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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11일 화요일

[조선일보][단독] 국정원 활동 내용 유출한 前 간부 '여직원 댓글 사건' 불거지기 직전 문재인 캠프 2명과 40여차례 통화(2013.06.12)

또다른 1명, 여직원 동태 살펴… 검찰, 통화내역과 CCTV 입수

국가정보원의 대북 심리 활동 내용을 외부로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전직 국정원 간부 김모(50)씨가 '국정원 여직원 대선(大選) 개입 의혹'이 불거지기 직전인 작년 12월 10일부터 이틀간 문재인 대선 캠프 A팀장 등과 집중적으로 통화한 사실이 확인됐다. 민주통합당은 하루 뒤인 12월 11일 오후 7시 10분쯤 국정원 대북심리전단 소속 김모(여·29)씨의 서울 강남구 역삼동 오피스텔을 국정원의 대선 개입 아지트라고 지목, 이후 문 앞에서 40여 시간 동안 농성하며 대치했다.

11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김씨는 작년 12월 10~11일 문재인 캠프 A팀장과 캠프 소속 B씨 등 2명과 40여 차례 전화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대선 캠프 관계자 C씨가 작년 12월 10일 김씨와 함께 국정원 여직원 김씨의 오피스텔 주차장에 잠복하면서 김씨의 동태를 살피는 모습이 CCTV에 잡히기도 했다. 검찰은 이 통화 내역과 오피스텔 주차장의 CCTV를 입수, 김씨와 민주당의 연결 고리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직 국정원 간부 김씨는 동향(同鄕) 출신의 국정원 후배 정모(49)씨를 회유해 대북심리전단 소속 직원의 집 주소와 출퇴근 시간 같은 정보까지 빼낸 것으로 조사됐다. 정씨가 '(대북심리전단 소속 직원이) 지금 퇴근했다'고 전직 김씨에게 연락하면 밖에서 대기하던 김씨가 미행해 주소를 알아내는 식이었다고 사정 당국 관계자는 전했다.

2013년 1월 30일 수요일

말 바꾼 경찰 "국정원 여직원, 대선 글 직접 올렸다"(2013.01.31)


지난 25일 오후 불법선거운동 혐의를 받고 있는 국정원 여직원 김모씨(29)가 3차 조사를 마친 후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 News1 박세연 기자

지난 대선 때 특정후보에게 불리한 여론을 조작한 의혹을 받고 있는 국가정보원 김모씨(29·여)를 수사해온 경찰의 발표가 사실이 아니었던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예상된다.

대선 관련 댓글은 없었다는 경찰의 수사 발표와 달리 정치적 성향의 댓글이 49건으로 드러났다.

또 경찰이 찬반을 표시했다고 지목한 진보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 이외의 사이트에도 김씨가 글을 게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국정원이 대선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을 경찰이 수사과정에서 축소하거나 은폐하려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씨가 작성한 게시글은 주요 정치·사회 쟁점을 다루면서 정부·여당을 일방적으로 편들거나 야당과 야당 대통령 후보를 비판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31일 "김씨가 '오유' 게시판에 직접 대선과 관련한 글을 49건 올렸다"고 밝혔다.

또 김씨는 국내 최대 중고차 커뮤니티인 보배드림에서도 4대강, 해군기지 등 정치문제와 관련한 글을 29회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김씨와 김씨의 변호인 측은 "게시판에 직접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해왔고 경찰도 역시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김씨가 쓴 글은 있으나 대선과 전혀 관련없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보배드림에서 확인된 김씨의 글은 29건으로 이들은 주로 4대강, 해군기지 등 정치와 관련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또 경찰은 '기자간담회 당시 대선 관련 글이 없다'고 밝힌데 대해 "전달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며 "명확하게 대선에 개입하려는 글은 아닌 것으로 본다는 말이 와전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2012년 12월 17일 월요일

[소강석 목사의 시편] 누가 대한민국을 잘 섬길 것인가(2012.12.17)

드디어, 모레는 18대 대선 투표일이다. 이번 대선은 마지막까지 그 판세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초박빙 승부를 펼쳤다. 대선 열기가 고조되다 보니까 각종 네거티브와 마타도어가 난무하며 난타전을 벌이기도 했다. 글로벌 경제 위기를 돌파할 창조적 미래 해법과 복지와 교육, 통일에 관한 밀도 있는 토론과 정책은 실종되고 추상적 구호와 음해성 네거티브, 이미지 선거에만 매몰된 것은 여전히 우리나라 정치의 후진성과 선거 문화를 성숙시켜 나가야 하는 숙제를 남겼다. 그러나 어찌 되었든 우리는 내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마땅히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대선은 종교 지도자를 뽑는 선거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책임지고 이끌고 나갈 지도자를 선출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학연, 지연, 계층을 떠나 후보자들의 정책을 면밀하게 살피며 어떤 사람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더 낳은 후보인가를 평가해야 한다. 특별히 크리스천은 기독교적 세계관과 가치관에 입각하여 민족의 역사를 책임지는 마음으로 기도하며 투표해야 한다. 정치적 색깔이 진보냐 보수냐 네거티브냐 포지티브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적어도 크리스천은 어떤 후보가 더 조국을 잘 섬기며 국민의 미래를 희망으로 인도하고 한국교회와 복음을 전하는데 유익이 될 것인가를 묵상하고 투표해야 한다.

한국교회 내부도 진보와 보수가 나뉘어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결코 교회는 진보나 보수 어느 한 쪽 편에 서면 안 된다. 좌파나 우파의 정치적 구호와 포퓰리즘에 함몰되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좌우의 이념과 시류적 흐름을 초월하여 기독교적 세계관으로 중심을 잡고 민족의 미래를 위한 창조적 비전과 사랑과 화해, 통합의 정신을 제시하며 시대를 이끌어야 한다. 정파적 친밀감이나 성향보다는 누가 대한민국을 잘 섬기고 국민을 더 행복하게 하며 안정적인 경제발전과 통일로 가는 길을 잘 마련할 것인가를 생각하며 투표권을 행사해야 한다. 그럴 때 한국교회는 민족의 정신적 기초와 닻이 되어 시대정신을 주도하고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어떤 꽃을 피울 것인가는 내일 결정된다. 이제 민주주의의 꽃씨를 심는 마음으로 투표장으로 향하자. 꽃씨를 뿌리지 않고서 어떻게 꽃을 피울 수 있겠는가. 그렇다고 값싼 감성적 투표, 정파적 투표, 포퓰리즘적 투표를 하면 안 된다. 또 대선 후보들에게도 바란다. 그동안 얼마나 피와 땀과 눈물을 흘리며 힘든 싸움을 하여 왔는가. 그러나 당락의 결정이 어떻게 되든 추운 겨울 거리에서 만났던 눈동자들, 따뜻한 손들, 환호성들, 그 모든 기억을 가슴에 담고 잊지 않아야 한다. 왜냐면 그 속에 국민들의 간절한 염원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 염원을 기억하며 민족의 화합과 국민의 행복을 위해 계속 힘써야 한다. 꼭 당선이 되어야만 조국을 섬기고 국민의 행복을 위해 일하겠는가. 낙선자들도 여전히 대한민국 국민이고 조국의 발전과 국민통합을 위해 일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가 감정적이고 정파적 친밀감을 넘어 대한민국과 한국교회를 잘 섬길 국민의 지도자를 뽑는 것이다.

2012년 12월 14일 금요일

[크리스천투데이]“종북 있는 한 통일 없다” vs “대결보단 평화지향으로”(2012.12.15)


서경석 목사와 김민웅 교수, ‘대선’ 주제로 CBS서 토론

▲서경석 목사(오른쪽)와 김민웅 교수가 서로 토론을 벌이고 있다. ⓒCBS 화면 캡쳐
서경석 목사(선진화시민행동 상임대표)와 김민웅 교수(성공회대)가 각각 보수와 진보를 대표해 여야 대선 후보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CBS 기독교방송 시사프로그램 ‘크리스천NOW’는 15일 서 목사와 김 교수를 초청해 ‘2012 대선, 크리스천의 선택은?’을 주제로 특집 방송을 마련했다.

서 목사와 김 교수는 이날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정치, 경제, 안보 등과 관련한 정책들에 대해 서로의 입장을 발표했다. 특히 남북관계에 있어선 큰 차이를 보였다.

먼저 서 목사는 “우리가 통일과 번영의 길로 가려면 북한이 핵을 폐기하고 개혁 개방을 이루며, 인권을 개선시켜야 할 것”이라며 “그 방향으로 가는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목사는 “사실 경제민주화나 복지 등에 대한 정책은 박근혜 후보나 문재인 후보가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문제는 우리가 앞으로 통일로 갈 것이냐 말 것이냐다. 과거 노무현 정부 때처럼 그저 퍼주기로 돌아 갈 것인가, 아니면 인내로 북한의 변화를 이끌 것인가가 (이번 대통령 선거의) 가장 중요한 이슈”라고 역설했다.

이런 차원에서 “서해북방한계선(NLL)을 사수하고 북한이 도발하면 강하게 응징해야 한다. 눈치나 보고 굴종하는 것은 평화의 길이 아니다”고 강조한 서 목사는 “우리가 북한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수령 독재 체제가 영속화될 것이다. 북한인권도 절대 침묵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서 목사는 “종북은 없어져야 한다. 진보는 종북과 관계를 끊어야 할 것”이라며 “그렇다면 나는 다시 진보이고 싶다. 북한을  변화시키자고 할 때 종북주의자들은 남한이 아닌 북한의 편에 선다. 이런 상황에선 통일을 기대할 수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반면 김 교수는 “남북관계가 중요하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먼저 우리 내부의 문제가 잘 정리되어야 한다”며 “경제적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있고 민주주의가 파괴되고 있는 상황에서 통일은 진전될 수 없다. 내부를 치유해야 통일의 힘도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NLL 문제에 대해 김 교수는 “지금은 남과 북이 서로 대치 중이지만 미래를 봐야 한다. 이 땅의 젊은이들을 더 이상 희생시켜선 안 된다”며 “평화적 가능성을 열어두는 쪽으로 NLL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과거와 같은 방식만 고집하면 희생만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대결 국면보다 대화와 평화 지향적 자세가 중요하다고 밝힌 김 교수는 “상대가 도발하면 몇 배의 물리력으로 응징한다는 것은 성서적 태도가 아니다”며 “군사력으로 안보를 지킬 수 있다는 사고는 군비경쟁만 가속화시킬 뿐이다. 평화적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보다 높은 경지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종북문제에 대해선 “현재 우리나라의 종북 규정에 잘못된 점이 많다”며 “진보라는 전체적 그림을 그려야 하는데 너무 종북문제에만 묶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라고 밝혔다.

2012년 12월 10일 월요일

[소강석 목사의 시편] 마귀의 노림수는 이간계(2012.12.10)

18대 대선 열기가 뜨겁다. 혹한의 추위 속에서도 후보들은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서 밤낮없이 뛰고 또 뛴다. 이번 대선의 키워드는 ‘국민통합’과 ‘새 정치’로 보인다. 양측 모두 두 가지 키워드에 중점을 두고 자신이 국민통합과 새 정치의 적임자임을 국민들에게 설득하고 있다.

사실 선거는 어찌 되었든 이기고 지는 싸움이다. 2등은 패자가 되어 무대 뒤로 쓸쓸히 사라진다. 오직 1등만이 역사의 무대에 자신의 꿈과 슬로건을 펼쳐 보일 수 있다. 그래서 양 캠프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선거에서 이기려고 한다.

손자병법은 전쟁에서 승리하는 전략과 지혜를 교훈한다. 전략가 손무는 적을 가장 손쉽게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이간계’(離間計)라고 말한다. 전쟁에서 가장 어리석은 짓은 자신이 열세임에도 불구하고 위험을 무릅쓰고 공격하여 피를 흘리고 손실을 당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처럼 전세가 불리할 때 가장 손쉽게 쓸 수 있는 전략이 바로 이간계이다. 간단한 말 한마디로 상대방 세력을 이간질하고 내분을 일으켜 손쉽게 이기는 방법이다. 실제로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많은 한국인들이 중국인들의 이간계의 노림수에 넘어가서 한국인들끼리 싸우다가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처럼 어느 공동체와 조직이든 이간계는 가장 조심하고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초한지에는 항우와 유방의 전쟁이 나온다. 사실 처음에는 항우가 유방보다 우세하였다. 그러나 항우는 유방의 책사 장량의 이간계에 빠져서 극심한 의심과 분열을 하다가 결국 자멸하고 만다. 이번 대선에서도 끝까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결집하고 국민통합을 이루는 후보가 승리를 얻을 것이다. 이러한 대통합의 교훈은 분열과 갈등의 블랙홀에 빠진 한국교회에 경종을 울린다. 어쩌면 한국교회는 지금 마귀의 이간계에 빠져 서로를 음모하고 죽고 죽이는 자멸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 세상의 싸움에서도 통합하지 못하고 분열하는 세력은 결코 승리하지 못한다. 하물며 사탄과의 영적 전쟁을 치르고 있는 교회는 더 하나 되고 연합해야 되지 않겠는가.

그렇다고 우리가 무조건 혼합주의로 가자는 말이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의 진리와 본질의 문제가 아니라면, 큰 틀 안에서 신앙 대통합을 하자는 말이다. 물론 각 교단마다 역사적 정통성, 신학적 교리의 특수성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신학은 달라도 우리는 예수를 한 구주로 믿고 고백하는 가족이고 공동체가 아닌가. 이제, 분열과 갈등의 시대를 끝내고 통합의 시대를 열자. 개 교회는 개 교회대로, 교계는 교계대로 구태적인 정치싸움과 기득권 싸움을 그치고 대통합을 이루자. 한국교계 대표기관들도 대통합하자. 오늘도 여전히 마귀의 노림수는 이간계이며 그로 인한 분열은 필패일 수밖에 없다. 오직 통합만이 살 길이다.

[크리스천투데이]“보수단일화 교육감 후보에게 표 몰아 달라”(2012.12.10)


보수단체, 전교조 출신 진보후보 당선 우려

▲보수진영이 문용린 교육감 단일후보 지지 기자회견을 가진 가운데, 서경석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이동윤 기자

범보수진영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과 함께 열리는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보수단일후보인 문용린 씨를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또한 나머지 보수 후보들의 사퇴를 촉구했다.

범보수진영이 문용린 후보 외 보수후보들의에게 사퇴를 촉구한 것은 보수진영 후보 난립이 진보진영 이수호 후보에게 ‘어부지리’ 당선을 줄 수 있어서다. 실제로 2010년 6.2지방선거 당시 교육감 선거에서 보수후보들의 난립으로 표가 분산돼 진보진영 곽노현 후보가 당선됐던 바 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원식 전 국무총리는 “전교조 출신 교육감 후보가 당선되면 서울시 교육 전반이 흐트러질 수 있다”며 “공교육 회복을 위해서라도 보수단일화 후보인 문용린 씨를 지지해 달라”고 했다. 또 서경석 한국시민단체협의회 공동대표는 “보수후보 승리를 위해 문용린 외 다른 보수후보들은 사퇴해 달라”고 호소했다.

현재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수호 진보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다. SBS가 여론조사기관인 TNS에 의뢰해 실시한 서울시교육감 재선거 후보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수호 후보가 21.6%의 지지를 얻어 20.5%를 얻은 문용린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 있다.

이 설문조사는 전국 성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지난 7일과 8일 이틀 동안 유무선 전화를 반씩 섞어 진행했으며, 응답률 19.5%, 신뢰수준은 95%, 허용오차는 ±2.5%p이다.

이수호 진보후보의 공식 사이트에 나타난 그의 경력을 보면, 전교조 활동으로 신일고등학교 해직 및 투옥,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9대 위원장 역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제4기 위원장 역임 등이 명시돼 있다.

범보수진영 인사들이 우려하는 것은 이수호 후보의 경력 등을 살펴볼 때 전교조 활동 등 다수의 노동 운동을 했기에 학교 교육 현장이 정치투쟁의 장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자회견 주최 측은 애국단체총협의회, 교육선진화운동, 북한민주화운동본부 등 보수 성향의 시민·교육·정치 단체 1천여 곳이 이날 뜻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2012년 12월 4일 화요일

[박두식 칼럼] 새 대통령이 맞닥뜨릴 '김정은 시한폭탄'(2012.12.04)


28세에 권력을 쥔 北 김정은 집권 첫해에 줄곧 좌충우돌
북의 ICBM 보유와 체제 종말 중 무엇이 먼저 올지 알 수 없어
다음 대통령은 '북한 뇌관'을 실수 없이 해체할 수 있어야

박두식 정치부장
북한의 권력자 김정은은 올해 28세다. 그는 작년 12월 17일 아버지 김정일이 급사(急死)하면서 갑작스럽게 권력을 물려받았다. 후계자로 공식 지명된 지 1년여 만이었다.
김정은이 집권 첫해인 올 한해 한 일을 보면 딱 28세 청년답다. 북한 매체는 올여름 ‘큰물 피해[수해·水害]’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북한 발표에 따르면 올 수해로 사망자 300명, 실종·부상자 600여명이 발생했다. 이재민은 전년도 2만4000여명의 10배가량 되는 29만여명에 이르렀다. 이쯤 되면 대형 재난이다.

그러나 김정은은 단 한 번도 수해 현장을 찾지 않았다. 그는 올 들어 총 142번(11월 말 현재)의 현장지도를 다녔다. 그런데 정작 주민이 가장 고통을 겪은 수해 현장은 외면했다. 대신 7월에 문을 연 평양의 새 놀이공원(능라인민유원지)을 네 번이나 찾았다. 11월에 개장한 평양의 류경원(온천 및 체육시설)과 인민야외빙상장까지 합치면 올해 놀이시설만 10번 넘게 들렀다. 김정은은 지난 4월 조부(祖父) 김일성의 100회 생일에 맞춰 열린 열병식에서 “우리 인민이 다시는 허리띠를 조이지 않게 하며,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마음껏 누리게 하겠다”고 선언했었다.

이렇듯 28세 김정은은 좌충우돌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말 북한 전역의 파출소장을 모아놓고 “인권 유린이 없도록 하라”면서도 “불순적대분자들을 눈에 쌍심지를 켜고 모조리 색출하라”는 서로 모순되는 지시를 내렸다. 인민들에게 ‘부귀영화’를 약속해 놓고 집권 첫해에 북한 땅에 길이 560m에 이르는 자신에 대한 찬양 문구부터 새겨넣었다.

집권 첫해부터 보여준 이런 기행(奇行) 덕분일까? 김정은은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이 매년 실시하는 ‘올해의 인물’ 인터넷 투표에서 300만표 이상을 얻어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인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이 얻은 표의 10배쯤 된다. 가수 싸이가 5위이고, 재선에 성공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8위다.

김정은은 최근 장거리 로켓 발사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4월에 이어 두 번째다. 우리 군(軍)의 추산에 따르면 이 두 번의 발사에 총 9억달러가 들 것이라고 한다. 1t에 290달러 하는 옥수수를 310만t 살 수 있는 돈이다. 북한 주민 2400만여명이 10개월 동안 먹을 수 있는 양이다. 북한 외교관들은 1년 내내 세계 각국과 국제기구에 식량 지원을 부탁하고 있다. 그런 북한이 전 주민의 열 달치 식량을 허공에다 쏴 대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이다. 북한은 1998년부터 네 번 로켓을 쐈다. 이 중 단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지난 4월 발사 때는 1단과 2단 로켓 분리가 안 돼 460여㎞를 날아가다 공중 폭발했다.

북한이 이번에 로켓을 위성궤도에 진입시킨다 해도 곧바로 북의 원래 목표인 ICBM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니다. ICBM의 핵심 기술 중 하나가 대기권을 벗어났다가 재진입할 때 예상되는 5000~6000도의 고열을 이겨내는 것이다. 또 북의 핵 기술이 ICBM에 장착할 수 있을 정도로 소형화된 핵탄두를 개발했는지도 분명치 않다. 한·미 전문가들은 대체로 “북한은 아직 그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이 이런 기술적 문제를 모두 해결해 핵탄두 ICBM을 보유한들 그들이 원하는 ‘강성대국’이 되는 것도 아니다. 미국·중국·러시아는 북한이 가지려 하는 ICBM을 적게는 수십기(基), 많게는 몇백기씩 갖고 있다. 국력을 평가하는 모든 기준으로 볼 때 북한은 강성대국이 아니라 가장 취약한 체제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북이 ICBM을 보유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김정은 체제의 종말 중 어느 쪽이 먼저 다가올지 알 수 없다. 그런 점에서 김정은의 로켓은 허세(虛勢)다.

18대 대선 다음날인 12월 20일 아침 새 대통령 당선자를 기다리는 국가적 현안 중 하나가 북한이다. 북은 핵과 미사일이 아니더라도 2000만명이 밀집한 우리 수도권을 겨냥하고 있는 1000여문(門)의 장사정포를 갖고 있다. 그 포문을 열 명령권이 28세 김정은의 손에 쥐어져 있다는 것만으로도 북한 문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당 문재인 후보 간의 의견이 가장 엇갈리는 지점도 북한 문제다. 대선일까지 남은 2주(週) 동안 누가 이 시한폭탄을 한 번의 실수도 없이 해체할 적임자인가를 따져보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운명을 가르는 중대사다.

2012년 12월 2일 일요일

진보당 또 北미사일 두둔… 내부서도 "부적절"(2012.12.03)


"실용위성이라 해도 미사일로 변신 땐 뭐라 할 거냐" 비판
통합진보당이 대선을 앞두고 북한 입장과 유사한 주장을 쏟아내고 있다. 진보당은 지난 1일 북한의 로켓 발사 계획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나로호와 같다"는 입장을 냈다. 진보당은 또 대선 공약으로 주한미군 철수와 '코리아연방'건설을 내걸었고, 국가보안법 폐지도 주장하고 있다.

진보당은 지난 1일 오후 북한의 로켓 발사 계획 소식이 전해진 뒤 논평을 통해 "만약 북측 주장대로 실용위성이 분명하다면 엊그제 발사 실패한 나로호와 다를 게 없다"며 "우주조약에 기초한 북한의 자주적 권리이니 문제 삼을 일이 아니다"고 했다.
    
 서울 도심의 한 거리에 걸려 있는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선 후보의 선거 현수막. 현 수막의 '코리아연방'은 북한이 주장하는‘고려연방’과 이름이 비슷하다. /성형주 기자
이는 북한 당국이 로켓을 쏠 때마다 내놨던 입장과 같다. 북한은 1일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대변인 명의로 발표한 담화에서 "실용위성은 평화적 우주 이용 기술을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리는 중요한 계기로 될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지난 4월과 2009년에 로켓을 발사하면서도 "실용위성을 쏘아 올리는 것은 주권국가의 권리"라고 주장한 바 있다.

진보당 전신인 민주노동당은 2009년 4월 5일 우위영 대변인 논평을 통해 "발사체가 시험 통신위성인 것으로 밝혀진 마당"이라고 아예 단정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로켓 발사 목적이 우주 공간에 대한 평화적 이용이라고 한 약속을 지키길 바란다"고 했다.

진보당은 지난 4월 13일 북한이 "‘광명성 3호’를 발사했다"고 발사 사실만 짧게 발표한 직후에도 우위영 대변인 명의의 논평에서 북한의 긴장 고조 행위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유엔 안보리의 북한 제재 움직임을 비판했다.

진보당 내부에서도 "나로호와 같다"는 이번 논평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진보당 관계자는 "나로호 발사가 수차례 실패해서 국민 마음이 상해 있는데, 나로호를 언급한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설사 로켓이 (북한의 주장대로) 실
용위성이라고 해도 나중에 미사일로 변신한다면 그때는 뭐라 할 것이냐"고 했다.

한편 이정희 진보당 대선 후보는 1일 서울 서대문형무소 앞에서 열린 ‘국가보안법 철폐의 날’행사에 참석해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독립운동가들을 탄압하기 위해 만든 치안유지법을 본떠 제정된 국가보안법"이라며 "반통일 악법"이라고 했다.
진보당은 이번 대선에서 '코리아연방' 건설을 공약했다. 한·미 군사동맹을 해체하고 주한미군을 철수시키는 한편 'COREA위원회'라는 민족통일기구를 구성해 통일헌법을 제정하고 남북 연방의회와 연방정부를 수립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코리아연방제는 북한이 남북통일 방안으로 주장해온 '고려연방제'와 유사하다.

2012년 11월 30일 금요일

[임성빈 칼럼] 신앙인의 정치적 선택기준은?(2012.11.30)

우리 민족의 장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지도자를 선출하는 18대 대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적지 않은 신앙인들이 아직 투표할 후보를 정하지 못한 것 같다. 정치적인 선택이 최선이 아니라 차선을 선택하는 것이라지만 아무리 살펴도 맘에 드는 후보가 없다며 고민을 털어놓는 분도 여럿 만났다. 그러나 우리는 정치를 냉소하거나 정치로부터 도피하려는 마음으로 투표를 포기해서는 안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이 세상은 하나님께서 지으신 것이요, 비록 세상은 타락하였으나 하나님께서 그것을 구원하시기 위하여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신 곳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이 바로 하나님께서 포기하시지 않은 하나님의 영역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세상을 포기할 수 없다. 이제 우리가 하나님의 사명을 받아 이 땅을 하나님 나라로 세워가야 한다. 하나님 나라는 하나님의 뜻대로 하나님께서 통치하시는 나라를 말한다. 하나님 나라는 어떤 당파나 지역을 위한 나라가 아니다. 모든 계층과 지역을 사랑으로 품는 나라, 온전한 자유를 구가하고, 정의와 평화가 실현되는 나라이다. 하나님의 뜻이 우리 삶의 구석구석에 임하는 나라가 되도록,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소임을 지닌 사람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치가를 선택하는 것, 특별히 대통령을 선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신앙 행위이다. 하나님의 뜻이 이 땅에서 이루어지는 데 누가 적절한 사람인가를 분별하는 선택의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정치적 선택이기 이전에 신앙적 선택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 기준을 가지고 대선에 임해야 할까.

이스라엘을 해방했던 고레스 왕이 그러했던 것처럼 하나님은 그리스도인만을 정치적 섬김이로 쓰시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민족을 위하여 하나님의 마음에 부합하는 근심을 하는 사람을 선택하려고 애써야 한다. 대통령 후보가 되어 정치에 나서는 이유가 개인적인 욕망이거나 당파적인 야망을 성취하려는 것이 아니라 민족과 사회의 구성원 모두를 섬기려는 소명감과 사명감이 뚜렷한 사람이 누구인가를 살펴야 한다. 역사적 과제를 포착하고 시대정신을 읽는 사람,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과 소통능력을 가질 뿐 아니라 이를 건설적인 비전으로 고양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가진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

아직 우리 사회는 물신숭배와 왜곡된 성문화가 범람하고, 경제적 양극화와 정치적·이데올로기적 양극화로 인해 남남 갈등과 세대 갈등이 첨예하다. 게다가 남북문제는 여전히 위협적인 문제로 남아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깊은 통찰력과 역사적인 혜안뿐 아니라 구체적인 해결의지와 실천력을 갖춘 지도자를 분별해야 한다.

두 번째로 우리는 하나님 나라를 위한 정치가 결코 인간의 의와 열심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냉철하고 겸손하게 깨닫고 있는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 자신이 당선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허황된 사고를 가진 사람은 피해야 한다. 자신은 최선을 다할 것이지만 국민 모두의 협조와 하늘로부터의 도우심 없이는 이 난국을 헤쳐 나가기 힘들다고 솔직하고 겸손하게 고백하며 공동체 전체의 협력을 호소하는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

특별히 네트워크 시대의 지도자답게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들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포용의 리더십을 갖춘 사람이 필요하다. 그래서 우리는 후보들 곁에 있는 사람들도 면밀하게 살필 필요가 있다. 시대의 난국을 해결할 줄 아는 전문성을 갖춘 이들이 얼마나 그 후보 주위에 포진하고 있는지 살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다양한 전문성을 갖춘 이들을 활용하여 사회적 공동선이라는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지도자가 누구인가를 분별해야 한다. 단지 당대의 사회발전이나 우리 민족의 부흥만이 아니라 동아시아와 세계를 섬기며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계를 향한 원대한 비전으로 국민을 인도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하나님께서 우리 한민족에게 이렇게 엄청난 축복과 도전을 허락하신 것은 하나님 나라의 원대한 계획에 우리를 도구로 사용하시기 위함이다. 비록 그리스도인은 아닐지라도, 하나님 나라의 비전을 세속적인 차원에서 감지하고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 우리 시대에 선택되어야 하지 않을까?

(장신대 교수·기윤실공동대표·문화선교연구원장)

2012년 11월 29일 목요일

[최보식 칼럼] "제 편지를 받으셨는지요?"(2012.11.29)


이 광란 속에서 제가 진실이라고 믿었던 모든 것을 붙잡기로 했어요
우리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너무나 많은 가치들이 죽어가고 있는 지금…

최보식 선임기자
편지 첫 줄은 이렇게 시작될 때도 있었다. "제 엽서가 잘 전해질지 알지도 못한 채 무턱대고 씁니다."

최근 번역 출간된 '카뮈-그르니에 서한집(1932~ 1960)'을 읽는다면, 우리는 '쯧쯧, 저런 안타까운 시절도 있었구나' 할 것이다. 소설 '이방인'의 작가 알베르 카뮈와 산문집 '섬'으로 국내에 알려진 장 그르니에가 주고받았던 편지 모음이다. 카뮈는 마흔넷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했고 3년 뒤 교통사고로 숨졌다. 그르니에는 카뮈의 고교 시절 스승이었다.

당시 이들이 서로에게 소식을 전하려면 일주일 이상이 필요했다. 전란 통에 이리저리 옮겨다닐 때는 한 달 넘게 걸리기도 했다. 그러니 '이제 막 선생님의 편지를 받았습니다. 제 손에 닿기까지 멀리 돌아온 편지였습니다'라고 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스마트폰을 끼고 사는 우리는 손가락만으로 실시간 대화를 나눈다. 논쟁을 벌이고, 연애를 하고, 점심 먹을 식당 정보도 찾아낸다. 세상 소식에는 모르는 것이 없어졌다. "제 편지를 받으셨는지요? 선생님의 소식이 궁금합니다"라고 애타게 묻던 카뮈 시절과 비교하면 우리는 정말 너무 많은 것을 알게 됐다.

정보 독점으로 밥벌이하던 시대는 벌써 무너졌다. 사건 배후에 감춰진 '모종의 음모'도 금방 알아내고 전파된다. 어떤 자리에서 내가 처음 듣는다는 반응을 보였다가, "정말 언론인 맞으세요?" 소릴 들은 적도 있다. 옛날에는 세상 소식이 며칠 끊겨도 별 탈 없었는데, 요즘 살아가려면 이렇게 많이 아는 것이 필요해졌다. 시시콜콜한 연예인 가십을 놓쳐도 삶의 한쪽 기둥이 허물어지는 것처럼 됐다.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인 소식과 근거 없는 낭설, 타인의 신상정보, 막말과 독설의 수집에 유독 집착하는 부류도 생겨났다.

이런 정보의 풍요(豊饒)라면 카뮈의 시대보다 우리가 지식과 이성에서 전진해야 옳다. 27세의 카뮈는 이런 편지를 썼다. '적어도 나날이 심해지고 있는 이 광란 속에서 제가 진실이라고 믿었던 모든 것을 붙잡고 있기로 결심했습니다. 우리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너무나 많은 가치들이 죽어가고 있는 지금, 최소한 우리에게 책임이 있는 가치들만이라도 저버리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지하철로 출근하니, 삶의 가치에 고민하던 카뮈 또래의 나이들은 모두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직장인은 고스톱에, 여대생은 단조로운 벽돌깨기 게임에, 또 술이 덜 깬 직장인은 어젯밤 놓친 예능 프로에 열중했다. 마치 전염처럼 한 명 예외도 없었다. 어떤 삶을 살다 가야 하는지를 요즘에는 아무도 자신에게 묻지 않는다.

인기 있는 학자나 작가들도 대부분 트윗을 날리며 자신의 영향력을 유지하는 데만 바쁘다. 거기에 쏟는 시간과 열정으로 세상을 좀 더 깊이 보려고는 하지 않는다. 잡담만 오갈 뿐 사상과 철학을 말하는 이들은 사라졌다. 본질과 근원적인 것에 대한 탐색은 부질없는 일처럼 됐다.

패스트푸드가 편리한 것은 분명하지만 몸에 꼭 이로운 것은 아니다. 정신의 양식도 마찬가지다. 언제나 손쉽게 주울 수 있는 정보와 유희(遊戱)만으로는 결코 인간을 균형 있게 성숙시키지 못한다. 편한 맛에 중독되면, 매스컴에서 퍼뜨려놓은 대로 우르르 쫓아가고 반응할 뿐이다. 허위의 말일수록 더 화사하다. 내용이 없는 언어일수록 더 선동적이다. 금세 우리 눈을 현혹하고 입속에 침이 고이도록 한다.

카뮈는 22세 때 공산당 입당(入黨)을 제안받고 편지를 썼다. '제게는 인간을 괴롭히는 불행과 고통이 줄어들기를 바라는 강한 열망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명철한 의식을 유지할 것이며 절대 맹목적이 돼 넘어가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드립니다.'

카뮈 때보다 지금이 더 '명철한 의식'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 젊은 친구들은 맹목적이거나 속기 쉬운 대상이 된다. 가령 대선 후보마다 자신을 뽑아야 '세상이 바뀐다'고 하지만, 이는 후보나 그 주변에 들러붙은 '파리 떼'의 위세만 바뀔 뿐이다. 세상은 그렇게 쉽게 바뀐 적도 없고 바뀌지도 않는다. 아마 다음 정권에서는 세금은 늘고 수입은 줄고 빚은 늘어나는 것만 예정돼 있을 것이다.

진정 세상이 바뀌는 것은 그 속에 있는 우리 개인들의 의식 수준에 달려 있다. 자신의 휩쓸리는 모습을 냉정하게 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 젊어서 가끔은 어려운 책도 읽고, 혼자만의 고독한 시간도 참아내면서 말이다. 21세의 애송이 카뮈도 '제 자존심은 대부분의 경우 속 빈 허영이라는 것임을 잘 알고 있어요. 그래서 저 자신을 명철하게 판단해보는 것입니다'라고 썼다.

한낱 매스컴 스타를 '메시아'인 양 맹목적인 추종을 반복하면, 조작된 이미지에서 제대로 본질을 보지 못하면, 허위와 진실을 구분해내는 힘이 부족하면, 우리에게는 늘 그런 수준의 세상만 주어질 것이다.

2012년 11월 28일 수요일

[기자의 눈/조수진]20억 포기 ‘통큰 명퇴’ 심상정 vs 27억 챙기고 “단일화” 이정희(2012.11.29)

요즘 정치권에선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이라는 ‘빅2’ 대선후보 외에도 진보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화제에 오른다. ‘조건 없는 양보’나 ‘희생’이란 단어는 아직도 우리 정치권에선 낯설고 신선하기 때문인 것 같다.

심 의원은 대선후보 등록 마감일인 26일 당 대선후보직을 사퇴했다. 사퇴의 변으로는 “야권의 대표주자가 된 문 후보를 중심으로 정권교체의 열망을 모아 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문 후보와 사전에 상의도, 만남도 갖지 않았다. 그의 ‘결단’으로 원내 3당(7석)인 진보정의당은 후보등록만 했더라면 받을 수 있는 국고보조금 20억400만 원을 공중에 날렸다. 한 푼이 아쉬운 신생 정당의 처지에선 포기하기 어려운 큰돈이다. 대선 TV토론에 참여할 기회도 스스로 던져 버렸다. 주변에선 “TV토론 한 번이라도 나가야 목소리를 더 키울 수 있다”라거나 “명분을 위해서라도 문 후보와 만난 뒤 결단해야 한다”라며 ‘선(先) 등록, 후(後) 사퇴’를 조언했지만 그는 “진보는 좌고우면해선 안 된다”라며 반대했다고 한다.

심 의원의 한 측근은 “심 의원은 23일 안철수 후보가 사퇴하면서 진보진영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을 깊이 고민했다”라며 “‘돈’(국고보조금) 문제를 고민해 본 적은 한번도 없다. 오히려 중도 사퇴야말로 ‘먹튀’라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대선후보가 일단 등록한 뒤에는 선거 도중 사퇴하더라도 소속 정당은 국고보조금을 반납하지 않아도 되지만, 심 의원은 이를 ‘국민 기만 행위’로 여긴다는 설명이었다. 26일 사퇴 회견 직후 심 의원이 찾은 곳도 경기 평택의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의 시위 현장이었다. 인터넷이나 트위터에는 “역시 통 큰 진보, 심상정!” 같은 응원의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심 의원의 처신은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선후보와 대조를 이룬다. 이 후보는 후보등록을 통해 기호 3번과 국고보조금 27억3500만 원을 받아냈다. 후보 등록 직후엔 “정권교체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라며 사실상 민주당에 단일화 협상을 요구했다. 그는 앞으로 ‘진보정당의 여성 대선후보’란 화려한 타이틀을 두르고 의석수 5인 이상 정당의 후보 자격으로 대선 TV토론에도 참여한다.

이 후보는 통합진보당의 총선 비례대표 부정 경선에 대해 “중세 마녀사냥식 의혹 제기”라는 주장을 되풀이하거나 “종북(從北)이 아니라 종미(從美)가 문제”라는 궤변을 반복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국민의 밝은 눈과 귀는 똑똑히 보고 지혜롭게 판단할 것이다. 무엇이 진정한 진보인지를….

조수진 정치부 기자 jin0619@donga.com

2012년 11월 23일 금요일

[삶의 향기-정진영] 한국 교회와 대통령 선거(2012.11.23)

18대 대선 후보자 중에 기독교인이 없기 때문일까. 선거가 채 한 달도 남지 않았는데 한국 교회가 조용하다. 김영삼, 이명박 장로가 후보로 출마했던 1992년, 2007년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이들이 입후보했을 때 일부 목사와 교회, 교단 및 교계 연합기관은 ‘장로 대통령’ 만들기에 전력했다. 그런 염원 덕분이었는지 두 사람의 장로 대통령이 탄생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한국 교회는 생채기를 입었다. 특히 2007년 대선 과정에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한 몇몇 목사들은 한동안 구설에 올랐다. 한 목사는 “기독교인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드러내놓고 이 후보를 지원했다가 선거법 위반으로 적발됐다. 또 다른 목사는 “이 후보를 찍지 않으면 내가 ‘생명책’에서 지워버리겠다”고 설교했고, “장로 대통령 후보를 마귀의 참소에서 지켜 달라”고 호소한 목사도 있었다. 

한결 성숙해진 모습 보인 교계

‘크리스천 후보의 부재’가 결정적 이유이겠지만, 어떻든 이번 대선에서 한국 교회는 이전에 비해 한층 성숙된 모습을 보였다. 우선 목사가 공개적으로 특정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지하는 사례가 거의 없다. 개인의 정치적 선호에 따라 좋아하는 후보를 옹호하는 발언을 하는 경우는 있지만 지난 대선 때처럼 파장을 불러일으키는 수준은 아니었다. 

교계의 전반적인 정치 지향도 중립적이었다. 지난 14일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서도 특정인에게 기울어짐 없이 ‘민족과 조국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아 달라는 기도가 드려졌다.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가 지난 19일 대선 후보들에게 전달한 ‘제18대 대선 10대 기독교 공공정책’은 ‘근대기독교문화유산에 대한 보호 및 활용 지원’ ‘미션스쿨 종교교육권 보장’ 등 교계의 일반적인 기대를 반영한 것이었다. 보수적 성향인 ‘뉴라이트기독교연합’이 ‘2012 대선 포럼’을 통해 밝힌 요구 사항도 ‘종교청과 이민청 신설’ ‘반기독교·반윤리적 입법 금지’ 등 보편적인 내용이 주류였다. 

‘누구누구가 좋지 않겠느냐’는 정도의 뉘앙스도 감지되지 않았다. 오히려 정치권을 향한 교계의 요구에 앞서 한국 교회의 자정 노력이 우선이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한국 교회의 이 같은 태도 변화는 이명박 정부를 경험한 학습효과도 큰 몫을 했다. 현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고소영 내각’이란 비아냥에 시달렸고, 그 같은 권력 균점 상황에서 한 축을 맡았던 ‘소망교회’ 출신들로 인해 한국의 기독교는 본의 아니게 연대책임과 공동 비난을 뒤집어써야 했다. 

정치를 감시, 비판하는 예언자적 사명을 하거나 사회의 갈등을 수습, 중재하는 화해자 역할을 해야 하는 교회가 직접 정치판의 한쪽을 거듦으로써 초래한 부작용을 성도들은 여러 번 목격했다. 기독교적 가치를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 정치인과 기독교인 정치인을 판별하지 못한 데서 발생한 판단착오가 어떤 오류를 남기는지를 확인했다. 

하나님 두려워하는 후보라야

이제 투표일까지 25일 남았다. 누구를 선택할지는 철저히 유권자들의 몫이다. 어지간히 눈 밝은 유권자가 아니면 공약으로만 표를 내주기 쉽지 않다. 기독교인 유권자들은 세상적인 ‘대통령 감별법’에 성경적 가르침까지 감안해야 되니 더욱 고심이다. 지상의 권력이 아닌 하나님의 권세를 두려워하는 후보를 고르는 일에 성도들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2012년 11월 22일 목요일

[사설] 문재인·안철수, 최악의 단일화(2012.11.23)

문재인·안철수 야권 두 후보가 요즘 벌이는 후보 단일화 게임은 비정상적이고, 비상식적이다.

 문·안 후보는 어제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 방법을 놓고 ‘마지막 담판’을 시도했으나 결렬됐다. 문재인 후보 측은 ‘마지노선’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결국 그 선을 넘었다. 마지막이건 마지노선이건 이제 두 후보의 약속과 다짐을 누가 믿을 수 있겠는가.

 두 후보는 보름쯤 전 후보 단일화 7개 항을 발표하면서 공식 후보등록일(25~26일)까지 단일화를 성사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설사 오늘 두 사람이 다시 만나 여론조사 방법에 합의한다 해도 여론조사기관을 선정하고, 구체적으로 문항을 다듬고, 공정조사감시기구를 만드는 데만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여론조사 과정에서 돌발적인 사고라도 발생하면 26일까지 약속을 못 지키는 건 물론 대선판 전체에 극도의 혼란이 생길 수 있다.

 일이 이렇게 꼬인 것은 문·안 후보가 단일화에 임하면서 ‘당신이 양보하라. 나는 양보 안 한다’는 이기주의를 깔고 협상에 임했기 때문이다. 2002년 노무현 후보는 숱한 고민 끝에 자신을 당 후보로 뽑아준 민주당의 소멸을 각오하고 협상에 임했다. 정몽준 후보는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는 상황을 보면서도 협상팀이 합의해 온 여론조사안을 군말 없이 받아들였다. 노무현 후보의 희생성과 정몽준 후보의 신사적인 태도가 단일화의 밑바탕이 된 것이다. 그동안 문재인 후보는 민주당을 희생할 생각은 조금도 없이 ‘양보하는 맏형론’으로 이미지 장사만 했고, 안철수 후보는 협상팀을 틀어쥐고 끝없이 벼랑끝 협상을 압박하는 신사답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두 후보가 2002년과 달리 여론조사 방식에까지 끼어드는 쩨쩨한 모습도 단일화를 꼬이게 만든 요인이다.

 1997년 김대중·김종필 야권후보는 협상팀을 통해 역할분담·공동정부·내각제개헌의 수십 쪽짜리 정당협약문을 만든 뒤 후보 간 담판을 진행해 11월 1일 일찌감치 질서 있는 단일화를 완성했다. 올해 대선처럼 졸속·부실·맹탕·혼란·이기심에 가득 찬 후보 단일화는 없었다. 문·안 후보는 ‘아름다운 단일화’ ‘유불리를 따지지 않는 단일화’ 같은 수사를 동원하고 있으니 사상 최악의 단일화라는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최악의 단일화 과정을 초래한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해야 할 일이 있다.

 첫째, 여론조사라는 비정상적 방법으로 대선 후보를 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것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는 야권에서조차 제비뽑기 단일화라는 자조가 나올 정도로 비과학적이고 비헌법적이다. 두 사람은 다음 대선 때부터라도 국민이 납득할 만한 단일화 방식을 내놓기 위해 결선투표제 같은 제도를 도입하는 데 앞장서기 바란다.

 둘째, 26일 법정등록일까지 단일후보를 정하겠다는 두 사람의 약속이 깨지면 더 이상 미련 갖지 말고 자기 가치대로 대선을 치러야 할 것이다. 투표용지 인쇄일이 12월 10일이니 그때까진 단일화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식의 꼼수의식이 꿈틀거리는 모양인데 또다시 대선 일정을 헝클어뜨리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2012년 11월 19일 월요일

[이철호의 시시각각] “정치인의 입보다 발을 보라”(2012.11.20)

어제 나온 한국대학신문의 기사가 재미있다. 서울의 10개 대학 학보사가 학부생 9200명에게 물어본 대선 설문조사 결과다. 당연히 안철수 후보(이하 경칭 생략)의 인기가 상한가였고, 문재인이 중간, 꼴찌가 박근혜였다. 눈길을 끄는 건 그 다음의 반전이다. 세 후보의 이름을 모두 가리고 5개 항목의 청년 공약을 고르라고 하니 정반대였다. 박근혜가 3개 분야에서 이겼고, 문재인은 두 항목에서 1위, 안철수는 모두 2~3위로 내려앉았다. 박근혜의 소득에 따른 반값 등록금, 안보를 고려한 군 복무 단축, 특성화와 다양화를 위한 대학 지원이 문·안의 공약을 압도했다.

 왜 이런 역설(逆說)이 나왔을까. 세 후보의 지지율과 깜깜이 공약 조사가 완전 반대다. 이성적 판단보다 이미지에 홀린 탓이 아닌지 궁금하다. 하지만 ‘묻지마 지지’가 어디 대학생뿐일까. 노년 세대에 설문조사를 했어도 비슷한 역설이 일어날지 모른다. 지금 노년층의 지지율은 박근혜가 압도적이다. 하지만 공약만 따져보면 문재인·안철수 쪽이 훨씬 알뜰하다. 기초노령연금을 두 배로 올리고, 어버이날까지 공휴일로 삼는단다. 이런 깨알 같은 효자 공약에 꿈쩍도 않는 노년층의 지지 성향이 해괴할 정도다.

 냉정하게 보면 2030세대는 복지 공약에 인색한 후보를 선택하는 게 맞다. 노년 세대는 더 이상 세금 부담이 없다. 자신이 낸 돈보다 더 많은 연금과 복지 혜택을 누리다 가면 그만이다. 남은 설거지는 오래 세금을 내야 할 젊은이들의 몫이다. 지금 같은 대선을 두어 번만 더 치르면 연기금·건강보험은 거덜나게 돼 있다. 누가 그리스와 스페인에서 화염병을 던지는가. 복지 후유증에다 일자리마저 꽉 막힌 청년 세대가 분노의 주역이다. 지금 화려한 대선 공약도 마이너스 통장 미리 당겨 써놓고, 남은 계산서는 아들딸에게 넘기려는 눈속임이나 다름없다.

 대선을 29일 남기고도 여전히 ‘깜깜이 대선’이라 한숨을 쉰다. 하지만 ‘예능 정치’로 접근하면 이보다 흥미진진한 대선은 없다. 안철수가 정치 초보라는 건 순진한 생각이다. 그는 후보 단일화를 자신이 유리한 여론조사 쪽으로 노련하게 몰고 갔다. 문재인과 양자토론에 이어 여론조사로 한판 승부를 낼 게 분명하다. 안철수는 무릎팍 도사·힐링캠프로 뜬 데 이어 드디어 오디션 프로로 끝장내기로 작심한 모양이다. 대선이 마치 “결과는 60초 후에 공개됩니다”라는 예능 프로의 긴박감으로 넘쳐난다.


정치권과 개(犬)의 공통점이란 우스개가 있다. ‘가끔 주인도 몰라보고 덤빈다’로 시작해 맨 마지막에 ‘미치면 약도 없다’로 끝난다. 대선을 앞둔 지금이 영 그 꼴이다. 지난 주말 국회는 택시를 버스전용차로에 밀어넣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최대 피해자는 버스로 통근하는 수도권 신도시의 젊은 샐러리맨일 것이다. 정치권은 막무가내로 대형 마트 영업시간도 제한했다. 아마 젊은 맞벌이 부부가 가장 불편해질 것이다. 정치권이 침묵하는 다수는 외면한 채 목소리 크고 조직화된 표에 눈이 먼 분위기다.


 유권자들은 언제나 정책공약과 자질을 보고 뽑겠다는 모범답안을 내놓는다. 하지만 속된 말로 개뿔이다. 깜깜이 조사를 하면 정반대 결과가 나오는 게 씁쓸한 현실이다. 각 신문들이 공들여 공약 비교를 하면 이런 비아냥들이 쏟아진다. “분석한답시고 혼자 소설 쓰고 있네” “먹물들은 쉬운 이야기를 먹고살기 위해 항상 어렵게 파고들지”…. 유권자의 이성적 판단이 마비될수록 이미지 정치와 허울뿐인 공약들이 판치기 마련이다.

 200년 전 영국의 에드먼드 버크는 이런 유세를 했다. “지역민 여러분, 미안합니다. 저는 의회로 들어가면 우리 지역 이익과 국가의 이익이 충돌할 경우 서슴없이 여러분을 버리겠습니다.” 그러고도 버크는 당선됐다. 뚜렷한 철학의 정치인과 그런 인물을 골라낼 줄 아는 유권자가 없었다면 오늘날 영국 정치는 꽃피우지 못했다. 과연 버크가 지금 한국에 온다면 어떻게 됐을까. 친절하게 ‘요람에서 무덤까지’를 외치는 후보들에게 밀려 명함도 못 내밀었을 것이다. 옛말에 ‘정치인은 입을 보지 말고 발을 보라’고 했다. 그런데도 우리 모두 입만 쳐다보고 있는 건 아닌지.

2012년 11월 18일 일요일

[크리스천투데이]기공협이 대선후보들에게 제안한 ‘기독교 10대 정책’(2012.11.19)


예산편향 지양, 종교재산법 제정, 교과서 수정…

▲기공협 기독교 10대 정책 기자회견. ⓒ신태진 기자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대표회장 전용태 장로. 이하 기공협)가 19일 서울 종로 다사랑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18대 대선 후보들에게 제안한 10대 기독교공공정책 내용을 발표했다.

대표회장 전용태 장로는 “대선이 눈앞에 다가왔는데 무엇보다도 정책선거가 되어야 한다. 한국 기독교계는 그동안 국가에 정책적 입장을 산발적으로 제안해 왔었는데, 이제는 종합적으로 제안해야 한다”며 “여야대선 캠프에 공식적으로 10대 기독교 정책을 제안했다. 기공협은 제안 결과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김철영 목사, 전용태 장로, 박명수 교수, 장영백 교수, 강사근 장로, 문병길 목사 등이 함께했다. 기공협은 11월 29일(목) 오전 7시 국민일보 우봉홀에서 ‘제18대 대선을 위한 기도회 및 기독교공공정책 공약 발표회’를 개최한다. 다음은 기독교공공정책 10대 정책 제안 내용.

1. 근대 기독교문화유산의 체계적 보호 및 활용지원(문화관광부)

전통·민족문화에 치우친 문화정책과 국가 발전에 기여한 기독교문화의 공로에 대한 저평가, 기독교 문화유산 방치·훼손 문제 때문이며, 건의 내용은 ▲근대기독교문화연구소 설립·지원(100억원 규모) ▲기독교선교시설에 대한 문화재 지정이 있다.

2. 종립학교의 종교교육권 보장(교육과학기술부)

일률적 학교평준화정책으로 인한 종립학교의 종교교육 실시 불가상황과 종립학교의 설립 정체성 유명무실 문제 때문이며, 건의 내용은 ▲종교를 고려한 선지원 후 추첨제도 실시 ▲교육관련법 개정으로 종교교육실시 명문화 ▲현행 종교과목 개정(종교일반 100%에서 종교일반 30%, 해당종교 70%로)이 있다.

3. 정부 종교관련 예산의 편향성 지양(문화관광부)

특정종교에 대한 편향적 재정지원, 예산 편성과 집행과정에 보다 폭넓은 국민적 동의가 필요하다(전 국민의 55%가 비종교인)는 문제 때문이며, 건의 내용은 ▲범국민적 동의를 구하기 위한 종교관련 예산심의와 집행․감독의 별도기구 설립이 있다.

4. 공직자의 개인적인 종교자유 보장(행정안전부)

현행 국가공무원법상의 종교차별 금지조항으로 인한 공직자의 신앙생활 위축과 무분별한 종교차별신고에 대한 정책 당국의 무소신·무책임적인 대응 문제 때문이며, 건의 내용은 ▲현행 국가공무원법상의 종교 차별금지 조항의 완화가 있다.

5. 동성애, 동성혼의 법제화 절대 반대(법무부)

인류의 보편적인 성윤리에 어긋나는 동성애를 옹호하고 조장하는 법률 제정 때문이며, 건의 내용은 ▲‘동성애차별금지법’의 제정 반대가 있다.

6. 국가와 공공단체의 일요일 시험실시 폐지(행정안전부)

모든 종교인들이 일요일에 자유로운 종교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며, 건의 내용은 ▲국가기관의 각종시험은 일요일에서 토요일 또는 공휴일로 옮길 것을 법제화하자는 것이다.

7. 종교단체의 재산권에 대한 별도규정 마련(국세청)

교회재단과 개교회간의 기존 관행을 법률적으로 인정해 줄 필요가 있고, 신도시개발지역의 교회개척을 국가차원에서 지원하자는 취지이며, 건의 내용은 ▲종교단체재산에 대한 특별법 제정 ▲신도시 내 종교시설에 대한 원주민과 동일한 조성원가 책정이 있다.

8. 교과서의 기독교 관련 및 인간기원에 관한 공정한 서술보장(교육과학기술부)

기독교에 대한 객관적·역사적인 제대로 된 평가가 시급하고, 학생들에게 창의성 신장 및 균형잡힌 세계관 형성이 필요하다는 취지며, 건의 내용은 ▲기독교에 대한 기존교과서 기술내용의 대폭 수정·보완 ▲진화론 부분에 대한 보완이 있다.

9. 선교사역에 대한 정책당국의 인식전환과 지원책 강구(외교통상부)

특정종교의 해외확장 차원이 아닌 선교대국의 나라, 한국문화의 세계화 내지는 한류문화의 확산이라는 측면에서 특별히 배려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며, 건의 내용은 ▲선교사역에 대한 정책당국의 건전한 인식전환의 급선무 ▲선교사 보호를 위한 외교적인 노력의 명문화(외교부 훈령 등)가 있다.

10. 방송매체의 종교관련 언론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공영방송매체는 종교 관련 보도에서 공정성을 견지해야 한다는 취지며, 건의 내용은 ▲종교 관련 보도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있다.

[크리스천투데이]북한, 남한 종교단체들 접촉해 대선 개입 시도(2012.11.18)


조그련 초청으로 중국에 간 종교단체들에게 노골적 발언

북한이 지난 9월부터 기독교·불교·천주교 등 종교단체들을 중국으로 불러들여 오는 12월 있을 대통령선거에 노골적으로 개입하고 있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북한 통일전선부 지휘를 받는 조선종교인협의회는 지난 9월말 중국 북경에서 천주교 단체들과 연쇄 접촉한데 이어, 10월에는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조선불교도연맹이 심양과 북경에 10여곳의 불교 및 기독교 단체들을 불러들였다고 한다.

북측 관계자들은 이 자리에서 “단체 차원에서 지지하는 후보가 누구냐”며 “남북관계를 위해 여당 후보보다는 2007년 10·4 남북 공동선언을 제대로 이행할 수 있는 후보가 당선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북한이 자신들에게 온정적인 일부 종교단체들의 영향력을 빌려 대통령선거에 개입하려는 시도”라며 “북한의 선거개입이 일방적 선동을 넘어 직접 접촉하는 위험한 수준으로 올라갔다”고 우려했다.

북한은 이와 함께 종교단체에 이어 최근 여성·사회단체로까지 접촉면을 늘려가고 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이러한 가운데 기독교계 NGO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는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가 평양 방문을 추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2012년 11월 15일 목요일

[국민논단-황태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2012.11.15)

암초에 걸렸다. 문재인과 안철수 양자 간의 후보단일화 협상이 시작된 지 일주일 만에 거친 파열음을 내기 시작했다. 단일화 방식을 논의하기 위한 협상단의 상견례가 있던 그 다음날 안철수 후보 측은 협상을 잠정 중단한다고 폭탄선언을 했다. “문재인 후보 측의 겉의 말과 속의 행동이 다르다”며 울분을 토해냈다. 한마디로 속았다는 뉘앙스가 물씬 풍긴다.

사태의 발단은 이날 오전 한 언론이 보도한 ‘안철수 양보론’이다. 안철수 후보가 다음 주가 되면 양보할 것이란 내용이다. 안철수 측에서는 문재인 측이 고도의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여론조사에서 앞서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단일화에 합의하고 난 후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민감해질 대로 민감해진 안철수 캠프가 ‘양보론’에 폭발한 것이다.

만약 안철수 후보가 후보단일화의 틀 속에서도 자신이 거저 단일후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그는 정말 아마추어다. 만약 안철수에게 레드카펫을 깔아줄 요량이라면 왜 문재인이 그토록 간절하게 단일화를 애걸했겠는가. 지난 4일 문재인은 안철수가 단일화 협상에 나서겠다는 약속만 해준다면 자신의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겠다고까지 했다.

안철수는 바람을 타고 여기까지 왔다. 낡고 시들고 병든 기성의 정당정치에 학을 뗀 중도·중간·무당층 국민들이 학수고대하는 메시아가 바로 안철수였다.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가 “무소속 대통령으로는 국정운영이 불가능하다”고 하자, 안철수는 “끌려다닐 바에는 무소속 대통령이 낫다”며 “저에게는 정치혁신이 사명이 됐다”고 일갈했다.

그랬던 안철수가 찬바람이 불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시나브로 단일화의 늪으로 한 발짝씩 빨려 들어갔다. 정치가 바뀌어야 국민들의 삶이 바뀐다던 초심은 갈수록 변색됐다. 정치혁신을 부르짖던 사심 없던 모습은 사라지고, 야당과 함께 정권교체의 합창을 시작했다. 사심이 생긴 것이다. 사심에 가득한 메시아는 더 이상 대중들이 바라는 메시아가 아닌데 말이다.

대의명분은 안철수 편이었다. 어느 진영에도 속하지 않겠다며 오로지 국민들만 보고 가겠다는데 누가 시비를 걸 수 있는가. 국민들이 그토록 혐오하고 믿지 못하는 정당정치를 확 뒤집어놓겠다는데 누가 반대할 것인가. 무소속 대통령이 되어 초당적·거국적으로 국정을 운영하겠다는데 누가 반기를 들 수 있나. 출발 당시의 안철수는 분명 시대정신을 제대로 읽고 있었다.

시간도 안철수 편이었다. 후보등록일이 다가올수록 급해지는 것은 민주당이었다. ‘박근혜 반대, 새누리당 집권 저지’라는 자기들만의 정권교체 논리 때문이라도 종국에는 안철수에게 양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안철수는 명분과 시간의 유리한 고지를 그냥 내주고 말았다. 더욱이 2002년 정몽준의 아픈 추억이 있는데도 무엇에 홀린 듯 그 길을 따라가고 말았다.

정당정치에 지쳐 새 정치를 바라는 시대적 여망이 안철수 바람이다. 그 주인공은 안철수 본인이 아니다. 그런데 안철수는 자신이 바람의 주인공인 줄 착각했다. 어떤 선택을 하든지 바람이 계속 불 줄 알았다. 바람은 거친 들판에서 휘몰아칠 때 힘이 있다. 그런데 안철수 바람은 스스로 단일화의 좁은 공간으로 들어와 갇혔다. 그러니 소멸 단계로 접어드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안철수는 진퇴양난의 위기에 빠졌다. 당장은 문재인과 적당히 밀고 당기다가 슬며시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아니 현재로서는 그 길 외에 달리 뾰족한 수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남는 것은 결국 안철수 또한 기성 정치인들과 한 부류라는 씁쓸함뿐일 것이다. 우리를 짓누르는 기득권과 결연히 맞서겠다던 그 안철수 바람은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나온 스칼렛 오하라의 마지막 독백이다.

황태순 정치평론가

2012년 11월 14일 수요일

[중앙시평] 판타지 공약보다 국가사회 미래상을(2012.11.15)

유권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번 대선은 매우 실망스러워 보인다. 이전의 대선에서 느꼈던 흥분과 논쟁이 적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대선전은 후보자들 간 세계관의 대결이기도 하다. 후보자들은 유권자들을 리드할 수 있는 자신의 가치와 생각을 제시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 박근혜·문재인·안철수 후보에게서 들을 수 있는 것은 그야말로 ‘판타지 공약’들뿐이다. 이런 온갖 공약들을 어떻게 실현하려는지, 그리고 사회 통합에 어떻게 연결시키려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게다가 이런 공약들이 어떤 사회상(像)과 국가상(像)의 큰 그림 속에서 제시되고 있는지도 보이지 않는다.

 걱정이 없을 수 없다. 국민통합의 미래상 같은 큰 그림은 제쳐둔 채 판타지 공약에 매달릴 경우 대선전은 포퓰리즘의 경연장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얼마 전 세 후보 캠프 브레인들이 참석한 정책 토론회에 가봤더니 기자들이 아우성이었다. 기삿거리가 없다는 것이다. 세 후보 캠프가 엇비슷한 판타지 공약의 나열에만 매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국민들은 어려움에 처한 나라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 새롭게 생각하고 새롭게 리드할 후보를 찾고 있다. 하지만 어느 후보도 판타지 공약의 단순 나열을 넘어서는 새로운 아이디어나 메시지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우리 정치가 직면한 문제는 매우 커 보이는데 대선 후보들은 너무 작아 보인다.

 어느 사회든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시대정신을 대변하는 가치와 규범, 사회를 이끌어 갈 엘리트, 그리고 이상적인 인간상의 삼위일체를 필요로 한다. 전통사회에서는 유교가 시대정신을 대변하고 양반계급이 지배 엘리트로 기능했으며 가부장이 이상적인 인간상으로 떠받들어졌다. 하지만 이런 전통사회는 무너졌고 그 뒤를 이은 근대사회도 지금 해체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발전 이데올로기의 시대정신과 근대화 엘리트, 그리고 전문성을 이상으로 했던 인간모델이 정보화 사회의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안철수 현상은 이런 시대적 변화의 표출일 수 있다. 하지만 어느새 그의 ‘낡은 체제 혁신’은 ‘깡통’이더라”는 견해가 고개를 들기 시작하고 있다. 물론 그만의 문제는 아니다. 왜냐하면 박근혜의 ‘국민행복 시대’, 문재인의 ‘정권·시대·정치교체’ 역시 새로운 이데올로기도, 새로운 엘리트의 실체도, 그리고 이상적 인간상의 모습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정치는 지금 빅뱅이냐 아니냐의 기로에 서있다. 이전과 달리 무당파층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야권 단일화 움직임이 속도를 내고 있지만 무당파층이 어떻게 움직일지 알 수 없다. 이들이 야권단일화로 기존 정당에 흡수되든, 제3극으로 독자세력화하든 그 움직임이 명확한 정치구도의 ‘싹’을 틔울 수만 있다면 환영할 일이다. 대선전이 정책이념의 명확한 대립구도 속에서 치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당파층이 갈 길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일이 생기면 우리 정치는 근본적으로 달라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무당파층은 이슈마다 생각이 다르다. 예컨대 복지와 같은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는 진보적이지만 대북정책에서는 보수적일 수 있다. 그래서 이들의 방황은 판타지 공약과 맞물려 로마제국의 몰락을 가져왔던 ‘빵과 서커스’의 정치를 대두시킬 위험이 있다.

 빵과 서커스 정치의 역사적 교훈은 준엄하다. 오랜 전쟁 탓에 경제적으로 피폐해진 로마에서 정치가들은 시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무상으로 빵을 공급하는 동시에 이들의 무료한 시간을 달래주기 위해 레저로서 서커스까지 제공하기에 이르렀다. 결과는 빵과 서커스의 포퓰리즘 정치에 빠진 로마제국의 정신적 퇴폐요 몰락이었다.

 수백 가지가 넘는 선심성 판타지 공약을 보면 깊이 새겨 보아야 할 역사적 교훈처럼 보인다. 그래서 이런 선심성 과잉공약은 차라리 안 믿는 게 옳을지 모른다.

 우리는 세 후보들이 우리에게 무엇을 요구하는지는 알고 있다. 한마디로 말하면 ‘반새누리당’이냐, 아니면 ‘반야권단일화’냐일 게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이 우리를 어디로, 그리고 어떻게 이끌어 가려 하는지를 정말 모르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이 판에 박은 듯한 공약의 일방적 낭독이 아니라 왜 대통령을 하려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려는지를 듣고 싶어 한다. 만약 그들이 이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면, 대선전은 곧 판타지 공약의 포퓰리즘 경쟁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언론 인터뷰도 TV토론도 구경하기 어려운 게 지금의 대선 정국이다.

장달중 서울대 교수·정치외교학

2012년 11월 13일 화요일

[박두식 칼럼] 정치 개혁 타령, 이번이 마지막이기를(2012.11.13)


安 후보의 정치 개혁안은 정치에 대한 징벌에 가깝다
정치권이 선거 때마다 말로만 쇄신 경쟁한 결과가 '안철수式 개혁' 불러
다음엔 더한 선동가 등장할지도

    
 박두식 정치부장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는 선동가 기질을 타고났다. 언뜻 보기에 그는 선동가와는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대중 행사장에 등장한 그는 정치인이라기보다는 '수줍은 대학교수'를 연상케 하고, 그의 연설은 강의에 가깝다. 그러나 이것은 겉으로 드러난 모습일 뿐이다. 안 후보의 선동가 기질은 대중을 향해 던지는 메시지에서 드러난다.

그는 대선 출마 선언에서 자신을 "국민이 불러낸 후보"라고 했다. 정치인들은 주요 연설이나 성명에서 곧잘 '국민'이란 단어를 들먹인다. 그러나 스스로를 '국민이 불러낸 후보'라고 말하는 경우는 드물다. 어지간한 담력이 아니면 이런 주장을 하기 어렵고, 설령 자신을 '국민 후보'라고 부른다 해도 듣는 사람이 인정하지 않으면 허망한 이야기가 되기 십상이다. 그러나 안 후보는 '국민'이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쓰면서 정말 국민 후보처럼 받아들여지도록 만드는 데 성공했다. '수사(修辭)의 반복 사용'은 선동의 기본 요소다. 그는 주요 현안에 대한 질문에 줄곧 "국민이 판단해 주실 것"이라고 답변한다. 안 후보를 돕는 선거 참모들까지 '국민'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안 후보 측 대변인은 기회 있을 때마다 "안 후보는 국민이 만든 후보이고…"라는 구절을 되풀이한다.

그런 안 후보가 정조준한 제1번 기득권 세력은 '정치권'이다. 그의 표현을 빌리면 "국민이 저를 통해 정치 쇄신에 대한 열망을 표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가 제일 먼저 내놓은 정치 개혁안(案)은 국회의원 수(數) 줄이기, 정당에 대한 국고(國庫) 지원 축소, 중앙당 폐지 등 세 가지이다. 이어 국회의원의 월급인 세비(歲費) 삭감 등을 들고 나왔다. 안 후보가 '정치 개혁'을 출마의 일성(一聲)으로 삼았을 때 그를 통해 좀더 근본적이고 가장 현실적인 정치 개혁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지 유심히 지켜봤다. 국회의원 수를 줄이고 월급을 깎고, 정당에 대한 세금 지원을 줄이는 것보다는 높은 차원의 이야기를 기대했지만 결국 개인적 기대로 끝났다.

그러나 그가 정치권을 향해 요구한 것들은 하나같이 대중의 반응을 격발시킬 수 있는 내용들이다. 그간 정치는 '검은돈'이나 받아먹고, 싸움질이나 하고, 국민 세금이나 축내는 존재쯤으로 여겨져 왔다. 정치권 스스로 자초한 일이기도 하다. 안 후보는 바로 그 지점을 정확히 겨냥했다. '밉상'인 정치인들에게 벌(罰)을 주자는 것만큼 통쾌한 주장도 없다. 문제는 이런 징벌적 방법이 정치를 바꿔놓지 못한다는 데 있다.

하지만 안 후보의 정치권 흔들기는 대(大)성공을 거뒀다. 그와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는 민주통합당과 문재인 후보는 안 후보가 낸 숙제를 하느라 머리를 싸매고 있다. 새누리당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정치 개혁 경쟁에서 뒤지지 않으려고 비슷한 내용의 '특권 내려놓기' '권력 줄이기' 방안들을 쏟아내고 있다. 박근혜 후보 측은 세 후보 측이 함께 모여 정치 개혁을 논의하자는 역(逆)제안까지 했다. 올해 대선 국면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안철수식 선동의 힘'이다.

이런 유(類)의 정치 개혁 경쟁은 올 대선에서만 나타나는 특이 현상이 아니다. 7개월 전에 실시된 19대 총선을 앞두고도 각 당(黨)은 똑같은 주장을 폈고, 비슷한 경쟁을 벌였다. 올해 초 나온 주요 정당의 공약집을 보면 '정치를 바꾸겠다'는 약속이 맨 앞을 차지하고 있다. 그때도 국회의원 면책특권 포기, 국회가 정쟁(政爭)으로 문을 닫으면 '무노동 무임금'을 적용하겠다는 자학적이고 징벌적인 개혁안이 난무했었다. 4년 전 18대 총선 때도, 5년 전 대선 때도 그랬다. 국회가 문 닫는 일이 없도록 여야 관계를 어떻게 바꾸겠다는 근본적인 해법 대신 '세비를 받지 않겠다'는 구호를 내걸고 경쟁하고, 국회에서 무책임한 폭로·비방 방지 방안이나 '검은돈'을 막는 근원적 처방보다는 문제가 되면 면책특권을 포기하겠다는 식의 주장이 '정치 개혁'인 양 각종 선거 때마다 등장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때마다 이런 목소리를 가장 크게 내는 쪽이 더 많은 국민 지지를 받았다. 정치권과 국민 모두 주기적 집단 망각증상을 보여온 셈이다.

그렇다 해도 이번만큼은 박근혜·문재인·안철수 후보 등 주요 대선 후보 측이 이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합의를 만들어냈으면 싶다. 당장 합의할 수 있는 사안들은 12월 초 정기국회 안에 처리하고, 중·장기적 과제들에 대한 시간표를 내놨으면 한다. 이번 기회마저 그냥 흘려보내면 다음엔 국회를 향해 총(銃)과 포(砲)를 겨누는 진짜 선동가가 등장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인人터뷰-한승주 전 외무부장관] “한국 새 대통령 美와 관계 강화하되 中 자극은 말아야”(2012.11.13)



한승주 전 외무부장관이 보는 ‘오바마 2기’와 외교전략

한승주 전 외무부 장관은 이론과 실무를 두루 갖춘 대표적 외교학자다.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총장을 지냈다. 1993년 외무부 장관으로서 한·미 간 공조체제를 통해 1차 북핵 위기를 극복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노무현 정부가 출범한 2003년엔 주미대사로 발탁돼 “반미(反美)면 어떠냐”고 했던 노 대통령과 미국과의 관계를 정상화시키는 데 일조했다. 요즘도 민간 외교관으로서 국익을 위해 애쓰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재선과 관련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서울 광화문에서 그를 만났다.

만난 사람=김진홍 논설위원

-오바마의 재선 성공이 갖는 미국 정치사적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는지요.

“유색인종 후보가 백인이 70%인 미국에서 재선됐다는 것은 그만큼 미국이 인종과 소수계층에 관대해졌다는 점을 의미하며, 흑인과 라티노 및 기타 유색인종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는 점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많은 백인들이 오바마에게 표를 주었기 때문에 그의 당선이 가능했다는 사실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미국의 양대 정당, 즉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계층의 차이가 더욱 극명해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민주당은 소수집단, 젊은층, 진보계층, 지식인, 서민들, 도시민, 근로자의 지지를 많이 받은 반면 공화당은 백인, 장·노년층, 보수계층, 부유층, 도시외곽민, 농어촌민들의 지지를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과거에도 이런 경향이 있었지만 이번 선거에서 더 심화됐습니다.”

-올해 미 대선의 특징을 꼽는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우선 이번 선거는 역사상 가장 많은 비용이 들어간 선거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양당이 선거에 60억 달러를 쓴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까요. 이는 2010년 대법원이 거액의 선거헌금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기 때문입니다. 둘째로는 두 후보가 격렬하고 집중적인 정책 경쟁을 벌인 점입니다. 경제와 의료보호제도, 부유층에 대한 증세, 자동차 산업에 대한 구제금융 그리고 외교 문제에 이르기까지 두 후보가 첨예한 진단과 처방을 내리고 국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오바마의 승인은 무엇이라고 봐야 합니까.

“오바마가 승리했다기보다 밋 롬니가 패배했다는 것이 더 적절한 평가일 것입니다. 롬니는 선거운동 중반까지 너무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고, 당선되면 4년간 12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겠다든지 하는 비현실적인 약속을 남발했습니다. ‘정부 지원에 의존하는 47%의 국민 무시 발언’도 치명적이었습니다. 오바마 대안으로서의 위상을 과시하는 데 실패한 것이지요. 여기에다 선거 일주일 전 뉴욕을 비롯한 미국 동부를 허리케인 ‘샌디’가 강타해 롬니는 선거운동의 발목이 잡힌 반면 오바마는 위기에 적극 대처하는 지도자상을 보여줄 기회를 얻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바마 2기의 한·미 관계를 전망해 주십시오.

“오바마의 ‘중심축을 아시아로(Pivot to Asia)’ 정책과 동맹정책은 큰 변화가 없을 것입니다. 그는 한국과의 동맹을 계속 중시할 것이며, 한국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협력과 공조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입니다. 관건은 오는 12월 19일 탄생할 한국의 새 대통령이 어떤 대미정책을 취하느냐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바마는 4년 전 선거운동 중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시했으나 나중에 지지하는 입장으로 돌아서 의회 비준을 받아내기까지 했습니다. 한국과의 경제관계도 계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오바마가 경제회복, 적자예산 축소, 일자리 창출의 압력을 받고 있어 동맹관계에 있어서는 방위비 분담 문제, 교역에 있어서는 덤핑, 관세 문제에 있어서는 압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미국의 대북정책이 달라질까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후임으로 존 케리 상원의원과 수전 라이스 주유엔 대사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두 사람 모두 오바마가 중시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번에 상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다소 넉넉한 과반을 차지했으므로 케리가 임명될 소지가 큰 듯합니다. 이 경우 정치적 비중이 큰 그는 강력하게 북한과의 대화와 협상을 추진할 것이며, 6자회담을 비롯한 대북정책에 더욱 적극성을 보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수전 라이스의 경우도 기존 정책을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북·미 관계는 북한의 태도와 소행에 달려 있다고 봐야 합니다. 오바마는 2008년 당선된 후 북한에 대화의 손길을 내밀었으나 북한은 핵과 미사일 실험, 대남 도발 등으로 응답했습니다. 그 후 오바마의 대북정책이 경색됐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바마의 미국과 시진핑의 중국 관계도 변화가 불가피할 듯한데요.

“선거운동 기간 롬니 후보가 중국에 강경한 정책을 표방함으로써 오바마도 강경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누가 당선이 되든지 중국에 대해선 견제와 협력의 정책을 동시에 추구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미·중 관계는 미국보다는 중국에서 어떤 정책을 취하느냐에 많이 좌우될 것입니다. 미국의 대선 결과 때문에 미·중 관계에 커다란 변화가 있을 것으로는 보지 않습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을 비롯해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당선 초기에 중국에 강경책을 취하다가 결국은 협력에 비중을 두는 쪽으로 선회한 것처럼 오바마 2기도 예외는 아닐 것입니다.”

-미·중 간에 글로벌 패권경쟁이 격화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은데요.

“중국이 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수정주의적 태도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나 글로벌 즉 세계적인 패권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아시아에서만 미국에 버금가는 패권국가를 지향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겁니다. 따라서 군사·안보적 측면에서는 경쟁적인 모습을 보일 테지만, 경제·교역·투자 측면에서는 상호 의존도가 심해 협력적 모습을 보일 것입니다.”

-오는 12월 선출될 우리나라 새 대통령이 대미 관계에서 신경 써야 할 점을 꼽는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미국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은 바람직하나, 그것이 중국을 견제하고 포위하는 데 협력하는 과정으로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외교·안보 면에서는 미국과 동맹국으로서 협조·공조하며, 경제면에서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관계를 계속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바마의 아시아 중시 정책이 우리에게 유리한 것은 사실이나 그것에 너무 몰입돼 중국의 의구심을 자극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겁니다.”

-우리나라 대선 운동이 한창입니다. 미국 대선 과정을 지켜보면서 우리나라 대선도 이렇게 변했으면 하는 점들이 있으면 비교해 말씀해 주십시오.

“우리나라와 미국의 제도가 달라 일률적으로 비교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미국은 주별 선거인단의 승자 독식, 선거인단 과반 확보를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후보들은 선거인단 수가 많은 경합주에 선거 운동을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선거 이슈도 그런 지역들에 맞춰 선별합니다. 상대방에 대한 흠집내기에 집중하지 않고 정책경쟁을 벌이는 것이지요. 또 과격한 해결책보다는 중도적이고, 점진적이고, 건설적인 해결책을 강조합니다. 무엇보다 양당제도가 확립돼 있어 합당이나, 후보 단일화와 같은 정치공학적 머누버(maneuver·책략, 공작)에 관심과 정력을 소모하지 않아도 되고, 그런 일들이 필요하지도 않고 가능하지도 않은 것이 특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한반도를 둘러싼 국가들의 최고 지도자들이 바뀌고 있는데요.

“미국만 경우가 다르죠. 오바마가 재선에 성공했으니까요. 우리와 잘 지내던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해 예측 가능성과 지속성이 생겼습니다. 또 롬니와 달리 오바마는 학습과정(learning process)이 비교적 짧을 겁니다. 오바마는 기본적으로 한국에 대해 호의적입니다. 그러나 그는 크고 어려운 과제들을 안고 당선됐습니다. 예산 적자는 16조 달러에 이르고 있습니다. 지난 4년간 1500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합니다. 그는 또 행정부와 의회, 의회의 상원과 하원을 다른 당이 컨트롤하는 분할된 정부(divided government)를 이끌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습니다. 국내 경제를 재건해야 하는 것은 물론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철수, 중동의 민주화 문제, 이란의 핵개발 등의 과제들이 놓여 있습니다. 미국 국민이 오바마에게 새로운 임무를 준 것이라기보다는 1기에 이루지 못한 약속을 이행할 시간을 더 준 것으로 봐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한·미 관계와 동맹을 유지·강화하는 틀과 기회가 생겼고, 미국과 생산적인 경제협력 관계를 유지·확대할 수 있는 4년이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한승주 전 외무부장관은

△경기고·서울대 외교학과 △미 캘리포니아 버클리주립대 정치학박사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미국 컬럼비아대 초빙교수 △고려대 총장 △유엔 사이프러스담당 특별대표 △아·태안보협력이사회 공동의장 △서울국제포럼 의장 △동아시아비전그룹 공동의장 △외무부 장관 △주미대사 △코리아글로벌포럼 의장 △2022 월드컵 유치위원회 위원장 △유엔교육문화과학기구(UNESCO) 석좌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