 기능을 축소하는 방안 등 철저히 국가안보 위주로 조직과 시스템을 혁신해야 한다. 그래야만 김정일 죽음은 미국도 몰랐다는 변명이 나오지 않는다.

둘째, 북핵에 대한 확고한 군사능력을 갖춰야 한다. 우리 군은 천안함 사건 당시 서해안에서는 잠수함 운용이 제한된다는 고정관념에 빠져 대비에 소홀했다. 그러다 보니 감시태세는 물론 대잠작전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소나(음파탐지기)마저 작동되지 않는 무능함을 드러냈다. 이것이 북핵에 대해 국민이 불안해하는 또 다른 이유다. 그나마 북한 핵 위협이 임박할 경우 핵 잠수함과 B-52, B-2 폭격기를 한반도에 배치하는 등 상황별 ‘맞춤형 억제’를 구체화하기로 한미 간에 합의했다고 하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한 국가의 안보를 다른 나라에 전적으로 의존한다는 것은 또 다른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핵 시대의 군사목표는 전쟁을 막는 것이다. 북핵문제는 한미 공동 핵 대응 시스템 마련으로 해결한다 하더라도 북한이 핵을 지렛대로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과 같은 도발에 대해서는 독자적으로 이를 억제할 수 있을 정도의 군사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이제 박근혜 정부에서도 국방비 증액을 시도하는 등 여러 가지 대책을 강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국가예산은 한정되어 있으니 예산증액도 중요하나 기존의 무기, 장비 도입과 개발에 대한 전면 재검토와 방산과 군수시스템의 과감한 혁신을 통해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예산을 절약하는 방안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 

셋째, 국가 위기관리 능력의 향상이다. 천안함 사건은 대한민국의 국가 위기관리 능력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컨트롤타워가 없었으니 북한 소행인지, 아닌지 우왕좌왕했고 무절제한 언론보도에 대한 대응책조차 마련하지 못했다. 다행히 새 정부 들어 국가안보실이 신설됐으니 기대가 된다. 그러나 한편 과거 노무현 정부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나 이명박 정부의 국가위기관리센터, 국가위기관리실에 머물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든다. 이제 장관급의 국가안보실이 마련됐으니 역할을 대폭 확장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물론 한민족의 생존을 위하여 과연 어떠한 한반도 미래의 모습이 바람직한지, 그리고 그러한 모습에서 어떠한 외교, 안보 등의 전략을 채택해야 할지 등을 큰 그림 속에서 디테일하게 접근해야 한다.

넷째, 국민의 안보불감증을 해소해야 한다. 평화가 지속되면서 국민들은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미사일 발사, 핵실험 등이 마치 남의 나라에서 일어난 것처럼 착각할 정도로 안보불감증에 빠지지 않았는지 반성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고위공직후보자들이 줄줄이 병역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일이 없을 것이다. 

우선 기본적인 역사교육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학생들이 6·25전쟁을 북침으로 알고, 언제 일어났는지도 모르게 해서는 안 된다. 

‘조국을 나의 영혼보다 더 사랑했다’는 마키아벨리도 개혁의 어려운 점을 토로한 것을 보면 이런 변화의 과정이 용이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국가의 운명을 책임지고 있는 지도자들은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그래야 차디찬 바닷속에서 조국을 위해 숨진 46용사와 한주호 준위 그리고 금양호 선원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될 것이다.

윤종성 성신여대 교수

2013년 3월 6일 수요일

[조선일보]北, 서울·경기·인천등 수도권에 포격을?(2013.03.07)


'천안함 주범' 北 김영철 정찰총국장 "核 불바다" 협박… 전문가들 "기존 위협과 차원 다르다"
범인 쉽게 안 드러나는 도심 테러·사이버 공격 가능성
제2 연평도 도발 우려… 核실험·장거리 미사일 쏠 수도

'정전협정 백지화'와 '한국 불바다'라는 표현을 써가며 군사위협 수준을 최고치로 끌어올린 북한군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5일)에 대해 북한 전문가들은 "핵을 흔들며 한국을 인질 삼아 미국과 담판 짓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특히 대남 공작 총책인 김영철 정찰총국장이 5일 직접 TV에 나와 "임의의 시기, 임의의 대상에 대해 제한없이 마음먹은 대로 정밀타격을 가하고 민족의 숙원인 조국통일 대업을 앞당기겠다"고 한 것은 기존 위협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대북 소식통은 "노출을 삼가야 할 비밀공작 총책이 북한 전 주민이 시청하는 저녁 8시 뉴스 시간에 등장해 10분에 걸쳐 협박을 했다는 건 초유의 일"이라며 "강력한 대북 제재 결의안이 유엔 안보리에서 채택되는 대로 도발을 실행에 옮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제2의 연평도' 가능성

북한 노동신문은 6일자 1면에 '미국과 괴뢰 호전광들은 종국적 파멸을 각오하라'는 기사와 함께 열병식장에서 방사포 부대가 행진하는 대형 사진을 게재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엔 240㎜ 방사포(다연장로켓) 200여문을 비롯, 우리 수도권을 타격할 수 있는 방사포 4800여문이 있다"며 "우리에겐 실질적인 최대의 위협"이라고 했다. 그러나 "수도권 포격은 전면전 상황을 뜻하기 때문에 북한이 쓰기 어려운 카드"란 지적도 나온다.

이보다는 서해 지역을 관할하는 4군단의 해안포와 방사포 도발 가능성이 크다.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 도발처럼 서해 5도 중 1~2곳에 제한적인 포격을 가하거나 서해 북방한계선(NLL) 부근에 해안포를 쏠 수 있다는 것이다.
군사용 위장 그물 씌운 평양 시내 버스 - 군사용 위장 그물을 덮은 버스가 6일 평양 시내를 달리고 있다. 전날‘정전협정 백지화’와 한국에 대한‘핵 불바다’를 위협한 북한은 이날 버스와 열차에 이처럼 그물을 씌우기 시작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교도·로이터·뉴시스.
"도심·사이버 테러 배제 못해"

하지만 우리 군이 명백한 반격 의지를 밝힌 상황에서 북한은 허를 찌르는 방식의 도발을 할 가능성이 크다. 치안정책연구소의 유동열 선임연구관은 "간첩 침투와 테러를 전문으로 하는 정찰총국의 수장이 성명을 낭독한 게 심상치 않다"며 "남파 간첩을 활용한 도심 테러나 국가 기간시설 파괴, 사이버 테러 등을 통해 우리의 의표를 찌를 것이 우려된다"고 했다.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처럼 잠수정을 활용한 은밀한 도발 가능성도 있다. 우리 정보 당국은 정찰총국이 천안함 폭침 외에 디도스 테러(2009년), 농협 전산망 공격(2011년) 등을 실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추가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시험 가능성도 크다는 분석(한국국방연구원 신범철 북한군사연구실장)이다. 군 관계자는 "3차 핵실험(2월 12일) 당시 이미 4차, 5차 핵실험 준비도 마친 것으로 본다"고 했다.

정부 소식통은 "사정거리 4000㎞ 정도의 무수단 미사일은 이동식 발사대에 실려 있어 언제든 발사가 가능하다"며 "작년 12월에 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장거리 미사일은 빨리 준비하면 2~3주 내에 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또 최근 동·서해에 항행금지구역을 설정한 것을 감안할 때 스커드, 노동, KN-02 등 단거리 미사일 발사 가능성은 매우 큰 편이다.

북한이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할 경우 우리 군의 대응 수단은 제한된다. 핵실험장이나 미사일 발사장을 폭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2013년 1월 2일 수요일

[단독] "北, 정상회담 뒷돈 요구하길래 거절하자 천안함 폭침"(2013.01.03)


2009년 10·11월 비밀접촉 결렬→2010년 1월 해안포 발사→3월 천안함→11월 연평도 포격

[MB정부 인사, 뒷얘기 밝혀]
"北 유화제스처 속뜻 알아야" 朴당선인 향한 메시지인 듯
"정상 회담 성사 조건으로 쌀·비료 5억달러 요구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정부가 북한의 경제 지원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북한이 이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천안함·연평도 도발을 했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가 남북 정상회담을 수차례 시도했으나 북한이 요구한 정상회담 '대가'를 거부하자 북한이 천안함을 폭침하고 연평도를 포격 도발했다는 것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가 천안함 폭침(2010년 3월) 이후 북한의 의도에 대해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이 발언은 북한 권력자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남북 관계 개선 의지를 밝힌 다음 날 나온 것으로 북한에 대해 '유화 제스처의 속뜻을 간파하고 있다'는 경고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조만간 북한과 맞닥뜨리게 될 박근혜 당선인과 그 참모들을 향한 메시지 성격도 있다.

"정상회담 하려면 쌀·비료 내놔라"

이 관계자는 "현 정부 들어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여러 번 북한과 만나 얘기했다"며 "그러나 북한이 정상회담 성사 조건으로 쌀 수십만톤, 비료 수십만톤을 요구했고 우리는 이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정상회담 성사 조건으로 쌀과 비료 등 총 5억~6억달러 정도의 현물 지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뒷돈'으로 현금을 요구했는지 여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11일 만에 배 들어간 리설주, 해산하고 바로 공개석상 나왔나…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와 리설주 부부가 지난 1일 모란봉 악단의 신년 경축공연을 관람하고 있다<오른쪽>. 최근까지 출산이 임박한 것으로 추정돼온 리설주의 배가 홀쭉하게 들어가 있다. 지난달 21일에만 해도 리설주의 배는 많이 부풀어 있었다<왼쪽 사진>. /조선중앙TV
그는 "남북관계에서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 사건이 가장 큰 분수령이었다"며 "천안함 이후에도 대화가 이뤄졌지만 북한이 '천안함의 진실'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회담 논의는 2011년 12월 김정일 사망 이후 중단됐다. 이 관계자는 "2011년 12월 김정은이 집권한 이후로는 정상회담을 논의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북, 남측의 경제 지원 쉽지 않자 도발"

이명박 대통령은 2009년 8·15 경축사에서 "언제, 어떤 수준에서든 남북 간 모든 문제에 대해 대화와 협력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선언했다. 1주일 뒤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차 서울에 온 북한 조문단은 이 대통령에게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그해 10월 임태희 당시 노동부 장관과 김양건 북측 통일전선부장의 싱가포르 비밀 접촉은 이런 분위기 속에 성사됐다. 이때도 북은 식량·비료 지원을 당연한 일처럼 요구했고 이것을 들어주려면 5억달러, 우리 돈으로 5000억원 이상이 필요했다.

그해 11월 7일과 14일 개성 모 여관에서 열린 남북 당국 간 후속 비밀 회담은 최종 결렬됐다. 소식통은 "당시 북측 원동연 통일전선부 부부장(차관급)은 정상회담 합의문 초안까지 내밀었는데 정상회담 대가로 수십만톤의 쌀과 비료를 내놓으라는 내용이라 도저히 받을 수 없었다"고 했다. 다른 소식통은 "만약 북의 식량·비료 지원 요구를 받아들였다면 정상회담까지 가는 단계마다 '현금' 같은 뒷돈 요구도 나왔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남북 정상회담 관련 비밀 회담이 결렬되고, 더 이상 우리 측에서 경제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된 직후인 2010년 1월 '보복 성전(聖戰)'을 거론하며 서해 북방한계선(NLL)으로 무더기 해안 포를 쏴댔다. 이어 두 달 뒤인 3월 26일 천안함을 폭침했고, 그해 11월엔 연평도 민간 지역에까지 포격을 퍼부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정부는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한 면죄부를 주면서 남북관계를 풀어나갈 수는 없었다"고 했다. 남북관계 파탄의 책임은 북쪽에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