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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31일 일요일

[조선일보]北김정은 "먼저 쏘지 말고, 南·美에 보복 빌미 주지 마라"(2013.04.01)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2012년 4월 한 행사에서 군 장성에게 무엇인가를 은밀히 지시하고 있다./조선일보DB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3월 한 달 동안 대남 도발 위협을 높이고 군부대를 방문하며 ‘전면전’을 독려한 것과는 반대로 “남조선과 미제(미국)가 보복할 빌미를 주지 마라”는 내부지침을 내렸다고 중앙일보가 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김정은이 최전방 부대에 내부적으로는 “총소리 한 방 나지 않도록 경각심을 갖고 전투근무 태세에 임하라”는 비밀명령을 내렸다고 우리 쪽 정보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또 김정은은 최근 “남조선과 미제가 우리에게 보복을 내세워 공격할 빌미를 주지 않도록 유의하라”는 지시를 하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김정은이 지난달 서해 연평도와 마주한 장재도·무도 방어대와 최전방 특수부대를 방문해 “조국통일대전의 첫 포성을 쏘아 올리라”, “전면전을 개시할 만반의 준비를 갖추라”고 말한 것과는 반대되는 내용이다.

신범철 국방연구원 북한군사연구실장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연합전력의 대북 응징을 초래할 행동을 김정은이 우려하고 있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북한의 도발 위협이 긴장 조성을 통한 주민통제와 김정은의 군사 리더십 만들기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걸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우리 군의 단호한 보복 응징 의지에 김정은이 긴장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지난달 5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움직임과 한미 합동군사훈련이 예고되자 “정전협정을 백지화하고, 판문점대표부 활동도 전면 중지하겠다”며 위협 수위를 높이기 시작했다. 북한 최고사령부는 천안함 폭침사건 3주기인 26일에는 미군의 B-52 전략폭격기 훈련을 거론하며 “모든 야전 포병군 집단을 1호 전투근무태세에 진입시킨다”고 위협했다.

27일에는 남북 간 군(軍) 통신선을 단절했고, B-2 스텔스폭격기 훈련 사실이 알려진 다음 날인 29일 자정에는 김정은이 긴급 작전회의를 열고 전략미사일 부대에 ‘사격 대기상태’에 들어갈 것을 지시했다. 30일엔 ‘정부·정당·단체 특별성명’을 통해 “이 시각부터 남북관계는 전시상황에 들어가며, 남북 사이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는 전시에 준하여 처리될 것”이라고 위협했었다.

2013년 3월 25일 월요일

[조선일보][속보] 北 인민군 최고사령부 “실제 군사행동 과시…1호 전투태세 진입(2013.03.26)

북한은 천안함 폭침사건 3주기인 26일 인민군 최고사령부 명의로 성명을 내고 “나라의 자주권과 최고존엄을 수호하기 위한 우리 군대와 인민의 단호한 대응 의지를 실제적인 군사적 행동으로 과시하게 될 것”이라며 “1호 전투근무태세에 진입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성명 전문

▶우리 군대와 인민의 단호한 대응의지를 실제적인 군사적행동으로 과시할것이다 

우리 군대와 인민의 거듭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겨냥한 미국의 핵전쟁소동은 위험계선을 넘어 실전단계에서 벌어지고있다.

3월 25일에도 미국은 아침 8시경 괌도 앤더슨공군기지에 전개되여있는 핵전략폭격기 《B-52》편대를 남조선지역 상공에 불시에 들이밀어 11시 50분경부터는 공화국북반부의 종심대상물들을 가상한 실전핵타격연습을 강도높게 벌리면서 그것을 알라는듯이 내놓고 공개하였다.

때를 같이하여 남조선의 보수언론들까지 내세워 2010년에 있었던 오사마 빈 라덴에 대한 살해작전과정을 소개하면서 저들이 작성한 《한미련합군》작전계획에는 미제침략군과 남조선괴뢰군이 보유하고있는 살인타격수단과 방법으로 감히 우리의 최고존엄을 해치기 위한 악랄한 작전계획까지 포함되여있다고 뻐젓이 광고하였다.
 
지어 우리의 최고존엄을 해치기 위한 작전은 군사기술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으며 이 시각도 관련된 우리의 모든 행동을 정밀감시하고있다고 하면서 지금은 《수세적인 대북정책》이 아니라 《공세적인 대북정책》을 펼 때라고 줴쳐댔다.

현 괴뢰당국자들도 리명박역도처럼 《천안》호침몰사건을 또다시 우리와 억지로 련계시키고 연평도포격전의 책임을 전가하면서 같은 성격의 《국지도발》이 재발된다면 평양을 비롯한 공화국북반부의 이르는 곳마다에 모셔져있는 대원수님들의 동상을 미싸일로 정밀타격할것을 계획하고있다고 함부로 고아댔다.

그러면서 이미 그 위치와 크기,특징들을 구체적으로 분석한데 기초한 《제거우선순위목록》까지 만들어놓았다고 하늘무서운줄도 모르고 짖어대고있다.

이 모든 움직임은 우리의 인공지구위성발사와 지하핵시험을 기화로 벌어지고있는 미국과 남조선괴뢰들을 비롯한 온갖 추종세력들의 반공화국적대행위가 단순한 위협공갈단계를 넘어 무모한 행동단계에 들어섰다는것을 그대로 보여주고있다.

사태의 엄중성은 이러한 무모한 준동이 미국에 의하여 고안된 대조선《제재결의》가 온갖 적대세력들과의 공모결탁속에 강도높은 행동으로 옮겨지고있는것과 때를 같이하고있다는데 있다.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는 조성된 현사태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우리 군대와 인민의 최종결심을 내외에 천명한다.

1. 나라의 자주권과 최고존엄을 수호하기 위한 우리 군대와 인민의 단호한 대응의지를 실제적인 군사적행동으로 과시하게 될것이다.

참을성에도 한계가 있다.

나라의 자주권과 최고존엄이 여지없이 침해당하고 미국의 핵위협과 공갈이 실전행동으로 번져지고있는 험악한 현실을 더이상 묵과할수 없다는것이 우리가 찾은 명명백백한 결론이다.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는 지금 이 시각부터 미국본토와 하와이,괌도를 비롯한 태평양군작전전구안의 미제침략군기지들과 남조선과 그 주변지역의 모든 적대상물들을 타격하게 된 전략로케트군부대들과 장거리포병부대들을 포함한 모든 야전포병군집단들을 1호전투근무태세에 진입시키게 된다.

2. 상전의 대조선적대시정책에 동조하여 춤추는 남조선의 현 괴뢰당국자들에게도 우리 군대의 초강경의지를 물리적행동으로 보여주게 될것이다.

그 무슨 《원점》타격과 《지원세력》,《지휘세력》에 대한 응징의 기회라는것을 찾을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보다 더 어리석은 망상은 없을것이다.

첫 순간타격에 모든것이 날아나고 씨도 없이 재가루로 불타버리게 된다는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북남관계를 파국에로 몰아넣고 평화번영의 길을 5년이나 가로막은 전 집권자의 매국배족행위가 현 집권자에 의해 그대로 지속되는것을 절대로 허용할수 없다는것이 우리 군대와 인민의 드놀지 않는 립장이다.

3.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전세계 진보적인류에게 날강도 미국의 강권과 전횡을 반대하는 투쟁에 한결같이 떨쳐나설것을 호소한다.

나라가 크고 군사력이 우세하다고 하여 저지르는 불의가 정의로 되는것은 결코 아니다.

유엔안전보장리사회의 결의도 공정성을 잃으면 그것은 벌써 불의의 길로 떨어지며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국제적인 범죄로 된다.
    
불의는 일시이며 꺼지는 불길이다.

그러나 정의는 영원하며 타오르는 불길이다.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는 세계의 량심앞에 미국의 강권과 전횡,공정성을 잃은 유엔안전보장리사회의 《결의》에 맹종할것이 아니라 자주와 정의를 수호하기 위한 우리 군대와 인민의 투쟁에 적극 합세해나설것을 호소한다.

승리는 자주권수호에 떨쳐나선 우리 군대와 인민,정의와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 진보적인류에게 있다.

주체102(2013)년 3월 26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동아일보][동아광장/윤종성]우리는 벌써 천안함 교훈을 잊고 있다(2013.03.26)


벌써 천안함 사건이 발생한 지 3주기를 맞았다. 천안함 폭침은 우리의 안보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었다. 그러나 미국이 9·11테러 이후 보여준 집요함이나  긴장감을 우리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으니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미국은 9·11테러 이후 배후인물인 오사마 빈라덴을 찾아 처단하는 끈질김을 보여줬고,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서 테러와의 전쟁을 벌였다. 기존 22개 정부조직을 통합해 국경 경비, 재난 및 화생방 활동, 정보 분석, 이민 관리, 사이버 보안 등 대테러 기능을 책임지는 인원 17만 명, 예산규모 400억 달러 규모의 국토안전부를 설치했다. 또 미국 국민 또한 공항·항만 등에서의 엄격한 출입국 관리의 불편함을 감수하는 등 국가 안보를 위한 노력을 치열하게 보여줬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어떠한가. 당시 국가정보능력의 부재, 군 대비태세 미비, 국가 위기관리 능력 부족, 국민의 안보불감증 등 국가안보에 중대한 교훈을 남겼지만 심각한 고민이나 적합한 해결책을 마련한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한마디로 우리는 천안함의 교훈을 잊고 있는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이러한 교훈이 무엇인지를 상기하고 치밀하게 분석하여 행동으로 옮겨주기를 다음과 같이 소망한다.

첫째, 국가정보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천안함 사건 초기 국가정보의 수장조차 “천안함 사건을 북한이 했다고 할 만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할 정도로 대한민국의 눈과 귀는 멀거나 먹은 상태였다. 군 정보기관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러나 국가정보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실질적인 조치를 취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이제 국가안보에 필요한 정보를 획득하기 위하여 조직을 어떻게 통폐합할 것인지, 임무는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 등에 대해 심각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국가정보원과 군의 정보본부·정보사 등 해외와 대북정보를 담당하는 기관을 대폭 확대 개편하고 기타 기능을 축소하는 방안 등 철저히 국가안보 위주로 조직과 시스템을 혁신해야 한다. 그래야만 김정일 죽음은 미국도 몰랐다는 변명이 나오지 않는다.

둘째, 북핵에 대한 확고한 군사능력을 갖춰야 한다. 우리 군은 천안함 사건 당시 서해안에서는 잠수함 운용이 제한된다는 고정관념에 빠져 대비에 소홀했다. 그러다 보니 감시태세는 물론 대잠작전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소나(음파탐지기)마저 작동되지 않는 무능함을 드러냈다. 이것이 북핵에 대해 국민이 불안해하는 또 다른 이유다. 그나마 북한 핵 위협이 임박할 경우 핵 잠수함과 B-52, B-2 폭격기를 한반도에 배치하는 등 상황별 ‘맞춤형 억제’를 구체화하기로 한미 간에 합의했다고 하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한 국가의 안보를 다른 나라에 전적으로 의존한다는 것은 또 다른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핵 시대의 군사목표는 전쟁을 막는 것이다. 북핵문제는 한미 공동 핵 대응 시스템 마련으로 해결한다 하더라도 북한이 핵을 지렛대로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과 같은 도발에 대해서는 독자적으로 이를 억제할 수 있을 정도의 군사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이제 박근혜 정부에서도 국방비 증액을 시도하는 등 여러 가지 대책을 강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국가예산은 한정되어 있으니 예산증액도 중요하나 기존의 무기, 장비 도입과 개발에 대한 전면 재검토와 방산과 군수시스템의 과감한 혁신을 통해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예산을 절약하는 방안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 

셋째, 국가 위기관리 능력의 향상이다. 천안함 사건은 대한민국의 국가 위기관리 능력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컨트롤타워가 없었으니 북한 소행인지, 아닌지 우왕좌왕했고 무절제한 언론보도에 대한 대응책조차 마련하지 못했다. 다행히 새 정부 들어 국가안보실이 신설됐으니 기대가 된다. 그러나 한편 과거 노무현 정부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나 이명박 정부의 국가위기관리센터, 국가위기관리실에 머물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든다. 이제 장관급의 국가안보실이 마련됐으니 역할을 대폭 확장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물론 한민족의 생존을 위하여 과연 어떠한 한반도 미래의 모습이 바람직한지, 그리고 그러한 모습에서 어떠한 외교, 안보 등의 전략을 채택해야 할지 등을 큰 그림 속에서 디테일하게 접근해야 한다.

넷째, 국민의 안보불감증을 해소해야 한다. 평화가 지속되면서 국민들은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미사일 발사, 핵실험 등이 마치 남의 나라에서 일어난 것처럼 착각할 정도로 안보불감증에 빠지지 않았는지 반성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고위공직후보자들이 줄줄이 병역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일이 없을 것이다. 

우선 기본적인 역사교육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학생들이 6·25전쟁을 북침으로 알고, 언제 일어났는지도 모르게 해서는 안 된다. 

‘조국을 나의 영혼보다 더 사랑했다’는 마키아벨리도 개혁의 어려운 점을 토로한 것을 보면 이런 변화의 과정이 용이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국가의 운명을 책임지고 있는 지도자들은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그래야 차디찬 바닷속에서 조국을 위해 숨진 46용사와 한주호 준위 그리고 금양호 선원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될 것이다.

윤종성 성신여대 교수

[조선일보][안보시론] 천안함 폭침 3년, 우리의 바다는 안전한가(2013.03.26)


윤 연·前 해군작전사령관
2010년 3월 26일 밤 9시 15분, 북한 연어급 잠수정(130t) 정장은 백령도 서남방 4.8㎞ 지점에서 은밀하게 잠망경을 올렸다. 그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흘렀다. 주변 상황은 어뢰를 발사하기에 너무나 완벽했다. 보름을 며칠 앞둔 밝은 밤, 3㎞ 밖 천안함의 함 번호 '772'가 선명하게 보였다. 잠수함은 통상 어뢰 발사 전 잠망경으로 목표물을 확인한다. 이때가 수상함에 발견될 가능성이 제일 크다. 그러나 이날은 그럴 걱정이 없었다. 백령도 근해에 2m 내외의 파도가 일고 있어 잠망경이 잘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천안함을 확인한 잠수정은 급히 잠항하여 중어뢰를 발사했다. 그리고 잠망경으로 천안함이 어뢰에 맞고 침몰하는 광경을 확인 후 NLL 북쪽으로 유유히 사라졌다. 천안함이 두 동강 나면서 기관실 뒤쪽에 위치한 장병 46명은 이렇게 운명을 달리한 것이다.

북한은 왜 잠수정으로 천안함에 어뢰를 쏘았을까? 연평해전과 대청해전에서 보았듯이 북한은 이제 수상함만으로는 우리 해군과의 전투에서 '게임'이 안 되었다. 그래서 도둑고양이처럼 몰래 잠수정을 침투시켜 어뢰를 쏘고 달아난 것이다. 북한은 완전범죄를 노렸다. 그러나 북한이 쏜 어뢰 추진기는 북한제 CHT-02D로 판명되었다. 추진체 안에는 한글로 '1번'이라고 표기되어 있었다.

천안함 침몰의 가장 큰 원인은 잠수함을 식별하는 음탐기의 성능이 부실했기 때문이다. 1980년대 건조된 천안함급 초계함은 예산 부족으로 소형 음탐기를 운용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어뢰탐지장비는 원래 없었다. 현역 시절 천안함과 똑같은 포항함(756) 함장을 역임할 때 필자도 대(對)잠수함 훈련에서 항상 애로를 겪었다. 첨단 대잠 장비를 갖춘 구축함이라면 잠수정은 물론 어뢰도 탐지할 수 있다. 문제는 천안함 폭침 후에도 한국 해군의 대잠 전력이 획기적으로 발전하지 못했다는 데 있다. 우리는 소를 잃고도 외양간을 못 고쳤다.

적 잠수함을 잡는 데는 한·미 정보 자산을 활용해 북한 잠수함정의 정보를 사전에 알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천안함 폭침 때 이런 정보가 일선 부대까지 전달되지 못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다음은 대잠 전력 확보다. 현재 대한민국 해군에 잠수함을 잡을 수 있는 수상함은 구축함 12척과 천안함 같은 오래된 전투함 30여척뿐이다. 이 같은 대잠 세력으로는 70여척의 북한 잠수함 공격에 속수무책이다. 국방부는 천안함 폭침 이후 천안함급 초계함의 노후 대잠 부품을 일부 교체하고 백령도 근해와 NLL을 따라 해저에 음파 탐지 장비를 설치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지금이라도 구축함을 많이 건조해 배치해야 한다. 대잠 항공기도 매우 중요하다. 지금 운용 중인 P-3 대잠 항공기 16대로는 광대한 해역을 커버할 수 없다. 현재 해군에서 추진 중인 S-3 대잠 항공기의 도입과 그에 따른 추가 인원 확보가 시급하다.

천안함 폭침 후 응징 보복을 하지 못한 것은 큰 실수였다. 유엔헌장 51조에 명시된 대로 자위권 차원에서 강력한 보복을 했어야 마땅하다. 지난 정부의 미적지근한 대북 제재가 결국 연평도 포격의 면허증을 내어 준 것이다. 북이 도발하면 강하게 응징해야 적은 우리를 두려워해 더 이상 장난을 치지 못한다. 적 잠수함으로부터 대한민국의 바다를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 순국한 천안함 영웅 46명에 대한 우리의 도리이며 사명이다. 

[조선일보]56만명이 보고 간 천안함… '음모론' 단체는 1곳도 안와(2013.03.26)


[오늘 천안함 3주기]
3년간 5000여개 단체 찾아 와
가장 중요한 증거 공개됐는데 정작 의혹 제기자들은 외면

천안함 3주기를 앞둔 지난 주말 시민과 학생 2000여명이 조기(弔旗)가 걸린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를 찾았다. 해군 2함대에 전시된 천안함을 보기 위해서다. 2010년 5월 천안함이 일반에 처음 공개된 뒤 지금까지 천안함을 찾은 사람은 모두 56만8000여명이다. 현역 장병 19만9000여명, 내국인 35만4000여명, 외국인 1만5000여명 등이다.
천안함 폭침 3주기를 하루 앞둔 25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군 의장대가 천안함 46용사와 고 한주호 준위의 얼굴이 새겨진‘호국의 별기’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신현종 기자
그러나 해군 2함대 관계자는 "정작 이곳에 가장 먼저 왔어야 할 사람들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바로 천안함 침몰에 의혹을 제기했던 사람들이다. 해군 2함대는 "천안함 침몰 후 '좌초설' '내부 폭발설'은 물론이고 '자작극'이라는 막말까지 쏟아냈던 단체 중 공식적으로 이곳을 찾은 단체는 단 한 곳도 없다"고 밝혔다.

지난 3년간 천안함 방문을 신청한 단체는 현재까지 5000개가 넘는다. 56만8000여명 중 90% 이상이 이런 단체 방문객이다. 그러나 이 단체 목록 중 천안함 침몰에 의혹을 제기하고 '진실을 규명하라'며 당시 수차례 집회까지 열었던 40여 단체는 없다. 천안함이 어뢰 공격을 당했다는 정부 발표를 믿을 수 없다며 국제연합(UN)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에 '국제사회가 천안함 문제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보냈던 참여연대도 목록에 없다. 해군 관계자는 "아무것도 믿지 못하겠다는 사람들이라면 가장 중요한 증거물인 천안함이 공개됐다는 소식을 가장 반기고 달려왔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현장은 찾지 않으면서 일부 언론을 통해 계속 의혹만 제기하는 모습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최근 '천안함은 좌초입니다'라는 제목의 책을 출판했고, 지속적으로 천안함 좌초를 주장해 해군으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한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는 작년 5월 해군 2함대를 찾았다. 그러나 재판 중에 이뤄진 현장검증을 위한 것이었다. 신 대표는 당시 천안함 앞에서도 "어뢰는 없었다. 천안함은 좌초했다"는 주장만 반복했다고 해군 측은 전했다.

해군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방문한 사람이 또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천안함에 대한 의혹 제기가 잘못된 것이었다고 고백하는 사람이 있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천안함 폭침 3주기를 하루 앞둔 25일 오전 추모객들이 경기 평택시 해군2함대를 찾았다. 두 동강이 난 천안함 함수와 함미 사이에 모인 추모객들이 군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뉴스1
2함대에 전시된 천안함에는 어뢰 공격의 상흔이 그대로 남아 있다. 엄청난 압력에 휘어지고 움푹 들어간 철제 구조물과 불타지 않고 끊기기만 한 전선들이 그것이다. 각각 좌초설과 내부 폭발설을 부정하는 증거다. 좌초했다면 철제 구조물에 크게 긁힌 자국이 있어야 하고, 내부에서 폭발이 있었다면 끊긴 전선에 불탄 흔적이 남았어야 하기 때문이다.

천안함에 대한 의혹은 3년이 지난 지금도 사라지지 않았다. 해군 관계자는 “천안함을 방문하러 온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어뢰 때문에 침몰한 게 아니었다는 얘기도 있던데요’라는 것”이라며 “차근차근 설명을 해주면 ‘이제야 제대로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이며 돌아간다. 근거 없는 의혹 제기는 숨진 장병 유가족의 가슴에 또다시 못을 박는 행위”라고 말했다.

2013년 3월 24일 일요일

[조선일보][내일 천안함 폭침 3주기] 軍 "제2천안함 땐 김일성父子 동상 정밀 타격"(2013.03.25)


北전역 父子동상 3만5000개
- 타격땐 北체제에 엄청난 충격… 軍, 동상 위치·크기 리스트 확보
NLL 해군 전력 증강했지만…
- 北, 잠수정 침투 훈련 5배 확대, 우리軍은 신형 소나 장착 차질
朴대통령, 3주기 추모식서 강력한 對北 메시지 보낼 듯

정부는 천안함 폭침 3주기인 26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식을 연다. 박 대통령은 당시 전사(戰死)한 용사 46명과 수색·구조 작업 도중 숨진 고(故) 한주호 준위의 유가족을 위로하고 강력한 대북(對北) 메시지를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이와 함께 북한이 천안함 폭침(爆沈) 사건이나 연평도 포격 도발과 같은 고강도(高强度) 국지 도발을 감행하면 응징 차원에서 평양 등 대도시의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미사일로 정밀 타격하는 계획을 수립하는 등 군사 대응 체제 구축도 정밀화하고 있다.

◇북 전역 우상화 동상 3만5000여개

김일성·김정일 동상 파괴 계획은, 북한에서 신성시되고 있어 훼손될 경우 북한 체제와 주민에게 엄청난 심리적 충격을 줄 수 있는 김일성 부자(父子)의 상징물을 파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북한의 추가 고강도 도발을 억제하겠다는 차원에서 수립되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24일 "북한이 고강도 국지 도발을 감행할 경우 우리 군은 도발 원점과 함께 지원·지휘 세력인 북한 4군단은 물론 일부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공대지(空對地)·지대지(地對地)미사일로 타격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군은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 이후 이런 계획을 적극 검토하기 시작했으며, 같은 해 연평도 포격 도발이 일어난 뒤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정권이 김일성·김정일 부자 우상화를 위해 세운 부자상(像)은 북한 전역에 3만500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은 위성사진 등을 통해 동상의 위치와 크기, 특징 등을 정밀하게 분석해 제거 우선순위 목록을 만들어 놓았다고 한다.

◇초계함·호위함 여전히 구형 소나

해군은 천안함 폭침 이후 불시 해상기동훈련과 대(對)잠수함 훈련 횟수를 늘렸다. '잠수함 킬러'로 알려진 해상초계기(P-3CK) 8대도 추가로 배치했다.

그러나 NLL 인근 해군 전력이 제2의 천안함 폭침과 같은 북한 잠수함 도발을 사전에 막을 만한 수준으로 강화됐는지는 여전히 의구심이 높은 상황이다.
 대답 없는 삼촌… “보고싶어요”… 천안함 폭침 3주기를 사흘 앞둔 23일, 대전 현충원에서 천안함 용사 추모 걷기대회가 열렸다. 행사에 참석한 고 임재엽 중사의 조카가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삼촌의 묘비에 입맞춤을 하고 있다. /신현종 기자
북한은 천안함 공격 이후 잠수함정 침투 훈련을 평소보다 5배가량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대동-2급' 반(半)잠수정은 이달 들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기동훈련을 벌이고 있다. 이 반잠수정은 천안함을 공격한 것으로 알려진 'CHT-02D'와 같은 신형 어뢰 2기를 탑재할 수 있다.

우리 군은 천안함 폭침 이후 천안함과 같은 초계함(1200t급)과, 호위함(1800t급) 30여 척에 잠수함 탐지 능력이 대폭 향상된 신형 소나(음향 탐지 장비)를 장착하기로 한 바 있다. 구형 소나는 탐지 거리가 2㎞에 불과해 10~15㎞ 바깥에서 어뢰를 쏘는 북한 잠수함을 탐지할 수 없었다. 군은 그러나 초계함과 호위함 대부분이 1980년대에 만든 구형으로 10년 이내에 퇴역을 앞두고 있고, 신형 소나를 장착하려면 개조 비용이 많이 들어 이 계획을 포기했다.

해군은 백령도 부근과 서해 NLL 근처 해저에 수중 음파 탐지망(SOSUS) 설치 작업을 진행 중이며 현재 완료 단계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한 잠수함에 대한 음향 정보 데이터가 축적되어 있지 않아 현재로선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한다.

[중앙일보][김진의 시시각각] 천안함 3년, 민주당의 죄업(2013.03.25)


김진
논설위원·정치전문기자

서울엔 개나리가 피었지만 백령도는 아직 바다가 차다. 해마다 3월이 오면 그 바다가 운다. 잔잔한 날에도 울고 거친 날에도 운다. 로렐라이 소녀처럼 흐느끼고 포세이돈처럼 울부짖는다. 내일이면 천안함 폭침 3년, 올해도 어김없이 46인이 울고 있다.

 기자 생활 29년 동안, 나는 수많은 사건을 목격했다. 그중 가장 충격적인 게 천안함 폭침이다. 북한의 잔인함이나 46인의 비극성 때문이 아니다. 바로 이 나라 제1야당 민주당 때문이다. 정치세력은 곧잘 탈선하곤 한다. 선동·배신·거짓말·비방 그리고 최루탄 폭력…. 이런 것들은 끔직하지만 그래도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의 천안함 부정은 ‘일어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충격적인 것이다.

 민주당은 대표적인 대한민국 정통 정당이다. 50여 년 역사와 10년 집권 경험이 있다. 그런 당이 2010년 6월 29일 천안함 폭침을 규탄하는 국회 결의안에 반대했다. 당시는 이미 진실이 드러난 때였다. 북한 어뢰 잔해가 발견됐고 국제조사단의 결과가 나왔다. 미국과 유럽·중남미·아시아 국가들은 진실을 받아들이고 북한을 규탄했다. 그런데 정작 피해 국가의 제1야당은 살인자를 지목하는 걸 끝내 거부했다. 그들은 “조사가 미흡하다”고 주장했다.

 나는 ‘민주당의 맹북주의 6·29’라는 글을 썼다. “굳이 야당 선조들의 철학을 빌리지 않더라도, 공동체가 있어야 야당도 있다. 민주당 의원들이 기사가 모는 고급 승용차를 타고, 고급 음식점에서 영양식을 즐기고, 국내외에서 의원님으로 대접받는 것도 다 공동체와 국민 세금 덕분이다. (중략) 그런 민주당 의원들이 공동체를 공격해서 젊은 군인 46명을 죽인 살인자를 규탄하는 걸 거부하고 있다. 엉터리 인사를 조사위원이라고 추천해놓고는 조사단을 믿지 못하겠다고 한다. (중략) 그들은 맹북(盲北)주의라는 미망의 춤을 추고 있다.”

 더 충격적인 건 민주당이 최고 인텔리·지도층이라는 점이다. 나는 의원 87명의 경력을 분석해보았다. 청와대 9, 부총리·장관·차관 15, 언론계 8, 법조계 12, 육군대장 1, 예술인 1명…. 운명의 장난인가, 모두 46명이었다. 그해 10월 나는 ‘천안함 46인, 민주당 46인’이라는 칼럼을 썼다. “민주당 46인은 천상에 가 있는 천안함 수병 46인이 호명하는 이름이다. 민주당은 종교처럼 서민을 외치고 있다. 천안함 46인은 거의 모두 서민의 아들이다. 그들을 죽인 자에 침묵하면서 민주당 의원들은 오늘도 고급 승용차를 타고 기름진 음식을 먹고 있다.”

 민주당은 오랫동안 북한 소행을 인정하지 않았다. 46인의 어머니들이 절규해도 그들은 꿈적하지 않았다. 민주당에게 천안함은 안보가 아니라 정치였다. 그들은 폭침을 규탄하면 자신들의 햇볕정책이 무너질까 걱정했다. 이는 선량한 다수 국민에 대한 배반이다. 적에게 살해된 국민보다 국민을 살해한 적의 눈치를 본 것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대선 국면에 들어서야 폭침을 말하기 시작했다. 결국 진실보다는 표에 굴복한 셈이다.

 대선 후 3개월이 지났다. 당내에선 패배 이유에 대해 여러 분석이 쏟아진다. 친노 독주, 이념 과잉, 중산층 외면, 단일화 갈등…. 하지만 내가 보기에 핵심적인 원인은 다른 데에 있다. 그들이 패한 건 ‘비(非)정상적’이기 때문이다. 남북대화를 추구하더라도 규탄할 건 규탄하는 게 정상이다. 정치투쟁과 안보를 구분하는 게 정상이다. 그게 안 되니 많은 정상적인 유권자가 그들을 거부한 것이다.

 3년이 지났지만 46인은 시퍼렇게 살아있다. 그들은 앞으로도 살아있을 것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수만 표를 굳게 쥐고 있을 것이다. 그들은 백령도 바닷속에 있지만 국가의 중대 고비마다 바다 위로 나올 것이다. 그래서 ‘정의의 결정권’을 행사할 것이다.

김 진 논설위원·정치전문기자

2013년 1월 2일 수요일

[단독] "北, 정상회담 뒷돈 요구하길래 거절하자 천안함 폭침"(2013.01.03)


2009년 10·11월 비밀접촉 결렬→2010년 1월 해안포 발사→3월 천안함→11월 연평도 포격

[MB정부 인사, 뒷얘기 밝혀]
"北 유화제스처 속뜻 알아야" 朴당선인 향한 메시지인 듯
"정상 회담 성사 조건으로 쌀·비료 5억달러 요구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정부가 북한의 경제 지원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북한이 이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천안함·연평도 도발을 했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가 남북 정상회담을 수차례 시도했으나 북한이 요구한 정상회담 '대가'를 거부하자 북한이 천안함을 폭침하고 연평도를 포격 도발했다는 것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가 천안함 폭침(2010년 3월) 이후 북한의 의도에 대해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이 발언은 북한 권력자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남북 관계 개선 의지를 밝힌 다음 날 나온 것으로 북한에 대해 '유화 제스처의 속뜻을 간파하고 있다'는 경고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조만간 북한과 맞닥뜨리게 될 박근혜 당선인과 그 참모들을 향한 메시지 성격도 있다.

"정상회담 하려면 쌀·비료 내놔라"

이 관계자는 "현 정부 들어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여러 번 북한과 만나 얘기했다"며 "그러나 북한이 정상회담 성사 조건으로 쌀 수십만톤, 비료 수십만톤을 요구했고 우리는 이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정상회담 성사 조건으로 쌀과 비료 등 총 5억~6억달러 정도의 현물 지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뒷돈'으로 현금을 요구했는지 여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11일 만에 배 들어간 리설주, 해산하고 바로 공개석상 나왔나…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와 리설주 부부가 지난 1일 모란봉 악단의 신년 경축공연을 관람하고 있다<오른쪽>. 최근까지 출산이 임박한 것으로 추정돼온 리설주의 배가 홀쭉하게 들어가 있다. 지난달 21일에만 해도 리설주의 배는 많이 부풀어 있었다<왼쪽 사진>. /조선중앙TV
그는 "남북관계에서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 사건이 가장 큰 분수령이었다"며 "천안함 이후에도 대화가 이뤄졌지만 북한이 '천안함의 진실'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회담 논의는 2011년 12월 김정일 사망 이후 중단됐다. 이 관계자는 "2011년 12월 김정은이 집권한 이후로는 정상회담을 논의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북, 남측의 경제 지원 쉽지 않자 도발"

이명박 대통령은 2009년 8·15 경축사에서 "언제, 어떤 수준에서든 남북 간 모든 문제에 대해 대화와 협력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선언했다. 1주일 뒤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차 서울에 온 북한 조문단은 이 대통령에게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그해 10월 임태희 당시 노동부 장관과 김양건 북측 통일전선부장의 싱가포르 비밀 접촉은 이런 분위기 속에 성사됐다. 이때도 북은 식량·비료 지원을 당연한 일처럼 요구했고 이것을 들어주려면 5억달러, 우리 돈으로 5000억원 이상이 필요했다.

그해 11월 7일과 14일 개성 모 여관에서 열린 남북 당국 간 후속 비밀 회담은 최종 결렬됐다. 소식통은 "당시 북측 원동연 통일전선부 부부장(차관급)은 정상회담 합의문 초안까지 내밀었는데 정상회담 대가로 수십만톤의 쌀과 비료를 내놓으라는 내용이라 도저히 받을 수 없었다"고 했다. 다른 소식통은 "만약 북의 식량·비료 지원 요구를 받아들였다면 정상회담까지 가는 단계마다 '현금' 같은 뒷돈 요구도 나왔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남북 정상회담 관련 비밀 회담이 결렬되고, 더 이상 우리 측에서 경제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된 직후인 2010년 1월 '보복 성전(聖戰)'을 거론하며 서해 북방한계선(NLL)으로 무더기 해안 포를 쏴댔다. 이어 두 달 뒤인 3월 26일 천안함을 폭침했고, 그해 11월엔 연평도 민간 지역에까지 포격을 퍼부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정부는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한 면죄부를 주면서 남북관계를 풀어나갈 수는 없었다"고 했다. 남북관계 파탄의 책임은 북쪽에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