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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14일 일요일

[조선일보][아침논단] 그가 돌아왔다, 자백했다, 그러나 아직도 멀었다(2013.04.14)




'정치 경험 없는 게 장점' 호언 생생, 요즘은 차근차근 밟아가려는 자세
암스트롱, 과학기술자 본업에 충실… 정치 나섰던 글렌, 우주비행사로 마감
지금이라도 본분 지키는 정치 해야… 새 정치 첫걸음은 자기오류 시정부터

    
 강규형 명지대 기록대학원 교수·현대사
안철수가 돌아왔다.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뛰어들어 동분서주한다. 그는 며칠 전 "이런 과정을 안 거치고 정치했다면 실수를 많이 할 뻔했다"며 "(대선) 당시에는 공중에 붕 떠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맞는 말씀이긴 한데 그 얘기를 들은 필자는 "그걸 이제 아셨는가?" 하는 허탈한 생각이 우선 들었다. 그러나 곧 (안씨 본인도 일부 인정하듯이) "이렇게 아마추어리즘의 극치를 달리는 분이 대통령이 됐을지도 몰랐잖아?" 하는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 '안철수의 생각'이란 책은 구름 위에 붕 떠 있을 때 쓴 것인 셈이다.

필자는 작년 대선에서 안씨에게 "지름길보다는 좀 더 먼 길이 낫다"(아침논단 2012년 11월 23일자)는 조언과 함께 정치적 경험과 식견을 더 쌓을 것을 주문했다. 내 글을 읽고 결심했을 리는 없지만 공교롭게도 그 글이 나간 날 저녁에 안씨는 후보 사퇴를 했다. 안씨는 요즘 자신의 경험 부족을 절감하며 전과는 달리 밑에서 차근차근 밟아 올라가려는 자세를 보인다. 그렇다면 대선 때에 "정치 경험이 없는 것이 장점"이라고 호언했다가 이제 와서 정치 경험을 쌓겠다는 모순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 과거의 치기(稚氣) 어린 주장이 틀렸음을 인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나에겐 안씨를 볼 때마다 대비되는 사람들이 있다. 과학기술계에서 안씨보다 훨씬 더 높은 위상을 가졌던 김종훈 전 미래부장관 내정자도 그중 하나지만, 더 큰 의미를 갖고 다가오는 인물들이 있다. 세계사에 이름을 확실히 남긴 두 우주 비행사, 닐 암스트롱(Armstrong)과 존 글렌(Glenn)이다. 두 사람은 우연히도 같은 오하이오주 출신으로 6·25전쟁에서 전투기 조종사로 같이 활약한(각각 78회와 63회 출격 기록) 참전 용사이기도 하다.

작년 8월에 타계한 암스트롱은 1969년 달에 첫걸음을 디딘 인류 역사의 영웅으로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많은 사람이 정치인이 되길 원했지만 그는 거절하고 신시내티 대학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등 과학기술자로서 본업에 충실하며 조용한 생애를 살다가 조용히 타계했다. 그러기에 그의 삶은 더 빛난다. 물론 그가 정치에 나섰어도 좋은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글렌의 행보는 약간 달랐다. 1962년 2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지구 궤도를 비행하고 귀환한 뒤 그가 누린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펼쳐진 그의 퍼레이드에는 역사상 가장 많은 색종이가 뿌려졌다. 그 후 본업인 군인으로서 역할에 충실하다가 해병대 대령으로 전역한 뒤 정치에 뜻을 품고 지역 정치부터 시작했다. 상원의원 예비 경선에서 패배를 맛보기도 했지만 결국 1974년 오하이오에서 상원의원으로 당선되고 미국에서 상당히 영향력 있는 정치가 중 하나로 차근차근 성장했다.

1984년 대선에서 민주당 경선에 참여했다가 떨어졌지만 그는 여전히 국민의 존경을 받았다. 특히 그의 마지막 상원의원 임기 말인 만 77세라는 고령에 우주 비행사로 자원하고 합격해서, 1998년 10월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에 승선해 최고령 우주 비행사로 기록됐다. 우주 비행을 하는 도중에 상원의원 임기 24년을 끝내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은퇴 세리머니를 갖기도 했다.

안씨는 이미 암스트롱이나 글렌의 길을 가기엔 너무 엇나갔다. 개인이나 사회로서나 아쉬운 일이다. 그러나 이제라도 그들에게서 배울 점이 있다. 자신의 본분을 지키고 능력 이상의 일은 벌이지 말라. 정치에선 차근차근 정도(正道)를 걷고, 혹시 원래 꿈을 이루지 못한다고 해서 낙담하지 말라. 당을 만들지도 당에 입당하지도 않고 혼자 하는 정치는 한계가 있다. 성공한 기업가 출신으로 한때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로스 페로(Perot)도 처음엔(1992년) 무소속으로, 다음엔(1996년) 자신이 급조한 '개혁당'으로 대선에 임했지만 두 번 다 한참 처진 3등에 머물렀다. 페로도 개혁당도 정치 지도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안씨는 자신의 행적을 점잖게 윤색(潤色)하고 선전하는 능력이 있다.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듯도 하다. 안씨의 과거 군 입대 에피소드 허구는 아직도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금성출판사) 등에 버젓이 실려 있다. 진정한 정치를 하려면 이런 낯 뜨거운 오류부터 시정하고 새로이 시작할 일이다. 김지하 시인도 '깡통'이라 표현했듯이, 안씨의 정치는 아직 '치유' 차원에서만 맴돌고 원대한 비전과 냉철한 현실 인식은 행방불명이다. 일례로 현 북핵 위기 상황에서 과거 안씨 특유의 어정쩡한 양비론이 먹혀들긴 어려울 것이다. 안씨가 진정한 정치 지도자와 개혁가가 되려면 훨씬 더 많은 수업료를 지불해야 할 것 같다. 안씨의 심기일전을 기대한다. 

2013년 3월 17일 일요일

[동아일보][김순덕 칼럼]안철수가 잘못 읽은 ‘링컨’(2013.03.18)


지난주 민주통합당에선 “정부조직법 타결시키고 ‘링컨’ 같이 보자. 영화 티켓 발권은 청와대 몫이다”라는 얘기가 나왔다.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귀국 소감에서 ‘링컨’을 굉장히 감명 깊게 봤다고 말한 게 자극이 된 듯하다. 

그는 영화를 본 느낌을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이) 어떻게 여야를 잘 설득하고 어떻게 전략적으로 사고해서 일을 완수해 내는가. 결국 정치는 어떤 결과를 내는 것이다.”

영화 홍보대사도 아닐진대 듣는 사람이 불편해지는 건 그의 변하지 않는 거룩함 또는 위선 때문이다. 영화 감상도 너무나 거룩해서 영화 안 본 사람은 링컨을 설득의 대가로 착각할 것 같다. 지난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같은 영화를 보고 “이상과 도덕적 명분을 추구하려면 정치인은 손을 더럽힐 줄 알아야 한다는 교훈을 배웠다”고 한 것과는 딴판이다. 그러고도 오바마는 “영화가 자기 얘기인 줄 아나” 같은 트위터 비판을 받았다.

곧바로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 운동에 나선 안철수가 본문만 757쪽인 영어책을 미국서 사왔다고 볼 시간이 있을지 알 수 없다. 다행히 한글에 더 익숙한 한국 독자를 위해 품절됐던 번역본 ‘권력의 조건’이 영화 개봉에 맞춰 다시 나왔다. 바쁜 안철수를 위해 책과 영화를 관통하는 정수를 뽑는다면 “내가 엄청난 권력을 지닌 미합중국의 대통령이며 바로 여러분이 두 표를 반드시 확보해주길 바란다는 것을 잊지 말라”는 링컨의 발언이 될 것이다. 

링컨은 남북전쟁이 끝나면 2년 전 1863년 발표했던 노예해방 선언이 그냥 선언으로 끝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앞으로 태어날 흑인들에게까지 법적 효력이 미치려면 헌법 수정조항 13조가 통과돼야 했다. 상원에선 3분의 2 표결로 통과됐지만 하원에서 3분의 2가 되려면 여당인 공화당이 찬성 몰표를 던진대도 부족했다. 링컨은 온건파 민주당 의원들을 한 명씩 집무실로 초대해 지지를 호소했고, 이들 중 몇에게는 다른 의원들의 두 표를 부탁했다.

우리말로 ‘확보’라고 번역됐지만 링컨이 말한 ‘procure’라는 단어는 거저 또는 설득만으로 목적물을 얻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협조 대가로 야당 의원이나 그 친지들에게 공직을 주거나 범죄를 사면하거나 선거자금을 대주거나 법안 처리를 거래하는 등등 제왕적 대통령 권력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정치공작, 요즘 말로 하면 정치공학적 접근이 죄 포함된다.

미국의 순회재판판사 존 누넌은 ‘뇌물’이라는 저서에서 “민주당 집권 때까지 링컨이 살아 있었다면 부패로 처벌받았을지도 모르지만 죽음으로 모든 것은 덮어졌다”고 했다. 링컨 연구가로 유명한 로널드 화이트가 “링컨이 거룩한 이상주의자라는 선입견을 깨주는 영화”라고 평하고, 오바마가 “정치인은 손을 더럽혀야…”라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안철수가 이런 것까지 포함한 전략적 사고와 설득을 말한 건지는 분명치 않다. 만일 그렇다면, 목적을 위해선 불법 행위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선언이 될 수 있다. 링컨은 더러운 수단까지 정당화할 만큼 위대한 목표를 갖고 있었기에 존경받는 거다. 안철수도 “영화가 자기 얘기인 줄 아나” 비판받을까 걱정스럽다.

영화에서 링컨이 말하는 나침반은 정북(正北)을 가리킨다. 가는 길의 늪과 계곡을 피하는 게 링컨이 이끄는 리더십이었다. 정치란 위대한 비전과 교활한 정치공학의 결혼임을 이처럼 잘 보여준 영화도 드물다. 

안철수의 나침반은 어느 방향을 가리키는지 알 수 없다. 그가 말하는 새 정치, 국민이 주인 되는 정치, 낮은 정치가 뭔지도 모르겠다. 제대로 밝힌 적이 없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지역구 재래시장에서 만난 노인이 “애매하게 하지 말고 확실하게 얘기해야 한다”고 야단을 쳐 자기 말로 뻘쭘해졌겠는가.

자신의 방향도, 어떤 결과가 나올지도 알리지 않으면서 설득의 정치를 말하는 건 황당하고도 주제넘다. 안철수로선 일주일 전 귀국 당시 정부조직법을 놓고 꽉 막힌 박근혜 정부와 여야를 싸잡아 비판하는 의도였을 터다. 그러나 공직이나 사면 뇌물 법안 거래 등 영화에서처럼, 또 안철수 말처럼 ‘다양한 방법으로 설득’해 법을 처리한다면 박수칠 수 없다. 그런 기존 정치권의 짬짜미와 부패에 신물 나 국민은 새 인물을 원했고, 그래서 ‘안철수 현상’이 일어났던 건데 안철수 이름값도 안 나올 판이다.

그가 안철수 현상을 담을 만한 그릇이 아니라는 평가는 안철수 캠프에 몸담았던 교수들 입에서 진작 나온 바 있다. 지난 대선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를 두고 ‘미래 대통령’ 같은 뒷말이 나오는 걸 보면 실제로 어떤 정치공학적 접근이 오갔는지도 알 수 없다. 

이번 노원병 후보 단일화를 놓고도 안철수는 “정치공학적 접근은 하지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대선후보 근처까지 갔던 사람이 노원병 지역을 택한 것만으로도 정치공학적이라는 비판이 나오는데 자신만은 여전히 거룩하다고 믿는 눈치다. 

거기까지가 안철수의 그릇이라면 어쩔 수 없다. 다만 남이 하면 정치공학, 내가 하면 설득 식의 위선은 버려줬으면 좋겠다. “모든 사람을 얼마 동안 속일 수 있다. 몇 사람을 늘 속일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을 늘 속일 수는 없다”고 말한 사람이 링컨이었다.

김순덕 논설위원 yuri@donga.com

2013년 3월 11일 월요일

[조선일보][사설] 안철수, 이런 출마로 野黨 대각성 계기 만들겠나(2013.03.12)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대통령선거 당일인 지난해 12월 19일 개표 결과도 지켜보지 않고 미국으로 떠난 지 82일 만에 귀국했다. 안씨는 다음 달 24일 서울 노원병(丙)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 위에 군림하고 편 갈라 대립하는 높은 정치 대신 국민의 삶과 마음을 중하게 여기는 낮은 정치를 하고 싶다"며 "노원병 출마가 그 시작"이라고 했다. 안씨는 일단 국회에 들어가 지지세력을 모아 신당(新黨)을 만들어 차기 대선에 도전하는 코스를 밟을 모양이다.

지난 6일 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서 '현재 지지 정당'은 새누리당 46.3%, 민주당 20.1%였지만 '안철수 신당'이 뜨면 새누리당 36.1%, 안철수 신당 23.6%, 민주당 10.6%로 순위가 뒤바뀌었다. 민주당이 본거지로 여기는 호남에서 안철수 신당이 34.4%를 얻어 24.1%의 민주당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민주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안철수에게 신당을 만들자고 하는 건 악마의 유혹이고 신당이 뜨면 야권 전체가 공멸(共滅)한다"고 한 것은 이런 여론에서 민주당이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안씨가 지금의 여론을 자신이 움직일 호(好)조건으로 판단했을 만하다. 그러나 안씨의 지지율은 자신의 노력으로 일궈낸 자기의 진짜 재산이 아니라, 대탕평과 '국민행복'을 내걸고 출범한 정권의 출발 모습을 보며 느낀 국민의 실망과 이런 국민의 실망을 자기 그릇에 담지 못하는 민주당에 대한 염증과 절망이 합쳐져 만들어진 것이다. 간단히 말해 언제 흩어질지 모를 뭉게구름이고 언제 사라질지 모를 신기루와 같다.

더구나 국민 상당수는 노원병에서 노회찬 전 의원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을 잃은 데 대해 잡아야 할 사람은 놔주고 엉뚱한 사람을 잡은 게 아니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 바로 그 자리에 안씨가 당선 가능성이 크다고 출마하겠다고 하니 '속 보인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이래서는 민주당이 새로 태어나는 데 필요한 통렬한 아픔을 느낄 리가 없다. 오히려 민주당에 이 상황을 비켜갈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줄 가능성이 있다. 안씨는 이런 처신으로 과연 민주당의 각성을 끌어낼 수 있을지, 자신이 갖고 있는 에너지를 올바로 쓰는 것인지 되돌아봐야 한다.

2013년 3월 3일 일요일

민주 이동섭, 노원병 출마의사…"내가 안철수 이긴다"(2013.03.04)


 이동섭 민주통합당 서울 노원병지역위원장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안철수 교수의 4.24 국회의원 보궐선거 노원병 지역 출마는 구태정치'라 비난하며 민주통합당의 조속한 후보선정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통합당 이동섭 서울 노원병 지역위원장이 4일 보궐선거 출마 의사를 밝혔다. 전날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전 대선후보와 경선으로 갈 경우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도 드러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철수 교수의 출마 발표로 지금 노원병 정치권은 패닉상태"라며 당을 향해 "민주당은 속히 노원병 의원 후보를 선정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민주당 지도부는 하루속히 노원병 후보를 공천하고 안철수 및 새누리당 후보에게 승리해 민주당을 회생시키자"며 "만약 후보를 선정하지 않으면 지역구민들로부터 외면당하고 당은 왜소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지난해 총선 여론조사에서 49.4% 대 25.6%로 새누리당 허준영 의원에 앞서 당선권에 있었던 사람"이라며 "야권연대와 국민의 명령에 따라 노회찬 의원에게 통 큰 양보를 하고 노회찬을 압도적으로 당선시켰다"고 자신의 경쟁력을 소개했다. 또 "지역에 튼튼한 기반을 갖고 있고 어느 누구와 붙어도 경쟁력 있는 후보"라며 "민주당은 나를 희생양으로 삼지 말고 공정한 공천 절차를 통해 빨리 후보를 확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위원장은 안 전 후보를 향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안철수 교수는 구태정치를 답습하지 말라. 그간 깨끗한 정치를 하겠다면서 새 정치와 혁신을 약속했는데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에 출마하려는 의도를 의심치 않을 수 없다"며 "(안 전 후보가)노원을 선택한 것은 의원 자격을 얻어 기반을 잡고 새로운 정당을 건설하려는 꼼수"라고 지적했다.

또 "구태정치를 답습하지 말고 대의명분에 맞는 지역을 선정하라"며 "당당하게 김무성 같은 거물정치인과 맞붙어 진면목을 증명하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 후 취재진과 만난 이 위원장은 "상가를 걸어가면서 100명에게 물어보면 아마 90명이 제가 당선된다고 할 것"이라며 "이번에는 양보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보궐선거는 투표율이 낮고 조직력이 당락을 좌우한다"며 "순복음노원교회 5만 성도가 있고 지역구 내 전라도 주민도 많다. 선거구도를 노원당 대 철새당으로 몰아가겠다. 이길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안 전 후보의 출마와 관련해서는 "안철수 교수 측으로부터 연락을 못 받았다. 건방진 일"이라며 "저는 안철수를 이길 수 있다. 안철수는 철새정치인이다. 들어오기 힘들 것"이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진보정의당과 노회찬 전 의원을 향해서도 "야권연대를 안 해도 이긴다"며 "사람이 예의가 있어야지. 나를 놔두고 부인을 보내면 안 된다"고 충고했다.

노회찬측 "정치 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 문재인측 "잘한 결정, 환영한다"(2013.03.04)


민주, 安과의 전면전 우려… 후보 내지말자는 기류 강해
"대선 후보의 보선 출마는 삼성이 동네빵집 내는 격"

3일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의 대변인격인 송호창 의원이 국회에서 안 전 교수가 보궐선거 노원병 지역구에 출마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허영한 기자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3일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송호창 의원을 통해 밝히자 민주통합당은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민주당에 미칠 영향을 놓고 벌써 고민에 빠져들고 있다.

문재인 전 후보는 측근을 통해 "환영하고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재·보선에서 힘을 합해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난 대선 때 민주당 선대위 기획본부장을 지냈던 이목희 의원도 "본인이 어차피 정치를 한다고 했기 때문에 직접 국회로 뛰어드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했다.

현재 민주당엔 안 전 교수가 직접 출마할 경우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후보를 낼 경우 안 전 교수 측과 전면전을 벌이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우리가 후보를 내기란 쉽지 않다"고 했다.

안 전 교수가 당선될 경우 예상되는 정계 개편도 민주당에 부담이다. 한 4선 의원은 "안 전 교수 출마 자체로 이미 야권발 정계 개편이 시작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는 안 전 교수의 출마 결정에 "황당하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어찌 됐든 대선 때 후보 단일화를 했던 민주당이 어려운 상황에서 아무런 상의도 하지 않고 파고드느냐는 것이다. 127석 야당의 명예를 걸고 후보를 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많다.

노원병 지역구 의원이던 노회찬 전 의원과 진보정의당은 반발하고 있다. 정의당 이정미 대변인은 안 전 교수가 이날 노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삼성X파일과 관련한 위로의 말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대변인은 노원병 출마에 대해 "이것이 안 전 교수다운 방법인지 의문스럽다"며 "매우 유감스럽다"고 했다. 정의당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정치 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진보신당 박은지 대변인은 "대선 후보를 지낸 거물급 정치인이 진보 정치인에 대한 탄압의 결과물인 보궐선거에 출마한다는 것은 삼성이 동네빵집을 내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