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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12일 화요일

[크리스천투데이]한국교회, 북한 3차 핵실험 강행에 ‘강력 규탄’ 한 목소리(2013.02.13)


원인 분석과 대책 제시에 있어서는 보수-진보 시각차 여전

지난해 장거리 로켓 발사에 이어 12일 끝내 자행된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대해, 진보와 보수를 망라한 교계 주요 연합기관과 교단들은 한 목소리로 강력히 규탄했다.

한기총 “한국교회, 퍼주기 후원 자제로 책임있는 변화 이끌어야”
교회언론회 “우리 국민들 하나된 목소리와 단합된 힘 보여야”
북한민주화네트워크 “北核, 북한인권과 민주화의 길로 맞서야”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홍재철 목사, 이하 한기총)는 12일 ‘북한의 핵실험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성명을 통해 “공존이 아닌 고립을 선택한 차후의 모든 책임은 북한 지도부에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기총은 “국제사회의 반대와 우려 속에서도 핵실험의 고집을 꺾지 않은 것은 북한 지도부의 고질적 행태로, 국제사회와 대화하지 않겠다는 의지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북한의 핵실험은 민족 생존권을 침해하는 만행으로 규탄하고, 국제사회 간의 모든 균형을 힘의 논리로만 판단하는 이같은 북한 지도부의 편협한 시각에 우려를 표한다”고 전했다.

또 “과거 대한민국 정부가 나름의 이유를 들어 북한에 지원한 물자와 물품들은 대부분 군사용으로 전용됐음이 여실히 드러났다”며 “햇볕정책의 결과로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하기는 커녕, 북한이 대륙간 미사일과 핵이라는 군사용 무기를 개발하는데 도움을 주었을 뿐이므로 새로 출범할 박근혜 정부는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대북정책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한기총은 한국교회 10만 목회자와 1200만 성도들을 향해 ‘퍼주기식’ 북한 후원을 자제할 것을 요청하면서 “행동의 변화가 전제돼 있지 않은 지원은 삶을 개선시키기보다 오히려 의존하게 만든다”고 강조하고, “진정으로 북한이 변화되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공존하기 원한다면, ‘선(先) 지원 후(後) 대화’의 기조를 버리고 핵물질 영구 폐기와 같은 북한의 책임있는 변화에 따른 협력 기조로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교회언론회(대표 김승동 목사)도 12일 ‘북한의 핵실험, 너무도 위험한 도박’이라는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북한은 지난 2006년과 2009년에 이어 세 번째로 핵실험을 감행해 자신들이 ‘한반도 비핵화’ 약속을 뒤집고 ‘핵’을 보유하고 있음을 만천하에 드러냈다”고 말했다.

교회언론회는 “이같은 도발을 감행한 북한의 노림수는 주민결속과 북미간 대화 등을 위한 협박성 셈속을 갖고 있지만, 이는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것’으로 너무도 위험한 도박”이라며 “이는 국제사회의 엄중하고도 초강력적 ‘경제압박’으로 다가와 북한 사회의 고립은 물론, 피폐한 주민들의 삶을 더욱 어렵게 만들어 한반도와 세계평화를 위협하고 북한 정권의 몰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구 소련의 멸망이 핵이 없어서가 아니지 않았느냐”고도 했다.

또 “북한 당국은 세계 국가들과 함께 살 수 있는 길을 버린 채 스스로 죽음의 올무에 뛰어드는 매우 위험한 핵도박을 선택했고, 이제 북한 핵의 실체가 점점 확실해져 한반도의 명목상 평화주장마저 설 자리를 잃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새로 출범할 박근혜 정부는 대비책을 철저히 세워 국제공조를 굳건하게 할 뿐 아니라 북한에 대해 허점이 보이지 않도록 하고, 국민들도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해 하나된 목소리와 단합된 힘으로 이들에 의해 계속되는 핵 위협이 매우 잘못된 도발임을 깨닫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탈북자들을 중심으로 한 북한인권 단체인 북한민주화네트워크도 ‘김정은 정권의 핵개발 야욕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실험이 거듭될수록 북한의 핵 무장 능력은 통제범위를 벗어나고 있으므로, 한국정부와 국제사회는 즉각적이고 강력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며 “특히 중국 정부의 협조를 적극 이끌어 내 북한 당국을 실제로 압박할 수 있는 조치들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새 정부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고 있는 북핵 문제의 본질이 북한 정권의 문제와 직결돼 있음을 직시하고, 협상을 위한 협상에 매달리기보다 북한을 아래로부터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개혁·개방 촉진방안을 새롭게 모색해 달라”며 “북한 주민의 자유를 억압하고 극도의 굶주림을 대가로 개발한 핵무기에 우리는 북한인권과 민주화의 길로 맞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NCCK “북한 핵실험 심각하게 우려하며 유감 표명”
기장 “한미의 강경 일변도 정책, 핵실험 강행 초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영주 목사)는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인해 한반도 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의 평화가 위협받게 된 것을 심각하게 우려하며 유감을 표명한다”며 “핵은 어떤 경우에도 한반도와 세계 평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논평했다.

그러면서도 NCCK는 “국제사회는 그동안 북한의 로켓발사, 장거리미사일 실험, 핵실험에 대해 북한 제재정책을 고수해 왔지만, 대북 봉쇄정책은 오히려 한반도를 더욱 예측 불가능한 상황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숙고해야 한다”며 “북핵과 연쇄적 핵개발의 악순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NCCK는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도 “이전 정부의 화해적 대북정책을 비난해 온 이명박 정부는 대북 강경책이 한반도 긴장완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으며,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감행할 때까지 아무런 대응책도 마련하지 못했다는 점을 뼈아프게 성찰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NCCK는 “한반도의 평화와 생존을 위해서 남북 당국자는 무조건 대화해야 한다”며 “한반도 관련국들 역시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위해, 보다 포괄적이며 대범한 평화대안을 가지고 대범한 대북 대화를 통해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 나홍균 목사, 이하 기장)도 배태진 총무와 한기양 평화통일위원장 명의의 성명 ‘대화와 협상으로 북핵문제를 해결하라’를 발표했다. 이들은 북한에 대한 규탄이나 유감 표명 대신 ‘북한의 마음을 움직이게 할 만한 평화적 외교정책’을 부르짖었다.

이들은 “정전협정 60주년을 맞이하면서 한국과 국제사회에서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정전협정을 폐기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함으로써 또다시 한반도는 전쟁의 위기에 처했다”며 “이러한 상황에 이르기까지 한미 양국의 대응은 강력한 경제제재와 북핵사용 징후시 선제공격이라는 강경책만 있을 뿐, 북한의 마음을 움직이게 할 만한 평화적 외교정책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기장은 “결국 이러한 강경 일변도 정책이 북한을 궁지로 몰아 핵실험을 강행할 수밖에 없도록 몰아세웠으니, 이제부터라도 우리 정부는 진정한 평화를 이룰 수 있는 다각적인 외교적 노력을 발휘해야만 한다”며 “우리 기장은 남북한이 전쟁으로 인한 공멸의 길이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이뤄 한반도 뿐 아니라 동북아 평화를 이루는 성찰과 논의가 이뤄지기를 간절히 기도하여, 창과 칼을 쳐서 보습을 이루는 그날까지 십자가 행진을 계속해 나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핵화 넘어설 새 대북정책 짜자(2013.02.13)


[뉴스분석] 북한 3차 핵실험 강행
고립에 이골이 난 북한, 핵 야욕 포기 안 해
비핵화에 매달리다 성과 없이 대화만 끊겨
중·일 협조 이끌어내고 대북 억지력 확보 시급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북핵 실험 3시간 만인 12일 오후 3시 청와대에서 만나 정권이양기에 흔들림 없는 대북정책을 견지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과 박 당선인이 단독회담을 위해 백악실로 이동하고 있다. 뒤쪽은 유일호 당선인 비서실장. [청와대사진기자단]

김영희 대기자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한반도 안보전략의 프레임이 흔들린다. 더 정확히는 비핵화 정책에 조종(弔鐘)이 울렸다. 북한핵 폐기를 전제로 한 대북정책은 어제로서 설 땅을 잃었다.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출발도 하기 전에 좌초했다.

 북한이 핵무장의 마지막 한 단계를 포기하는 것은 상상할 수가 없었다. 북한의 계산은 이렇다 . 일단 핵탄두와 장거리 미사일을 실전배치 가능한 수준까지 끌어올린다. 그것은 미국의 위협에 대한 유일한 억제수단이 된다. 미국은 어떤 경우에도 핵을 가진 북한을 공격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다.

 북한은 핵무기가 보장하는 , 대등한 입장에서 미국과 대화를 시도할 것이다. 김정은은 앞으로 더욱 굶주리게 될 북한 인민들에게는 북한이 핵 보유라는 위업을 달성했다고 선전해 체제 안정을 더욱 굳힐 수 있다. 중국의 분노도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북한은 믿는다. 2006년 북한이 1차 핵실험을 한 뒤에 조지 W 부시 미국 정부는 북한을 테러지원국가 명단에서 삭제해 주지 않았던가.

 국제사회가 북한에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가는 이미 예고됐다. 유엔 안보리는 강력한 제재조치를 다시 결의할 것이다. 그것은 이미 실시 중인 제재의 폭을 최대한 넓히는 것이다. 더 많은 북한 인사의 국제적인 접촉을 제한하고, 국제금융기관들이 북한과 거래하는 것을 중단시킬 것이다. 그러나 제재는 사후조치일 뿐이다. 이미 북한은 핵탄두의 경량화·소형화를 목적으로 한 핵실험을 해버렸으니 그걸 무(無)로 돌릴 수는 없다. 북한은 국제제재와 고립에 이골이 났다. 거기다 중국의 협조가 만족스러울지는 불확실하다. 북한은 중국에 수백 개의 작은 금융거래 창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그 틈새(loophole)들을 막지 않는 한 북한은 최소한의 숨쉴 구멍을 갖는다.

 박근혜 정부가 떠안은 최대 과제는 북한 핵무장에 대한 한·미 간 인식의 갭을 메우는 것이다. 공식적으로 한·미 공조는 탄탄하다. 그러나 북한의 핵무장이 실질적인 위협이냐 아니냐에서 두 나라의 견해차는 너무 크다. 한국에 북한핵은 직접적인 위협이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가진들 실제로 그걸 사용하지는 못한다고 생각한다. 북한이 핵무기로 한국·미국·일본을 도발하는 것은 자살행위라고. 그러나 우리가 보기에는 핵을 가진 북한에는 수많은 도발의 선택지가 열려 있다. 미국과의 대화에서는 대등한 입장, 한국·일본과의 대화에서는 핵보유국으로서 우위에 선다. 모든 한반도 평화·안보 관련 대화의 패턴이 뿌리부터 바뀐다.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남북한 간 핵 비대칭 상황이 생기더라도 남한이 충분한 억지력(deterrence)을 확보하는 건 기본이다. 전술핵 미사일의 재배치를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미국에는 이제 한국에 재배치할 전술핵 미사일 같은 건 없다. 2015년 전시작전권을 넘겨받은 이후에도 한·미 방위협력체제가 약화되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특히 군사정보의 공유를 확실히 해두는 것도 기본이다. 북한 전역에 미치는 미사일 배치가 중요하다. 일본과의 관계를 복원해 작년에 서명하려다 실패한 군사정보 교류협정을 체결, 우리보다 앞선 일본의 북한 관련 군사정보를 제공받아야 한다.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만큼 절실한 것이 중국의 협력이다. 한·미 협력은 우리 안보의 필요조건이지만 이제는 충분조건은 아니다. 중국이 북한을 배후에서 눌러주지 않는 한 우리의 전방위 방어체제는 구멍이 있다. 박근혜 정부는 중국의 협조 확보에 올인해야 한다.

 북한의 3차 핵실험은 충격이다. 그러나 내일은 내일의 바람이 분다. 3개월, 6개월이 지나면 우리는 북한과 대화하는 미국을 목격할 것이다. 재개되는 북·미대화에서는 북한의 추가 핵무기 개발 중단과 핵확산 금지에 초점을 둘 것이다. 이것은 북핵을 용납하지 않는 한국의 입장과 정면충돌한다. 우리 자신의 대북정책을 다시 짜야 한다. 다시 짜는 대북정책은 어쩔 수 없이 북한의 핵 보유를 전제로 하는 것이어야 현실적일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과 미국의 대북정책은 비핵화에만 매달린 결과 북한 핵무장도 못 막고 대화의 단절만 초래했다. 북한의 핵 보유는 기정사실로 굳어진다. 그래서 우리의 새 대북정책은 비핵화보다 훨씬 큰 틀에서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시야에 둔 정책이어야 한다. 한반도와 동북아 전체의 문제라는 분모를 키워 북핵이라는 분자를 최소화하는 현실적인 정책이 급하다.

김영희 대기자 

2013년 2월 4일 월요일

[김대중 칼럼] 北의 핵실험, 구경만 할 것인가(2013.02.04)


이제 북한은 어떠한 경우에도 핵 포기 않을 것이 확실해져
군사·재정적 대응 효과 난망… 北을 국제사회로 끌어내거나
한국 핵 보유로 균형 만들어야, 최종 해결책은 김씨 체제 붕괴

김대중 고문
북한의 3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정보다. 핵실험의 모든 준비가 완료됐고 김정은이 버튼만 누르면 터지게 돼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제 더 무섭고 더 무거워진 북핵을 하나 더 머리에 이고 사는 셈이다.

북핵 포기에 관한 논의, 즉 한반도 비핵화 논의는 이제 물 건너갔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1월 말 "전 세계가 비핵화되기 전에는 북한 비핵화 논의 자체를 거부한다"고 선언했다. 한마디로 북한 당국은 어떠한 경우에도 핵은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그들에게 핵은 곧 '생명줄'이며 이 끈을 놓는다는 것은 곧 저들이 망하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여기에는 중국의 개입이나 영향력조차도 작동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정은 세습 체제를 근간으로 하는 북한 내부의 권력 구조로 볼 때도 북핵 포기에 관한 논의조차 곧바로 권력 내부의 투쟁 내지 충돌을 야기할 것이다. 어쩌면 김정은 체제 자체가 공중분해될 수도 있는 문제다. 김정은의 장악력이 아직 뿌리내리지 못한 상태에서 그가 아무리 다른 생각이 있다 해도 핵은 감히 건드릴 수 없는 불가침의 유산(遺産)일 것이다.

이런 상황으로 볼 때 6자회담 당사국들이 북핵 포기를 거론하는 것은 공염불(空念佛)에 지나지 않는다. 그 모두가 버스 떠난 뒤에 해대는 헛소리고 대내 정치용일 따름이다. 북핵은 현실이며 불변(不變)으로 보는 것이 사태의 진전을 바로 보는 길이다. 게다가 세계는 이제 슬그머니 이란 핵과 더불어 북한 핵을 기정사실로 인정하고 용인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북핵 포기'가 아니라 '북핵 포기에 관한 논의를 포기'하는 상태다.

뉴욕타임스는 1월 30일자 기사에서 미국의 정보 관계자를 인용, 북한이 그동안 미국과 그 동맹국들을 위협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수준의 핵 기술을 이뤄냈는지를 들여다보고 싶다면서 북한의 3차 핵실험을 내심 기대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모두들 입으로는 북핵 포기와 핵실험에 대한 제재와 보복을 얘기하면서 실제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립 서비스' 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사람마다 북한이 또 핵실험을 하면 강력한 대응과 응징을 할 것을 주문하고 있지만 무엇이 강력한 대응이며 어떻게 응징할 것인지 구체적인 방법에는 속수무책이다. MB 당국도 그리고 새 정부를 구성할 쪽에서도 '대화와 경고' 사이를 오락가락하고 있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가능한 대응책을 살펴보자. 흔히 거론되는 군사적 대응은 자칫 준(準)전쟁 사태를 촉발할 수 있다. 핵실험이 가공할 무기임은 틀림없으나 북한이 자국 영토 내에서 자기 무기를 시험한 것을 가지고 제3국이 군사적으로 쳐들어갈 수 있느냐는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 재정적 징계를 한다지만 북한은 이미 상당 기간 유엔 등의 제재하에 있으면서도 살아남은 것을 보면 그것이 과연 실질적인 '목 조르기'가 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우리의 원조 등을 끊는 물리적 대응을 거론할 수 있지만 우선 우리 내부의 진보·좌파 세력이 가만있지 않을뿐더러 북한도 오랫동안 '지원 끊기'에 익숙해져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그것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게 한다는 것은 가능하지 않은 일인 것 같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속수무책인가? 지금까지 우리가 취해온 종래의 발상과 태도로는 그렇다. 발상의 전환 없이는 현 국면을 타개할 수 없다. 발상을 전환할 수 있는 길은 크게 봐서 세 가지다. 저들의 '생명줄'을 대신할 그 어떤 보장책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 보장책은 미국 등 서방국가가 북한과 관계를 정상화해서 북한을 국제사회로 끌어내고 그들과 국제사회의 틀 안에서 교류하는 것이다. 그것도 미심쩍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것이 당장 여의치 않다면 일정한 국제적 룰 아래서 한국이 핵을 보유해서 북핵의 효과와 의미를 상쇄하는 길이다. 동북아시아를 '핵 공포의 균형 지대'로 만들자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강대국들의 우월적 사고에 이의(異議)를 제기하고 싶다. 기존 핵 보유국들은 약소국·개도국이 핵을 가질 경우 그것의 '위험성'과 함께 '핵의 효율적 관리 부재(不在)'를 내세워왔다. 자기들은 관리가 가능한데 우리는 관리가 어렵다는 논리다. 하지만 지금까지 세계의 안보에 대한 위협은 강대국들의 핵 때문에 유발됐지 강소국들의 핵 때문에 초래된 적은 없다. 핵의 가공할 '공멸(共滅) 위험'을 모르는 약소국들이 자칫 핵에 의존할 것이라는 논리는 시대착오적이다.

북핵을 다루는 데 마지막으로 유효한 발상의 전환은 문제의 초점을 북한 핵이 아니라 북한 체제에 맞추는 것이다. 북한의 현 독재 세습 체제의 존재 가치와 인류 보편적 타당성에 근거한 더 큰 차원으로 접근해서 북한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는 길이다. 김씨 체제의 붕괴와 통일이 그것이다. 

2013년 1월 27일 일요일

[특파원 칼럼/이헌진]시진핑의 배짱과 북한의 도발(2013.01.28)

‘작은 거인’ 덩샤오핑(鄧小平)은 배짱이 두둑했다. 1978년 12월 개혁 개방 선언과 미국과의 수교, 이듬해 1월 역사적인 미국 방문, 2월 베트남과의 전쟁. 하나하나가 세계를 흔든 초대형 사건이지만 덩은 3개월 사이에 모두 해치웠다. 그는 1989년 톈안먼(天安門) 시위가 발생하자 탱크까지 동원해 비무장 시위대를 무자비하게 유혈 진압한다. 자신이 확신만 서면 주저하지 않고 큰 희생도 감수한다.

1992년 동아시아의 냉전 구도에 큰 변화를 불러온 한국과의 수교도 이런 배짱의 산물이다. 덩샤오핑은 마오쩌둥(毛澤東)과 혁명 동지인 북한 김일성에게 극진했다. 김일성이 언젠가 중국을 방문하자 베이징(北京) 역에서 그를 맞이하고 환영 연회 및 회담, 시찰 등 모든 일정을 동행했다. 북한도 4차례나 방문해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 그의 생애에서 마지막 외국 방문지도 북한이다.

1975년 4월 암 투병 중이던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는 베이징 305병원에서 김일성을 마지막으로 만난다. 저우 총리는 김일성에게 배석한 덩샤오핑을 가리키며 “무슨 일이 있으면 덩샤오핑을 찾으라”라고 말했다. 아끼는 후계자에게 혈맹(血盟) 북한을 특별히 당부한 것이다. 

하지만 덩샤오핑은 기대를 저버렸다. 그는 철저한 실용주의에 입각해 노태우 대통령의 북방정책에 적극 호응했다.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한중 수교는 극비리에 번개처럼 진행됐다. 덩샤오핑은 한국에 온 적도, 평생 한국인을 만나본 적도 없다. 하지만 그는 한국이 대만과 단교하는 것은 중국의 통일에 좋고, 중국의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무해양득(無害兩得)’을 내세웠다. 김일성은 배신감에 치를 떨었지만 덩샤오핑의 배짱과 정확한 현실 인식 앞에서 달리 방도가 없었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시진핑(習近平) 공산당 총서기의 사표(師表)는 덩샤오핑이다. 덩샤오핑의 실용주의 노선을 철저하게 따를 것을 다짐한다. 취임 후 첫 지방 시찰로 개혁 개방의 첫 문을 연 광둥(廣東) 성을 찾아 그의 동상에 헌화했다. 말과 행동으로 실용주의 노선을 강화할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중화권 언론과 학자들은 시 총서기가 온화하고 남의 말을 경청하지만 기개가 넘치고 배짱이 있다고 말한다. 시진핑 시대는 현상 유지에 집착해 ‘잃어버린 10년’이라는 말도 나오는 후진타오(胡錦濤) 시대와 다를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2009년 서방의 중국 인권 비판에 대해 “배부르고 할 일 없는 사람들이…”라고 거칠지만 단호하게 대응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23일 시 총서기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보낸 특사단을 만나 “한반도 비핵화와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가 한반도 평화 안정에 필수 요건”이라며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북한을 행여 자극할 수 있는 말이라면 공개적으로 일절 하지 않은 후진타오와는 사뭇 다른 태도다.

북한은 시 총서기의 경고를 비웃기라도 하듯 다음 날인 24일 제3차 핵실험 진행 계획과 6자회담 ‘사멸’을 선언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국가적 중대 조치를 결심했다”라고 하는 등 위협 발언도 이어졌다.

북한이 중국 길들이기를 점점 노골화해 시 총서기의 대북 정책은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해 홍콩의 한 정치학자는 “시 총서기가 북한의 ‘벼랑 끝 전술’에 끌려다니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짱이 두둑한 시진핑이 실용주의 노선으로 덩샤오핑처럼 중국의 한반도 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고] 북핵, 우리가 동요하면 주변국들은 저울질한다(2013.01.27)


北, 유엔 안보리 결의 반발은 南 대북정책 바꾸려는 술책
대북 제재 중국 입장 변화는 새 정부의 단호한 태도 때문
확고한 '북핵 不容' 원칙이 한반도 평화·국가안보 견인

홍관희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지난 22일 유엔 안보리가 전례 없이 단호한 대북제재 2087호 결의안을 채택한 데 대해 북한이 강력 반발하고 나섬으로써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은 유엔 결의 후 '비핵화 포기'와 '남북대화 중단'을 선언하면서 미국을 겨냥한 3차 핵실험 강행을 예고했다. 더 나아가 "(대북) 제재는 곧 전쟁이며 선전포고"라면서 한국이 대북제재에 동참할 경우 '물리력'을 동원해 보복하겠다는 협박까지 하고 있다. 한국의 정권 교체기에 대북정책을 바꿔보려는 술책이 분명하다.

다행히 중국이 안보리 결의안에 찬성해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로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규탄하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최근 한국과 중국을 잇달아 방문한 글린 데이비스 미 대북정책 대표는 미·중 양국이 강력한 '대북제재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이제 북핵 문제는 '좀 더 두고 보자'며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는 인내의 한계 상황에 접어들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미국 서부까지 사정권에 넣으면서 미국의 인내를 시험하고 북핵·미사일에 대한 미국의 결단을 촉구하게 만들고 있다.

중국의 입장 변화에는 박근혜 신정부의 확고한 '북핵 불용(不容)' 원칙 천명도 큰 몫을 했다. 대통령 당선 직후 미국 사절단, 중국 특사와의 만남에서 박 당선인이 '북핵 불용과 단호한 대응'을 강조한 것은 북핵 문제야말로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위협하는 근본 장애물이라는 점을 주변 국가들에 극명하게 인식시켰다. 이러한 북핵 인식은 김무성 특사와 시진핑 총서기의 대화를 통해 한·중 양국 간에 북핵 불용의 원칙적 공감대를 만들어내는 외교적 성과로 이어졌다. 미국 오바마 정부 역시 한국의 신정부가 확고한 북핵 방침을 갖고 있다고 믿기 때문에 안보리 합의 결의를 이끌어내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한반도 주변 열강들은 한국 내 여론 동향, 한국 정부의 확고한 정책 신념, 한·미 동맹의 견고성 여부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이제 우리는 한·미 동맹을 21세기 전략 동맹으로 차원을 높이면서, 북한 문제를 놓고 중국과도 깊이와 신뢰가 곁들인 전략 대화를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 특히 한·미 동맹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막아내는 데 불가결한 요소이며 한·중 관계에 결코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인식시켜야 한다. 한·중 양국은 안보리 결의를 계기로 북한 문제에 이해와 입장이 일치할 수 있음을 입증하는 정책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절실하다.

이번 안보리 결의가 향후 한국을 비롯한 관련 국가들의 대북제재에 확고한 법적·도덕적 근거가 된 것도 잘된 일이다. 북한의 강경 반응은 예상된 수순이고, 그 협박에 위축돼선 안 된다. 3차 핵실험에 대한 모든 대응 시나리오를 세워나가야 한다. 북한은 한국 정부의 단호한 대응 의지와 국제 공조가 실현됐을 때 협상 테이블로 나오곤 했다.

이번 결의안은 장기적으로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청신호가 될 수 있다. 국내 여러 정파가 북한 정권의 실체와 핵보유 의지를 정확히 간파해야 한다. 북한의 핵보유는 '협상용'이 결코 아니며, 한반도에서 군사 패권을 장악하고 대남 혁명 전략을 달성하려는 목적에서 추진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국제사회의 보편적 규범과 원칙에 따라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 대한민국의 국가 안보와 존립을 위해 '북핵 불용'의 원칙을 확고하게 견지해야 한다. 북핵 방책을 놓고 우리 정부와 국민이 동요할 때 주변국들은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한반도 전략을 저울질하게 된다. 북핵 문제의 대응 방향에 따라 한반도와 대한민국의 장래가 좌우될 수 있다. 이번 사태를 새 정부의 외교·안보 전략을 굳건히 세우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2013년 1월 23일 수요일

北 "미국 겨냥한 높은 수준 핵실험 진행할 것"(2013.01.24)


국방위 성명 “자주권 수호 위한 전면전 진입” 천명

 자료사진. 지난해 11월 공개된 미국 디지털글로브사 위성 사진으로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모습. /AP 연합뉴스
북한은 24일 국방위원회 명의로 낸 성명에서 “우리가 계속 발사하게 될 여러가지 위성과 장거리 로켓도 우리가 진행할 높은 수준의 핵시험도 미국을 겨냥하게 된다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 평양방송 등 북한 매체들은 이날 정오 국방위원회가 “미국과 그에 추종하는 불순세력의 대조선 적대시 책동을 짓부수고 나라와 민족의 자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전면 대결전에 진입할 것”이라며 이같이 천명했다고 일제히 전했다.

앞서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3일 기존의 대북제재를 강화하는 결의를 채택하자 같은날 외무성 성명을 통해 “미국의 제재압박책동에 대처해 핵 억제력을 포함한 자위적인 군사력을 질량적으로 확대강화하는 임의의 물리적 대응조치들을 취하게 될 것”이라며 3차 핵실험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방위는 이날 성명에서 “미국의 비핵화를 포함한 세계의 비핵화를 완전무결하게 선행해나갈 때 조선반도의 비핵화도 있고 우리(북한)의 평화와 안전도 담보될 수 있다는 것이 우리 군대와 인민이 찾은 최종결론”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조선반도를 포함한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대화와 협상은 있어도 조선반도의 비핵화가 상정되는 대화는 더는 없게 될 것”이라며 전날 외무성 성명에서 한 주장을 되풀이했다.

국방위는 “제가 발사한 것은 위성이고 남이 발사한 것은 장거리 미사일이라고 강변하는 날강도적인 주장이 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을 것”이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한 불법무법의 모든 대조선 결의들을 전면 배격한다”고 강조했다.

국방위 성명은 또 “세계의 공정한 질서를 세우는 데 앞장에 서야 할 큰 나라들까지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미국의 전횡과 강권에 눌리워 지켜야 할 초보적인 원칙도 서슴없이 줴버렸다(버렸다)”고 언급, 중국의 안보리 결의 찬성에 대한 서운함을 에둘러 표현했다.

[배명복 칼럼] 정전체제 60년 끝낼 때 됐다(2013.01.24)

올해는 한국전쟁 정전 60주년이 되는 해다. 한국전쟁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베트남전쟁 다음으로 많은 사상자를 낸 대규모 국제전이었다. 민간인을 포함해 약 30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1953년 7월 27일, 판문점에서 유엔군 대표로 나온 윌리엄 해리슨 미 육군중장과 북한군과 중공군을 대표한 조선인민군 대장 남일이 휴전협정에 서명함으로써 3년여에 걸친 소모전은 막을 내렸다. 하지만 60년이 지난 지금도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세계에서 가장 밀집한 병력이 비무장지대(DMZ)를 사이에 두고 대치 중이다. 언제 깨질지 모르는 살얼음판 같은 평화가 간신히 유지되고 있을 뿐이다.

 2차 대전 이후 국지전과 전면전을 포함해 크고 작은 전쟁이 많았지만 한국전쟁처럼 완전히 매듭지어지지 않은 전쟁도 드물다. 베트남전은 파리평화협정으로 종결됐고, 보스니아전쟁은 데이튼 협정으로 마무리됐다. 걸프전쟁이나 이라크전쟁은 미국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휴전 60년이 되도록 평화협정으로 귀결되지 못하고 기술적 전쟁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경우는 한국전쟁이 유일하다. 중동, 아프리카, 인도와 파키스탄, 북아일랜드 등에서 지금도 분쟁이 계속되고 있지만 예외 없이 종교와 인종 갈등에 기인한 뿌리 깊은 분쟁이다. 해결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역사적·문화적·혈연적 동질성을 갖고 있는 남북한이 60년째 냉전적 대결 상태를 지속하고 있는 것은 현대사의 미스터리다.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시도가 있었지만 번번이 실패로 끝나고 만 것은 사실상의 봉건 왕조국가로 고착화한 북한의 정치체제에도 문제가 있지만 더 근본적인 이유는 분단 상태의 지속을 바라는 주변 강대국들의 이해 때문이다. 중국은 미국에 대항하는 완충지대로 북한을 필요로 하고 있다. 통일된 한국의 영향력이 동북3성으로 파급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은 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는 전략적 거점으로서 한국이 필요하다. 일본은 인구 8000만의 대국이 이웃에 등장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한반도 문제의 해결이 계속 미뤄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로 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장거리 로켓 발사에 따른 유엔 안보리의 제재 결의에 맞서 어제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 포기까지 선언했다. 그러나 종교나 인종적 요인과 무관한 한반도 문제는 관련 당사국들이 진정으로 원하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관건은 미국과 중국의 결심이다.

 1972년 2월, 리처드 닉슨 미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함으로써 미·중은 역사적 화해의 물꼬를 텄다. 미·중 화해는 닉슨과 헨리 키신저 백악관 안보보좌관, 중국의 마오쩌둥(毛澤東) 주석과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의 빛나는 외교 업적이다. 소련이라는 공동의 위협 앞에서 서로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측면도 있지만 앞을 내다본 ‘그랜드 비전’의 승리였다. 버락 오바마 2기 행정부와 시진핑(習近平) 체제의 출범으로 미·중은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 또 한 번의 외교적 대결단을 통해 40년 전 이룩한 화해를 협력으로 업그레이드할 타이밍이 됐다.

 미국의 ‘아시아 회귀(Pivot to Asia)’가 군사력의 증강을 통한 대중 압박이나 봉쇄로 이어지는 것은 미·중은 물론이고 아시아와 세계 전체에도 마이너스다. 미·중이 손잡고 협력하는 것이 모두에게 이익이다. 미·중은 그 실마리를 한반도에서 찾아야 한다. 두 나라가 협력해 한반도 문제 해결에 나섬으로써 동아시아의 체스판 자체를 확 바꿔버려야 한다.

 오바마는 그제 2기 취임식 연설에서 전쟁 대신 대화를 통한 평화를 역설했다. 이라크 전쟁에 이어 아프간 전쟁까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만큼 미국은 대외전략의 중심을 군대에서 외교로 옮길 수 있게 됐다. 협상파인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과 척 헤이글 전 상원의원을 국무장관과 국방장관으로 지명한 것은 혼수상태에 빠진 미국 외교를 부활시키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오바마-케리 팀은 40년 전 닉슨-키신저 팀이 아시아에서 했던 외교의 큰 게임을 재현해야 한다.

 올해는 한·미 상호방위조약 체결 6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한국은 굳건한 한·미 동맹을 토대로 미국에 한반도 평화의 밑그림을 제시하는 아이디어 뱅크 역할을 해야 한다. 박근혜 외교의 성패가 여기에 달렸다.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하더라도 그것은 미국의 관심을 끌고 몸값을 올리려는 의도가 크다. 오바마는 취임 첫해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한반도 문제 해결에서 외교적 치적을 쌓는 것이 그로서는 노벨상의 빚을 갚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될 것이다. 한반도의 60년 정전체제는 이제 끝낼 때가 됐다.

통진당만 또 … 북한 핵 협박에 침묵(2013.01.24)

북한의 비핵화 포기 선언에 대해 여야 3당이 일제히 비판과 유감을 표명했지만 통합진보당은 함구했다.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은 23일 “유엔 경고를 무시하고 잘못된 길을 계속 가는 한 북한은 고립에서 탈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대위원장도 “추가적 위험을 초래하는 북한의 행위에 강력히 반대한다”며 “북한은 새롭게 출발하는 한국·미국 정부와 대화로 한반도·동북아 평화 안정에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보정의당 이정미 대변인도 “북한이 앞으로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논의만 있을 뿐, 비핵화를 위한 대화는 없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힌 것은 유감”이라고 논평을 냈다.

 이처럼 원내 의석을 갖고 있는 정당들이 비난 입장을 낸 것과는 대조적으로 통합진보당은 논평이나 성명 등 을 내지 않았다. 대신 강병기 비대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박근혜 당선인에게 남북 정상회담을 조속히 개최할 것을 요구한다”며 “이 일환으로 정부 출범식에 북한 대표단을 초청할 것을 제안한다”고 주장했다.

[크리스천투데이]교계 지도자들, 북한의 비핵화 포기 선언에 입장 표명(2013.01.23)


“북핵 저지와 평화 위해 세계와 공조해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42일 만에 만장일치로 제재안 채택을 결의하자, 북한이 이를 정면 반발하면서 한반도 비핵화 포기를 선언하고 핵실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교계의 지도자들과 북한인권단체 인사들은 단호한 대응과 함께 전략적인 접근을 주문했다.

기독교사회책임 공동대표 서경석 목사는 “북한이 핵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기 때문에 놀랄 일이 아니라 생각한다”면서도 “우리나라로서는 전 세계와 확실하게 공조·연대해 ‘북핵은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견지하고, 북핵을 기정사실로 인정해서도 안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교회언론회 이억주 대변인도 “북한이 집요하게 핵을 개발하고 거기에 올인하는 것은 김씨 왕조체제를 보장받으려 하는 것이지, 결코 주민들을 위한 것은 아니라 본다”며 “비핵화를 약속하고 이를 깨는 행동을 주변국들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 김명혁 회장은 “물론 북한이 잘못했다”면서도 “전 세계가 대결로 치닫고 있는데 북한을 잘 설득시켜서 원칙은 내세우되 좀 인정도 하고 포용도 하면서 나가야지, 이대로 가다가는 또 북한이 핵실험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독 탈북민들의 연합체인 북한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임창호 목사(부산장대현교회, 고신대 교수)는 “북한은 핵을 유일한 생명줄이자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독재를 유지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절대 비핵화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선언도 이미 했던 내용을 반복했을 뿐이고, 유엔에서 아무리 더한 제재를 해도 북한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이는 김정은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말했다.

탈북자 출신 목회자 이소망 목사(새희망샛별교회)는 “북한은 이미 주민들에게 대놓고 핵이 있다고 조직적으로 홍보하고 있었다”며 “북한이 비핵화를 포기하든 선언하든 달라질 것은 없다”고 전했다. 이 목사는 “유엔 결의를 계기로 북한이 국제사회를 의식하지 않고 핵을 추구하겠다고 했으니, 북한을 두둔하던 러시아나 중국도 이번 기회에 한 목소리를 내 압박하면 길이 열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통일연구원 출신 강동완 교수(동아대 정외과)는 북한의 이번 비핵화 포기 선언을 전문가적 입장에서 분석했다. 강동완 교수는 “올해 신년사에서도 확인했듯, 김정은의 2012년 최대 업적으로 강조하는 게 은하 3호와 광명성 3호이지 않느냐”며 “이를 놓고 국제사회가 제재를 운운한 자체가 자신들이 말하는 ‘최고 지도자의 존엄’을 훼손시키고 있어 강경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광명성 3호를 남한보다 앞선 유일한 성과로 홍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사회가 제재를 한다고 이를 철회할 순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그 부분은 두고볼 필요가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강 교수는 “박근혜 당선인의 대북정책 핵심이 ‘비핵화 진전시 경제협력 강화’이므로, ‘비핵화’라는 표현 자체가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협상력을 높이려는 하나의 전략일 수 있다”며 “김정은이 6·15와 10·4 선언을 강조하는 마당에 갑자기 핵실험을 해서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남북관계를 파국으로 몰고가진 않지 않겠나”고 전했다. 그는 “대화 채널을 열어놓되, 협상 우위를 점하기 위해 ‘비핵화 포기’라는 단어로 박 당선인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건드리는 측면”이라고도 했다.

강동완 교수는 “지금 북한은 조선중앙방송 등 모든 언론매체를 동원해 광명성 3호를 홍보하고 있고, 모란봉 악단의 경우도 광명성 3호를 축하하는 프로그램들이 적지 않다”며 “개인적으로 모란봉 악당 공연을 중요하게 보는데, 올해 첫 공연에서 지난해에는 없었던 통일이나 6·15선언 관련 노래들까지 등장시키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유엔 안보리는 22일(뉴욕 현지시각) 오후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기존 결의 1718호(2006년)와 1874호(2009년)를 위반했다고 규탄하고 미사일 발사의 중지와 핵 프로그램 폐기를 요구하는 결의를 채택했다. 결의안은 △제재대상 확대 △북한 금융기관 관련 감시강화 촉구 △공해상 의심 선박 검색 강화 기준 마련 △제재 회피를 위한 대량 현금 이용 수법 환기 △전면적(catch-all) 성격의 대북 수출 통제 강화 △제재 대상 추가 지정 기준 제시 등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북한 외무성은 성명을 통해 “세계의 비핵화가 실현되기 전에는 조선반도 비핵화도 불가능하다는 최종결론을 내렸다”며 “앞으로 조선반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대화는 있어도 조선반도 비핵화를 논의하는 대화는 없을 것”이라고 정면 반발했다. 외무성은 “미국의 제재압박 책동에 대처해 핵 억제력을 포함한 자위적 군사력을 질량적으로 확대·강화하는 임의의 물리적 대응조치들을 취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통신위성을 비롯한 여러 실용위성들과 보다 위력한 운반로켓을 더 많이 개발하고 발사할 것”이라고 강변했다.

2013년 1월 22일 화요일

北 “한반도 비핵화 포기 선언…물리적 대응조치”(2013.01.23)

외무성 성명 즉각 발표

북한은 2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한 대북제재 결의 채택에 반발해 앞으로 한반도 비핵화가 불가능할 것임을 선언하고 6자회담 등 비핵화 논의도 없을 것임을 밝혔다.

북한은 이날 외무성 성명에서 "미국의 가증되는 대조선 적대시정책으로 6자회담, 9·19공동성명은 사멸되고 조선반도 비핵화는 종말을 고했다"며 "앞으로 조선반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대화는 있어도 조선반도 비핵화를 논의하는 대화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전했다.

외무성 성명은 이어 "미국의 제재압박책동에 대처해 핵억제력을 포함한 자위적인 군사력을 질량적으로 확대강화하는 임의의 물리적 대응조치들을 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혀 제3차 핵실험 가능성을 시사했다.