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강남스타일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강남스타일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3년 2월 12일 화요일

[분수대] ‘K팝스타’ 보아에게서 이 시대 ‘여성 리더십’ 희망을 보다(2013.02.13)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보아를 보았는가. 최근 한두 달간 나의 감탄과 찬사는 거의 보아를 향했다. 가수 지망생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 2’에서 심사위원으로 활약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다. 이 프로그램에선 심사위원인 보아와 양현석·박진영이 각각 출연자를 뽑아 훈련한 뒤 그 결과로 다시 평가하고, 다음 단계 진출자를 가리는 일을 반복한다.

 이 과정에서 반전 드라마를 연출하는 출연자들은 대부분 보아를 거친 이들이다. 한번은 보아가 중성적이고 어두운 이미지의 한 여성 출연자를 캐스팅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그녀는 이미 다른 심사위원에게서 한계가 있다고 찍힌 상태였다. 한데 그 후, 그녀는 매력적이고 섹시한 여성성을 강조하는 새로운 스타일로 변모해 나타났다. 내가 이 프로그램에 꽂힌 게 이 장면에서였다.

보아의 반전은 계속됐다. 반주에 맞춰 얌전히 노래 부르던 소년을 춤추는 저스틴 비버처럼 변신시켰고,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여성 출연자를 디바로 주목받게 했다. 16세 소녀에게 ‘이별의 아픔을 가슴으로 느끼며 노래하라’고 주문하는 한 남성 심사위원처럼 무리하지 않으면서도 잠재력을 끌어내 변화시켰다.

 보아가 보여주는 모습은 전문가들이 꼽는 전형적인 ‘여성 리더십’과 통한다. 물론 요즘 나오는 여성 리더십 논의는 아직 담론에 머문다. 구체적 모형을 내놓기엔 여성 리더의 표본이 부족해서일 거다. 여성 리더십 담론의 핵심은 ‘유연성’이다. 여기에 포용·섬김·배려·소통·탈권위·투명성·진정성과 개인의 능력을 끌어내고 육성하는 능력을 요구한다. 힘과 권위, 수직적 권력관계에 의존한 남성 리더십이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 지식사회를 견인하는 데 한계에 부딪치자 그 대안적 리더십을 여성성에서 빌려오려는 ‘희망사항’을 담고 있다.

 한데 여성 리더라고 여성 리더십을 저절로 타고난다고 생각하면 오해다. 박근혜 당선인은 여성 리더지만 불통·권위·폐쇄·고집의 리더십으로 주목받는 것처럼 말이다. ‘여성 리더십’ 담론은, 다만 남녀를 불문하고 이 시대 리더십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제시하는 새 모델일 뿐이다.

 실제로 새로운 리더십은 절박하다. “농경시대엔 종교, 산업시대엔 국가, 정보화시대엔 기업, 후기정보화시대엔 개인에게로 권력이 이동한다”는 제롬 글렌 유엔미래포럼 회장의 말을 빌리지 않아도,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이 시대의 가치는 뛰어난 개인이 창출한다는 걸 느끼고 있다. 바로 편견을 허물고, 다양성과 개인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이를 조화시키는 능력을 여성 리더십에서 찾자는 것이다. 이런 때에 ‘여성 리더십’이 담론을 넘어 실천으로써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의 맹아(萌芽)를 보아에게서 보아서 반가웠다.

양 선 희 논설위원

2013년 1월 22일 화요일

[횡설수설/하태원]‘트루먼 쇼’의 북한(2013.01.23)

아주 평범한 삶을 살고 있다고 믿는 30세의 보험회사 직원이 있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익사(溺死)를 목격하는 바람에 물을 극도로 무서워하는 것을 빼면 평온한 삶을 살고 있다. 결혼 생활도 남부럽지 않다. 그런데 난데없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방송촬영용 조명등은 그의 ‘순탄한 삶’에 큰 파문을 던진다. 죽은 줄 알았던 아버지는 부랑아가 돼 나타나 뭔가를 말하려다 끌려가고, 불현듯 등장한 첫사랑 여인의 입을 통해 충격적인 진실을 듣는다. “넌 거대한 인공도시에 배치된 5000개의 카메라를 통해 전 세계 17억 시청자에게 30년간 생중계된 ‘트루먼 쇼’ 주인공이야.”

▷1998년 발표된 영화 ‘트루먼 쇼’는 누구나 진실이라고 믿는 현실 세계가 실제로는 모두 조작된 것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태어나면서부터 철저히 만들어진 삶을 살아온 주인공의 이름을 트루먼(true·진실한+man·사람)이라 지은 것은 기막힌 반어법(反語法)이다. ‘강남스타일’로 세계적 스타가 된 싸이는 한 인터뷰에서 “쉽게 말하면 영화 ‘트루먼 쇼’ 같아요. 이거 지금 ‘몰카(몰래카메라)’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요”라고 말했다. 전 세계인이 자신의 말춤에 들썩거리는 비현실적인 상황에서 영원히 깨어나고 싶지 않다는 솔직한 심정을 토로한 것이다.

▷미국 정부의 명시적 반대에도 북한을 방문(7∼10일)했지만 빈손으로 돌아와 ‘쓸모 있는 바보(useful idiot)’란 비아냥거림을 들었던 에릭 슈밋 구글회장 부녀(父女)의 방북기가 화제다. 딸 소피 슈밋은 자신의 블로그에 “북한은 나라 전체가 거대한 ‘트루먼 쇼’ 같았다”고 썼다. 19세 소녀가 북한의 현실을 정확히 묘사한 것 같아 공감이 간다. 소피는 “평양 체류기간에 북한 당국이 허가하지 않은 어떤 사람과도 대화할 수 없었다”며 “내가 보고 들은 것을 곰곰 생각해 볼수록 그것이 진정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점점 더 확신을 잃었다”고 말했다. 북한을 처음 찾은 소피에게도 눈앞에 펼쳐지는 모든 것이 조작된 현실이라는 사실만큼은 분명해 보였나 보다.


▷북한이 자랑하는 김일성대학의 전자도서관도 소피가 보기엔 ‘포툠킨 빌리지’였다. 새로 병합한 크림 반도 시찰에 나선 러시아 예카테리나 여제(女帝)의 환심을 사기 위해 그리고리 포툠킨이라는 주지사가 여제의 배가 지나는 강둑에 종이로 아름다운 풍경을 그려 눈가림을 했다는 데서 유래된 말이다. 소피는 “모든 컴퓨터에 사람이 앉아 있지만 모니터를 바라볼 뿐 방송 카메라가 비춰도, 시끄럽게 소리쳐도 미동도 없다”고 적었다. “혹시 이 사람들도 마네킹이 아니었을까…”라는 소피의 농담은 깜찍하면서도 정곡을 찌른다. 작정하고 북한 체제를 비난한 소피는 평양을 다시 방문할 뜻이 없는 모양이다.

2013년 1월 15일 화요일

[홍찬식 칼럼]박정희, 김지하의 같은 길 다른 길(2013.01.16)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지난주 정부 부처의 업무 보고를 받기 시작하면서 문화재청을 첫날 보고 대상에 올렸다는 소식이다. 업무 보고 첫날인 11일에는 중소기업청 보건복지부 국방부 등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역점을 두는 국정과제와 관련된 정부 부처들이 선택됐다. 이들에 비해 시급한 현안이 별로 없는 문화재청의 첫날 보고는 이례적이다. 박 당선인이 문화재 정책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박근혜 당선인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은 경제 분야의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문화재와 문화유산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그가 경제보다 오히려 문화유산에 더 우선순위를 두었던 사례도 적지 않다.

경부고속도로 건설공사는 박 전 대통령이 “단군 이후 최대의 공사”라며 군 병력과 장비까지 동원해 강한 의지를 보였던 사업이다. 1969년 공사 중에 대구와 경주 구간에서 신라시대 고분들이 발견됐다. 발굴을 위해 공사를 중단할 경우 막대한 비용 손실을 생각한 건설 당국은 그대로 밀고 나가려고 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은 발굴 작업부터 먼저 하라고 지시했다. 문화재 보호 쪽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공사 기간은 6개월 늘어났다. 박근혜 당선인은 문화유산에 대한 인식에서 아버지로부터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을 듯하다. 

문화재청의 전신(前身)인 문화재관리국은 박 전 대통령이 1961년 신설한 기구다. 박 전 대통령은 문화재관리국장에게 자신을 언제든 일대일로 만날 수 있는 ‘특권’을 부여하면서 문화유산 정책을 직접 챙겼다. 1962년에는 무형문화재 제도를 만들었다. 판소리 탈춤 농악 등 무형의 전통예술을 계승하는 사람들에게 ‘인간문화재’라는 명예를 부여하고 생계비를 지원했으며 전수회관을 지어줬다. 일제 통치, 6·25전쟁 등으로 소멸 위기에 놓인 전통문화를 되살리려는 시도였다.

전통문화, 즉 ‘우리 것’에 대한 관심은 비슷한 시기에 대학과 지식인사회에서도 고조됐다. 1960년대 대학가에서 싹튼 전통문화운동은 한일 국교 정상화가 촉발했다. 일본과 다시 외교관계를 맺을 때 우리 쪽이 고유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있어야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는 자각이 운동으로 이어졌다. 탈춤 농악 굿 판소리 등 전통적인 연희를 다루는 대학 서클이 속속 탄생했다.

표현의 자유를 극도로 제한당했던 유신 체제에서 전통문화운동은 민주화운동과 결합한다. 탈춤 속에는 권력에 대한 조롱과 야유가 들어 있었다. 민주화세력은 전통문화에 깃들어 있는 저항의식에 주목했다. 억압된 현실을 고발하고 자유에 대한 열망을 고취시키는 수단으로 전통문화를 활용하려고 했다.

그 중심에 시인 김지하가 있었다. 그가 1973년 공연한 ‘진오귀굿’은 최초의 마당극으로 기록된다. 마당극이란 전통예술 형식을 채택하면서도 권력 비판 등 현대적인 스토리를 담는 야외 연극이다. 그가 1970년 발표해 필화(筆禍)를 불렀던 시 ‘오적’은 시에 판소리 대사 형식을 도입한 획기적인 작품이었다. 전통문화운동을 주도한 서울대 출신들로 구성된 ‘김지하 사단’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박정희와 김지하는 이전까지 고루하고 보잘것없다는 평가를 받아온 ‘우리 것’에 새롭게 눈을 돌리고 널리 확산시켰다는 점에서 같은 길을 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동기와 목표는 서로 달랐다. 박 전 대통령은 우리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강조해 근현대사의 전개 과정에서 누적되어온 국민의 패배의식을 일소하려 했다. 강대국 틈 속에서 시달리다가 식민 지배를 거쳐 6·25전쟁까지 겪은 한국인의 자신감은 땅에 떨어져 있었다. 가난을 숙명처럼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경제발전을 위해 우리가 뛰어난 문화민족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는 일이 절실하다고 본 것이다. 반면 김지하는 전통문화를 통해 국민의 저항과 투쟁의식을 일깨워 민주화를 이루려고 했다.

그 시절로부터 40년 안팎의 세월이 경과한 지금 우리의 문화적 상황은 많이 변했다. 국가에 대한 국민의 자부심은 선진국 또는 경쟁국과 비교할 때 모자란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과거보다 훨씬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경제발전과 세계적인 한류 붐의 영향이 컸다. 민주화 역시 크게 진전됐다. 전통문화 분야에서 박근혜 당선인에게 맡겨진 시대적 과제도 박정희 정권 때와는 근본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다.

한류는 지난해 ‘강남스타일’로 최고의 한 해를 보냈으나 외국인 사이에선 머지않아 소멸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조사에서 외국인의 66%가 “한류는 앞으로 4년 이내에 소멸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한류 소멸의 근거로는 항상 ‘소재 부족’이 꼽힌다. 매번 엇비슷한 스토리를 선보여서는 누구나 식상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한류를 지속시키고 대중문화 이외에 음식 의상 관광 등 다른 분야에까지 확산하기 위해서는 전통문화에서 답을 찾아내야 한다. 아직 소개되지 않은 전통 소재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박근혜 당선인이 할 일은 아버지의 업적인 전통문화의 보호와 발굴을 넘어 더욱 발전시키고 한류 콘텐츠 속에서 활용되도록 하는 것이다. 대선 때 박근혜 지지를 선언한 김지하는 ‘한류 르네상스’를 강조하고 있다.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이 정치적 목적이 아닌 순수한 전통문화를 위해 만나는 일이 어쩌면 가능할지 모른다.

2013년 1월 2일 수요일

'反美 랩 파문' 심경 밝힌 싸이 "한국이라면 용서하지 않았을 것"(2013.01.03)


유엔 한국대표부 신년 하례 참석 싸이, '反美 랩 파문' 심경 밝혀
美 반응이 의외여서 놀랐다… 신곡 발표는 올봄에 할 계획

"짐을 쌀 생각까지 했어요. 외국 가수가 반한(反韓) 노래를 한 사실이 뒤늦게 한국에 알려졌을 경우를 가정해보니'용인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죠."

가수 싸이(35·본명 박재상)가 1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의 유엔 주재 한국 대표부에서 열린 신년 하례에 참석, 작년 세계적 '강남스타일' 열풍의 최대 위기였던 '반미(反美) 랩 파문' 당시 심정을 이렇게 밝혔다. 그는 전날 타임스스퀘어에서 열린 새해맞이 행사 참석차 뉴욕에 들렀다.

싸이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새해 인사와 덕담을 주고받은 뒤 함께 식사하면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지난달 초 뉴욕에서 마이애미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으로 가고 있을 때, 자신과 미국 내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은 스쿠터 브라운이 전화를 걸어와 "당신, 과거에 미국을 욕한 적이 있느냐"고 물어보더라는 것이다. 싸이는 "가슴이 덜컹하는 문제에도 스스로 담대한 편이라 생각했지만,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말했다.

싸이는 2002년 장갑차 사고로 인한 여중생 사망 사고와 관련해 수년 전 미군과 그 가족을 살해하자는 내용의 노래를 부르고 퍼포먼스를 벌인 사실이 미국 언론에 보도돼 논란이 일자 지난달 8일 공식 사과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가수 싸이가 1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의 유엔 주재 한국 대표부에서 열린 신년 하례식에서 손을 잡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이후 미국의 반응이 의외여서 놀랐다고 했다. 그는 "처음엔 욕 일색이었는데 며칠 지나니 두둔하는 댓글이 올라오더라"며 "가장 놀라웠던 건 백악관이 홈페이지에 욕이 올라오니까 해당 글을 닫아 버리고 '공연 변동 없다'고 딱 못 박아버렸던 점"이라 했다. 당시 백악관 홈페이지 청원 사이트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참석하는 연말 행사에 싸이를 초대하지 말아야 한다'는 청원이 올라왔지만, 백악관은 해당 청원을 삭제하고 싸이를 초대했다. 싸이는 "우리나라 같았으면 어땠을까. (초청이) 취소될 줄 알았는데…"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노래 '강남스타일'에 대해 "풍자적 노래가 아니라 불경기에 사람들을 무작정 웃겨주자는 마음으로 만든 노래"라 했다. 향후 계획과 관련해선 "'강남스타일'은 작년까지만 하려 했는데 중남미에서 뒤늦게 열풍이 불어 초청이 밀려들고 있다"며 "새 곡은 올봄에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2년 12월 31일 월요일

[김병태 칼럼] 南 싸이와 北 김정은, 유명과 악명 사이(2012.12.31)


새해,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어떻게 남길지 고민하자

▲김병태 목사(성천교회 담임).
파스칼은 특이한 허리띠를 차고 다녔다고 한다. 안쪽에 못이 많이 박혀 있는 허리띠를. 왜 그런 허리띠를 차고 다녔을까? 명예에 대한 유혹과 싸우기 위해서였다. 그는 자신을 칭찬하는 편지를 읽거나 찬사의 말을 듣고 마음 속에 명예욕과 자만심이 고개를 쳐들고 일어날 때마다 팔꿈치로 그 허리띠를 강하게 눌렀다고 한다. 그때마다 못이 자신의 몸을 찔렀다. 그래서 그는 명예욕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파스칼은 명예에 대한 욕망이야말로 목마른 사람이 바닷물을 마시는 것과 같음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명예욕이야말로 마시면 마실수록 갈증만 더 심해질 뿐임을 알았다. 그래서 이렇게 말했다.
“사람의 마음 중심엔 부귀나 명예, 쾌락 등 그 어떤 것으로도 채울 수 없는 공간이 있다. 그것은 다만 하나님의 사랑으로라야 채워질 수 있다.”

하나님의 사람들이 명예욕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비결은 하나님의 사랑을 충만하게 채우는 것이다.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할수록 자연스레 명예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명예욕은 인간을 추하게 만들기도 한다. 온갖 추태가 명예욕 때문에 온다. 명예욕 때문에 늘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며 산다. 그렇기에 우리는 명예욕에 사로잡히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할 사실이 있다. ‘건강한 명예심’도 있다. 옛말에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했다. 이름 석 자에 ‘목숨 걸’ 필요는 없다. 하지만 우리의 일생이 이름 석 자에 압축되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이름을 더럽히지 않으려는 노력, 아름다운 이름을 남기려는 시도. 그것이야말로 우리의 인생을 한 차원 더 고상하고 아름답게 만들어가는 수단이 아닐까?

우리 주변에는 아름다운 이름을 남긴 사람들이 있다. 최근 미국 CNN 방송은 네티즌을 대상으로 ‘올해의 흥미로운 인물’ 투표를 실시했다. 홈페이지에 발표된 최종 집계 결과가 흥미롭다. 1위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다.

그런데 우리의 관심은 다른 데 있다. 한국인 싸이(박재상)가 10위 안에 진입해 있다는 사실! 싸이는 ‘강남스타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전세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유튜브에서 조회수 10억 건을 돌파하기는 강남스타일이 처음이라고 하니, 자랑스러운 한국인이 아닐 수 없다.

그런가 하면, 우리 주변에는 ‘악명 높은 사람’도 많다. 같은 이름 석 자이지만, 가치는 엄청나게 다르다. 최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서 진행된 ‘악명 높은 사람’ 인터넷 투표는 또다른 흥밋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이 2위를 압도적인 표차로 눌렀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이렇다. ‘지난 1년 동안 악명을 떨쳤다.’ 이것을 조선중앙통신은 이렇게 보도했다.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타임이 ‘2012년의 명인’으로 모셨다.” 정말 웃기는 일이다.

우리는 유명과 악명 사이를 오가며 살아간다. 동일한 이름 석 자를 갖고 있다. 하지만 그 가치는 천양지차이다. 지미 카터, 그는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의 대명사였다. 그러나 이제는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으로 불리고 있다. 어째서? 대통령 자리를 물러난 후에 의미있는 봉사활동들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때는 별 볼 일 없었으나 어떤 계기로 인해 유명인사가 될 수도 있다. 그런가 하면 생존시에는 무명에 가까웠으나 사후에 새롭게 평가되는 사람들도 있다.

나의 이름을 어떻게 자리매김할 것인가? 한 해가 저물고 새로운 해가 펼쳐졌다. 당신의 이름 석 자를 떠올려보라. 유명과 악명, 갈림길에서 어느 쪽으로 기울까?

“나는 죽을 때까지 야구인이다. 야구를 통해 받았던 모든 것을 야구를 위해 환원해야 한다.” 언젠가 유소년 야구 발전을 위해 리틀 야구장을 조성한다는 취지로 자신의 땅을 내놓으면서 김응룡 야구 감독이 한 말이다. 가치 있는 일, 의미 있는 활동을 위해 이제 자신의 이름 석 자를 걸어보자.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내 이름의 가치 역시 달라질 것이다.

언제 이 세상을 떠나느냐보다 더 중요한 건, 죽은 후에 내 이름이 어떻게 기억될까? 아니, 하나님께서 내 이름을 어떻게 평가하실까 하는 거룩한 두려움이 아닐까?

2012년 12월 13일 목요일

[양선희의 시시각각] 김연아(2012.12.14)


양선희
논설위원

김연아의 경기를 다시 보게 되어 흐뭇했던 건 시청자만이 아니었던 듯하다. 스타 기근으로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던 피겨 스케이팅계가 김연아의 컴백으로 다시 활력을 찾고 있다는 외신들을 보면 말이다. 피겨 경기를 마지막으로 본 게 김연아의 ‘오마주 투 코리아’이니 벌써 20개월 전 일이다. 그사이 다른 많은 관객도 피겨에서 떠났고, 피겨계는 고만고만한 군소 주자들이 겨루는 김빠지는 세월을 보냈단다.

 김연아의 등장에 일본 언론들은 또 ‘아사다 마오의 라이벌’이라며 호들갑이다. 이에 우리 네티즌들은 “김연아는 20개월이나 쉬어 덜 풀린 몸으로 경기 중 엉덩방아를 찧고도 200점을 훌쩍 넘겼는데, 쉬지 않고 기를 써서 190점대를 기록한 아사다가 어째서 김연아의 라이벌이냐”고 짜증스러워 한다. 그래도 군계일학(群鷄一鶴)의 독무대보다는 ‘두 고수의 경쟁’을 보는 게 더 흥미진진하니 이런 구도를 만들려는 의도는 흥행 차원에서 나쁘지 않다.

 게다가 국내 선수들에게도 좋은 일이란다. 김연아가 내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2위를 하면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에 출전권 3장, 10위 안에만 들어도 2장을 확보한단다. 스타 한 명이 세계 피겨스케이팅계를 살리고, 국내 피겨 선수들도 살리는 것이다. 이쯤 되면 좀 격하게 칭찬해 ‘스타 구국(救國)’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스타 한 사람이 침체된 국면을 전환하는 사례는 더 있다. 최근에 우린 배우 이시영으로 인해 여성 복싱을 알게 됐다. 그는 복싱 흉내나 내는 여배우가 아니었다. 국가대표 선발전 결승에 오를 만큼 실력이 있었다. 비록 결승전 패배로 태극마크는 달지 못했지만 그의 도전으로 비인기 종목이던 여성 복싱이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도 그렇다. 그는 걸그룹의 예쁜 몸짓에 의존했던 K팝을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바꾸며 돌파구를 마련했다. 세계인이 말춤을 추며 ‘오빤 강남스타일’을 외치고, 이 한국말은 예일대가 뽑은 올해의 말에 오르기도 했다. 이처럼 실력 있는 스타는 엄청난 시너지를 낼 만큼 힘이 세다.

 사실 스타가 나라를 살릴 수도 있겠다는 ‘스타 구국’이라는 말을 떠올린 건 안철수 때문이었다. 안철수가 ‘새 정치’를 표방하며 출마선언을 했던 때였다. 당시 한 20대 후배에게서 이런 말을 들었다. “앞으로 5년이 더 어려울 것이라는 건 안다. 그래도 저의가 의심스럽기만 한 기존 정치인들이 아니라 안철수라면 그 어려움도 함께 견딜 수 있을 것 같다.” 이 말을 들으며 정치불신을 넘어 무관심으로 치닫는 2030세대에 정치 참여 열의를 불러일으킨 정치 스타의 탄생이 반가웠다. 그의 등장은 기성 정치권 인사들도 ‘닥치고’ 새 정치를 외칠 만큼 상승 효과를 냈다.

 그러나 지금 그의 행보는 흘러간 스타의 ‘허무 개그’를 보는 듯하다. ‘안철수의 생각’을 위시한 그의 콘텐트는 허약했지만 그의 경쟁자였던 박근혜와 문재인도 실현가능성을 확인할 수 없는 수많은 약속을 남발했다는 점에서 굳이 안철수가 훨씬 모자라다고 주장할 순 없다. 각론으로 본 정치적 실력은 떨어졌지만, 스타성에선 경쟁자 없는 군계일학으로 ‘팬덤’까지 몰고 다니니 허점들도 눈감을 만했다. 그런데 타협과 협상, 조직과 협력의 마당인 정치무대에서 ‘원칙’을 내세우며 참모도 모르게 깜짝 사퇴쇼를 벌여 가뜩이나 불안했던 정치실력의 바닥을 드러내더니, 이젠 ‘새 정치’는 어디 가고 정권교체를 앞세운 ‘표 몰아주기’ 구태만 보인다.

 실력이 아닌 허명(虛名)으로 일어난 스타도 많다. 그들은 세상을 속이며 한 세월 잘살기도 하고, 한 순간 허무하게 스러지기도 한다. 향후는 그들의 운에 따라 달라진다. 다만 오랜만에 정치적 열의에 넘쳤던 젊은 후배가 걱정이다. 그가 이번 기회를 끈질긴 도전과 의지, 국면을 전환할 만한 비상한 실력이 없는 스타성이란 한낱 꿈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는 계기로 삼고, 정치 허무주의에 빠지지 않기를 바란다. 실력과 열정으로 이루는 ‘스타 구국’은 아직 스포츠와 연예계에서나 나오는 것인가 보다.

2012년 12월 10일 월요일

[사설]싸이의 ‘反美 랩 사죄’ 음미해볼 사람 많다(2012.12.11)

혹시나 하고 기대했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말춤을 볼 수 없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9일 워싱턴 국립건축박물관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인 워싱턴 자선공연’에서 가수 싸이의 공연을 지켜봤으나 말춤을 추지는 않았다. 싸이가 2004년 신해철이 이끄는 록밴드 ‘넥스트’의 래퍼로 출연해 부른 “미군과 그 가족들을 천천히 고통스럽게 죽이자”는 반미(反美) 랩이 미국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싸이는 공연에 앞서 “8년 전 일을 깊이 후회하고 있다”는 사과성명을 발표했다. 백악관은 싸이를 자선 공연 행사에 초청하지 말아야 한다는 청원을 물리치고 예정대로 싸이를 초청했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싸이의 반미 노래를 보도하면서도 “당시 반미주의적 시대 분위기 속에서 이 노래가 탄생했다”며 시대 상황을 곁들였다. 백악관과 미국 언론의 차분한 반응에도 불구하고 랩 가사를 읽은 미국인들은 싸이와 어울려 말춤을 추고 싶은 생각이 가셨을지도 모른다.

싸이는 2002년 효순 미선 양 사건과 관련해 미군 장갑차 모형을 부수는 퍼포먼스를 벌이는 반미 시위에도 출연했다. 언제부터인가 남보다 ‘정치적 의식’이 있는 것처럼 보이려고 반미 성향을 내세우는 대중 연예인이 종종 있었다. 서강대 철학과 출신의 가수 신해철이 대표적인 경우다. 미국 버클리음대에 유학한 싸이도 그런 사람들과 자주 어울린 것이 사실이다.


“미군과 그 가족들을 천천히 고통스럽게 죽이자”는 가사는 미국인이 아닌 우리가 들어도 섬뜩하다. 그런 가사는 부르는 사람은 물론이고 듣는 사람의 마음까지 황폐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싸이의 노래를 우리만 들었다면 그가 과거 시류에 휩쓸려 부른 반미 랩이 지금 와서 이렇게까지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자신의 의도와 관계없이 우리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어 세계적 반향을 일으켰다. 우리 노래는 이제 우리만의 것이 아니다. 우리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세계가 지켜보는 한국이 됐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시골 장터에서 창을 하는 사람과 방송에 나가 노래 부르는 사람이 같을 수는 없다. 대중을 상대하는 사람에게는 무대에서 지켜야 할 예절과 금기가 있다. 한국에서만 듣는 노래를 부르는 사람과 세계가 함께 듣는 노래를 부르는 사람도 같을 수 없다. 일본과 중국을 혐오하면서 일본과 중국에서 한류 스타가 되겠다는 연예인은 어리석다. 반미도 마찬가지다. 미국을 비판할 수는 있지만 미국을 장난치듯 저주하는 것은 경망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싸이의 사죄를 교훈 삼아 한류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우물 안에 머물렀던 우리의 자의식을 고양(高揚)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2012년 12월 7일 금요일

美언론 "싸이, 과거 '미군 죽이자' 랩" 논란(2012.12.08)

미국 언론이 가수 싸이(35·본명 박재상)가 과거 반미 집회에서 참가하고 미군을 살해하라고 부추기는 가사의 노래를 부른 사실이 보도해 논란이 되고 있다.

7일 (현지시간) 미국 언론은 '강남스타일'로 미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모은 싸이가 지난 2004년 '이라크인을 고문하고 죽이는 미군을 죽이자'는 랩을 불렀다고 보도했다.

미국 연예 전문 매체 '미디어아이트'를 인용한 기사는 워싱턴포스트, 뉴욕 매거진, 이온라인 등 주요 매체 인터넷판에 실렸다.

기사에 따르면 싸이는 2004년 여러차례 반미 집회에서 "이라크 포로를 고문한 망할 놈의 미군들을 죽이자. 미군 가족도 죽이자. 고통스럽게, 천천히"라는 가사의 랩을 불렀다.

미국 언론은 한국어와 영어 가사가 욕설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 노래는 원래 메탈밴드 'N.E.X.T'가 부른 것이지만 싸이는 이 노래를 주한 미군 철수를 촉구하는 집회 등에서 여러 차례 불렀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또 싸이는 2002년에는 주한 미군 반대 집회에 참가해 미군 탱크 모형을 땅바닥에 내동이쳐 부수는 퍼포먼스를 펼친 적이 있다고 '미디어아이트'는 보도했다.

일부 미국 언론은 싸이가 8일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부를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공연하는 게 온당하냐는 시비를 걸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