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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14일 화요일

[중앙일보]"윤창중, 귀국 후 계속 집에 … 미국 간다는 말은 안 해"(2013.05.15)


13일 아침까지 통화한 측근 전언
“미국 가 조사 받으라는 여론 알아
목소리 쉰 상태 … 바깥 반응 물어”

14일 저녁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경기도 김포시 장기동 H아파트 윤 전 대변인의 자택에서 본지 사진기자의 카메라에 잡혔다.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 수행 중 성추행 의혹으로 경질된 윤 전 대변인은 자택에서 향후 대응 전략에 고심하고 있다고 한 측근은 전했다. [박종근 기자]

성추행 추문의 당사자인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9일 귀국 후 줄곧 경기도 김포의 자택에 칩거하며 향후 대응 전략을 고심 중이라고 측근이 말했다. 이 측근은 14일 익명을 요구하며 “어제(13일) 아침에도 윤 전 대변인과 통화했는데 ‘지금 집에 있지만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으니 누구와 상담을 하고 싶어도 만날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가 미국 측에 수사를 요청했다는 상황은 알고 있더라. 그러나 (조사를 받으러) 미국 간다는 얘기는 못 들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윤 전 대변인한테 연락이 왔나.

 “이번 일 터지고 간간이 연락이 온다. 마지막으로 어제(13일) 아침에 통화했다.”

 -어떤 얘기를 하나.

 “하소연이다. 바깥 반응이 어떤지 묻기도 하고. ‘기사에 이렇게 썼는데 잘못 나간 것 같다’거나 ‘무슨 신문이 이렇게 썼는데, 어떤 의미일까’ ‘이거 완전 죽이기 아니냐’고 했던 기억이 난다. 난 그냥 들어주고 있다. 본인은 억울해 하는 느낌이다.”

 -한때 신변에 이상이 있다는 소리도 돌았다.

 “목소리는 쉬고 가라앉아 있다. 그 양반이 ‘잡초 근성’이 있어 극단적 선택은 안 할 거다. 통화하면서 위험하겠다는 건 못 느꼈다. 풀이 죽은 거다. 평상시랑 비교하면 목소리가 안 좋다.”

 -바깥 상황은 어떻게 파악하고 있나.

 “본인이 미국 가서 조사받으라는 여론, 정부가 미국 측에 수사를 요청했다는 상황은 알고 있다. 내가 ‘법률 문제가 되니 제대로 변호사와 상담하라’고 하자 ‘알았다. 변호사와 (상담) 해야 한다는 거 알고 있다’고 하더라.”

실제로 윤 전 대변인은 법정 싸움을 치밀하게 준비하는 정황을 보이고 있다. 12일 밤 윤 전 대변인의 자택에는 국내 검사 출신의 미국 변호사 박모씨가 찾아왔다. 그러나 박씨가 소속된 L 법무법인에서는 14일 “사건 수임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이상 설명할 게 없다”고 했다.

 윤 전 대변인은 미국에서의 처신과 관련된 새로운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날도 기자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다만 일부 기자들에게 “민정수석실의 조사 결과는 날조다” “(새벽에 술 취한) 나를 정말 봤는가. 고소하겠다”는 취지의 협박성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한 방송 기자에겐 문자로 “나한테 확인도 안 해보고 이렇게 악의적으로 보도해도 됩니까. 명백한 당신의 오보입니다. 잘못된 보도임을 밝히지 않으면 법적 대응하겠습니다”라고 항의했다.

 대변인 시절부터 트레이드 마크였던 ‘불통 모드’에 ‘협박’ 전략을 더한 ‘게릴라 전술’을 구사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윤 전 대변인은 말 한마디를 할 때도 철저한 시나리오와 계산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수사에 대비해서도 여러 가지로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윤 전 대변인이 민정수석실의 조사(9일) 이후 기자회견(11일)을 열어 추행설을 부인한 것은 진술의 증거 채택 가능성과 연관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민정수석실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내사 이상의 의미가 없고 청와대 내에서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실제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직접 증거가 되기 어렵고 수사기관에서 참고하는 정도면 몰라도 윤 전 대변인이 말을 바꾼다면 방증 자료 정도로밖에 활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윤 전 대변인이 “청와대의 조사는 날조”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도 이런 연관성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한 로펌 소속 변호사는 “검찰의 진술조서에 대해서도 강압에 따라 허위 진술했다고 주장할 근거가 있다”며 “윤 전 대변인 입장에서는 수사 상황에서 당시의 진술이 허위였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윤 전 대변인의 미국에서의 행동과 관련된 증언들이 속속 나오고 있지만 이 역시 당장 법적 구속력을  갖기는 쉽지 않다. 윤 전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7일 밤 인턴 직원과 헤어지고 11시쯤 잠이 들었다”고 했지만, 인턴 직원에게 밤새 수차례 전화를 걸었다거나 “내 생일인데 아무도 축하해주는 사람이 없다. 외롭다”는 말을 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하지만 윤 전 대변인의 생일은 7월 17일로 드러났다.

글=강태화·이소아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2013년 2월 27일 수요일

'국정원 여직원 신상 공개' 공지영, 경찰 조사 '묵비권 행사'(2013.02.28)


 공지영 작가/조선일보DB
대선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국가정보원 여직원 김모(29)씨의 신상을 SNS를 통해 공개한 혐의로 고발된 소설가 공지영(49)씨가 28일 경찰 조사를 받았다.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공씨는 이날 오전 10시쯤 변호사 없이 혼자 자진출석해 1시간 가량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경찰 관계자는 “공씨가 신상정보 이외의 사항에 대해서는 묵비권을 행사해 귀가조치했다 ”며 “따로 추가소환은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씨는 지난해 12월 11일 민주통합당이 국정원의 선거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서울 역삼동 모 오피스텔을 급습해 대치하자 트위터에 “국정원 역삼동 오피스텔 실소유주는 XXX XXX XXXXX 거주 XX년생 X모씨입니다. 빨리 아시는 분은 연락해서 사실관계 확인 부탁드립니다”라는 한 네티즌의 글을 재전송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공씨의 팔로어는 51만명에 달했다. 

이에 나라사랑실천운동 등 보수단체는 “국정원 여직원의 거처를 수십만 명에게 알려 한 국민의 안전에 위협을 가하고 명예를 훼손했다”며 공씨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당시 조국(47) 서울대 교수도 김씨의 오피스텔을 실명으로 공개한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가 검찰에 고발당했다.

2012년 12월 19일 수요일

[크리스천투데이]탈북자 돕다 중국에 체포된 전재귀 목사, 보석으로 풀려나(2012.12.18)


기소 여부 확정 안돼… 귀국 날짜도 아직 불투명

▲전재귀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지난 7월 중국 당국에 체포됐던 전재귀 목사(51)가 최근 중국에서 보석으로 풀려났다.

탈북자를 도와준 혐의로 중국 당국에 체포된 전재귀 목사는 불구속 상태에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정부 당국자는 18일 “전 목사가 지난 14일 보석 허가를 받아 구치소에서 풀려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탈북자 5명에게 숙소를 제공해 오던 전재귀 목사는 지난 7월 9일 탈북자 밀입국 알선죄로 하얼빈 공항에서 체포됐고, 그동안 산둥성 옌타이에서 구속 상태로 조사를 받아왔다.

중국 검찰은 아직 전 목사를 기소하지는 않았으며, 전 목사는 기소되더라도 불구속 상태에서 법원 재판을 받게 되지만, 귀국 날짜는 아직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목사는 지난 여름 정부가 실시한 해외수감자 실태조사에서 “압송 과정에서 휴대전화 충전기로 머리를 맞았으며, 두 차례 목 졸림을 당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중국 내 한 소식통은 “중국 정부에서 보석허가를 내준 것은 좋은 신호로, 처벌을 받더라도 중형이 선고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2년 11월 19일 월요일

[이철호의 시시각각] “정치인의 입보다 발을 보라”(2012.11.20)

어제 나온 한국대학신문의 기사가 재미있다. 서울의 10개 대학 학보사가 학부생 9200명에게 물어본 대선 설문조사 결과다. 당연히 안철수 후보(이하 경칭 생략)의 인기가 상한가였고, 문재인이 중간, 꼴찌가 박근혜였다. 눈길을 끄는 건 그 다음의 반전이다. 세 후보의 이름을 모두 가리고 5개 항목의 청년 공약을 고르라고 하니 정반대였다. 박근혜가 3개 분야에서 이겼고, 문재인은 두 항목에서 1위, 안철수는 모두 2~3위로 내려앉았다. 박근혜의 소득에 따른 반값 등록금, 안보를 고려한 군 복무 단축, 특성화와 다양화를 위한 대학 지원이 문·안의 공약을 압도했다.

 왜 이런 역설(逆說)이 나왔을까. 세 후보의 지지율과 깜깜이 공약 조사가 완전 반대다. 이성적 판단보다 이미지에 홀린 탓이 아닌지 궁금하다. 하지만 ‘묻지마 지지’가 어디 대학생뿐일까. 노년 세대에 설문조사를 했어도 비슷한 역설이 일어날지 모른다. 지금 노년층의 지지율은 박근혜가 압도적이다. 하지만 공약만 따져보면 문재인·안철수 쪽이 훨씬 알뜰하다. 기초노령연금을 두 배로 올리고, 어버이날까지 공휴일로 삼는단다. 이런 깨알 같은 효자 공약에 꿈쩍도 않는 노년층의 지지 성향이 해괴할 정도다.

 냉정하게 보면 2030세대는 복지 공약에 인색한 후보를 선택하는 게 맞다. 노년 세대는 더 이상 세금 부담이 없다. 자신이 낸 돈보다 더 많은 연금과 복지 혜택을 누리다 가면 그만이다. 남은 설거지는 오래 세금을 내야 할 젊은이들의 몫이다. 지금 같은 대선을 두어 번만 더 치르면 연기금·건강보험은 거덜나게 돼 있다. 누가 그리스와 스페인에서 화염병을 던지는가. 복지 후유증에다 일자리마저 꽉 막힌 청년 세대가 분노의 주역이다. 지금 화려한 대선 공약도 마이너스 통장 미리 당겨 써놓고, 남은 계산서는 아들딸에게 넘기려는 눈속임이나 다름없다.

 대선을 29일 남기고도 여전히 ‘깜깜이 대선’이라 한숨을 쉰다. 하지만 ‘예능 정치’로 접근하면 이보다 흥미진진한 대선은 없다. 안철수가 정치 초보라는 건 순진한 생각이다. 그는 후보 단일화를 자신이 유리한 여론조사 쪽으로 노련하게 몰고 갔다. 문재인과 양자토론에 이어 여론조사로 한판 승부를 낼 게 분명하다. 안철수는 무릎팍 도사·힐링캠프로 뜬 데 이어 드디어 오디션 프로로 끝장내기로 작심한 모양이다. 대선이 마치 “결과는 60초 후에 공개됩니다”라는 예능 프로의 긴박감으로 넘쳐난다.


정치권과 개(犬)의 공통점이란 우스개가 있다. ‘가끔 주인도 몰라보고 덤빈다’로 시작해 맨 마지막에 ‘미치면 약도 없다’로 끝난다. 대선을 앞둔 지금이 영 그 꼴이다. 지난 주말 국회는 택시를 버스전용차로에 밀어넣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최대 피해자는 버스로 통근하는 수도권 신도시의 젊은 샐러리맨일 것이다. 정치권은 막무가내로 대형 마트 영업시간도 제한했다. 아마 젊은 맞벌이 부부가 가장 불편해질 것이다. 정치권이 침묵하는 다수는 외면한 채 목소리 크고 조직화된 표에 눈이 먼 분위기다.


 유권자들은 언제나 정책공약과 자질을 보고 뽑겠다는 모범답안을 내놓는다. 하지만 속된 말로 개뿔이다. 깜깜이 조사를 하면 정반대 결과가 나오는 게 씁쓸한 현실이다. 각 신문들이 공들여 공약 비교를 하면 이런 비아냥들이 쏟아진다. “분석한답시고 혼자 소설 쓰고 있네” “먹물들은 쉬운 이야기를 먹고살기 위해 항상 어렵게 파고들지”…. 유권자의 이성적 판단이 마비될수록 이미지 정치와 허울뿐인 공약들이 판치기 마련이다.

 200년 전 영국의 에드먼드 버크는 이런 유세를 했다. “지역민 여러분, 미안합니다. 저는 의회로 들어가면 우리 지역 이익과 국가의 이익이 충돌할 경우 서슴없이 여러분을 버리겠습니다.” 그러고도 버크는 당선됐다. 뚜렷한 철학의 정치인과 그런 인물을 골라낼 줄 아는 유권자가 없었다면 오늘날 영국 정치는 꽃피우지 못했다. 과연 버크가 지금 한국에 온다면 어떻게 됐을까. 친절하게 ‘요람에서 무덤까지’를 외치는 후보들에게 밀려 명함도 못 내밀었을 것이다. 옛말에 ‘정치인은 입을 보지 말고 발을 보라’고 했다. 그런데도 우리 모두 입만 쳐다보고 있는 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