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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28일 금요일

[동아일보]김장수 실장 “문재인, 경직된 내 태도 때문에 회담 결렬됐다고 말해”(2013.06.28)

■ 김장수 실장 과거 발언으로 본 ‘盧정부 NLL 포기 반증 사례’

심각한 여야 원내대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의 여진이 여의도 정가를 흔들고 있다. 왼쪽 사진은 27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상임위간사단·정조위원장단 회의에서 여상규 산업통상자원위 간사(오른쪽)의 보고를 받는 최경환 원내대표. 오른쪽 사진은 국회 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정경환 원내대표실 부실장(오른쪽)과 이야기를 나누는 전병헌 원내대표.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제2차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에 나타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논란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치열해질수록 김장수 대통령국가안보실장의 입이 주목받고 있다.

2007년 10월 국방부 장관으로 노 전 대통령의 방북을 수행한 김 실장은 같은 해 11월 평양에서 열린 제2차 남북국방장관회담에도 참가했다. 당시 북한 군부는 남북정상회담을 빌미로 NLL 포기를 집요하게 요구했지만 김 전 장관은 ‘NLL 양보 불가’를 고수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회담이 결렬되자 청와대와 정부 내에서 ‘국방장관이 너무 뻣뻣하다, 분위기 파악을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이 합의한 공동어로구역 설정 방안이 김 전 장관의 ‘NLL 고집’으로 물거품이 됐다는 불만이 팽배했다는 것이다. 다른 관계자는 “당시 김 전 장관이 유무형의 압력으로 고충이 심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실장은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21일 국회 운영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정상회담 회의록의 공개가 적절한지를 묻는 질문에 “진실을 밝히는 게 옳다고 본다”는 지극히 원론적인 답변만 했다. 하지만 김 실장은 그동안 여러 차례 노무현 정부의 NLL 포기나 양보 태도를 비판하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새누리당이 주최한 ‘NLL 수호를 위한 국민대토론회’에 참석해 “(대통령비서실장이던) 문재인 대선후보가 남북국방장관회담에서 공동어로수역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에 대해 ‘김장수의 경직된 태도 때문에 회담이 결렬됐다’고 표현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럼 내가 유연한 태도로 NLL을 양보했어야 했느냐고 반론하자 아직 답이 없다. NLL 관련사항이 모두 결렬된 게 천만다행”이라고 털어놓았다. 노무현 정부에서 NLL을 양보하라는 압력을 받았다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또 “당시 북한은 NLL과 북이 주장해온 해상경계선 사이를 몽땅 공동어로수역으로 설정하자고 했다”며 “내가 반대하자 김일철 인민무력부장은 ‘남북정상회담 합의가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은 2011년 2월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NLL 문제로 통일부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청와대 참모들과 자주 부딪치지 않았냐’는 질문에 대해 “노 대통령에게 ‘NLL은 우리가 무조건 지켜야 할 해상경계선’이라고 했다”고 대답했다. 이어 “나중에 그 문제 때문에 ‘(장관) 그만두겠다’고 하자 (노 전 대통령이) 그냥 계속 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2013년 6월 26일 수요일

[조선일보]北 "NLL, 盧대통령에 전화해 물어보라"(2013.06.27)

[2007년 국방장관 회담서 "NLL 고집하는 건 北南 정상회담 약속 깨는 것"]

당시 김일철 인민무력부장, 김장수 국방장관을 압박… 우리 측은 北 제안 거부

지난 2007년 10월 남북 정상회담 직후인 11월 27~29일 열린 제2차 남북 국방장관 회담에서 김일철 북한 인민무력부장은 김장수 당시 국방장관(現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서해 NLL(북방한계선)을 유지하려는 것은 남북 정상 간 약속을 지키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6일 "김일철 인민무력부장은 당시 평양서 열린 남북 국방장관 회담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거론하며 여러 형태로 김장수 장관을 압박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당시 김 부장은 김 장관에게 "NLL을 고집하는 것은 북남 수뇌회담(정상회담)의 정신과 결과를 모르고 하는 얘기"라며 "노 대통령에게 전화해 물어보라"는 말까지 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김 장관은 이에 대해 "나는 노 대통령으로부터 협상에 대한 전권(全權)을 위임받아 온 사람이므로 대통령에게 전화해 결심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북측은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제안했던 대로 북측의 해상 경계선과 남측의 NLL 사이에 공동어로구역(평화수역)을 설정하자는 주장을 폈으며, NLL을 중심으로 등(等)면적의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하자는 우리 측 제안을 거부했다. 북측이 주장한 해상 경계선은 백령도·연평도 남쪽까지 설정된 것이어서 이를 인정할 경우 NLL은 무력화되고 우리 대북 경계 작전 등에도 큰 공백이 생기게 된다. 군 소식통은 "NLL 남쪽만의 공동어로구역을 받아들였을 경우 단순한 NLL 포기보다 더 나쁜 결과를 초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담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당시 북측은 NLL 문제에 대해 우리 측이 완강하게 나가자 크게 당황했다"며 "결국 NLL 문제와 공동어로구역에 대해선 구체적 합의를 보지 못하고 남북 장성급 회담을 열어 다시 논의하기로 한 채 회담을 끝냈다"고 말했다.

2013년 3월 20일 수요일

[중앙일보]대한민국 국가 기간망 테러당했다(2013.03.21)


최악의 동시다발 사이버공격
● KBS·MBC·YTN 서버 파괴돼
● 신한은행·농협도 한때 마비
● “정부, 북한 소행 판단”

20일 오후 KBS·MBC·YTN 등 방송사와 신한은행 등 일부 금융사의 전산망이 해킹으로 인해 마비됐다. 그러나 정부통합전산센터 등 국가와 공공기관은 피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에서 관계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뉴시스]

20일 오후 2시20분 KBS 보도국. 직원들의 컴퓨터 화면에 갑자기 ‘재부팅하라’는 메시지가 뜨기 시작했다. 이후 곧바로 전원이 꺼지며 컴퓨터는 일제히 먹통이 됐다. MBC와 YTN에서도 같은 시각 비슷한 현상이 벌어졌다. 언론기관에 대한 동시다발적인 사이버 공격이었다.

 KBS와 MBC는 전산마비 현상을 접한 즉시 사내 방송을 통해 외부 해킹의 위험성을 알리면서 작업을 모두 멈추고 컴퓨터를 작동하지 말라고 안내했다. KBS 측은 “사내 정보망과 PC가 연결되는 서버만 공격을 당했고 방송송출시스템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MBC와 YTN의 방송송출시스템에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기관도 공격을 받았다. 신한은행엔 이날 오후 2시14분 본점 전산서버에 ‘삭제(delete)’ 명령이 포함된 악성코드가 침입해 전산망이 다운됐다. 직원 PC 10여 대도 먹통이 됐다. 이 때문에 창구 및 인터넷뱅킹·ATM기·체크카드를 포함한 모든 거래가 2시간가량 중단됐다. 은행 측은 이날 오후 4시쯤 복구를 완료하고 오후 6시까지 영업시간을 연장했다. 농협은행도 비슷한 시간 전산망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 예방조치로 본점과 영업점의 전산연결을 모두 차단했다. 이에 따라 인터넷뱅킹을 제외한 거래가 오후 4시20분까지 대부분 중단됐다. 우리은행 등 다른 금융회사에서도 이상 징후가 나타났으나 정상영업에 지장은 없었다.

 이번 사태는 ‘악성코드에 의한 고도의 해킹’이라는 분석이 다수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전길수 단장은 “현재 확인된 피해 유형은 웹페이지 접속 장애, 내부 시스템 파괴, PC 부팅 장애 등인데 PC 부팅 장애가 있다는 것은 악성코드가 심어져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전 단장은 “사용자들이 동영상이나 파일을 다운 받을 때 악성코드를 심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분석했다. 보안업계에선 “안랩의 기업용 통합 보안 프로그램이 취약해 보안용으로 설치한 프로그램이 오히려 공격 통로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에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내정자는 2시40분쯤 종합적 상황을 파악한 뒤 2시50분에 박근혜 대통령에게 핫라인을 통해 보고했다. 박 대통령은 보고를 받고 “우선 조속히 복구부터 하라. 원인을 철저히 파악해 대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고 청와대 김행 대변인이 밝혔다. 김 대변인은 “범정부 차원의 민·관·군 합동 대응팀이 국정원에서 사이버위기대책본부를 구성하고 상황에 대해 실시간 대처하고 있고, 청와대에서도 국가안보실과 관련 수석실이 국가위기관리상황실에 모여 상황에 대해 실시간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도 오후 3시쯤 김관진 국방장관 주관으로 민간 전산망 마비 상황에 대한 평가회의를 한 뒤 오후 3시10분부터 군의 정보작전방호태세인 ‘인포콘(INFOCON)’을 4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군 전산망에 대한 외부 공격 시도는 없었다”며 “군 전산망 보호를 위한 여러 조치를 취했고 부대별 ‘컴퓨터 긴급보안 대응팀(CERT)’를 강화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사이버테러대응센터장을 책임자로 총 25명의 수사전담반을 구성했다. 현재 악성코드의 배후로는 북한이나 국제 해커그룹이 지목되고 있다. 익명을 원한 KISA 관계자는 “언론사의 경우는 내부 서버까지 파손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며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선 여러 징후를 종합할 때 북한의 소행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고란·강태화·윤호진 기자 

◆악성코드=악의적인 목적으로 작성된 실행 가능한 코드를 통칭한다. 자기복제능력과 감염 대상 유무에 따라 바이러스·웜·트로이목마 등으로 분류된다. 주로 웹페이지를 검색하거나 P2P 서비스를 이용할 때, 전자우편의 첨부파일 또는 메신저 파일을 열 때 침투하는 경우가 많다.

2013년 2월 25일 월요일

[중앙시평] 자기 해방이 필요한 대통령의 사람들(2013.02.26)

정현종 시인이 '방문객'이란 시에서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라고 쓴 게 기억이 납니다. JTBC 뉴스 앵커인 저는 지난 금요일, 마이크를 들고 삼청동 인수위 해단식에 나갔다가 어마어마한 일생들이 걸어오는 것을 봤습니다. 당선인 신분이었던 박근혜 대통령이 벤츠를 타고 행사장을 빠져나가자 박근혜의 사람들이 줄줄이 사무실에서 나오더군요. 

 바람 찬 인수위 앞마당에서 박근혜의 사람들을 50분간 인터뷰하면서 제 마음속엔 앞으로 펼쳐질 박근혜 시대 5년의 기쁨과 걱정이 영상처럼 떠올랐답니다.

 기쁨은 무엇인가.

 국방장관 출신인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의 눈빛을 본 것이었습니다. 김 실장은 김정은의 핵 협박에 대해 묻자 “핵 10개보다 무서운 게 사람의 눈빛이다. 이 말을 김정은에게 전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김정은에게 전해 달라고 했지만 우리 국민을 향한 호소였습니다.

 -그들이 우리한테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협박했는데 오히려 김정은이 하룻강아지 아닌가.

 “그 말이 맞다. 딱 맞아요.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가 있다면 그걸 지키겠다는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조직이든 사람이든 국가든 결국 생존과 번영 의지다.”

 김정은이 핵으로 쏘고자 하는 것은 한국 국민의 생존과 번영 의지일 겁니다. 한국인의 눈빛을 공포와 두려움으로 채워서 덮어놓고 양보하라는 여론을 만들어내는 것, 이게 김정은이 바라는 것이죠. 김장수 안보실장의 눈빛은 핵 정국의 본질을 꿰뚫은 것이어서 마음 든든했습니다.

 링컨처럼 생긴 유민봉 국정기획수석의 턱수염을 본 것도 기쁨이었습니다. 남의 턱수염을 본 게 왜 기쁨이냐고요? 턱수염은 근엄하고 의전적인 권력 문화와 색깔이 다르기 때문이죠. 길거리에서 턱수염은 하나의 취향이지만 청와대에서 턱수염은 주변의 무거운 공기를 벗어나는 일말의 자유의 바람이죠.

 -청와대에 가서도 계속 턱수염을 기를 건가.

 “(다른 곳을 쳐다보다 다소 결연한 표정을 지으며) 길러야죠.”

 -인수위가 조용하긴 했는데 감동은 없었다.

 “(잠시 생각하더니) 조용한 감동이 필요하겠죠.”

 유 수석은 '조용한 감동'이란 표현을 썼습니다. 조용하고 겸손한 건 박근혜 대통령이 주문하는 가치이고, 감동과 시원함은 국민이 요구하는 가치인데 둘을 섞었습니다. 그가 청와대의 무거운 공기를 헤치고 국민을 유쾌하게 하는, 감동을 아는 인물이길 바랍니다.

 걱정은 무엇인가.

 박 대통령의 사람들은 감동과 재미와 시원함이 적습니다. 좋은 정부는 좋은 정책으로만 되는 게 아닙니다. 좋은 설득이 있어야 합니다. 좋은 설득엔 감동과 재미가 필수적이죠. 박근혜의 사람들은 스스로 해방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국민에게 감동을 주고 국회를 설득할 수 있습니다.

 대통령의 사람들은 대체로 '무언가에 지그시 눌려 있다'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해단식을 마치고 나오던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만 해도 그렇습니다. 마이크를 잡고 접근하던 저를 보더니 무엇에 놀란 듯이 등을 보이며 뛰더군요. 아직 자리가 주어지지 않아(윤 대변인은 엊그제 청와대 대변인 자리를 발령받았죠) 인터뷰가 부담스러웠겠다는 생각은 했습니다. 그렇다 해도 스스로 자유롭고 국민에게 속 시원한 쾌감을 선사하는 인물형과 거리가 멀었습니다. 왜 뛰지? 무슨 잘못이라도 한 것일까? 이런 의문을 갖는 국민들에게 대변인이 무엇을 설득할 수 있을까요.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건 '무엇을 말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말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설득이론이 있습니다. 대통령의 사람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설득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설득의 수단을 갖춰야 합니다. 설득은 말로만 하는 게 아닙니다. 설득은 전인격적으로, 표정으로, 움직임으로, 바람결로, 한 줄의 메시지로 하는 겁니다. 김장수 실장의 눈빛, 유민봉 수석의 턱수염이 주목받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쇠고기 통상외교나 대북정책에 실패하지 않았습니다. 국민 설득에 실패했을 뿐입니다. 촛불시위는 정책의 실패가 아니라 설득의 실패에서 비롯된 일입니다.

 박근혜의 사람들은 실세(實勢)를 용서 않는 대통령의 용인(用人)철학에 눌려 있습니다. 대통령의 뜻이 조용하고 겸손하라는 데 있지, 강박에 눌려 감동도, 재미도, 시원함도 표현하지 못하는 목석이 되라는 건 아닐 겁니다. 대통령의 사람들이 감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그게 국민 설득력을 되찾는 출발이 될 것입니다. 대통령의 사람들, 자기를 해방하시길 바랍니다.

전 영 기 논설위원·JTBC 뉴스9 앵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